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을 데이터에 근거한 작종 자료를 통해 설명하는 책이다. 사실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데이터는 차고 넘친다. 데이터에 기반을 정보의 분석은 우리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데이터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는데에도 활용될 수도 있다. 정보의 홍수에서 진실을 건져올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데이터 읽기가 선행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를 통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시의성 있는 다양한 정치, 경제, 사회, 스포츠 이슈등을 재미있게 터치하고 있어 내용이 낲설거나 어렵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몇몇 사례들을 살펴보자. 월드컵 기간에 주식은 오를까 아닐까? 아내 소득이 남편소득보다 높으면 이혼의 가능성은 커질까? 일반인들이 지지하는 정책과 부자가 지지하는 정책의 성공율은 어느 것이 높을까? 와 같은 친근한 이슈들이다.
이 책을 통해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며 활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대부분 일상에서 접하는 주제를 다루면서, 그 주제와 관련된 전문기관의 조사나 학계의 연구결과를 연결해 상황을 소개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와 차트등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프로야구 통계를 활용해 심판은 스리볼 이후에 들어오는 볼을 또다시 볼로 판정하기를 주저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런 통계 속에 숨어있는 심판의 심리를 돌아보는 것이 저자의 주된 관심사이다.
통계와 데이터는 우리 인간의 다양한 심리와 행동편향등을 보여주는 보고가 된 수 있다. 특히 빅데이터 시대가 되어 수많은 자료가 모아질 때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다양한 인간행동과 심리측면까지 밝혀낼 수도 있다. 이 책은 현재 상태에서 데이터의 다양한 측면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사례들도 가득차 있다. 데이터를 통해 진실을 찾아가는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의견의 뒷받침을 위해 통계와 그래프를 이용하는 경우가 예전보다 훨씬 많이 보입니다. 사람들의 통계에 관한 관심과 지식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겠고, "가짜뉴스"에 대한 논란이 전세계에서 거세지는 상황에서 통계를 증거로 이용하여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도 그 이유가 될 것입니다. 물론 데이터 자체가 많아지기도 했고, 또 이를 분석하는 기법과 기술의 발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요. 하지만 오히려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라는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는 이 책이 데이터와 통계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다룬 책인 줄 알았습니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분야이고 사람들의 관심도 높다 보니 관련된 단행본도 굉장히 많이 출간되고 있어서요.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예상과는 조금 다른 책이었습니다. 데이터와 통계 및 그 분석 자체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논문과 데이터를 통해서 이 세상을 바라보는 책이라는 설명이 조금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예상과는 달랐지만 이쪽도 제가 즐겨 읽는 분야라서 저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본 내용도 꽤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이 실려 있었거든요.
책의 목차부터 보면, 1부 "사기꾼 앞에 선 데이터 전문가 ― 인간 심리에도 패턴이 있다"에서는 우리의 심리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도박사의 오류, 무행동의 비용, 노벨상과 초콜릿의 상관관계 등 행동경제학이나 인간 심리에 대한 책에서 자주 다루는 통계들이 많이 있는 부분이었어요. 2부 "쓰레기통을 뒤지는 데이터 전문가 ― 하찮은 것들이 세상을 바꾼다"에서는 더 다양한 분야를 아우릅니다. 인도에서 화장실 소유율과 혼인율에 관계가 있는 이유, 플라스틱 재활용의 실태, 가구당 책 보유량과 인지능력의 상관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있는 부분입니다. 3부 "페미니스트가 된 데이터 전문가 ― 데이터, 여성의 무기가 되다"에서는 우리 사회의 젠더 격차 실태 및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의 실효성을 살펴봅니다. 딸들은 아빠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여성정치할당제는 과연 역차별을 불러일으키는 정책인지, 아빠에게 육아휴직을 강제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은 부분이죠. 4부 "8시 뉴스를 튼 데이터 전문가 ― 권력자들은 어떻게 속이는가"에서는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를 파악합니다. 정치인의 외모는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기부금의 영향력은 얼마나 되는지 등 아주 중요한 내용들이죠.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많지만, 전부 다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제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 그리고 특히 흥미로웠던 내용만 살짝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 책은 짐작할 수 있듯이 모든 챕터에서 다양한 데이터와 그래프가 총출동하는데요, 데이터가 저의 어림짐작과 일치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극단적인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에서 한국은 꼭 극단적으로 한 쪽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 책에 소개된 것만 짚어보자면 성인 남성 흡연률, 인적 네트워크 격차(대졸자와 고졸 미만자의 차이), 남녀 임금 격차와 남녀 고용률 격차는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가구당 평균 책 보유량, 여성 의원 비율과 유리천장 지수(숫자가 높을수록 남녀 간 평등에 가까움)는 OECD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좋지 않은 것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좋은 것에서는 하위권을 맴돌다 보니 차라리 OECD를 탈퇴하라는 자조섞인 의견도 나오곤 하죠. 하지만 우리가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뉴스도 당연히 나쁜 것만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고요.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지만, 이 데이터들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은 꾸준히 해야겠지요.
여러 데이터 중 제 눈에 띈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위의 그래프는 그 중 하나입니다. "의지할 수 있는 친척이나 지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졸자와 고졸 미만 학력자는 각각 82퍼센트와 42퍼센트가 '그렇다'고 답변해 격차가 40퍼센트 포인트에 이르렀는데, 이 격차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큽니다. 놀랍게도 OECD 평균은 고작 8.6퍼센트 포인트에 불과합니다. 저자는 여기에서 공공기관의 취업 청탁과 그에 따른 청년들의 분노를 언급하는데요, 저는 좀 다른 이야기도 해보고 싶습니다.
시대와 국가를 불문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소수가 아닌 다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가장 큰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즘 뉴스를 보면 우리는 놀라울 만큼 약자의 목소리를 아예 지워버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뉴스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갭투자를 한 다주택자의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우리나라 최고 대학의 도서관장은 노동자들이 권리를 위해 파업하자 '우리 공동체를 이끌 미래 인재들의 공부와 연구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는 금기'라며 응급실 폐쇄에 빗대어 글을 쓰며 이것이 일간지에 실리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37만 가구가 고시원과 비닐하우스 등의 주택이 아닌 곳에 살고(출처), 근로자 1519만명 중 472만명은 연 2,000만 원 미만을 벌고(출처), 저학력층 중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 늘고 있으며(출처) 폐지를 줍는 노인은 80~175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이들 대부분은 하루에 만 원도 벌지 못하며 정부는 올해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전국 단위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합니다(출처1)(출처2).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대졸자와 고졸 미만자의 격차는 극심한 수준이고요(저 데이터는 인적 네트워크 격차만을 나타낸 것이지만,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슷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죠). 이들의 수를 다 합치면 절대 적은 숫자가 아니지만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어렵습니다. 가끔 위와 같은 통계에서만 드러날 뿐이고요.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 책에서 또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전체 4부 중 한 부를 통째로 젠더 문제에 할애했다는 점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3부에서는 젠더 격차의 실태에 대한 데이터를 비롯해 여러 가지 흥미로운 데이터를 다루는데요, 그 중에서 맨 앞에 나오는 "딸 효과(daughter effect)"에 대한 내용은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이는 딸을 키우는 것이 아빠의 행동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을 가리키는 것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이 기사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딸을 둔 아버지는 딸을 키우면서 젠더 이슈에 눈을 떠 점차 친여성적인 성향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투운동 이후 사회변화에 대한 의견 조사'가 발표되었는데, 남성 중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50대가 72.7%로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 68.1%, 30대 52.1%였다고 합니다(출처). 아마 여기에도 "딸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을까요?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 물론 모든 데이터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연구를 설계하고 진행했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의 데이터가 훨씬 많은데, 저자가 언급하듯 미국은 정말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공개하며, 의회와 행정부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장기적인 조사를 맡깁니다. 특히 정부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 10년 이상을 바라보며 끈질기게 노력하기도 하고요. 이런 점은 정말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데이터의 중요성, 데이터를 올바르게 읽는 방법 등을 배우며 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더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말한다는 것일까하고,,,
1장은 심리에 관한부분으로 시작하면서 재밌긴 했다. 보통 사람이 빠질 수 있는 오류를 제대로
지적을 하고 있었으니까..야구심판의 심리적인 부분도 충분히 그럴 수있겠구나 싶으면서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던거 같다.
그러나 벌써 2장을 넘어가면서 부터 비슷한 패턴의 소개와 이제는 나의 흥미를 끌지않는 소재가 섞여
있기 시작하자 설렁설렁 읽기 시작했던 거같다.. 그러다가 "읽지 않더라도 집에 책을 쌓아놓아야 하는 이유"를 보면서 아~~ 내가 이런 심리로 책을 사모았던가 싶으면서 다시 집중해서 읽기는 했다..
하지만 결국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데이터를 읽어내는 능력을 쌓은 게 아니라,, 그냥 재밌는 스토리텔링 책을 읽은 거 같은 느낌이 많다.
데이터를 수치로 보여주다보니 어렵지 않게 읽기는 했는데..대부분이 데이터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위주였던거 같다...
다시 꺼내서 막 재탕하면서 읽을거 같진 않다
동네엄마들과 더이상 소비적인 삶을 살지말자고 시작한 책살이 스타트!
처음 접한 책은 세상똑똑한 책을 골랐네요~^^
아이들 키우는 데 세상을 보는 안목을 중요합니다.
부모가 똑똑하게 세상의 안목을 키우면 분명 아이들에게도 더욱 발전한 안목을 제시해줄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몰랐던 데이터의 세상이 보고나니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본 듯 싶습니다.
책살이 스타트 절반의 성공을 자축하며!
‘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어와 논리 이성 너머에 있는 본능적인 느낌을 말합니다. 평범함과 비범함을 가르는 1퍼센트의 결정적 차이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감은 사람, 사물, 상황 등을 꿰뚫어볼 수 있는 힘 입니다. 통찰력이 있다라고 할 때의 그 느낌일 것입니다. 소통을 통해 감을 훈련 시킬 수 있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고 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과 창조의 원천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감이라는 단어 때문에 ‘직감’과 ‘직관’이라는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비슷해서 별 느낌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조금은 구별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사전에서 두 단어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뜻풀이가 됩니다.
직감 (直感) [직깜]
[명사] 사물이나 현상을 접하였을 때에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아니하고 진상을 곧바로 느껴 앎. 또는 그런 감각.
직관 (直觀) [직꽌]
[명사]
1. <교육> 감관의 작용으로 직접 외계의 사물에 관한 구체적인 지식을 얻음.
2. <철학>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
차이가 혹시 느껴지시나요? 직감은 말그대로 감입니다. 느낌 그대로 때려(?) 맞추는 것입니다. 반면에 직관은 구체적인 단서가 있고, 그 단서를 조합해서 사실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왜 그런가요?’라고 이유를 물었을 때, 일반적으로 ‘그냥’이라고 답을 한다면 아마도 직감으로 해결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반면에 질문을 한 사람은 아마도 직관을 통해 알아낸 답을 이야기 해주기를 원하였을 것입니다. 직감보다는 날카로운 직관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비범한 사람일 것입니다.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팩트의 홍수에서 진실을 골라내는 데이터 읽기의 기술
신현호 저 | 한겨레출판 | 2019년 02월 26일
책은 직감이 아니라 데이터 자체만을 직접적으로 파악한 결과인 직관를 말합니다. 통계적인 데이터가 많이 나옵니다. 정보 전달이라는 이름으로 생성되는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진실만을 골라낼 수 있는 데이터 읽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데이터에 따라 차트도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직관을 이야기 할 때 나오는 시각화의 중요성을 빼놓지 않습니다.
우리는 주어진 데이터를 읽는 것으로 상관관계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다른 데이터들과 엮어 조금 더 깊게 들어갈 때 진정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이야기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렇게 도출된 결과가 사실이라는 연구결과를 찾아서 근거를 더해줍니다.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곁들여 책 읽는 것을 재미있게 해줍니다.
책에서는 총 25개의 사건들을 데이터로 풀어냅니다. 총 4부로 나눠집니다.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막연히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에 대해 데이터로 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부에서는 사기꾼 앞에 선 데이터 전문가라는 주제로 인간 심리의 패턴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확률의 맹점, 무행동의 비용 등 나 자신이라는 관점에서 판단하게 되는 오류를 말합니다.
히긴스 교수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은 인구의 65~70퍼센트가 성취 지향형인 반면, 동아시아 국가는 65퍼센트 정도가 안정 지향형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를 보면 공직 사회에 만연한 복지부동 역시 행동의 실패에 지나치게 가혹한 한국 사회의 강한 부작위 편향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요? 모두가 주저 할 때 적극적으로 운전대를 잡으려고 나서는 공직자에게 ‘튀는 행동’이라고 이맛살을 찌푸릴 것이 아니라, 격려하고 그 과정에서 나온 실수에 대해서도 관용하는 분위기가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무행동의 비용이 행동의 비용보다 훨씬 더 커 보입니다.47쪽
2부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데이터 전문가입니다.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소한, 하찮은 것들에 주목하여 데이터 전문가들이 밝혀된 사실들을 이야기 합니다. 이런 것들도 데이터 전문가가 연구해야 하는 분야라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최성은 박사가 2017년 <2015년 한국 담뱃세 인상이 저소득층에 미친 효과>라는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흡연율 저하 효과는 소득이 낮을수록 크다고 합니다. 실제 한국에서도 2015년 담배가격 인상 후 최하위 계층 흡연율은 전년 대비 12퍼센트 하락하였지만, 최상위 계층은 고작 3퍼센트 떨어졌다고 합니다. 추가적인 조세부담은 오히려 고소득층이 더 많이 부담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93쪽
3부는 페미니스트가 된 데이터 전문가 입니다. 5꼭지로 되어 있는 이야기가 딸을 가진 아빠로서 하나하나 와 닿았습니다. 딸들은 아빠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아내가 남편보다 더 별면 이혼율이 높아질까? 여성정치할당제는 능력과 자격 없는 여성들을 정치로 이끌까? 여성이 고위직에 오를수록 조직은 성과를 낸다고 하는데 사실일까? 아빠에게 육아휴직을 강제하여 나온 데이터가 보여주는 사실은 어떤 것일까? 결과적으로 데이터는 여성에게 무기를 쥐어줍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퇴임을 얼마 앞두고 잡지 ?글래머(Glamour)?에 강력한 성평등 메시지를 담은 ‘페미니스트는 이런 모습이다’라는 글을 보냈습니다. “당신이 두 딸의 아빠라면,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회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략) 딸을 키우는 아빠가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딸들이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그러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145쪽
4부에서는 권력자들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어떻게 대중을 속이는가에 촛점을 맞춥니다. 정치, 경제 뉴스에서 말하는 정책과 효과에 대해 팩트를 체크합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독립성이 높은 문화권과 상호의존성이 높은 문화권을 비교했을 때 후자의 경우 개인의 특성을 덜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우선 상호의존도가 높은 한국 유권자들이 사회적 맥락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미국 유권자에 비해서 정치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을 들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외모에 의한 능력 평가는 미국과 비슷하나, 상호의존도가 높은 문화 때문에 지역주의적 투표가 나타나서 후보자의 특성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덜 끼쳤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212쪽
책의 저자는 신현호 입니다. 학계, 기업, 정부를 넘나들며 20년 넘게 데이터 분석만으로 의식주를 해결한 남자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라고 합니다. 정보처리의 특성 때문에 잘못 작성된 데이터와 차트는 글보다 훨씬 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뼈있는 한마디를 서문에서 이야기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분석하여 내놓은 통계는 주의깊게 다룰 필요가 있을 것 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짧은 순간에 중요한 판단을 해야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직관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런 직관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데이터만 보지 않고 다른 데이터들과 같이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데이터를 통해 전체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요구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 데이터 홍수 속에서 진실을 골라내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팩트 체크를 통한 가짜 정보를 골라내는 힘이 필요합니다. 이 때는 모든 데이터에 의문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책을 통해 데이터를 풀어내는 방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그 데이터가 주는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 또는 호기심을 가지고 데이터에 접근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일도 데이터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회현상을 데이터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 그것이 직관력을 키우는 것이고,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보이게 하는 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데이터를 이야기 할 때 꼭 봐야하는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