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오면 요가를 배우기 시작한 지 2년이 된다.일주일에 세 번.한시간씩 받는 수업이지만 조금씩 몸이 변하는 것을 느낄수 있어 늦게라도 시작하길 잘했다며..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준다.^^그러나 학습형 인간이 아니라서(게으른자의 변명이겠지만...) 요가 동작의 명칭도 의미도 마음속으로 새기며 배우는 방식을 취하진 않았다.당연히 복작한 머리를 식히려고 하는 목적에서 요가를 하지도 않는다.1시간동안 오로지 내 몸을 자유롭게 두고 싶은 것.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내 속에 있는 호기심은 또 어쩔수가 없어서 요가 관련 책들을 기웃하고는 하는데...이 번에도 너무 반가운 책을 도서관에서 보게되어 냉큼 엎어왔다. 신기(?)하게도 <유연하게 흔들리는 중입니다> 에 소개된 동작들은 지난달 부터 배우고 있는 동작들이기도 하고,내가 애정하는 동작들이 소개되어 있어 이름을 기억해야만 할 것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브륵샤아사나
흔들리더니 어느 순간 중심이 잡혔다.그 순간의 즐거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그러나 이 동작의 매력은 그림에서 표현한 것처럼 내가 아주 잠시나마 나무가 되어진 기분이 들어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흔들릴때 는 흔들리게 두는 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동작이기도 하고..이제는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동작 '브륵샤아사나' 다.
받다 코나아사나
요가를 하면서 뻗뻗했던 몸이 조금씩 유연해 지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동작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그래서 더 애정하는 동작일수 있지만 이상하게 이 동작은 108배를 했을 때의 기분을 느끼게 해 주어서 마음을 집중하게 해주는 동작이라 생각했는데..꽃잎처럼 보이는 새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더더욱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작가는 이동작을 하면서 오래전의 시간을 떠올렸다고 했는데 나는 이동작을 하는 순간 마음속 생각을 지우게 되서 좋아했다.'받다 코다아사나'
부장가아사나
요가의 대표되는 동작 가운데 하나인듯 하다. 요가를 시작하고 거의 매일 하는 동작인걸 보면 말이다.그러나 이 동작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일차적으로는 팔의 근력이 워낙 없어서였을 텐데..지금도 여전히 힘들다.다만 손목에 힘이 붙었는지 손목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그림을 보면서 맞은편에 내 모습을 바라보는 상상을 하면서 '부장가아사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정면에 있는 거울을 보라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면서도 내 몸이 부자연스럽고 어색해 보여서 유난히 눈을 감고 하는 동작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바 사르반가아사나
우스트라아사나
아주 뻗뻗한 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유연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동작이 어렵지 않게 되서 나도 놀랐다.해서 선생님한테 몸이 유연하지 않아도 이 동작이 가능할수 있냐고 바보 같은 질문까지 하게 되었는데..2년 동안 몸을 움직여준 노력의 결과물일수도 있고,허리가 건강해서 그럴수도 있다고 했다. 해서 나는 전자의 말을 믿기로 했다.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도 물론 좋지만 뒤로 몸을 움직일 때 뭔가 더 개운해 지는 기분이 드는 건 자주 사용하지 않는 동작을 통해 몸들이 고맙다는 신호를 보내는 건 아닐지..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도 이 동작을 보는 순간 너무 반가워서였고..스포일러에 가까운 리뷰를 쓰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동작들이 소개되어 있어 이름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우스트라아사나를 할 때면 몸의 앞면과 뒷면의 균형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그리고 내가 앞이라고 생각한 면과 뒤라고 생각한 면은 정말 앞이고 정말 뒤일까 갸우뚱하게 된다.하체의 뿌리에서부터 힘을 잘 들어 올려주고 등 쪽에서도 힘을 잘 채워주면서 허벅지의 앞면과 복부 가슴을 기분 좋게 연다."/109쪽
요가를 배우기 시작하고,얼마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서서히 느껴지는 몸의 변화가 놀라웠다. 선생님이 마술을 부린 것도 아니고,내가 특별히 우수한 학생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인은 전혀 눈치챌수도 없는 정도의 변화지만..그런 변화의 소리를 느낄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요가가 부린 마법일지도 모르겠다. 마음 같아선 책에 소개된 요가 동작을 전부 기록하고 싶었지만,그러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내가 특별히 애정하는 동작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은 동작들만추렸다. 여전히 힘겨워 하는 동작도 하나 정도 넣을까 하다가..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요가를 시작하고 나니 요가를 주제로 한 책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았다.정보용도 있고,지금 읽은 것처럼 개인적 경험으로 엮어낸 책들까지...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책들이 아직은 읽기도 좋고 편하다.다만 요가를 시작한 초보자들에겐 이 책 조차도 낯설수 있다. 동작이 어려워 보이기도 하지만,설명이 친절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요가를 조금이라도 경험했거나,지금도 하고 있다면 요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 주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동작,어려운 동작,잘하고 싶은 동작,에 대해 작가의 글에 공감 한 번,나만의 시선으로 또 한 번.정리를 해 볼 수 있기 때문에..무엇보다 리뷰로 남긴 동작들의 이름만큼은 꼭 외우고 싶다. 아니 외워야 하는 것이 예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