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 전에 사기업에서도 1년 근무 했어요.
첫 취업 때 까지 많은 실패가 있었고, 좌절의 경험도 있습니다.
운이 좋아 남들이 괜찮다 생각하는 회사에 안착했고,
14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조직의 룰, 업무 노하우, 이런 저런 경험과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 만큼 신입사원으로 들어오는 후배들과
대화를 통해 요즘 취업시장의 상황도 듣고, 그들의 생각변화도 알게되었습니다.
이 책을 본 것은
취업 컨설팅 회사를 시작한 지인이 자문을 구해 시중에 나와있는
취업 관련 서적들을 모두 정리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책들을 많이 보고 있는데
이 책이 가진 아쉬움이 먼저 보입니다.
우선 가장 큰 한계는....
저자가 여러 회사와 기관에 취업 성공한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조직 생활을 그나마 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그의 경험이 대단히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여러번 취업을 했다는 것은
그 조직에 몸 담은 기간이 적어 신입사원 수준의 인식과 경험 밖에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저자가 자신의 성공 경험이
모든 취업지원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모범답안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취업과정에 필요한 준비사항과 접근방법 등이
전반적으로 피상적이고, 구체화가 덜 된 느낌입니다.
정작 중요한 인사담당자, 면접관의 시각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취업서적들이 제안하는 정보를 뛰어넘는
독특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구요.
저자를 뽑아준 회사의 관점, 기준, 이유, 채용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없고,
저자가 여러 군데 합격했으니 나의 방법이 정답이라는
자가당착적 생각이 책의 전반에 옅보입니다.
더구나 책의 구성이 체계적이지도 않습니다.
이 책의 성격이 실용서 라면 그에 맞게 독자가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친절한 틀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함에도
저자의 개인적 생각이나 철학에 대한 추상적이고 모호한 생각이
반복적으로 글 사이에 들어가 있음으로
활용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고 보여집니다.
20개가 넘는 서류 지원 후 1개의 서류만 통과되어 답답한 마음에 자소서 관련 책만 8권 이상 구매하여 봤다. 스펙은 차고 넘쳐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한 나에게 무엇이 과연 문제일까? 라고 스스로매일 묻고 생각하며 잠이 오지도 않는 날이 많았다.
그 중 옴스님의 [스펙을 뛰어넘는 자소서]라는 책을 접하게 됐다. 중요한 글귀, 문장 등이 많으면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시 읽는 편이다. 붙여진 포스트잇 개수를 보면 알겠지만 팩트로 나를 두들겨 패는 문장들이 너무나 많았고, 그 만큼 내게 도움이 되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었다.
특히, '나'라는 제품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가진 재료를 활용하여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고민하라, 남의 냉장고를 뒤지는 취준생이 되지말라, 직무와 관련 없어 보이는 배경, 경험도 중요하다,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사실보다 진심어린 '내 생각'이 중요하다, 지원자들 간의 차별성을 만드는 것은 경험이 아닌 '해석'이다. 지원자들이 부족한 것은 직무경험이 아니라 정확한 직무지식의 구축, 직무에 대한 해석과 자신감의 부재가 문제이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책을 읽고난 후, 자소서를 잘못 이해하고 있던 부분들이 많았고, 자소서에 대한 마인드셋 자체를 바꾸게 되었다. -윤준용-
1. 책을 구입하게 된 계기
나는 취업 관련 책들을 사본 적이 없다. 다 똑같은 말, 뻔한 말을 할 것 같고, 다 상술 같아서(상술부리는 사람 제일 싫어함). 사실 이 책보다 옴스님이 브런치에서 연재한 글들을 먼저 접했다. 옴스님은 ‘이 경험은 별로다, 인턴 같은 직무경험이 필수다, 자소서는 수치화가 생명’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다. 대신에 ‘나만의 가치관, 생각’을 ‘설득력 있는 나만의 논거’로 상대방을 설득할 것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글 하나하나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이 없었고, 한창 ‘나’에 대해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은 취업 기간 동안 두고두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당장 서점에 가서 책을 사 온 후 정독하기 시작했다. 책을 이렇게 밑줄 치고, 되새길 만한 내용을 따로 정리하면서 읽은 건 처음이었다.
2. 자소서, 면접에서 답은 없다.
옴스님은 책에서 반복해서 말한다. “치열한 고민을 통해 나만의 생각으로 팩트와 함께 얘기하세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채용담당자들이 채용과정에서 ‘지원자만의’, ‘지원자가 생각하는’ 것들을 원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나는 자소서를 쓸 때, 막히는 문항이 있으면 다른 사람은 이 문항에 무슨 경험을 쓰는지, 다른 사람은 면접에서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는지, 이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는 게 맞을지 등등 다른 사람의 것들을 찾아보곤 했다.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들에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뭐 진짜 처음 취업을 준비할 때, 방향성을 잡아 보기에는 괜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이 행동이 오히려 내 사고의 한계를 좁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대부분의 지원자가 나와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 그러니까 자소서, 면접에서 본인만의 생각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대답을 하게 되고, 면접관들은 지루해할 수 밖에.
3. 나를 이해하는 게 먼저다.
“자꾸만 위축되는 이유도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도 내가 왜 뽑혀야 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리가 안 되는데, 누구를 설득하냐’ 내가 첫 면접을 보고 나서 느낀 점이었다. 면접은 나를 어필하는 과정인데, 나도 나를 모르면서 타인에게 나를 어필한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됐다.
내 첫 면접은 최악이었다. 일단, 안 그래도 그 회사에 서류가 붙은 게 얼떨떨했는데, 면접스터디를 하면서 나보다 좋은 학벌, 다양한 경험, 대기업 인턴 경험을 가지고 있고 똑똑해보이는 스터디원들을 보고, 기가 죽었다. 한 번 더 내 서류합격이 의아했다. 그리고 면접날짜가 잡히고 나서야 면접질문을 예상하고, 답을 처음으로 제대로 고민해봤다. 근데 문제는 내가 진짜 나를 잘 모르겠는 것이다. 결국 면접을 보는 순간까지 나에 대해 정리가 안 되어서 너무 스트레스 받았고, ‘이 질문받으면 어떡하지?’, ‘이 질문 안했으면...’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면접장 안에서는 대화하러 온 게 아니라, 도살장에 끌려간 기분이었다. 그냥 빨리 면접이 끝나기만을 바랐고, 그때의 나는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
생각해봤다. 내가 대기업 인턴경험이 없어서, 경험이 많이 없어서 떨어졌을까? 면접관의 관심은 덜 끌었을 지는 몰라도, 이것 때문에 떨어진 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에 대한 부족한 이해가 나에 대한 불확신,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고, 면접에도 당연히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자신감 없는 모습이 면접관들 눈에 훤히 보였을 것이다. 동시에 깨달았다. 평소에 나, 직무, 회사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이해를 넓히는 것이 곧 면접준비이다. 면접은 단순히 이를 말로 표현하는 과정...! 하지만 이건 단기간에 뚝딱 되지 않는다.
4. 인생기술서를 작성해보자
그래서 옴스님은 나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인생기술서를 작성할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키워드로 내 경험, 생각에 한계를 두지 말고, 이 경험은 쓸모없다고 제약을 두지 말고, 정말 사소한 것까지 술술 써볼 것을 당부한다.
개인적으로 이전에 인터넷을 통해 엑셀경험정리법을 알게 되어서 경험정리를 조금 해봤었는데, 옴스님 말대로 이 방법은 내 경험을 책임감, 도전 등과 같은 뻔한 키워드로 한정되게 만드는 것 같다. 또한, 현직자 인터뷰, 기업홈페이지 등등에서 매번 강조되는 역량은 한정적인데, 나에 대한 것들이 이 중 어떤 역량과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머리 아파서 때려치웠다. 때문에, 나도 옴스님의 인생기술서 방법을 더 추천한다.
아무튼 인생기술서를 작성해보는 중인데, 좀 한심하게 살아온 것 같았지만, 그동안 나도 뭔가를 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동안 기억하지 못했던 그때의 생각들도 좀 떠오르고, 내 경험이 뻔하지 않게 표현되는 것 같다. 하지만 어렵다. 오래 걸리고 미루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ㅇㅇ란 무엇인지, 내가 이때 왜 이런 행동을 했고, 그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등 그동안 깊게 고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과정이 쉽지 않기에 이는 취업과정에서 소중한 바탕이 될 것 같다. 과거의 나처럼 많은 지원자가 면접을 앞두고 예상질문리스트를 만들 텐데, 예상할 수 있는 질문은 한도 끝도 없다. 나는 A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만 생각했는데, 면접관이 AB를 물어보면…? 뻔하다.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당황하면서 횡설수설…. ‘면접관 : 네, 됐습니다.’ 하지만 인생기술서를 써보면 응용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경험상 사람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놨던 게 말로도 나온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옴스님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하다.
1. 나, 직무,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만의 생각을 갖추는 게 먼저이다.
2. 정답은 없다. 내가 생각한 바를 나만의 설득력 있는 논거로 상대방을 설득하면 된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사람이 웃긴 게 항상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부러워하는 것 같다. 옴스님의 블로그에서 최종합격자분들이 쓴 후기를 보며 그분들의 취지와 옴스님이 강조하신 부분에 백 번 공감하면서도 ‘아 이 사람 인턴경험있네, 아 학벌 좋네’ 이런 쓰잘데기없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인생기술서를 쓰면서 고민이나 더하고, 이 책을 또다시 읽으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