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이 나왔을 때 무엇 때문에 읽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을까?
아마 내게 부족한 ‘심미안(審美眼)’이라는 말에 끌렸는지 모른다.
살필 심審, 아름다울 미美, 눈 안眼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능력 Esthetic Sense를 심미안이라 한다. 이 책은 내게 부족한 심미안을 위한 수업이라 많이 기대되었다.
저자 윤광준은 사진작가였다가 지금은 사진은 물론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활동하는 아트워커이며 스스로를 일상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즐기는 ‘딜레당트(예술애호가)’이기를 바란다고 소개했다.
내게 있어 작가도 낯설었고 심미안 수업이라는 것도 생소했지만 이 낯선 수업안으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부터 왜 설레고 기대되었는지. 아마 ‘어떻게 가치 있는 것을 알아보는가’라는 부제가 주는 믿음, 나를 보다 높은 안목의 길로 이끌어 주리라는 기대감에서부터 설레였었다.
이 책은 Prat 6 으로 나뉘어져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어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까지 다룬다. 대개는 하나의 분야로 다루어져 있던 것을 여기에서는 Part별로 다르게 다루면서도 같이 이야기한다. 왜냐 이 모든 것이 삶 속에서 멀리 떨어질 수 없으며 삶을 보다 가치있고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게하기 때문이다.
Part 1.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내게 물었다. 나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하고. 아름다운 미술품, 경치 좋은 곳, 위대한 건축물, 사람, 또는 때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것들? 하고 나에게 물음을 던지며 작가는 어떤 것을 이야기할까에 집중했다. 본격적인 심미안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가는 인간의 흔적이 묻은 것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들에는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녹아 있다. 스쳐 지나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지극함이 있다.p29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것은 자연이 만들어낸 형상에 대해 일방적인 수용이라고 한다면 예술의 아름다움은 자신이 개입된 적극적인 반응이라고 한다. 인위적인 것들에는 사람들의 가치가 부여되어 있고 숨겨된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에 반응하는, 감상하는 자에 따라 ‘가치’가 다양하게 해석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나라고 자문하며 스스로를 점검시킨다.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고 감각을 편견 없이 보며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예술과 나 사이의 거리를 줄일 수 있도록 갖고 싶다는 것을 행동으로 실현 해 보기를 권한다.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그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각이 깨어나는 건 편견 없이 바라보고,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이다. <중략>
‘알아야 보인다’는 말은 ‘다가서야 느끼고, 경험해야 보인다’로 바꿀 수 있다.
심미안은 타고난 능력이라기보다 커가는 능력이다. 스스로 훈련하는 것이다.
p35-36
Part 2. 숨은 의도를 발견하는 기쁨, 미술
이 장에서는 미술을 보는 법에 대해 우리가 왜 꼭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봐야 하는지, 낯선 그림이 좋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동양화와 추상화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특히 그림을 보는 것 만큼 장소가 그림감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러기에 자주 좋은 그림이 있는 미술관을 찾아 감상의 행동반경을 넓히라고 한다. 또 심미안을 기르기 위해 낯선 대상과 마주하는 첫 느낌의 중요성, 그 느낌을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미술여행을 하는 자발적인 탐험가가 되라고 권유한다. 이 모든 것은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과 연관성이 있으므로. 이와 별도로 직접 보는 즐거움을 위해 전시를 즐기는 여섯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미적 감각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추상적인 힘이다.
명작의 아우라만큼 사람들을 설득하는 강력한 아우라는 없다. 사람들이 예술을 선망하는 건,
아름다움만큼 강한 힘이 없기 때문이다.p 89
모든 불편함은 반복으로 익숙해진다. 자주 보고 듣고 느끼면서 교감의 경험을 쌓여갔다. 그럼 교감은 자신들의 삶의 질을 살피는 의지로 바뀌었다. < 중 략 >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면, 느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행동이 일어나고 생각이 바뀐다.
p91-92
Part 3.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 음악
사실 나는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다. 특히 찾아듣는 곡도 별로 없고 소리에 예민하지도 않고 무반응적이며 있는 그대로, 들리는 대로 듣는 편이다. 그래서 음악이라고 하면 어렵다.
작가는 음악이 가지는 직감적이고 반응적인 언어에 대한 감상을 어떤 곡이 좋다. 어떤 곡을 이렇게 느껴라가 아니라 음악이 갖는, 음악이 주는 아름다움,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그의 경험을 통해 느꼈던 것들. 그것들이 나와 동떨어졌다보다 나도 이렇게 해봐, 한 번 귀 제대로 열고 느껴볼까 하고
음악의 특별한 점은 단연 그것이 ‘사라지는 예술’이라는 것이다. 음악은 연주되고 재생되는 그 순간에만 존재하고 사라진다. 현재만 있는 예술이다. 사라지는 아름다움이기에 더욱 강렬하다. p102
좋아하는 음악이 생기면, 그의 옆으로 옮겨 가면 된다. 그러다보면 나중에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보일 것이다. p135
취향은 지속되는 성장이다. 매일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에 음악을 흐르게 하는 사람만큼
위대한 감상가는 없다. <중 략>
취향이 단단해질수록 삶은 구체성을 띤다.
그것이야말로 행복의 디테일을 채우는 방법이다.p142-143
Part 4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 건축
이 장에서는 인간이 공들여 만든 것-건축에 대해 이야기 한다. 건축물이 주는 크기로서의 예술뿐만 아니라 건축미의 기본이 되는 비례와 균형, 드러나 있지 않는 부분까지, 인간의 사람을 통째로 바꾸는 종합예술로서 건축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이 굉장히 공들여 만든 모든 것들은 경외심을 부른다. 특히 거대한 규모의 구조물이 그렇다.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섬세하고 정교한 솜씨에서 오는 경외심도 있다.p148
건축은 인간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집 밖에는 살수 없기 때문이다. 건축은 지어지는 순간부터 그곳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반영한다.p184
건축에 민감해진다는 것은, 자신이 놓여 있는 조건과 맥락에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일이 건축이다.p197-198
Part 5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힘, 사진
사진은 가장 손에 쉽게 잡을 수 있는 행복의 기술로 시간의 흔적를 기록하고 가둔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기억하지만 사진은 사람들의 인식에서 빠져나간 것들을 길어 올리고 흔적으로 남겨두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감상의 대상이 아닌 행위의 대상인 사진을 통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고 .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찍는 일, 남들이 본 것을 다르게 찍는 일, 다르게 찍은 것을 특별하게 보여주는 일, 사진은 쉬운 만큼 갈증이 크고, 차별화도 어려운 예술이다. p205
사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그 본령이다.
남들이 보지 못한 것, 남들이 보지 못한 순간을 담는 ‘발견의 미’가 주는 충격이 사진의 본질이다.
사진은 인간의 진화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중 략>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그러나 사진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인간의 인식에서 빠져나간 것들을 길어 올린다.p236
Part 6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 디자인
디자인은 ‘사물의 진화’이자 ‘일상의 의미화‘라고 이야기 한다. 하나의 사물에는 그 시대 인류의 역사, 시대가 추구하는 가치가 디자인에 담겨져 있으며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외형‘ 이 아니라 ’사물의 질‘에 관심을 가지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과 감각을 교감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는 건 중요하다. 좋은 디자인은 공감의 폭이 넓다. 완벽한 디자인일수록 수용자에게 너그럽다.p 272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물은 본래의 기능대로 사용할 때보다, 바라보고 마주쳐야 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렇다면 보아서 아름다운 측면이 매우 중요해지는 것이다. 특히 나의 시선이 머무르는 빈도가 높은 장소에 놓이는 물건이라면 그 미적 형태나 아우라는 각별할 필요가 있다.p281
이 책은 ‘무엇을’에서 시작된 아름다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까지 다루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을 살필 수 있는 미적감각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맥락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작가는 거창하지 않게 이야기 한다.
좋아하는 일은 외압을 걷어낸 스스로의 선택이어야 의미가 있다.
인류의 스승이 말하는 ‘좋음’이란 어렵지 않다. 예술의 일상화란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먹는 끼니의 그릇을 더 아름다운 것으로 놓고, 들리는 음악을 스스로 의 선택으로 채우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좋으나,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선별의 기준을 갖게 되면, 그것이 곧 심미안이다.p285
심미안 수업으로 인해 나는 일상에서부터 아름다움을 살펴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는 방법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읽는 내내 책 속에서 제시 하는 방법들을 내게 적용해
깊이 있게 천천히 들여다보면서느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작은 욕망부터 채워 그 힘으로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취향, 좋은 삶을 위해 지금부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면 아마 지금 보다 아름다움, 그 가치를 보는 안목이 깊어져 있지 않을까하고 바래본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심미안 수업" 이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삶이 이토록 거친 것은 무엇이 아름다운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강렬하게 와닿았다. 그렇게 강렬한 이끌림과 호기심으로 작가의 수업을 빠져들듯 읽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나 많다. 당장 생활과 직장에 쫒겨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생각하고 바라봄에 따라 순간순간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고, 그 즐거움에 빠질 수도 있다. 다만 그러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 뿐.
작가는 우리 곁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가장 가까운 대상을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 다섯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첫번째 미술, 이제 미술은 우리의 생활 그 어디서도 함께하는 대상이 되었다. 어려운 예술의 하나라고만 생각하던 미술이 우리 일상 깊숙히 들어와 거리, 사무실, 집 언제 어디서든 우리는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전시회에 가는 일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외국여행을 할때 그곳의 유명한 미술관을 가보곤 했지만 그 또한 관광의 일부분이지 작품을 보기 위해 설레이며 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작가가 언급한 미술 작가와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니 정말로 수업을 듣는것 처럼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샤토 무똥 로칠드의 와인 라벨을 다시한번 찾아서 보며,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할때 몇몇 사람들이 그 그림을 보고 기절을 했다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 '레드'도 경이로운 맘으로 찾아보면서 예술의 세계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었다. 이제 스쳐지나가는 예술 작품을 한번 더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볼 것 같고, 여유있는 시간 가까운 곳의 미술 전시회도 가서 그림과 조금 더 친해지는 그런 더 여유있는 내가 되고 싶다.
두번째 음악, 음악은 다섯 항목 중 그래도 가장 나에게 친숙했다. 산책을 할때, 식사를 할때, 책을 읽을때, 와인을 마실때.... 나는 늘 그 때 그 때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 들었다.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을 다르게 만들어 주는 힘이 음악이 가진 힘이란걸 알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에 깊이 공감했었는데, 클래식 음악을 예를 들면 같은 작품이라도 어떤 악기로 어떻게 연주했냐에 따라 그 음악이 다르다는 것이다. 책에 언급된 비발디의 '사계'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여러 버젼으로 들어보았다. 여태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여러 버젼의 음악을 들어보는 일은 내가 '심미안 수업'을 읽지 않았다면 미쳐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 느끼는 힘이 아는 것의 힘보다 얼마나 강렬한지 작가는 참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다.
세번째 건축, 세상에서 제일 신기하고 대단한 일이 집을 짓고 건물을 짓는 일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그 오랜 옛날에 만리장성을 쌓고 이탈리아의 밀라노 대성당이나 파리의 베리사유 궁전같이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거대한 건축물을 남길 수 있었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유명 관광지의 랜드마크가 되는 건축물 이외에도 우리 주위에 아름다운 건물들, 우연히 지나다 만나게되는 이쁜 가게들 등 우리가 사는 매 순간 우리는 건축의 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그 아름다움을 볼 여유가 없었을 뿐...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일이 바로 건축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제 걸어다니며 만나는 건축물들을 조금더 자세히 조금더 사랑스럽게 바라봐야겠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고뇌와 노력과 생각들이 담겨 있을까...
네번째 사진, 핸드폰이 생겨나오기 이전에 우리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필름 인화를 맡기고 사진이 나오기까지 설레이며 기다렸던 그런 기억이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카메라 못지않는 성능의 사진기를 대신하고 있지만... 가끔 고급 카메라로 담긴 사진 작품을 보면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된다. 사진은 어쩌면 우리도 늘 일상에서 하고 있는 부분이라 예술로는 오히려 더 멀어졌던 분야인 것 같다. 그러나 분명 사진을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시간과 경험이 될 것이다. 작가가 알려주는 좋은 팁은 사진을 찍던 사람이 존재했던 시간을 상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 시간대의 시선을 내 눈에 장착하고 사진을 들여다보면 안보이던 것이 보이고 새로운 감흥이 올라온다고 한다. 하찮아 보이고 유명하지 않아도 제 눈으로 찾아낸 아름다움 그리고 작가의 관점이 분명한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책을 읽고 작가가 언급한 사진작가 윤길중, 강운구,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작품을 찾아보면서 그들의 사진을 감상하였다. 예전같으면 그냥 무심코 넘어갔을 사진들이 다른 깊이로 다가왔다.
다섯번째 디자인, 우리생활에 너무나 밀접하게 함께 하는 영역이라 그 어떤 것보다 친근한 파트가 디자인 아닐까. 같은 물건이라도 디자인에 따라 그 감동은 너무나 다르게 다가온다. 우리가 눈떠서 잠들때가지 우리 일상을 함께하는 모든 것들에 디자인이 빠져있는 것이 있을까... "산다는 것은 매일을 사는데 필요한 물건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 작가의 이 표현이 나는 그 어떤 디자인에 대한 정의보다 와닿았다. 소유에서 만족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 소유가 목적이 되면 계속 결핍감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의 일상이 아름다우면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예술의 일상화란 매일 먹는 끼니의 그릇을 더 아름다운 것으로 놓고, 들리는 음악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채우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좋으나,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선별의 기준을 갖게 되면 그것이 곧 심미안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심미안, 좋은 것을 보고 느낄 줄 아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매일 매일 더 자세히 바라보고 더 아름답게 생각하고 즐기고 살고 싶다.
주로 감성적 분야가 아닌 이성적 분야 업무로 평생을 살아 왔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 아름다움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아름다운 것, 가치 있는 것, 미세한 차이를 느끼는 감각을 길러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처럼 심미안을 키워주는 오감 사용설명서라고 하겠다.
저자는 심미안이란 타고난 능력이라기보다 키워가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오감을 통해 세상을 잘 읽을수록 더 좋은 삶, 더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 등 5개 분야에서 심미안을 키우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몇 해 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몇몇 관람객들이 마스 로스코의 <레드>라는 작품 앞에서 가슴이 뛰고 현기증을 일으키는 '스탕달 시드롬'을 경험했다고 한다. 구체적 형태도 보이지 않는 추상화를 보고 어떻게 감정이 극대화된 것일까? 저자는 미술작품에 대한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작가의 주파수와 나의 주파수가 맞아 떨어져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미술작품의 감상과 관련해 저자는 "세심하게 관찰하고 편견없이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음악의 감흥은 그림에 비해 즉흥적으로 다가온다. 음악은 시간의 질서에 공감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또 연주가 끝나는 동시에 사라지기에 우리의 가슴에 더 남는 법이다. 많은 현장 공연에 참가하고 좋아하는 음악 리스트를 하나씩 넓혀가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조언한다.
반면 건축은 인간을 자극하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한 공간에 녹여놓은 종합예술로서 비례와 균형, 조화와 통일성을 잘 살펴보라고 말한다. 피라미드에서 만리장성에 이르기까지 소위 랜드마크들은 이런 특성을 잘 보여주는 걸작물이다. 또한 건축물은 밖의 공간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안의 공간을 밖으로 확장하는 구조를 갖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사진은 순간을 포착해 시간을 가두는 예술이다.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시선의 확장을 통해 눈으로 보는 세상 너머의 모습과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디자인 분야는 사물의 진화과정이며 일상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점점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야라는 점을 알려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심미안을 기르는 핵심은 과거의 익숙함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예술을 보는 눈을 꾸준히 키워 개방적인 사람이 되는 것으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그러기 위해 심미안을 길러 나에게 주어진 좋은 것을 충분히 즐기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에너지도 키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공감이 된다.
사무실이 광화문 근처라 점심을 얼른 먹고 인사동 산책을 많이 다녔었고 그러다 보니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인사동은 잘 알려지지 않은 비전문 화가들이 개인전을 많이 하고 간혹 유명한 전업화가들도 전시회를 한다.
그림에서 어떤 의미를 찾기에는 나의 안목이 부족했지만 화가 중에 마음이 끌리는 화가가 몇 있었다. 호랑이를 친근하고 해학적으로 그리는 모용수 화가와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의 문형태 화가다.
어느날 화랑에서 큰 맘을 먹고 모용수 화가의 가장 작은 그림을 사려는데 화랑 실장님이 내가 손이 큰 고객인 줄 알고 더 큰 그림을 권유하는 바람에 겁이 난 나는 화랑을 나오고 말았다. 문형태 화가의 그림도 가격을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조금은 비싼 가격에 포기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바로 그림을 살 절호의 찬스였는데 놓치고 만 것이 후회스럽다.
미술 전시회를 많이 가서 일반회화는 어느정도 마음에 다가오는데 추상미술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지를 알 수가 없어 되도록 가까이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 소개를 봤을 때 이 건 꼭 읽어야 해 하는 생각을 했다
"추상미술은 형태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음악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잊어서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좋은 공간이란 겉에서 보기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이 달라지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심미안'을 기르는 시간. 이제 자신의 관점에서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는 새로운 교양수업을 만나자"
'심미안 수업'은 사진을 전공하고 사진에서부터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활동하는 아트 워커인 윤광준 작가가 우리의 미적 본능을 깨우기 위한 6개의 강의를 들려준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에 대해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1. 우리는 어떤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낄까? 인간의 흔적이 묻은 것을 아름답다고 느낀다.
2. 미술작품은 미술관에 가서 직접 보고 그 아름다움이 어떻게 만들고 전달되는 지 들어야 한다.
3. 혼자 음악을 듣는 시간을 가져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알 수 있다.
4. 공들여 지은 건축에는 환대의 정신이 있다. 특별한 공간에는 누군가와 함께 가자.
5. 사진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보고 있는 건 무엇인가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6. 사물의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술을 보는 눈도 음악을 듣는 귀도 더 자유롭고 행복해졌다
이제 시작해보자 예술 애호가 딜레탕트(dilettante) 의 삶을, 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아는 것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능력, '심미안' 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것이라는 믿음으로 편견 없이 보고 두려움 없이 다가가자
서평단에 당첨된 책을 받자 마자 감동을 받은 경우는 처음이다. 늦게 보내서 죄송하다는 말과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 지를 정성스럽게 알려주는 카드를 보내 준 '지와 인' 출판사, 독자에게 이렇게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 출판사는 반드시 흥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심리치료사이자 철학자인 피에로 페루치는 '미학적 지능'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능력은, 단순히 '감상'의 차원을 넘어서, 지적인 자극을 주고, 우리의 자존감과 자존심을 지켜주는 심리적 기제가 됩니다. 모쪼록 이 책이, 나의 '심미안'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남겨주시는 감상평은 앞으로 저자분이 다음 책을 쓰실 때 소중하게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뭐가 아름다운 건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삶이 이토록 거친것이다. [심미안 수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김정운 문화심리학자
네이버에 연재가 되었었다. 연재 소개글에서 만난 이 문장이 내 관심을 끌었고, 연재되는 글을 모두 읽은 후에는 책이 읽고싶어졌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은 많이 해봤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본 적은 별로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고, 그림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일본어 공부도 좋아하고, 수학을 가르치는 일도 좋아한다.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깊이면에서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좋아하는 것을 좀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으려면 심미안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 이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새로운 관심사를 찾기 위해서도.
어떤 것이든 좋으나 그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선택의 기준을 갖게 되면 그것이 곧 심미안이다. 아름다움을 파악하고 경험하게 되면, 무용한 것이 유용한 것으로 바뀌는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된다. 이런 시간을 갖게 되면 삶이 지루할 틈도 괴로울 틈도 없다.
그럼 그런 심미안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으로 나누어 심미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미술에는 관심은 많지만 아직 제대로 즐기고 있다고는 할 수 없어서 미술에 대한 심미안을 키우는 방법이 더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미'의 가치는 상대적인 비교로 분명해지고, 여러 비교를 통해서 '미적인 것'에 대한 기준이 생겨난다고 했다. 그 기준을 갖는 것이 심미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의 것들은 너무 익숙해서 그것이 가진 아름다움을 잘 느끼지 못하기에 일단 거리를 두고 대상을 바라보게 되는 미술관을 방문하기를 권했다. 미술관에만 간다고 심미안이 길러질까? 그 다음 미술관에서 감상하는 팁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 것이라도 가져봄으로써 예술품에 대한 저항감을 줄이고, 거리를 좁혀보라고도 했다.
심미안을 기르려면 자신이 모르는 낯선 대상과 마주했을 때의 첫 느낌이 중요하다. 그 느낌을 어떻게 내 마음에 자리매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p 57
그 첫 느낌을 위해서 우리는 많은 그림을 만나볼 수밖에 없을것이다. 세계 유명 미술관 이야기, 하나의 미술관을 경험하고 다른 미술관으로 넓혀가는 방법, 당연스럽게 여기고 있는 명작에 대한 이야기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음악에 있어서 심미안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여러 분야의 음악이 있지만 진입의 장벽이 높다고 생각되는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음악을 감상한다는 것은 규정된 시간과 질서에 공감하고, 그런 시간 속에 갇히는 경험을 즐겨야 하기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고 했다.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말러의 음악은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저자는 방문을 걸어잠그고 다 듣기 전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한 말러 고향곡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 경험 이후에 말러의 음악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았다고 하니, 즐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고 봐도 될듯했다. 음악의 외적 요소이면서 중요한 공간, 즉 현장성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로 들었던 곡은 더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아있고, 찾아서 듣게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현장에서 들어본다거나 FM 라디오를 통해서 기존의 알던 곡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경험들을 통하여 자기만의 곡을 만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등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 자기의 세계를 넓혀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음악에 대한 심미안을 갖기 위한 나의 노력은 전무했다고도 할 수 있다. 진정 그런 감각을 가지고 싶다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할 듯하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 건축>이란 타이틀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건축물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건축물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고,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면 행복의 시간이 훨씬 더 늘어나지 않을까?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건축은 외형에서 바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와 역사적인 의미가 부여될 때이다. 유명인의 생가에 들렀다고 했을때 그 집의 외양은 특별할 것 없다고 해도 사람의 역사 덕분에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었다.
저자는 비례와 균형의 조화, 인테리어. 거기에다 건축에 사용된 재질이 무엇인지, 얼마나 정교하고 완성도 높게 마무리되었는지에 눈이 간다고 했다. 건축이 가지는 의미와 다양한 나라들의 건축물들의 예를 통하여 주변 환경이라는 맥락 속에서 건축물을 이해하고,건축의 아름다움은 놓이는 자리에 어울려 빛난다고 하는 이야기등은 건축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런 정보들은 다음에 어떤 건물을 마주했을 때 조금은 응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진전을 보러 간 적이 있지만 현장에서 큰 감동을 느껴본 적은 없다. 아마, 사진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지를 알아채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분명히 하는 것을 좋은 사진의 요건으로 꼽고 있었다. 사진이 나에게는 심미안을 가지기에 가장 어려운 분야로 느껴졌다. 그런데, 사진 감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 도움이 되었다.
사진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그 사진이 가둔 시간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진을 찍던 사람이 존재했던 시간, 사진에 찍힌 사물, 인물, 풍경이 존재했던 시간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 시간대의 시선을 내 눈에 장착하고 사진을 들여다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새로운 감흥이 올라온다. 오늘의 눈만으로 과거의 것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다. 그런 눈으로는 많은 것을 발견해낼 수 없다. 사진이 가두어낸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서 사진기 밖에 있었던 것들을 상상해 보는 것. 그리하여 그 이미지가 붙들어놓은 시공간과 마주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사진의 미학을 대하는 태도다. -p 230
저자는 '윤광준의 생활명품'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생활명품'일수록 디자인이 탁월하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나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실용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아름다움은 뒷전이었다. 그런 내가 두고 두고 사용할 것인데 조금 더 신경을 쓰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가끔은 실용성보다는 외적인 아름다움에 의미를 두고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사물은 본래의 기능보다 바라보고 마주쳐야 하는 시간이 많기에 아름다운 측면이 매우 중요해진다는 저자의 말은 그런 나의 행동에 면죄부를 주었다.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이 조화와 안정감은 물론 탁월한 미감을 주는 디자인을 갖고 있다면, 내 일상에 자존감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p 283
디자인에 대한 심미안이 중요해지는 지점이다. 어찌보면 디자인에 대한 심미안은 그 무엇보다도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것같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내가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면 분명 나의 하루 하루는 더 행복해질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를 읽고나니 심미안을 기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면서 중요한 것은 시간과 열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있겠지만, 시간과 열정을 쏟은만큼 가치를 알아보는 힘도 길러질 것이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자세까지 갖춰지지 않을까? 이런 책을 쓰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절대 쓸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진솔한 경험담으로 쓰여진 글이었기에 더 믿음이 갔다.
* 이 리뷰는 예스 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