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을 읽다가 이 책을 추천해서 보게 되었는데 그게 어떤 책이었는지는 잊어버렸다;;
익숙한 소재나 감정 등을 담담하게 쓰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새삼스럽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괜찮은 에세이의 조건 중 하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거기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처럼 느껴져 실로 오랜만에 에세이다운 에세이를 읽은 느낌.
저자는 우선 공부를 꽤 잘했었다. 일본 유학 시절 궁지에 몰려서 한 공부는 효과적이었다고 본인은 술회하지만 외국인 최초로 최우수 성적졸업상과 최우수 졸업논문상을 받았다고. 일본의 대학 졸업식에는 부모가 모두 오는 경우가 별로 없고 기립박수는 더욱 튀는 짓이라는데 저자는 그 모두를 했고 졸업식을 녹화하는 사람도 본인 혼자였다고.
또한 저자의 어머니는 2000년대 초 집 근처 서촌에 '콤마'라는 이름의 작은 커피숍을 운영했다는데 여기가 그 유명한 카페 콤마인가 보다 싶었다. 에세이 좀 쓴다는 에세이스트들이 거의 아지트처럼 방문하는.
에세이다운 에세이를 읽은 느낌이었다는 건 이를테면 "친구는 외로움을 대신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외로움을 지켜보는 것밖에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다. 그래서 나는 친구가 있어도 외로운 것이고, 외로워도 친구가 있는 것이다"는 구절. 그렇다고 저자가 친구의 존재 가치를 무시하거나 낮추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철저히 그 반대임은 이 책을 읽은 모든 이들은 다 공감할 것.
저자의 다른 에세이 <한 달쯤 로마>, <한 달쯤 파리>도 이어서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