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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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 | 푸른숲 | 2018년 11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0 (13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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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중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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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관계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1 | 2013.09.20 리뷰제목
내가 위화를 처음 만나건 그의 장편소설 [형제]를 통해서였다. 인간의 본능을 억압했던 문화대혁명의 시기와 개혁, 개방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을 온갖 욕망의 포로로 만들었던 시기, 그 두시기를 살아왔던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형제]는, 부를 쫓아 모든 것을 가졌지만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인간의 절망을 표현하고 있었다. 윤리는 실종되고 욕망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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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위화를 처음 만나건 그의 장편소설 [형제]를 통해서였다. 인간의 본능을 억압했던 문화대혁명의 시기와 개혁, 개방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을 온갖 욕망의 포로로 만들었던 시기, 그 두시기를 살아왔던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형제], 부를 쫓아 모든 것을 가졌지만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는 인간의 절망을 표현하고 있었다. 윤리는 실종되고 욕망만이 넘실대는 현대 중국의 실상을 위화는 한 형제간의 대비를 통해 파헤쳤다는 느낌이 들게 한 작품이었다. 그 후, 만난 작품이 [허삼관 매혈기]이다. 위화는 이 작품에서 살아가기 위해 목숨을 건 매혈로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한 남자를 통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가 그리는 이야기는 그 옛날 우리들이 살았던 삶과 크게 다를 바 없었기에 많은 여운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중국작가들의 책은 가끔 읽고 있지만, 위화의 작품만은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위 두 작품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지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그의 신작 [7]이 나왔다 기에, 별 망설임 없이 읽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제목 제7일은 종교적인 냄새를 물씬 나게 만들고 있다. 그렇지만 종교적인 해석은 뒤로 미루고, 저자가 그리고 있는 이승과 저승의 공간에서 방황하는 양페이라는 인간이 무엇을 갈구하고 있는가 만을 생각했다.

 

자신의 화장시간에 맞추어 오라는 연락을 받고, 화장장에 갈 준비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작품은, 몸은 죽었으나 아직 저승에 도착하지 못한 주인공 양페이가 화장장에서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다 그곳을 떠남으로써 시작되는 7일간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7일간의 여행기간 동안, 그가 화장장에서 그리고 다른 혼령들을 만나면서 보고 느낀 것은 우리 인간들이 왜 사는지, 그리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자신이 화장되는 순번만을 기다리는 혼령들 사이에서도 수의와 유골함의 가격이 얼마인지, 묘지가 얼마나 넓은지에 따라 귀빈과 보통사람들로 나뉘고, 생전에 어떤 권력을 가졌었는지 에 따라 순번이 달라지는 것은 중국사회, 아니 현대 자본주의사회가 안고 있는 불평등과 부조리함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만 같았다.

 

양페이는 7일간의 여행을 통해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을 되돌아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던 많은 사람들을 혼령으로써 다시 만나면서 자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는다. 살아있는 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기에 장례식마저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떠도는 사람들, 애도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기에 스스로 상장을 달아야만 하는 사람들, 왜 죽는지 모른 체 등 떠밀려 죽었던 사람들이 나중에 온 자들을 통하여 죽은 이유와 남은 자들의 소식을 듣는다.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떠나 보내고 담담히 살아가야만 하는 남겨진 자들의 슬픔이나, 그들을 떠나는 자들의 아픔을 통하여 우리는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또한 저승에서 혼령들 각자가 스스로 친구가 되고, 보호자가 되어 주는 과정에서 우리들이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가 어떠한 의미인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양페이가 자신의 화장순서를 어기면서까지 찾고자 했던 것은, 자신이 죽기 전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랐던 아버지에 대한 소식이었다. 아버지는 병든 자신이 양페이에게 짐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고 스스로 떠났기 때문이다. 그는 나중에 온 자들을 통하여 그의 아버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가 했던 말, “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조금도 두렵지 않단다. 내가 두려운 건 다시는 너를 못 보는 거다.” 라는 마지막 말을 떠 올린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가장 먹먹해 지는 부분이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부부간의 사랑,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양페이가 7일간의 여행에서 만난 혼령들을 통하여 때로는 희극적으로, 때로는 비극적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그 글을 읽는 나는 울 수도, 그렇다고 웃을 수도 없음을 느낀다. 문득 지난 3월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이 나고, 가족들이 생각난다. 그들에게 나는 무엇인지, 가족이라는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내 자신이 스스로에게 묻고 있기 때문이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18
종이책 이승과의 인연을 정리하는 사후 일주일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c******4 | 2015.07.30 리뷰제목
이 소설은 주인공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7일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환상과 실제를 넘나들면서 이승에서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보는 일주간의 시간을 갖는다는 설정이 먼저 독자들에게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셈이다. 살아 있는 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민초들의 신분이 죽어서도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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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주인공 양페이가 불의의 사고로 죽은 후,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7일 동안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환상과 실제를 넘나들면서 이승에서 일어난 일들을 되돌아보는 일주간의 시간을 갖는다는 설정이 먼저 독자들에게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셈이다. 살아 있는 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민초들의 신분이 죽어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설정 자체도 특이하다. 묘지조차 구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은 장례조차 거부되며 영원한 안식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슬픈 내용이지만,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나름 의미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강국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중국과 중국 서민의 삶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점을 우선 느끼게 된다. 주인공 양페이를 비롯한 등장인물의 삶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극단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웃을, 가족을 그리고 연인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들어있다. 이런 설정이 먼저 독자들에게 가슴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또한 작가는 사회 부조리나 민초들의 몸부림도 유머러스한 터치로 승화시킴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웃음과 동시에 눈물을 자아내게 만든다.

 

이 소설을 읽으면 인생이란 연속되는 극단적 선택의 순간들이란 생각이 든다. 주인공 양페이의 삶이 대표적이다. 달리는 열차간 화장실에서 태어난 순간 엄마와 헤어지고 철도 선로공 양아버지의 품에서 자라나는 것, 양아들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결혼마져 포기하는 아버지, 극적인 아내와의 결혼 스토리, 사랑하면서도 이혼할 수 밖에 없는 가슴 아픈 사연들... 이런 극단적 선택의 순간들을 우리가 죽고 난 다음 저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본다면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가질지 하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는 셈이다.  

 

위화의 작품은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유명한 <인생>이라는 작품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작가는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작품 정면에 던져놓음으로서 일상의 소소함보다는 인생의 본질이 무엇이며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반문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등장인물들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숙명처럼 짊어지고 묵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 한없이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는 그런 모습이 담겨 있다. 그래서 위화의 작품이 더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8
종이책 제7일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3 | 2013.09.28 리뷰제목
나의 외할아버지는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신 후 잠을 청한 뒤 돌아가셨다. 평소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허약했던 체질도 아니셨는데, 다시는 눈을 뜨지 못했다. 평안한 얼굴로 웃는 모습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보면서 외할머니는 많이 우셨다고 한다. 이제 간다고, 살아 있는 동안 고생 많이 시켜서 미안하다고, 아이들과 알콩 달콩 잘 살라고, 작별인사 한마디 없으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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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할아버지는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신 후 잠을 청한 뒤 돌아가셨다. 평소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허약했던 체질도 아니셨는데, 다시는 눈을 뜨지 못했다. 평안한 얼굴로 웃는 모습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보면서 외할머니는 많이 우셨다고 한다. 이제 간다고, 살아 있는 동안 고생 많이 시켜서 미안하다고, 아이들과 알콩 달콩 잘 살라고, 작별인사 한마디 없으셨던 외할아버지를 외할머니께서는 원망하셨을까? 이제는 두 분 모두 이 세상에 살아계시지 않는다. 두 분은 그곳에서 반갑게 재회하셨을까?

 

가끔 텔레비전이나 책에서 사후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저승에 가야할 사람들이 저승에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돌며 귀신이 된 사연, 이승과 저승 사이의 문이 닫히기 전에 저승으로 가지 못해 귀신이 될 수밖에 없는 사연들. 그 이야기들을 100% 믿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무시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위화의 ‘제 7일’은 이승은 떠났지만 저승으로 넘어가지 못한 7일 동안(창세기에서 모티브를 땄다고 한다) 양페이에게 일어난 일을 담았다. 사람이 죽게 되면 육체와는 상관없이 정신 혹은 혼이라 칭하는 사람의 일부가 연기처럼 빠져나가게 되는 걸까? 살아 있는 사람은 볼 수 없지만 죽은 사람들끼리는 볼 수 있는 일그러진 몸을 지닌, 그들은 이승에 어떤 미련이 남아 저승에 가지 못한 것일까?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숙연한 책이다.

 

양페이는 화장터에 오라는 쪽지를 받는다. 눈이며 코가 제자리에 붙어 있질 않다. 양페이 나는 죽은 것이다. 입을 것은 마땅치 않았던 양페이는 신혼 때 입었던 잠옷을 입고 화장터로 향한다. 화장터에서는 화장을 기다리는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유골함도 묘지도 없는 사람은 화장한 후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양페이는 그곳을 나온다. 이승과 저승을 떠돌며 자신의 삶을 하나씩 생각한다. 3년 동안의 결혼생활, 철로에 떨어진 신생아 양페이를 철로공인 양아버지가 키워주신 일, 대학시절 찾아온 친엄마와의 해후, 그리고 삶 중간 중간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사람들의 인연과 사건들...

 

만약 내가 갑작스럽게 죽게 된다면, 적어도 누군가에게 후회가 되는 일을 남기고 싶지 않다. 그렇게 생활하고 살아가려면 마음속에 미움을 남기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평범한 소시민이다 보니 때론 누군가를 격하게 미워하기도 하고, 또 때론 격하게 무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죽음이 내 앞에 펼쳐진다면,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갑작스럽게 죽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죽음 앞에 순서는 없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빨리 가라는 법 없고,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죽음과 멀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오늘 나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많이 웃고 많이 행복 하고 싶다. 적어도 살아 있는 동안 혼자가 아니었음을, 마음껏 느끼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죽어서 바로 저승에 가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 시간이 딱 7일이라면 나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을까? 그들은 살아있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죽은 사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내 아이들, 그리고 내 남편, 사랑하는 내 친구들과 미안했던 사람들, 그리고 은혜를 입은 사람들. 그들을 만나면서 내 삶을 정리하게 될까? 7일이란 시간은 산 사람에게 짧을 수 있지만 죽은 사람에게는 긴 시간일 수도 있겠다. 이승에서의 삶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미련 없이 저승 세계로 가는 것. 어쩜 그것에 7일이라는 시간의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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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7일 평점9점 | j******6 | 2013.09.08 리뷰제목
위화의 작품은 <형제>를 통해 알게 되었다.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가 지나간 뒤의 의형제와 같은 주인공들의 굴곡진 삶의 여정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그외 <허삼관 매혈기>,<인생> 등을 읽어 가면서 중국 백성들의 고단한 삶의 조각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그의 작품은 한국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지가 되면서 친숙하고 그 또한 한국 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중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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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화의 작품은 <형제>를 통해 알게 되었다.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가 지나간 뒤의 의형제와 같은 주인공들의 굴곡진 삶의 여정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그외 <허삼관 매혈기>,<인생> 등을 읽어 가면서 중국 백성들의 고단한 삶의 조각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그의 작품은 한국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지가 되면서 친숙하고 그 또한 한국 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중 문화의 이해도를 넓혀 가기도 하는 작가이다.그가 이번에 내놓은 <제7일>은 색다른 감각의 이야기를 휴머니즘에 바탕을 두고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들의 신체장기 밀거래를 통해 중국사회를 한겹 벗겨 주기도 하여 사회부조리의 면을 고발하는 면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화장터 중국어로는 빈이꽌(殯儀館)이라고 하는데 주인공 양페이가 죽어 화장을 하기도 되어 있던 참에 그는 화장터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그의 차례를 기다리지만 그는 자신의 순번을 놓치고 만다.건물이 무너지면서 시신으로 변하고 그가 사랑하던 리칭과도 영이별을 하게 된다.그런데 중국에서는 화장장의 가마가 계층에 따라 수입산과 국산이 따로 있나 보다.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은 수의,빈의관,유골함마저 살 수가 없는 처지이다.그들이 이승에서 어떻게 살았든 남은 유족들은 망자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하게 영면하기'를 기원할텐데 양페이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양페이가 죽어 화장터로 향하던 첫째날부터 일곱째날까지 그 스토리가 가슴 뭉클하면서도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하는데 위화작가는 중국사회의 이면에 깔려 있는 소외계층의 목소리,신음을 예리하게 끄집어 내어 그 환부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양페이는 마흔이 넘은 나이이건만 그를 낳은 모친과는 생이별을 하고 양부(養父)인 양진뱌오로부터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가르친다.철도 공무원의 신분으로 그의 뒷바라지와 보살핌은 친아버지 이상으로 관심과 애정을 쏟았고,양부는 매사 근면성실하며 절약하는 정신이 몸에 배인 분이다.그렇게 정성을 쏟으면서 양페이를 길러주신 양부는 진정 '기른 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양페이의 친모는 그를 기차간 화장실에서 낳는 순간 변기통 구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기차길에 너부러지고 이를 양부가 발견하고 애지중지 키워 온 것이다.그의 부모는 양페이가 죽지만 않았다면 살아 있을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매체 등을 통해 그와 극적으로 상봉하게 되지만 양페이는 친부모 댁에서 며칠을 지내지 못하고 그만 양부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양부가 림프암에 걸리면서 양페이는 작은 점포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데 돌연 양부가 행방불명이 된다.양부의 고향을 물어 물어 찾아갔건만 그를 찾을 길이 없었고 상심을 하고 되돌아 오고 만다.그리고 그는 다시 죽음의 세상으로 돌아오는데 여기 저기 나뒹그는 해골들의 무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죽었어도 매장되지 못한 이들의 장소를 보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죽어서도 갈 곳이 없다는 가련한 생각이 밀려 온다.이야기 속의 샤오칭이 자신의 신장 밀거래를 해서라도 연인 슈메이의 유골함을 챙겨 주려는 갸륵한 정성 속에서 진한 감동이 밀려 왔다.양페이 또한 양부의 생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극적으로 해골 무리 속에서 양부와 재회를 하게 된다.아버지의 슬픔 음성이 양페이의 귓전을 울리면서 그들은 소리나지 않는 대화를 주고 받는다.

 

 "이렇게 빨리 오다니."

 "아버지,여기서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여기서 매일 너를 그리워했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정말 몰랐구나."

 " 아버지,이제 또 함께해요."

 

 

핵가족,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서 가족의 소중함,기른 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휴먼드라마와 같은 글이었다.친부모에 대한 아무런 기억도 없었던 양페이는 오로지 양부 양진뱌오가 전부이고 세상의 버팀목이었으며 의지처가 되었던 것이다.림프암에 걸린 양부가 죽음의 순간까지도 양페이에게 부담을 덜어 주고자 스스로 집을 떠나 어딘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였겠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양아들 양페이를 잊지 않고 죽음의 세계에서나마 만나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영원히 함께 하자는 대목은 가슴 찡한 울림이 아닐 수가 없었다.진정한 사랑은 사후세계에서도 만날 수가 있고 그 사랑은 불후의 존재와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본다.그리고 부모와 자식사이의 애정은 천륜이고 함께가는 삶의 동반자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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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제7일-위화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m | 2017.06.23 리뷰제목
모든 사람은 죽는다. 변하지 않는 대전제. 죽음 뒤에 어떤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 라는 사람도 있다. 천국과 지옥이 있어 살아생전 착한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영혼은 있는 것일까. 죽기 직전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맞는 말일까. 알 수 없다. 죽어보지 않았으니, 그 후의 세계를 짐작만 할 뿐이다. 좋은 곳으로 떠났기를.  위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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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은 죽는다. 변하지 않는 대전제. 죽음 뒤에 어떤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 라는 사람도 있다. 천국과 지옥이 있어 살아생전 착한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영혼은 있는 것일까. 죽기 직전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맞는 말일까. 알 수 없다. 죽어보지 않았으니, 그 후의 세계를 짐작만 할 뿐이다. 좋은 곳으로 떠났기를.
  위화의 소설 『제7일』의 주인공 양페이는 죽었다. 빈의관으로 불리는 화장터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안개 끼인 길을 걷는다. 가다가 격식에 맞지 않는 옷을 갈아입고 소매에 상장을 달고 화장터로 간다. 그곳마저 귀빈 대기 구역과 일반 구역으로 나뉘어있다. 매장하는 곳과 수의의 종류에 따라 죽은 사람의 자리가 정해져 있다. 경치 좋은 곳에 땅을 얻어 매장하는 사람들은 안식을 얻어 화장장으로 들어간다. 양페이는 묘지도 수의도 없이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다.
  소설은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양페이의 살아생전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얼굴이 예쁜 아내 리칭과 결혼을 했고 아내가 원하는 꿈을 이뤄주기 위해 이혼을 한다. 아버지와 살아가다가 병이 든 아버지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병간호를 시작한다. 양페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아버지는 떠나 버린다. 아무도 남지 않는 양페이는 국숫집에서 밥을 먹다가 신문에 실린 아내의 부고를 본다. 그때 국숫집에 불이 나고 음식값을 내라는 주인의 고함과 함께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다.
  소설 속 양페이가 만난 사람들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다시 조우한다. 과외를 해주기로 하고 찾아간 곳에서 집이 무너진 곳에서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 부모는 무너진 잔해 속에 있었고 아이는 그 위에서 숙제를 하고 있었다. 가난한 연인들의 이야기, 꿈만으로는 살아가기에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죽음 이후에 확인한다.
  참혹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서 어떤 이는 스스로를 애도한다. 해골이 될 때까지 안식의 공간으로 가지 못한 사람들이 있고 남은 사람들이 매장할 곳을 마련해준 이는 빈의관으로 간다. 양페이는 그곳에서 자신을 떠난 아내 리칭을 만나 좋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철도 위에 버려진 자신을 데려와 키워준 아버지를 재회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소설은 묻는다. '죽었지만 매장되지 못한 땅'에서 서성일 것인가. 소설적 상상력으로 써 내려간 죽음 이후의 세계를 다룬 『제7일』은 살아가는 동안을 생각하게 만든다. 오늘 만난 사람들과 과거에 만나 현재를 함께하는 사람들 사이를 고민하게 하는 것.
  이야기로 가득 찬 소설을 만났다. 그 이야기는 내일을 꿈꾸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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