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가 사글세방으로 돌아왔을때 두 가지 현실이 P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주인 노파의 집세 독촉이였고 나머지 하나는 시골 형이 부친 편지였습니다. 형이 부쳐온 그 편지에는 아들 창선이가 학교에 다니지 못할 뿐 아니라 끼니도 이을 길이 없어서 그 애처러움을 견디지 못한다고 적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차비가 마련되면 아버지인 P에게 올려 보내겠다고는 것이 였습니다. 그 편지를 읽고서 P는 잔뜩 심사가 착잡해져 있었는데 M과 H가 그를 찾아왔습니다. M은 법률을 전공해서 육법전서를 외는 친구였고 H는 경제학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빈털털이인 식민지의 지식청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