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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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

리뷰 총점 8.3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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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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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냉장고 곁에 놓아두고 늘 보아야 할 책! 평점10점 | l****1 | 2012.08.16 리뷰제목
한번쯤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버려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아파트에는 모두 여섯 개의 음식물 쓰레기 통이 있는데 여름이라 초파리가 꼬이지 않게 하려면 그 날 먹은 건 그 날 버리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매일같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 갔는데 그 때마다 음식물 쓰레기가 통마다 그득 쌓여 있었다
리뷰제목

 

 한번쯤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버려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아파트에는 모두 여섯 개의 음식물 쓰레기 통이 있는데 여름이라 초파리가 꼬이지 않게 하려면 그 날 먹은 건 그 날 버리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매일같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 갔는데 그 때마다 음식물 쓰레기가 통마다 그득 쌓여 있었다. 게 중에는 채 씹히지도 않고 버려진 것도 많았다. 그걸보고 '저 봐라~'하면서 혀를 끌끌 찰 수는 없었다. 왜? 나도 자주 그렇게 버렸던 전력이 있으니까. 냉장고 정리를 할 때마다 사놓고 잊어버리는 바람에 또는 너무 많이 사서 남는 바람에 멀쩡한 상태로 상한 것을 어마어마하게 버릴 때마다 늘 반성하는데도 쉬이 고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 통에서 그런 상태의 음식물들을 보면 먼저 죄책감부터 들었다. 이게 자연히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었고 그래서 바로 그 주제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바로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와 발렌틴 투른이 공저한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란 책이다.

 

 

 혹시 다큐멘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또 유달리 이름을 잘 기억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2010년에 음식물 쓰레기가 유발하는 지구 환경 전체적 문제점을 다룬 유명한 다큐멘터리, 'A TASTE OF WASTE'가 나왔는데 바로 그 다큐멘터리를 만든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그 다큐멘터리에서 다루었던 것을 좀 더 확장하고 그 세부적인 내용들을 더 깊이 확충해서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주려고 하는 것은 시야의 확장을 통한 날 선 경각심이다. 나조차도 그렇지만 우리는 보통 음식물하면 바로 그것 밖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하나의 음식물이 되기 위해 자라나기까지에 들어가는 땅이라든가 노동력이라든가 비료나 농약 같은 여러 약품 같은 것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그들이 수확될 때 그리고 운송될 때 들어가는 기름이라든가 거기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같은 더욱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진열대 위에 올라온 그리고 밥상 위에 마련된 음식물 그 자체만을 볼 뿐이다. 그래서 버릴 때도 다만 거기에 들어간 돈만 아까울 뿐이고 그 하나가 마련되기 위해 사회 전체가 지불했을 비용 더하여 그 하나가 밥상 위에 오르기 위해 지구 전체가 지불했을 비용 같은 것은 떠올리지 않는다.

 

 시야의 확장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평소에는 미처 보지 못하는 음식물이 자라나 우리 밥상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보여주고 거기에 더해 그 과정을 거칠 때마다 지구 환경 전체가 받는 희생은 어떤 것인지 또 그것이 그냥 버려지게 되었을 때 사회 전체가 들여야하는 비용은 또 얼마나 큰지 보게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우리에게 음식물이 그저 음식물이 아님을 보게 한다. 그 하나가 지구 환경 전체와 사회 체제 전체가 어울려 이루어지는 조합의 생명임을 깨닫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음식물이 대량생산체제화 됨으로써 잃어버린 '존엄'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한 확장된 시야에서 바라보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정말로 심각하고 지구 전체와 사회 전체가 치르는 비용 또한 굉장해서 독자는 저절로 경각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당신은 전세계에서 생산된 식량중 그냥 사라지거나 낭비되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 혹시 알고 있는가? 놀랍게도 전체 식량의 3분의 1 이나 된다.  매년 13억 톤의 식량이 헛되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는 사하라 남쪽에 있는 아프리카 식량 총 생산량에 맞먹는다. 선진국 혹은 산업개도국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만 매년 2억 2200만 톤이다.

 

 유럽과 북미에 사는 사람들은 연평균 95~115 킬로그램의 식량을 쓰레기로 버리는 반면, 10억명의 사람들은 극단적인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다.(P. 61)

 

 그 양만해도 이렇게 어마어마하지만 문제는 음식물은 그 하나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서 들어가야 하는 이런저런 것들은 또 그만큼 지구 전체 환경에다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일단 식량 생산에는 막대한 물이 들어간다.

 

 밀 1 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은 1100 리터이고 쌀 1 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은 2700리터이다. 쇠고기 1 킬로그램을 생산하려면 총 1만 6000 리터의 물이 들어간다. 또한 우리가 식량을 낭비함으로써 소요되는 물도 있다. 즉 우리가 먹지 않고 버리는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들어가는 물의 양은 우리가 씻고 마시는데 사용하는 물 보다 두 배나 많다. (P.69)

 

 이 말은 물부족 국가인 우리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말이 아닐까? 정말 물부족을 타개하는 해결책은 물을 덜 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있었다. 물 뿐만이 아니라 지금 이상 기후를 일으키고 있는 주범인 온실효과에 있어서도 음식물은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의 연구가 증명하듯, 전 세계의 축산은 사실 교통수단 보다 기후에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일요일에 구워먹기 위해서 쇠고기 1 킬로그램을 구입하는 것이 소형 자동차를 몰고 70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친척을 방문하는 것과 비슷하게 기후를 해친다. 물론 가스레인지에서 고기를 준비하거나 냉장고에 고기를 넣어둠으로써 소비되는 에너지는 고려조차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P. 163)

 

 거기다 고기는 또 하나의 문제를 낳는다. 그것은 바로 그것을 키우기 위한 땅이라는 문제다.

 

 특히 끔찍한 것은 쓰레기로 버리는 고기이다. 즉 이것은 쓰레기의 양에서 20퍼센트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가축의 사료로 주기 위한 곡물을 재배하기 위한 땅은 낭비되는 경작지의 91퍼센트를 차지한다.(P. 105)

 

 사실 바로 이 가축들의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이용되는 땅 때문에 제이미 리프킨은 아프리카의 기아를 초래한다고 보기도 했다. 말하자면 오늘날 반복되는 이상 기후와 같은 자연재난이나 아프리카의 기아는 근본적으로는 바로 우리의 식생활 습관이 초래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문제는 단순히 육식을 금하자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 생활에 있어 점점 그 의미가 작아져가고 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자는 의미다. 전통적으로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가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상 행위 중 하나였다. 오죽하면 가족을 같이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에서 '식구(食口)'라고 불렀을까. 하지만 가족이 햇가족화되고 점점 가정 보다는 바깥 일상이 생활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줄어듦으로 인해 같이 밥을 먹는다는 의미 역시 작아지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먹어야 하니까 먹는다는 필요적이라는 의미 외에 식사란 아무 의미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아마 이는 자본주의화가 되면 될수록 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일례로 우리나라보다 더욱 자본주의화 되었다고 할 수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아예 외식이 주 식생활로 자리잡았다고 하니까 말이다.(사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만 해도 그 싱가포르의 식생활 습관을 많이 부러워했었다. 사실 집에서 일일이 해먹는다는 거 이루 말할 수 없는 노고가 따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외식이 야기하는 환경 전체에 끼치는 폐해를 보고 반성했다. 해 먹는 일은 그 노고 만큼 지구 환경에 이로운 일이었다. 집에서 가족들을 위해 지금도 맛있는 요리를 직접 해 드시는 어머님들이야 말로 지구 환경 보존의 일등 공신들이었다. 새삼 그 모든 어머님께 감사드리고 싶다.)

 

 그래서 음식물 또한 같이 그 가치가 폄하되고 말았다. 가정이 함께 하는 소중한 공동체 임을 일깨워주던 식사가 한낱 필요 영양분 보충이라는 지극히 형식적인 의미로 퇴색해버린 것과 똑같이 음식물 또한 한낱 소비품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가지는 음식물에 대한 근시안적인 시각은 변화해버린 식사의 의미 자체에서 초래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식사와 음식은 그만큼 동반자적인 관계다. 그러므로 음식물에 대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게 하고 그 깃든 의미를 제대로 헤아려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어느새 잊어버린 '함께 먹는다는 것의 소중한 의미'를 다시금 고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식사란 나와 함께 하고 있는 타자를 가장 깊이 느껴볼 수 있는 자리이다. 같은 밥과 같은 요리를 먹는다는 사실 자체가 공감을 유도하며 거기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고 나중에는 서로의 삶을 공유하게 한다. 나와 너가 만나고 세대와 세대가 만난다. 그렇게 같은 경험에서 유발되는 타자에 대한 공감이 결국엔 그 공감을 가져온 요리에 대한 관심으로 그리고 그 재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제철 음식을 통해 세계와 내가 공존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그 안에 깃든 자연과 인간의 수고로움을 통해 타인을 향한 배려가 어떤 기쁨을 가져오는지 깨닫게 한다. 그리고 그 기쁨을 위해서는 또 내가 어찌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바로 식사란 이런 것을 우리 일상 생활에서 가장 친근하게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기에 그 정서적 의미를 되살려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음식물이 존엄만이 아니라 식사의 존엄마저 다시 찾아주려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한 책이다. 이런 책이 과연 어디에 자리잡아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아무래도 냉장고 옆자리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은 냉장고 문 앞에다 근사한 몸매의 남자나 여자 사신을 붙여둔다고 한다. 냉장고 문을 열 때 마다 그 사진을 보고 경각심을 느껴  먹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같은 이유다. 내가 무심코 낭비한 음식물 쓰레기가 지구 환경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상기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음식물에 담겨진 지구와 사람 간의 어울림이나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의 소중한 의미를 반복적으로 되새기기 위해서라도 거기가 꼭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음식물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고민이었던 분들은 다른 것 말고 꼭 이 책을 벗하시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나면 그 다음 부터는 보기만 해도 음식물을 낭비할 생각 따윈 하지 않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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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천박한 과잉사회에 던지는 비수 평점7점 | j******2 | 2012.08.17 리뷰제목
먹는(것을 고르는) 행위가 왜 정치적인가에 대한 이야기, 종종 했다. (☞ 왜 먹거리 선택이 정치인가 : 식량의 정치학) 그러나 '넌 왜 먹는 것 갖고 그러냐'는 너의 타박(?) 받았다. 실실 웃으면서 생깠다. 그야말로 무식의 극치니까. 혹은 넌 거대식품자본에 포박된 노예니까. '무식한 노예'에게 무슨 말을 덧붙여 설득하겠는가. 그래, 니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그러나 실은 자본에
리뷰제목

먹는(것을 고르는) 행위가 왜 정치적인가에 대한 이야기, 종종 했다. ( 왜 먹거리 선택이 정치인가 : 식량의 정치학) 그러나 '넌 왜 먹는 것 갖고 그러냐'는 너의 타박(?) 받았다. 실실 웃으면서 생깠다. 그야말로 무식의 극치니까. 혹은 넌 거대식품자본에 포박된 노예니까. '무식한 노예'에게 무슨 말을 덧붙여 설득하겠는가. 그래, 니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그러나 실은 자본에 의해 길들여진 니 주디에 달콤한 것), 실컷 처먹어라. 속으로 그렇게 말해주셨다.  


물론, 나는 '네(사)가지'가 없어서 그리 했다만(설득력도 부족하고, 설득하느라 힘빼기도 귀찮고), 다시 생각하니 조금 미안해졌다. 그래서 이 책, 너에게 다시 권한다. 내가 권한다고 색안경부터 끼고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연상될 수도 있겠다. 맞다. 두 책은 다르지 않다. 거칠게 말해서, 장 지글러의 책이 세계에 만연한 굶주림과 빈곤의 원인을 국제정치(의 허술함)에서 찾았다면,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는 일상의 정치(적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준다.


그래, 두말할 것도 없다. 소비는 정치적인 행동이다. 낭비도 정치적인 행동이다.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고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버리는 행위.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도 쉽게 행하고 행하는 것이다. 그것에서 왜 또 '정치'를 끄집어 내냐고?


그럴 수밖에 없다. 아무 것이나 먹게 만드는 것, 너무도 쉽게 식량(식품)을 버리도록 만드는 것. 그것 자체가 거대자본의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나, 현실 정치에서나 일상의 정치에서나 아주 폭넓게 개입한다.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이성을 잃게 만든다. 자본이 만든 룰에 포박된 채, 그 울타리안에서만 (선택의) 자유를 느끼도록 만든다.


책은 그것을 지적한다. 우리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말이다. 가치와 가격을 구분하지 못하는 가맹(價盲)의 상태. 그들은 유통망을 장악한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우리의 선택을 좌지우지했다.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감별할 수 있는 우리의 '촉'도 무뎌졌다. 앞뒤를 다 장악하고, 화학으로 값싼(그러나 나쁜) 물질을 처넣었다. (로비를 통해) 법도 장악했으니, 두려울 게 무어냐.  


우리는 착각에 빠졌다. 우리가 먹어야 사는 생물(동식물)에 대한 고마움은 차츰 잊었다. 값싼 음식을 원했고, 이런 음식이 충분히 생산되기를 원했다. 자연히 형편없는 음식이 몰려왔고, 입은 싸구려로 전락했다. 후각과 미각은 좋고나쁨이 아닌, 자극에만 길들여졌다. 음식? 더 이상 존중의 대상이 아니었다. 식품의 품질이 떨어져도 누구도 불평하거나 토를 달지 않았다. 음식은 의미를 상실했다. 이로써 사람은 물론 자연과의 연계도 끊겼다. 


결국 이런 참사가 벌어졌다. "음식은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낭비할 수 있는 하찮은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다."(p.6) 


너도 정말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먹는 것의 문제는 결국 그것의 처리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분배의 문제를 지적했다면,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식량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엄청나게 쏟아지는 '쓰레기'의 문제에 카메라를 돌렸다. 


아참, 참고로 이 책은 공저자이기도 한 발렌틴 투른의 '음식 낭비'에 대한 다큐 영화 <쓰레기 맛을 봐(Taste The Waste)>과 관련돼 있다.


어쨌든 음식 낭비를 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나를 살리고 나를 지탱하는 음식을 존중하지 아니하므로! 음식을 향유하는 법도 잊었다. 다시 말해, 제대로 음식을 향유한다면 낭비는 일어나지 않는다. 음식에 진정한 가치를 되돌려주는 태도이다. 음식(요리)는 경이로운 일이다. 음식을 먹는 우리 입에서 詩와 노래가 나오는 것을 봐라. 


책은 말한다. 우리가 먹는 양만큼 버린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의하면, 전 세계에서 모든 식품의 '3분의 1'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심지어 미국과 같은 나라에선 식품의 절반이 입이 아닌 쓰레기통을 향한다. 미친 짓이다. 이렇게 버려지는 수치의 절반만 건져도, 아니 3분의 1만 건져도 굶주림은 해결가능하지 않을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식량 낭비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일이다. 정치적인 조치를 통해서 가능하다. 물론 너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한해 음식물 쓰레기만 500만톤에 이르며, 18조~20조원에 달한다는 것. 이때 탄소배출량도 885만톤이나 된다. 우리나라 전체 승용차의 18%가 내뿜는 탄소량이다. 소나무 18억 그루가 흡수해야 하는 양이고. 이래저래 엄청난 수치다. 그럼에도 우리는 둔감하다. 맛과 음식에 대한 감각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역시 미친 짓이다.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은 그런 면에서 '심리적인 기아 상태'의 장소이다. 음식 멘붕. 빽빽하게 들어선 수많은 제품들로 인해 무엇이 맛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탈감각화를 유도한다. 자본의 수작이다. 진열장은 무조건 비면 안 되고(다른 마트에 손님을 뺐기니까), '유통기한'에 경도된 사람들은 닥친 날짜에만 급급하다. 유통기한이 지나도 먹을 수 있음에도, 마트는 유통기한이 다다르면 무조건 버린다. 버려야 수요가 일고, 버리는 것에도 이미 가격이 포함돼 있다. 그 사실,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음식 낭비, 너 역시 분개하지 않아? 분개한다면, 우리가 음식을 다루는 행태에도 분개해야 한다. 이 말을 되씹어보자. "낭비는 기아와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수십 억 지구인들을 고려할 때 단지 윤리적인 문제일 뿐 아니라, 경제 문제이자 생태 문제이기도 하다."(p.6)


그렇다면 이토록 엄청난 과잉생산과 식량 파괴에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은 누구일까. 책은 친절하게 꼽아주신다. 소수의 농업과 화학 분야의 기업연합 수장들, 은행과 주식 투기꾼들. 뭉뚱그려 말하자면, 자본이다. 이 탐욕덩어리의 수작과 협잡은 인류의 계몽과 이성마저도 무력화시킨다. 즉, 우리는 계속 너무 많은, 지방도 너무 많고, 너무 달고, 화학물질 범벅인 식품을 입으로 넣기만 한다. 무의식적으로 형편없이 먹는다. 다시 말하지만, 음식에 대한 존중이 소멸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나의 말이 이번엔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는지 모르겠지만, 내 말에 조금이라도 꿈틀대는 지점이 있다면,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를 읽고 다시 이야기하자. 음식이 차고 넘치는데, 누군가, 그것도 숱하게 많은 인류가 굶어 죽는 명백한 사실, 그 배후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결국 정치다. 우리가 일상에서 행해야 하는 정치.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 것도 거대자본이 획책한 정치력이었다.  

 

책이 말한 바를 나도 강조하고 싶다. "지구는 기분 날 때마다 마음껏 이용하는 할인매장이 아니다." 지극히 원론적이고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너나 나나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은 건강한 환경, 깨끗한 음료수, 충분히 건강에 좋은 식량 그리고 교육과 공정한 삶의 기회를 누릴 권리가 있다. 충분히 너도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럴 때 필요한 건 뭐? 행동이다. 장을 보러갈 때, 음식을 대할 때,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우리는 정치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 그것이 낭비를 줄이고, 누군가 굶어 죽지 않게 하는 정치적인 힘이 된다. 


책은 쓰리알(RRR)을 요구한다. 줄이기(Reduce) 재분배하기(Redistribute) 재생하기(Recycle). 그렇지 않아도 먹는 것에 약간 까칠하다는 평을 듣는 나는, 이 책을 읽고 좀 더 까다로워지기로 했다. 니가 나랑 만날 때는 충분히 감안해주길 바란다. 너도 이 책을 제대로 읽는다면, 우린 '투 까칠'이 될 거다. 


'슬로푸드'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슬로푸드 인터내셔널 회장 카를로 페트리니의 말씀으로 끝맺을게. 너와 더불어 더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 음식을 진짜 향유하면서 말이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버리는지 생각해보기로 하자. 즉 우리가 먹는 음식의 배후에 뭣이 숨어 있는지를 파악하면, 삶은 더 아름다워지고 의미 있게 될 것이다."(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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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버려지는 음식도 없고 굶어죽는사람도 없으면 좋겠다. 평점10점 | v****9 | 2012.08.13 리뷰제목
많은 기업들은 음식물이 버려지는데는 관심이 없는것같다. 오직 돈을  벌어들이는데만 신경이 온통 가 있는듯하다. 우연한기회에 대형마트의 지하쓰레기 하치장에서 목격한 것이 있다. 음식물들이 박스채로.. 캔으로된 음료도 박스채로 버려져있었다. 아마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팔수없는 음식물들이었을것이다. 그러면 버려지기전에 유통기한이 좀 남아있을 때 누군가가 먹을수 있게 보급
리뷰제목

많은 기업들은 음식물이 버려지는데는 관심이 없는것같다. 오직 돈을  벌어들이는데만 신경이 온통 가 있는듯하다. 우연한기회에 대형마트의 지하쓰레기 하치장에서 목격한 것이 있다. 음식물들이 박스채로.. 캔으로된 음료도 박스채로 버려져있었다. 아마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팔수없는 음식물들이었을것이다. 그러면 버려지기전에 유통기한이 좀 남아있을 때 누군가가 먹을수 있게 보급하는일은 어려웠을까? 아니다 돈으로 바꿀수 있을때까지 버티다가 드디어 유통기한이 임박해서  버린것일것이다. 전세계에서는 매일 영양실조로 2만명이상이 죽어가는데 음식물을 폐기하는 것은 죄악이다.그리고 음식점이나 빵집같은곳도 팔다남은 음식을 버릴지언정 종업원들이 함부로 밖으로는 가져가지 못한다고 한다..외부로 유출된후에 배탈이라도 나면 안되기 때문일것이다..생각해 보니 애로사항도 있는듯하다.

몇 년전 미국여행중에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목격한 일이다. 우리일행은 햄버거를 하나씩 사먹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한입먹고 바로 쓰레기통에다 버렸다. 크기는 엄청컸지만 절대로 먹을수 없을만큼 맛은 아주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이 먹기에는 부족한 음식이었던 것 같았다. 그 쓰레기통에는 한입먹고 버린 햄버거가 가득하였다. 물론 그 가게는 쓰레기통도 가득차고  돈금고도 가득찼을것이다. 맛은 개의치않고 오로지 판매하는데만 집중하여 보기좋게 큼직하게 먹고 싶게 만들어서 팔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여행객들이기 때문에 단골은 없다. 한번 거쳐가면 그만인 구매자들이기 때문이다.  아마 집근처에 그런 햄버거가게가 있다면 망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것이다. 이 대목에서 장사를 할 때 양심적으로 하면 당장은 돈을 벌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수 있다. 양심적으로하면 이익을 남기기가 어렵기 때문일까?

 

아는 지인이 바리스타로 근무한적이 있다.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까페에 가면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사먹어라고 말한적이 있다. 시럽이나 우유등 휘핑크림이 들어간 것보다  심플한음료를 권한적이 있다. 더 이상 깊은얘기는 하지 않았다. 재료가 신선도가 떨어지면 그냥 버려야 마땅하지만 종업원들은 버리고 싶지만 웬만해서 못버리게 하는 일부 주인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물론 양심적으로 신선한재료만을 사용하는 주인이 더 많이 있겠지만 말이다.. 실지로 유명한 까페에서 녹차라떼를 사먹은적이 있는데 그 음료에서 자꾸만 조그마한 덩어리가 씹히고 불쾌한 경험을 한적이 있었다.. 덩어리가 씹힌다는것은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는 말이다.그 까페는 다시는 가고 싶지않은 까페로 점 찍어두었다. 알고보니 실제로도 가장 저조한 까페로 지목당하고 있었다. 구매자가 다시 가고싶은 곳이 되어야 성공하여 살아남을수 있다. 신선한 재료만 사용하고 오래된 재료는 과감히 버리면 우선은 손해보는듯 하지만 길게 보면 단골이 생겨서 자주 찾아오는 좋은 가게가 될것이다. 구매자의 입맛은 아주 정확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맛이 이상해도 절대로 말해주지 않는다. 복수는 딱 한가지  다시는 가지 않으면 되니까 말이다.

어떤상점이든지 다시가고 싶은곳. 맛이 좋아서 또는 친절해서 입소문 내고 싶은곳이 되어야 성공할수 있을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생산된 음식물을 버리지않고 잘 소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음식이 없어서 굶는사람을 위해서 소비될수없는 음식들 즉 못생겨서 팔리지않는 음식들을 모아서 공짜로  골고루 나누어주는 시스템을 많이 만들어서  나누어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버리는 음식도 너무 맛있다는 이탈리아. 이탈리아북부도시 토리노에 있는 무료급식소 체나 콜레티바.  오늘 나누지않으면 버리게 될 음식과 재료들을 받기위해 1000여명의 시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을 보면서 도시곳곳에 저런 모습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누어주는사람과 나누어받는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들. 상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못생겨 팔수없는것들. 먹는데는 아무 지장없는 음식들. 나누어주려면 아무 거리에서나 나누기도 힘들다. 건물이 있어야되고 관련기관도 있어야하고 광고도 해야한다. 특히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남은음식이 많이 보내어졌으면 좋을것같다. 보내려면 여러가지비용이 또 들겠군 나누어먹기도 참 힘들겠다. 잘사는나라에서 그 정도의 희생은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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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음식파괴자 평점10점 | a******e | 2012.08.12 리뷰제목
이 책을 읽고나서.. 바로 오늘 아침에 내가 먹은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피지에서 온 물..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에서 만들어진 과자와 치즈 초콜릿..  뉴질랜드에서 재배된 골드키위.. 내가 먹은 로컬푸드는 우유정도였으려나...? 내가 먹기 위해 저 물건들이 이동된 거리와 그로 인해 소모된 에너지를 생각해보니 아찔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번도 안해보고 내 입맛에 맞는다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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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나서.. 바로 오늘 아침에 내가 먹은 것들을 생각해보았다. 피지에서 온 물..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에서 만들어진 과자와 치즈 초콜릿..  뉴질랜드에서 재배된 골드키위.. 내가 먹은 로컬푸드는 우유정도였으려나...? 내가 먹기 위해 저 물건들이 이동된 거리와 그로 인해 소모된 에너지를 생각해보니 아찔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번도 안해보고 내 입맛에 맞는다는 이유로 덥썩덥썩 구매했던 나 자신이 놀라웠다. 이 책에서 언급된대로 물건을 구입하고 싶은 탐욕을 누르기 위해 우리가 훈련해야할 이성을 갖기 위한 첫걸음이 된 책이 아닌가 한다.
현대는 과잉의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극단적인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을 목적으로 전 세계에서 생산된 식량중 50%가 버려진다고 한다. 들판이나 바다에서 우리의 식탁에까지 이어지는 식량사슬을 고려한다면 50%를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물 쓰레기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맛과 영양에 관계없이 다른 모양이거나 크기가 미달되거나 하면 식품들이 쉽게 버려진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어느날이던가 방울 토마토를 먹는데 우연히 두개가 붙어있는 토마토를 보곤 남편과 한참 재미있어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책에서도 하트모양을 한 감자가 규격에 맞지 않는다고 버려지는 모습이 나오는데.. 어쩌면 그런 작은 즐거움마저 버리고 있는게 아닐까? 그리고 특히나 유통기한에 집착하는 편이였던 나로서는 유통기한에 대한 나의 맹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단순히 버려지는 음식뿐 아니라... 그 식품을 생산하고 운송하기 위해 투입했던 자원역시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국제협약을 통해서 이런저런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아무도 소비태도와 식사방식을 바꾸는 것을 지적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물을 사육하거나 동물의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산림을 벌채하거나 방화로 개간하는 과정, 그리고 소위 '가축의 긴 그림자'라고 말해지는 소,양,염소,닭,돼지들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인간이 사용하는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그것보다 더 많다. 뿐만 아니라 종자를 재배, 파종,  수확, 냉동,운반,저장 그리고 쓰레기로 처분하는 모든 과정에서 화석연료가 소모되고 온실가스가 방출된다. 그리고 이미 바다에는 어획할 물고기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무분별한 포획으로 인해 정부에서는 제한량을 설정했지만 도리어 이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제한량을 지키기 위해 크기가 미달이거나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생선들은 그대로 다시 바다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어류에게 먹이기 위해 어분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바다생태계는 오염되고 무너지고 있다. 
이 책은 <쓰레기 맛을 봐>라는 영화에서 다룬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는데 취재를 위해 방문한 카메룬의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농부들은 대규모 바나나 농장에게 땅을 계속 빼앗기고.. 카메룬의 식생활이 그 지역에서는 나오지 않는 밀을 주재료로 한 빵으로 바뀌면서 그들의 수입중 60~80%가 식품구입에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에는 12%정도가 소모된다고 한다. 지구의 한편에서는 멀쩡한 음식을 버리고.. 다른 편에서는 굶어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면 언젠가 우리도 먹을것을 걱정할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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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음식물 낭비의 생생한 현실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 평점8점 | s*****a | 2013.04.21 리뷰제목
예전에는 냉장고가 컸다.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음식 중에 상해서 버려지는 것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냉장고 크기를 줄였다. 이제는 버려지는 음식이 없다. 뿌듯했다. 그것으로 낭비를 줄인다고 생각했고, 나 하나의 실천으로 환경이 오염되는 것도 줄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한 나는 정말 어리석었다.    이 책의 제목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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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냉장고가 컸다.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음식 중에 상해서 버려지는 것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냉장고 크기를 줄였다. 이제는 버려지는 음식이 없다. 뿌듯했다. 그것으로 낭비를 줄인다고 생각했고, 나 하나의 실천으로 환경이 오염되는 것도 줄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한 나는 정말 어리석었다.

 

 이 책의 제목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죽는가>를 보고 도대체 무슨 말인가 했다.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질까? 나는 소비자 입장에서만 생각했었다.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쓰레기로 버려지는 식품들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유통기한을 넘겨 상하지도 않았는데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들과 소비자의 손에 들어갔지만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음식물쓰레기로 유유히 사라져버리는 식품까지, 그 양이 실로 엄청나다.

 

 예를들어 유럽은 매년 300만 톤의 빵을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이는 에스파냐 국민 전체가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전 세계 물소비의 4분의 1은 나중에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식품을 생산하는 재배지에 들어간다고 한다. 영국의 가정에서 매일 버리는 쓰레기는 포도 1320만 개, 빵 700만 조각, 감자 510만 개, 사과 440만 개, 토마토 280만 개, 바나나 160만 개, 버섯 140만 개, 개봉하지 않은 요구르트 130만 개, 소시지 120만 개, 햄 100만 조각, 자두 100만 개, 초콜릿 70만 개, 달걀 66만 개, 완성된 요리 44만 가지라고 한다. 영국인들은 해마다 자신의 몸무게에 해당되는 양만큼의 식량을 버렸다니 놀라운데, 이 식료품 가운데 40퍼센트는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고, 적어도 10퍼센트는 유통기한이 끝나기도 전에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식량의 낭비는 고기와 생선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기의 경우 쓰레기의 양에서 20퍼센트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가축의 사료로 주기 위한 곡물을 재배하는 땅은 낭비되는 경작지의 91퍼센트를 차지한다. 책 속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파리의 헝지스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농산물시장의 생선쓰레기를 볼 수 있다. 그날 팔리지 않은 식품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 책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지구가 오염되고 아파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져 또렷이 보인다. 개개인의 노력도 물론 중요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개선,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 책을 보면 개인이 무엇을 할지 방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체적인 시스템이나 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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