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의 책이다. 철저히 인구학적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시장을 조망하는 이 책은 기업과 개인에게 인구절벽이라는 한국 사회의 위기속에서 숨은 기회를 찾도록 도와준다. 경제에 미치는 요인 중에서 가장 확실하다는 인구는 그 자체가 예측의 근거가 된다고 하면서, 앞으로의 사회를 예측하여, 그 사회를 현재의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인구변동에서 기회를 발굴하는 미래예측법]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 고령화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난제들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건져내는 저자의 식견은 독자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소비의 관성을 알면 미래 시장이 보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렉시스 다이어그램은 연령과 기간을 동시에 고려한 대각선의 변화를 나타내고, 이 대각선은 코호트(cohort), 즉 특정 기간의 특정한 경험을 공유하는 인구집단의 변화양상을 추적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코호트마다 소비 패턴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다시 말하면 같은 40대 연령층이라도 베이비 붐 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는 40대에 공유하는 소비 패턴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나라에서 문화비, 음식/숙박비 등 외부 활동과 관련 있는 지출은 나이 듦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론일 뿐, 2020년의 고령인구는 이전의 고령인구와는 다른 소비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50대는 식료품비가 1등이었는데 이제 50대에서도 외식이 대세가 되었다고 한다. 40대부터 외식을 종종 해 온 라이프스타일이 이어진 것이고, 또한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강화되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인구절벽이라고 하는 경제성장의 걸림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저자는 쉽게 개선될 수 없는 현실과 미래의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보지 않고 틈새에 존재하는 기회를 탐색한다.
2025년은 우리나라 인구가 정점을 찍고 이후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는 변곡점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지방의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쇠퇴하고, 앞으로 10년 안에 벌어질 한국사회의 혼란은 작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미래의 소비시장을 뒤흔들 인구현상 8가지를 제시하는데, 그것은 초저출산, 만혼, 비혼, 가구분화, 도시 집중, 수명 연장(고령화), 질병 부담의 증가, 외국인 이주 등이다.
우리사회에 지금 나타나는 현상인 초혼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고, 둘째를 낳고 싶어도 노산을 염려해 엄두를 못 내게 된다는 점에서 늦게 결혼할수록 출산율도 낮아진다고 한다. 더우기 농촌보다 도시에서 높다는 미혼율, 높아져가는 생애미혼율(한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 그리고 재혼율의 감소는 결국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1코노미]라고 불리는 1인 가구 대상의 마케팅과 제품, 서비스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지방의 중소도시에는 젊은 인구가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작아지면서 늙어가는’ 심각성을 예견하고 있다. 이 책은 인구감소, 인구절벽이 경제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구체적으로 어떤 소비행태가 나타날 것인지, 어떤 업종과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지를 살펴본다. PART2에서는 [작아지는 시장, 새로운 기회를 찾아라]는 제목으로 각 산업분야의 미래를 인구학적 측면에서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전을 제시한다. 백화점, 호텔, ICT산업, 화장품, 식품, 주류, 커피전문점, 농산업, 자동차, 여행 및 항공운수업, 금융시장, 보육산업, 사교육, 대학, 도서시장 등에 대해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물론 예측이기는 하지만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서, 기업이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훌륭한 지침이 될 것 같다.
위기는 혼자오지 않는다는 데,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많은 위기 요인이 복합되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느낌이다. 경제면의 신문에서는 이미 위기를 감지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고, 국민들의 삶은 쉽게 나아지지 않으며 오히려 외환위기급의 불경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던가? 이 책은 인구의 변화가 그리 밝지 않은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인지를 예측한다. 익숙한 절망 속에서 불편한 희망을 찾는 느낌이랄까.
조영태 저자는 "정해진 미래"라는 전작에서 인구변동으로 인한 그다지 밝지 않은 미래 모습을 소개
했었고 이번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에서는 그 속에 기회는 없나요? 혹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에 대한 답을 전하고 있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에서 미래 시장을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요소가 '어떤 사람
들이 얼마나 살게 될 것인가'다. 이를 예측하는 도구가 장래인구추계다. 한 사회의 인구가 어떻게 출생,
사망, 이동하는지를 분석해 지금의 인구가 10년 뒤 혹은 20년 뒤에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는 것이다. ......
출산율과 사망률, 인구이동의 변화만으로 시장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미
래 시장의 상당 부분이 오늘의 인구에 의해 정해져 있다고 말하는 이유이고, 현재 인구수를 볼 수 있으
면 미래의 시장을 알 수 있는 이유다. (21쪽)
개인사업이든 기업 단위의 사업이든 전체 산업군이든, 렉시스다이어그램을 활용하는 방법은 기본적
으로 다르지 않다. 과거부터 쌓여온 고호트의 소비변화를 관찰하면 그 안에 어떤 관성이 버티고 있고
어떤 변동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관성은 관성을 따라서, 변동은 방향과 추이를 가늠하면서 보면 앞으
로 몇 년 후에 어떤 소비를 할지 대략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65쪽)
설령 크기가 작더라도 모든 코호트는 사회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친다. ...... 모든 변화에는 여진
이 있게 마련이다. 인구전망의 시야를 과거에서부터 미래로, 핵심 타깃으로 시작해 전체 인구로 확장
해야하는 이유다. (71쪽)
특정의 경험(특히 연령)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체를 말하는데, 출생 코호트는 5년(1970~75년)
혹은 10년(1940~5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할 때 사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코호트 [cohort] (사회학사전, 2000. 10. 30., 사회문화연구소)
다음은 제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저자의 예측을 적어보겠습니다.
4인 이상 가구 수가 급감하면 당연히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서울의
아파트 지형이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92쪽
지난 2015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 건강수명은 73.2세라고 발표했다. 국민 대다수가
73세를 넘기면 질병이나 사고로 약 9년간 아프게 지내다 생을 마감한다는 얘기다. 101쪽
건설산업은 대규모 신도시 조성 및 재개발을 위주로 많이 햇는데, 이제는 신규개발보다는 리모
델링으로 가는 추세다. 이러한 도시재생 흐름에서 ICT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133쪽
사회 전반의 일 문화 및 정책 변화에 관심을 갖자. 169쪽
특화된 교육을 통한 농업인구의 재구조화가 시급하다
농업특목고를 졸업한 후에는 자신이 배운 것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땅과 농산자원도 함께
지원해야 한다. ...... 스타트업 육성기관에서 청년 창업을 지원하듯, 농촌에 연고가 없어도 농업에
종사하고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도록 초기에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176쪽
창업과 관련한 보험해지와 신규가입이 급증할 것이다. 223쪽
중장년층의 규모의 경제를 적극 활용하자.
중장년층의 자기계발을 위한 콘텐츠 및 매체를 발굴하자 269쪽
노동시장이 유연화가 급진전될 것이다.
노동 시장에서 세대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개인마다 다양한 경제활동(분야를 넘나드는 경제활동 등) 유형이 나타날 것이다. 281쪽
이미 인구 감소로 인한 어두운 미래는 충분히 살펴봤으니 그 속에서 살길을 찾자는 주제로
저자는 변화될 부분과 그 속에서 찾을 기회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베트남이나 태국 등은 서구 문화와 다른 문화 또는 서구에 대한 거부감의 반사이
익 같은 기회가 있는 시기이니 이것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주장에 동의하였습니다.
물론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인구변동이나 사회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준비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저자의 위로(?)와 응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백화점, 호텔, 화장품, 식품, 주류, 커피 전문점, 농산업, 수산업, 자동차, 여행, 금융, 보육,
사교육, 대학, 도서 시장, HR에 대한 의견도 있으니 관심 분야에 따라 찾아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이 리뷰는 예스24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얼마 전 모 인터넷뱅크에 업무협의 차 방문에 면담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내년 정도로 예정된 펀드판매 겸영업무와 관련해 당사가 필요한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향후 판매전략에 대해 약간의 방향성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상품을 제안할 당사 입장에서도 준비에 다소 여유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심산에서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해당 은행의 상품전략담당자 분께서, 지나가듯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지셨다.
‘우리 은행은 젊은 수요자 층을 Targeting 해서 차별적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 자체가 회사의 성장성을 얼마나 담보해 줄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은행업의 기본은 수신과 여신인데, 현재까지 적어도 여신 쪽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이 대세이며, 추진 중인 주택담보대출 쪽으로 가면 이 현상은 더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현상이야 달라지겠지만, 얼마나 걸려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재·현실의 상황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들은 이야기를 주관을 섞어 한마디로 요약하면, 해당 은행이 성장해오는데 주요한 요소로 작용했던 부분이, 확장의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은행업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의 겉모습에 취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및 확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내게 좋은 귀감이 되었다. 진정성 없는 막연한 기대는 진짜 기회를 볼 수 없게 만든다. 다소 어둡더라도 정확한 현실을 직시하고 진지하게 고민할 때, 비로서 그 고민 안에서 큰 기회도 볼 수 있게 되는 법이다.
이 책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인구학연구실의 조영태 교수가, 현재 인구센서스를 바탕으로 앞으로 인구구조의 연령대/가구/인구이동 등의 다양한 변화가 미래 다양한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통계학적 관점에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조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 산업이 유통업/ICT/음식료/농수산업/여행·운수/교육산업 등 다양하지만, 이 글에서는 내가 속해 있는 금융업, 그 중에서도 자산운용업을 중심으로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금융업은 고객과 투자대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과 닿아있다. 은행의 경우는 예금과 대출이 각각에 해당하고, 보험/증권/자산운용 등의 경우는 가입자·수익자와 투자대상이 되는 다양한 자산시장(증권/부동산/수익권 등)이 각 측면이 된다. 따라서 당연히 금융업은 2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하나는 Target 고객층(들)을 정하고, 그 고객층(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접근방식을 찾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투자대상(대출 및 자산시장)에 보다 효율적(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창출)인 투자기법을 고민하는 일이다. 다소 편향된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일 수는 있지만, 내 생각에 우리는 2가지 고민 중 후자는 비교적 적극적이었던 반면, 전자.. 즉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론엔 다소 수동적이었던 건 아니었나 싶다.
금융의 국제경쟁력 및 선진화 정도를 논할 때, 타 산업에 비해 금융업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에도, 금융당국의 경직적 규제 못지 않게 이 수동적 태도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자산시장의 예측활동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고객의 상황/성향/수요 등의 변화에 대해서는 예측이나 컨트롤이 불가능한 주어진 외생변수(Exogenous Variable)로 취급하거나, 현재 거래 중인 고객이 전부이고, 그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에 현재 판매방식에 경쟁력을 더할 수 있는 여지는 오로지 수익성 뿐이라는 제한된 사고에 갇혀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는 단순히 반성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가진 통념에 가깝기에 그것을 먼저 깨는 이에게는 정녕 ‘큰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관찰되는 자산운용업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 자금의 증가이다. 하지만 곧 경제활동 유입인구보다 은퇴 후 연금수령인구가 많아지면서 수요자로서의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다른 연기금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지금과 같이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퇴직연금시장이 기댈 구석이기는 하나, 현재와 같은 예금 중심의 운용 행태에 얼마나 드라마틱한 변화가 갑자기 생겨날지도 의문이다. (부동산 및 자영업 증가와 연계된) 가계부채의 증가와 잇따른 투자실패의 경험으로 인해 개인투자자 중심의 공모시장도 여력 측면이나 의지 측면에서 현 상황에선 큰 기대가 어렵다.
그렇다면 자산운용업은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남다른 운용성과를 내는 투자대상이나 투자기법을 찾아낸다면 다른 고민이 필요 없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그 어떤 것보다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상품을 섞거나 꼬아낸다고 묘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투자자를 호도했다는 오명을 얻거나 불완전판매 이슈에 휘말리기 쉬워진다. 이제는 좀 더 수요시장의 세분화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의 한 복판을 누볐던 58년생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그들 자녀세대의 30대 진입, 그리고 이에 따른 부(Wealth)의 이전, 40대 전후 (경제력을 갖춘) 비혼인구의 증가 등에 주목해, 여유자금의 흐름을 예측하고 그들의 필요에 맞는 상품을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해야 한다.
국내시장의 성장이 정체된다면 국내시장에서는 M/S를 확장시키는 전략을, 해외진출 등을 통해 추가성장을 담보하는 방안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어떤’ 상품을 공급하는가도 중요한 경쟁력이지만, 이젠 판매채널의 경직적이고 획일적인 전횡에서 벗어나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를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미래의 승패를 가르는 진짜 열쇠는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미래 시장의 많은 부분은 이미 정해져 있다. 오늘의 인구변동이 만들어놓을 결과이기 때문이다. 설령 그 미래가 어둡다 하더라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미래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오히려 큰 기회가 된다. 반대로 미래를 아무리 밝게 본다 해도 그 모습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 기회는 결국 남의 몫이 될 것이다.’
<책 중에서>
미래 전망을 그린 책은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때문에, 변화를 읽지 못하고서는 힘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뭐~ 지금까지 별 생각없이 살았듯이 그렇게 살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 쪽 눈은 멀리 바라보면서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인구학 전공자로서, 미래에 대한 예측을 인구학적인 관점에서 제시한다.
이번 책은 인구의 변화와 동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소비성향의 변화를 제시하며, 따라서 기업 등이 어떻게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까를 이야기한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 맞을 수는 없겠지만, 귀담아 들으면 좋을 듯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특히 사업을 하거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는...
현재를 거쳐서 가까운 미래에까지 이어질 인구의 변화는 1인 가구의 증가(이는 20-30대 뿐만 아니라 50대도 그렇다고 한다.) 결혼의 시기가 늦추어지고, 비혼인구의 증가, 도시로의 인구 집중 등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는 이미 심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출산율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고, 신생아의 수는 정말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 같다. 그렇다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기저귀, 분유, 유모차, 아동복 등)은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타격이 심할 것이다. 또한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이를 겨냥한 상품들도 계속 호황을 경험할 것이다.
엊그제 동생네 방문하느라 일산에 갔다가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지하철역과 이어진 쇼핑몰 지하의 푸드코트에 갔는데, 혼자 먹을 수 있는 저렴한 식사들이 많아서 참 좋았다. 특히 보쌈도 1인용 보쌈을 파는 것을 보고 너무 반가웠다. 이 정도면 퇴근하다가 잠깐 들려서 저녁을 해결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보쌈 같은 것은 2인 아니면 선뜻 들어가기 힘든 음식점인데, 1인 가구들에도 접할 기회를 주는 것 같아서 사장님한테 고마울 정도였다.
아주 최근에 나온 책이지만, 그래서 이미 북미정상회담까지는 예견하고 있었지만 통일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었다. 아니,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를 하게 되면 소비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북한에서 국산 전기제품이 가장 인기라는 말을 들었늗데,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내수시장의 확대를 가져오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북한의 저렴한 인력시장으로 국내 생산력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이주민들에 관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방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의외로 이주민들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견을 내 놓아서 좀 의아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로 최근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과 중국 결혼 이주여성의 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내세웠다. 하지만 사실 국내 유입되는 이주민들 중에 결혼 이주여성은 비율이 그리 많지 않다. 물론 결혼 이주여성들은 장기 거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르게 볼 수 있지만, 이주노동자나 동포들의 국내 유입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재미났던 것은 보통 1인 가구들은 집에서 밥을 해 먹지 않고 밖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식료품비의 비중은 낮고 음식비(외식비)의 비중은 높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거의 100% 집에서 저녁을 해결한다. 저녁을 밖에서 먹는 경우는 누군가를 만났을 경우 뿐이다. 요리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취미도 아니지만, 퇴근하면서 재료를 사다가 간단하게 집에서 조리를 하는 게 몸에 벤 것 같다. 그게 더 신선하고, 입맛에도 맛고, 건강하고 저렴하다. 그리고 퇴근 후에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가장 편한 상태에서 밥을 먹을 수 있어 그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무튼 이 면에 있어서는 저자의 분석이 완전 틀렸다. 죄송~~ ㅎㅎ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는 인구학적인 관점에서 사회와 시장을 바라보는 내용이었습니다. '정해진 미래'를 보고 속편까지 구매했는데 생각했던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어요. 읽고 나서야 사람들의 반응을 이해했네요. 그래도 읽으면서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