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읽는 남자 : 압도적 역사추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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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 압도적 역사추리 소설

리뷰 총점 9.0 (9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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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스페인/중남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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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압도적 역사추리 소설 『시체 읽는 남자』 by 안토니오 가리도 평점10점 | d******7 | 2016.11.18 리뷰제목
세상에 소설은 넘쳐나지만 정작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 와중에 압도적 드라마의 역사추리 소설! 『시체 읽는 남자』를 만났다. 그간 읽어왔던 수많은 책들로부터 느낀 부족함을 상쇄하고 보상받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독자로서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조개 속의 진주를 캐는 기쁨만큼이나 크다. 서양인이 바라본 동양인, 스페인 작가가 바라 본 중국 법의
리뷰제목
 세상에 소설은 넘쳐나지만 정작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 와중에 압도적 드라마의 역사추리 소설! 『시체 읽는 남자』를 만났다. 그간 읽어왔던 수많은 책들로부터 느낀 부족함을 상쇄하고 보상받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독자로서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조개 속의 진주를 캐는 기쁨만큼이나 크다. 서양인이 바라본 동양인, 스페인 작가가 바라 본 중국 법의학자라는 점이 무엇보다 놀랍다. 13세기 송나라 인류 최초의 법의학자이자 중국 최고의 명판관 '송자', 그가 저술한 <세원집록>을 토대로 당시 송나라의 시대적 상황을 허구와 적절히 조합해 나간다. 당시 송나라는 유교적인 가치관으로 인해 의술을 외면하던 시대였다. 그로 인해 돌팔이나 점쟁이, 미신이 들끓었으며 그나마 병이 나서 기댈 곳은 약초 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송자는, 외과 수술의 성과를 종합해 근대 과학 원리와 부합되는 과학적 수사법과 법의학의 검시법 등을 체계화한 역사상 최초의 법의학서 <세원집록>을 집필한 인물이다. 소설은 이러한 송나라의 시대적 상황에 송자의 삶을 이입시켰다.

 

 

소설 속 송자는, 회계원 신분으로 있었던 부친의 영향으로 부친의 직속상관인 '펭판관'과의 인연을 맺게 되면서 수사학과 해부학을 익히고 그의 명석함은 판관의 마음을 얻는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고향 '푸젠'에 머물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사고로 가족들은 모두 몰살 당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도둑 누명까지 쓰고 쫓기는 몸이 된다. 병약한 막내 여동생과 함께 펭판관이 살았던 도시 '린안'에 어렵사리 도착한 송자는 여동생의 약값을 위해 점쟁이 '슈'와 시체 판독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한편, 자신이 공부했던 국자감에서 과거를 치르는 데 필요한 '적성 증명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부친의 비리를 알게 되고 좌절감에 사로잡힌다. 가진 것도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 꿈까지 잃어버리고 남루한 몰골로 살아갈 무렵,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국가의 최고 수사판관들을 양성하는 밍학원의 최고 권위자인 '밍교수'를 만나 학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시기하는 사악한 룸메이트 '회유'의 계략에 의해 재능까지 무기력하게 도둑 맞으면서 소설 중반을 훌쩍 넘어가도 송자의 삶은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위태하다. 그 와중에 밍교수는 자문위원 자격으로 판관들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고 송자를 적극추천하여 함께 궁에 입궐하여 잔인무도하게 훼손된 시체를 판독한다. 연쇄살인사건으로 규정할만한 세 구의 시체를 통해, 송자는 궁궐 판관들조차 의심하지 못했던 것을 찾아내 황제 폐하의 감탄을 받는다. 그러나 황제를 적극 보필하면서도 주변인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인 '칸 내상'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의심하고, 악비 장군의 후손이자 선황제 폐하의 애첩이었던 '후디에'의 행동도 간과하기 힘들다.


마지막 6부에는 예측불허의 반전이 기다린다. 송자의 가족들을 몰살로 몰고간 주범의 윤곽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이는 궁궐 안에 시체를 쌓아가는 범인과도 동일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송자는 누구보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철저한 배신과 위선을 실감한다. 시체의 훼손이 심한 이유에 대해 당시 신무기 출현이라는 작가적 기량이 돋보인다. 송자의 피폐하지만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삶 속에서 드라마를, 시체를 하나하나 조합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CSI 범죄수사물을 보는 것 같아 추리와 스릴러를 느끼게 하는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다양하게 갖춰진 복합 장르 소설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빠져들 것이다. 소설에 장르적 구분을 짓는 전형적인 관습에 대해 작가는 '호세 마누엘 라라'의 입을 빌어 "실제로는 단지 두 종류의 소설만 존재한다. 좋은 소설과 나쁜 소설."이라 했다. 이에 나는 이 책이 좋은 소설임을 명백히 밝히는 바이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6
종이책 시체 읽는 남자 평점10점 | m****6 | 2016.11.28 리뷰제목
우선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밤을 새워서 읽어도 지루한 부분이 없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들의 연속이 소설에 빠져들게 흥미를 계속 불러 온다.나중에 드러나는 예상외의 반전은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해주었다. 더구나 실존 인물이 이루었던 업적을 보면서 그인물의 자취를 소설적 허구를 빌려서 표현하려 했기에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소설 속 송자는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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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밤을 새워서 읽어도 지루한 부분이 없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건들의 연속이 소설에 빠져들게 흥미를 계속 불러 온다.

나중에 드러나는 예상외의 반전은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해주었다.

더구나 실존 인물이 이루었던 업적을 보면서 그인물의 자취를 소설적 허구를 빌려서 표현하려 했기에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소설 속 송자는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 그리고 형이 저지른 살인 혐의 때문에 셋째 동생을 데리고 고향을 등졌다고 하지만,

송자의 일생을 보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법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기에 남의 시기를 받아서

고생을 많이 한 듯 하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법의학 서적 [세원집록]을 완성한 송자라는 인물이 있었음을 알게됨이 책을 대하고 얻은 상식이다.

그리고 이런 중국인의 이야기를 스페인인이 소설로  엮어냈다는 것이 놀라움이기도 하다.

특히나 외국인이 쓴  글이기에 부모의 말이라면 한마디 대꾸도 못하는 송자의 태도와 불공정한 형에게도 대들지 못하는

유교적 사관, 부모가 돌아가시면 긴시간 3년 상 등을 치루었던 점을 아주 중요한 의식으로 처리한 점이 외국인 다운 생각을 엿보게 한다.

셋째에 대한 각별한 가족사랑도 특별하게 그렸음을 보면, 외국인의 눈에 비친 동양인의 생각과 사고는 그런 듯 하다.. 생각케 한다.

고진감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만큼 고생도 많았지만, 결국은 인간 승리를 이루어 낸 해피엔딩이다..


후디에와 펭판관, 그리고 송자의 인연의 얽힘은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송자와 후디에의 갑작스런 친밀감에 대해서는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게 처리된 점만이 시체읽는 남자에서 뭔가 부족한 부분이었다 생각한다.

남자와 여자가가 가까워지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처음 펭판관의 도움으로 시체 등을 살피는 의학을 배운 송자,

그러다가 슈라는 장례업자를 만나면서 시체에 대한 법의학을 체계를 완성해 간다.

그이 특별한 재능을 눈여겨 본 밍교수에 의해서 황궁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밍교수의 추천으로 같이 시체의 사망원인을

조사하는데,, 나중엔 밍교수 이상의 어떤 법의학 지식을 황제에게 선보이게 된다.

그런 그를 시기하는 회유와 송자와의 인연을 돈벌이에 이용하고자 한 슈, 펭판관과 아버지와의 악연

등등 많은 인물들과의 인연과 악연들을 정말 재미있게 그려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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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시체읽는 남자-안토니오 가리도 평점9점 | 이달의 사락 b***8 | 2016.11.19 리뷰제목
[후견인], [열게되어 영광입니다]. 두 권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한국 작가, 그리고 일본작가에 의해서 쓰였지만 전혀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의 이름이나 공간적 배경이 전혀 한국과 일본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 이름을 보지 않고 읽는다면 이 작품이  한국이나 일본작가에 의해서 쓰여진 작품인지도 모르고 지나갈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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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견인], [열게되어 영광입니다]. 두 권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한국 작가, 그리고 일본작가에 의해서 쓰였지만 전혀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의 이름이나 공간적 배경이 전혀 한국과 일본이 아니기 때문에 작가 이름을 보지 않고 읽는다면 이 작품이  한국이나 일본작가에 의해서 쓰여진 작품인지도 모르고 지나갈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작품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는 같은 위치에 놓여있다. 분명 스페인 작가에 의해서 쓰여진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해서 스페인적인 색채를 기대하고 이 책을 선택한다면 잘못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스페인 작가가 중국을 배경으로, 중국인을 주인공으로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려면 얼마나 많은 자료 조사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자, 왕, 보, 밍, 칸, 펭. 이런 한글자 이름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자칫하면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그 뒤에 판관이라던가 교수라던가 하는 직함을 붙여서 조금은 덜 헷갈리게 번역한 센스가 돋보인다. 그것은 작가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단음절 이름들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사람들이 즉시 덮어버릴 것을 짐작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작가후기에서 그런 부분을 들어 설명하며 주요 역사적 인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바꿀 수 있는 있는 이름들은 바꾸어서 썼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장르를 무엇이라고 해야할까.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제목을 표지에 붙여놓고 있다. 팩션의 장르에 들어간다. 역사를 배경으로 해서 그 기반에 이야기를 만들어 붙여서 쌓아올린 소설. 분명 중국 역사에 존재하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답게 연속적인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을 찾아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송자'라는 사람에 대해서 집중해야한다.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분명 존재하고 있었던 이름이다. 그는 누구인가.

 

1186년 푸젠성에서 태어난 그는 린안의 국자학에 입학을 했고 그곳에서 의학과 법학 그리고 범죄학 과정을 수강하고 저장성의 행정관으로 임명되었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공적임무를 사임했었고 그 이후 다시 장시성의 관리로 임명이 되었다. 그는 평생을 법의학연구에 바쳤다. 그가 완성한 [세원집록]은 인류역사상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법의학 서적이라고 한다. 그만큼 그는 중국 법의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이고 그가 쓴 책은 중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교재라고 할수 있다.

 

그런 그의 인생을 이 책에 담았다. 어느정도 과장된 면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팩트는 유지되고 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어지는 자의 인생은 그보다 더 불행할수 없을만큼 나락으로 떨어지고 불행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꼬일대로 꼬여만 간다. 잘 나갈줄만 알았던 그의 인생이었다. 린안을 떠난후 집으로 도돌아간 그에게는 공부라는 것을 할 기회는 없었고 자신을 무시하는 형 밑에서 온갖 농사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뿐 아니었다. 그가 밭에서 찾아낸 시체 한 구의 살인자가 형으로 밝혀지지자 그의 가문은 더욱 걷잡을수 없이 망가진다. 더군다나 그가 찾은 시체는 그가 사랑하던 여자의 아버지였다. 그로 인해서 여자까지 떠나버린 자. 그에게는 이제 전의 삶이라는 것은 저혀 기대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가 집을 잠시 떠난 이후 집에 불이 나서 온 가족이 다 죽고 남은 사람은 막내 여동생과 자신뿐.

 

도대체 자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그에게는 왜 이렇게도 불행한 일들만 연속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그가 숨쉴 구멍 하나는 남겨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 않던가. 자가 쥐가 되어서 쫓길때까지 쫓기면 그다음에는 고양이를 물지도 모른다. 과연 그에게 물리게 되는 고양이는 누구일까. 그를 이 수렁에서 끌어 내어 줄 사람은 누구일까.

 

시체 읽는 사람. 시체만 보고 모든 것을 짐작해 낼수 있는 사람이라는 존재지만 법의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시체를 읽는 것이다. 그 옛날 법의학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을 때에도 그는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이었던 그의 활약상이 뒤로 갈수록 돋보인다.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그가 빛을 볼 날을 기대하면서 읽게 되는 책.

 

갑자기 무언가 반짝하면서 자의 정신을 뒤흔들었다. 마침내 그것을 본 것이다. 자는 서로 다른 살인을 연결하는 고리를 찾아냈다. 소금, 숯, 수출, 폭발...... .보기 드물면서도 위처험천만인 복합물의 성분들이었다. 그의 가슴은 터질 것처럼 뛰었다. (4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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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체 읽는 남자 평점8점 | r***2 | 2016.11.29 리뷰제목
'시체를 읽는 남자'는 13세기 송나라의 실존인물인 송자에 대한 팩션이다. 송자는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법의학자, 검시관의 역할을 했으며 그 당시 의심이 가는 용의자가 있거나 죄인이 필요하면 적당히 아무나 붙잡아 고문을 가하며 자백을 받아 죄인으로 만들어버리던 관습을 버리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살인을 추정하고 범인을 잡았던 인물이다. 우리나라 조선왕조 실록을 보면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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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읽는 남자'는 13세기 송나라의 실존인물인 송자에 대한 팩션이다. 송자는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법의학자, 검시관의 역할을 했으며 그 당시 의심이 가는 용의자가 있거나 죄인이 필요하면 적당히 아무나 붙잡아 고문을 가하며 자백을 받아 죄인으로 만들어버리던 관습을 버리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살인을 추정하고 범인을 잡았던 인물이다.

우리나라 조선왕조 실록을 보면 그때에도 과학수사를 행했고, 동의보감을 쓴 허준이 인체 해부를 하기도 했다는 것에 감탄을 하는데 그보다 2,3백년 전에 과학적인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까지 저술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송자라는 인물이 대단하기는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소설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기 전에 저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수가 없다. 중국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시체를 읽는 남자의 전개과정을 읽다보면 중국 소설답다,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저자가 무늬만 스페인사람이고 실제로는 중국인보다 더 중국인같은 작가가 아닐까,라는 의심을 해보게 될 만큼이다. 물론 팩션이라기보다는 설화쪽에 가까운 느낌으로 읽는다면. 아니, 팩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기보다는 더 커다란 범주안에서 그 역사적 사실의 '의미'를 찾는다는 관점에서 나름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우연적인 요소가 많이 나오기도 하며 그런 부분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반전이면 반전이랄 수 있는 사건의 전개가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을 뗄 수 없을만큼 그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하고 있다. 소설의 줄거리라고 할 것도 없이 학자의 자질이 뛰어난 송자가 집안 사정으로 인해 학업을 그만두고 욕심많은 형의 집에서 노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형의 밭을 갈다가 시신을 발견한다. 그런데 그 시신은 바로 아버지의 친구이며 미래의 장인이 될 샹이라는 관리이다. 여기서부터 송자와 관련된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하고 그는 불행을 타고난 운명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우연에 우연이 겹치는 전반부를 넘기면 드디어 '시체를 읽는' 송자의 활약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모두가 자살이거나 술에 취해 휘청거리다 실족사 한 것으로 보는 시신도 송자에게는 타살의 흔적이 발견되는데 그에 대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전개가 송자를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사건은 송자와 그의 가족과 스승이 연관되어 있고 사건의 매듭이 풀어지면서 그 관계된 인물들에 대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반전같은 결말을 끌어낸다.

솔직히 소설을 다 읽고나면 팩션의 의미보다는 그냥 한 편의 재미있는 소설을 읽은 느낌? 역사적으로 깊이있게 읽을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법의학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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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시체 읽는 남자》 CSI 만큼 흥미로운 역사속 법의학!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r*******n | 2016.11.18 리뷰제목
13세기 송나라, 당시의 유교는 사람의 신체에 칼을 대는 것을 금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수술을 기피했으며, 학자들조차 의학을 경멸했고, 행정가들은 수술을 미개한 학문으로 여기는 시절이었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시절에 과학적 수사 방법과 검시법을 체계화해서 역사상 최초의 법의학서인 <세원집록>을 집필한 인물, 송자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분은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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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송나라, 당시의 유교는 사람의 신체에 칼을 대는 것을 금했기 때문에 대부분이 수술을 기피했으며, 학자들조차 의학을 경멸했고, 행정가들은 수술을 미개한 학문으로 여기는 시절이었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시절에 과학적 수사 방법과 검시법을 체계화해서 역사상 최초의 법의학서인세원집록을 집필한 인물, 송자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분은 당신이 생각하는 이유로 죽은 게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이요?" 고인의 아버지가 말을 더듬었다. "말에서 떨어지는 걸 처남이 봤어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 누군가가 목을 졸랐습니다."

가족들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자는 목 양쪽으로 난 붉은 멍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에서는 송자가 법의학 저서를 집필하고 법관으로 있을 때의 과정은 전혀 그려지지 않았다. 그저 그가 어떻게 세상의 천대를 이겨내고 그곳에까지 도달하기의 스토리를 펼쳐내고 있는데, 그의 삶에 얼마나 장애물이 많고 첩첩 산중의 고난과 역경이 거듭하는지 매 순간이 클라이 막스인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새롭게 그의 삶에 등장하는 이들 역시 결국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혹은 그를 배신할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끊임없이 새로운 사건들이 펼쳐지고, 매번 절벽 앞에 서 있는 사람 마냥 목숨을 걸고 고군분투해야 하는 삶을 살아내는 송자라는 인물은 굳은 심지로 오로지 정의롭거나, 철두철미하고 완벽한 천재형이 아니라 사람들을 쉽게 믿고, 그만큼 속고 배신당하는 어리석음도 가지고 있으며, 가끔은 비겁한 모습도 서슴지 않고 보여주는 매우 현실적인 캐릭터이다. 그렇게 완벽한 인물이 아니라서 더욱 감정 이입이 쉬워지는 부분도 있으며, 그만큼 그가 겪는 그 모든 부당하고, 위험천만한 상황들에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들어 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 당시가 사람이 갑자기 죽으면 누군가의 저주를 받은 것이라 믿고, 용의자를 잡으면 증거가 없어도 자백을 할 때까지 때리고 혀를 뽑아 고문하던 시절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그런 시절에, 현대의 과학 수사법과도 유사한 방식으로 시체를 검시하고, 증거를 수집해서 범인을 찾아내고, 죽음의 이유를 밝혀내는 것은 사람들에게 놀라움도 주었지만, 두려움이라는 감정도 함께 주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대적 배경은 모든 사건에 특별한 제한을 두게 만들고, 그것에서 비롯되는 인물들을 둘러싼 상황들은 웬만한 대하 사극 못지 않은 스릴과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이에게도, 추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는 이에게도 모두 만족할 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시체 판독가라고?" 형부 내상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시체를 읽는 사람입니다. 제 수제자입니다." 밍 교수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를 가리켰다.

........ "당신과 같은 전문가가 놓친 것을 저자가 포착할 수 있다는 말이오?"

"아마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칸 내상은 마치 자가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밍 교수를 쳐다보았다.

중국 최초의 법의학 저서인세원집록을 집필한 송자. 그는 법관으로 있을 때 청렴하게 법정을 펼쳐 간악한 자를 엄징하고 백성들의 원한을 풀어주었던 걸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의 저서에 기술된 법의학 검험에 관한 것은 근대 과학 원리와도 부합되는 점이 많아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시체 읽는 남자는 이런 송자의 인생을 재구성한 팩션으로 스페인의 역사소설가인 안토니오 가리도의 작품이다. 중국의 역사 속 인물을 스페인의 작가가 그려내고 있다는 점도 독특했고, '세원집록'이라는 책 외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송자라는 법의학자에 대한 궁금증도 일었다. 작가 역시 자료조사 과정에서 송자의 일생이 수십 권의 책에서 발췌한 서른 개의 문단에 불과했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당시의 정치와 문화, 사회와 법, 경제와 종교, 군사와 성 영역을 총 망라한 자료 수집으로 인해 매우 리얼하게 현실에 충실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마치 타임 머신을 타고 송나라로 시간 여행이라도 떠난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고 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사' 위주인 작품보다는 작가 고유의 문체나 문장이 돋보이는 상징적인 작품이나 감정의 흐름과 인물의 정서에 치중하는 작품에 더 관심이 많지만, 이 작품만큼은 예외로 하고 싶다. 그만큼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재미와 머리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역사적 배경과 정보, 그리고 살아 숨쉬는 것 같은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주는 매력이 굉장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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