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걷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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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시간

소설가 김별아, 시간의 길을 거슬러 걷다

김별아 | 해냄 | 2018년 3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0 (30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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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일상 그리고 역사, 서울의 시간들을 거닐다
소설가 김별아, 조선시대 표석에 담긴 삶의 모습을 통해
오늘의 무심한 일상을 깨운다

1394년 조선의 정궁이 옮겨진 뒤 줄곧 수도의 자리를 지켜온 곳이 서울임을 헤아려볼 때, 지금의 일상적인 공간들이 그때의 사람들에게도 삶의 터전이었음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바삐 흘러가는 생활 속에서 지난 시간을 가만히 상상해보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베스트셀러 『미실』의 김별아 작가가 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조선시대 표석을 찾아가 과거의 자취와 현재 모습을 함께 풀어쓴 『도시를 걷는 시간』을 출간한다. 월간 [전원생활]에 2016년 6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19개월간 연재된 원고로, 작가는 사대문 안팎에 놓인 조선시대 주요 국가 기관들과 당시 서민들이 살아낸 생생한 삶의 흔적들 32곳을 직접 찾아가며 문장에 담았다. 또한 충무공 이순신, 추사 김정희 등의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표석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어 독자들을 수백 년 전 서울로 초대한다.

작가는 ‘역사는 그저 과거가 아니라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만나는 모든 순간’이라고 말한다. ‘수천 수백 년 전 바로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과 삶을 상상하며 그려내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과거를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이자 올바르게 기억하는 법인 것이다. 이 책에는 표석을 둘러싼 주변 전경 사진을 함께 수록하여 독자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시간 저편의 삶을 떠올릴 수 있게 하였으며, 원고 말미마다 표석 위치를 명기하여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왔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 중 ‘1장 왕실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에서는 왕실의 음악 교육을 담당했던 장악원, 단종 비 정순왕후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담긴 정업원 등 왕실의 빛과 그림자를 엿볼 수 있게 하는 표석들을, ‘2장 오백 년 도시 산책’에서는 노비 문서를 보관하던 장예원, 탐관오리에 대한 형벌을 거행하던 혜정교 등 도시 곳곳에 스며 있는 삶의 애환을 담았다. ‘3장 삶의 얼굴은 언제나 서로 닮았다’에서는 소금 거래 기관인 염창, 도시의 치안을 관리한 포도청과 죄인을 수감하던 전옥서 등을 다뤘다. ‘4장 사랑도 꿈도 잔인한 계절’에서는 왕실의 그림자처럼 지내야 했던 종친들을 관리하던 종친부와 조선 유교 사회의 효와 사랑의 모순을 담은 쌍홍문?운강대 등을, ‘5장 한 발자국 바깥의 이야기’에서는 안평대군, 영빈 이씨 등 역사의 중심에서 조금은 물러나 있는 인물들과 관련된 표석과 그 안의 삶을 들여다본다.

작가는 세심한 시선으로 표석을 따라가며 시간의 무게에 묻혀 있던 수많은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펼쳐 보인다. 그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무심했던 공간에도 의미가 더해져 새로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_ 오래된 도시 서울의 무구한 기억들

1장 왕실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왕의 남자’는 어떻게 살았을까?
늙기도 설워라커든 짐을조차 지실까
그 여자와 그 남자가 헤어졌을 때

2장 오백 년 도시 산책
어쩌면, ‘헬조선’과 ‘탈조선’의 유래
가파른 길 위, 조용하지만 뜨거운 책의 집
끓는 물에 삶아 마땅한 죄
너의 그 사랑이 잠긴 못

3장 삶의 얼굴은 언제나 서로 닮았다
눈물은, 땀은, 모든 지극한 것들은 왜 짠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죄, 그리고 벌
세상을 그리다

4장 사랑도 꿈도 잔인한 계절
어쩌다 사랑은
영욕의 세월이 빚은 예술혼
태양의 뒤편, 빛과 그림자
그토록 차갑고 투명한 신의 선물

5장 한 발자국 바깥의 이야기
그 여자의 두 얼굴
아픔이 아픔을 가엾게 여기나니
맑고 질펀히 흐르다
내 자취에는 풀도 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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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시를 걷는 시간 평점10점 | p***s | 2018.04.15 리뷰제목
가끔씩 광화문과 종로 일대를 가보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한 쪽에는 고즈넉한 궁이 있어 그 안에만 들어가면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마음도 여유로워 집니다. 궁을 나서면 궁을 내려다보는 빌딩들을 볼 수 있는데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르게 움직이고 있네요. 최근에는 종로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으리한 건물들은 늘어난 반면 피맛골 등 그나마 몇 개 남아있던 옛
리뷰제목

가끔씩 광화문과 종로 일대를 가보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한 쪽에는 고즈넉한 궁이 있어 그 안에만 들어가면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마음도 여유로워 집니다. 궁을 나서면 궁을 내려다보는 빌딩들을 볼 수 있는데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뭐가 그리 바쁜지 빠르게 움직이고 있네요. 최근에는 종로 일대가 재개발되면서 으리한 건물들은 늘어난 반면 피맛골 등 그나마 몇 개 남아있던 옛 자취까지 사라지고 있어 아쉬움이 크네요.


서울은 600여년 동안 조선의 수도였고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도 수도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만큼 품고 있는 역사도 무척 많은데 개발로 인해 대부분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간단하게 기록한 표석으로나마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네요. '도시를 걷는 시간' 는 김별아 작가가 서울에 남아있는 표석을 찾아 둘러보며 쓴 이야기입니다.


서울 사대문 안에서 길을 걷다보면 많은 표석을 만나게 되지만 표석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나치기도 하고, 스마트폰을 볼 여유는 있지만 표석을 읽을 여유는 없습니다. 글을 읽는다고 해도 역사적인 배경을 잘 모르면 어떤 내용인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알기 어렵네요. 이 책에는 여러 표석들이 등장하는데 어떤 것들은 자주 걸어다니는 길가에 있지만 보지 못했던 것도 있고, 처음 알게된 표석들도 있네요.


그중에 독서당터가 눈길을 끕니다. 일을 하다보면 지치고 피곤해서 좀 길게 쉬고 싶을때가 많습니다. 세종은 집현전 학자들에게 일정 기간동안 집에서 책만 읽도록 했는데, 집에서는 집중하기 어렵다고 하자 별도로 공간을 만들어 책을 읽도록 했네요. 독서당에서 책을 읽다가 피곤해서 고개를 들면 한강도 볼 수 있었다고 하니 터에 대한 배려심도 느껴집니다. 오늘날은 터만 남아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어 아쉽게 느껴집니다.


염창터도 재미있네요. 마포, 영등포 등에는 지명에 '포' 가 남아있는데 지방에서 물건을 싣고 와서 내리거나 한강을 건너는 나루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중에 염창동은 '염' 이라는 글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소금을 실어나른 곳이었습니다. 요즘은 근처 마트에 가면 쉽게 소금을 살 수 있지만 과거에는 소금이 재화로서도 역할을 했다고 하니 염창터는 매우 중요한 곳어있네요. 책에는 저자가 염창터 근처에서 솔트 커피를 파는 카페에 들어간 이야기도 있는데 역사를 알고 나면 더 맛있게 마실 수 있을것 같아요.


이 외에도 노인들을 위한 기로소 및 의금부, 좌포도청, 우포도청 터, 충무공 이순신 생가, 추사 김정희 본가 등 다양한 곳들이 나와있습니다. 그냥 역사로 배우면 따분할 수 있지만 저자의 표석 여행을 따라가며 읽으니 더 재미있게 느껴지네요. 주말에 가끔식 책에 소개된 곳들을 찾아보면서 역사도 다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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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시를 걷는 시간 평점10점 | c****9 | 2018.04.12 리뷰제목
얼마 전에 저자가 쓴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어요. 수학을 어려워했던 문과 출신이 쓴 수학이야기라니 게다가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미실’로 유명한 소설가 김별아가 쓴 책이라니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수학에 대해 정말 재미있게 풀어 낸 책이었어요. 이번에는 저자가 서울 여행기로 돌아왔어요. 제목
리뷰제목

   

얼마 전에 저자가 쓴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어요. 수학을 어려워했던 문과 출신이 쓴 수학이야기라니 게다가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미실’로 유명한 소설가 김별아가 쓴 책이라니 궁금증과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수학에 대해 정말 재미있게 풀어 낸 책이었어요. 이번에는 저자가 서울 여행기로 돌아왔어요.

 

제목처럼 서울이라는 도시를 걸어서 여행하며 자신의 감상과 역사적 사실 등을 펼쳐내고 있어요. 저자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지도도 아니고 안내자도 아닌 고정된 ‘표석’이에요. 서울에는 조선 건국 이래로 이어져 온 기념 표석이 현재 316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해요. 이 표석을 따라서 동선이 짜여 지고 조선 시대 사대문 안팎에 놓인 관청들을 비롯해서 당시에 살았던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우리네 서울 시민들의 생생한 삶의 흔적들이 담긴 32곳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표석을 둘러싼 주변 전경 사진 등을 찍어서 올리고 또 문장에 담아냈어요. 총 5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왕실과 관련된 장소와 이야기가 담긴 ‘1장 왕실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로부터 시작해서 ‘헬조선’과 ‘탈조선’의 유래로 불릴 수 있는 노비 문서를 보관하던 장예원과 백성들의 괴롭히고 죽도록 짜낸 탐관오리를 처벌했던 혜정교 등이 소개되고 있어요.

 

이 책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도 저자의 소설 같은 수려한 문체에요.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넘나들며 독서당길의 현재에 대해서는 “요즘 독서당길 일대는 한적함을 무기로 한 상권이 개발되어 고급 카페나 이색 점포들이 들어서는 중이라 한다. 현대의 고요함과 한가함은 학구열이 아니라 임대료와 권리금을 높인다. 내리막길에 발끝이 위태롭다. 소란한 세상에 냉가슴이 먹먹하다. 우리는 과연 나아가고 있을까? 나아간다고,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라고 자문하면서, “이름만 돌에 새겨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뜻을 마음에 새길 수 있게 하는 도시 계획은 애당초 불가능했던 것일까?”라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기도 해요.

 

이 책은 월간 '전원생활'에 2016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연재한 내용을 정리하고 보완해서 묶어낸 책이라고 해요. 저자가 서울의 사대문 안팎에 놓인 조선시대 주요 국가 기관들과 당시 서민들이 살아낸 생생한 삶의 흔적들을 담아낸 이 책을 들고 직접 찾아 가보고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시면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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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조선시대 표석에 담긴 삶의 모습을 살펴보다 평점10점 | y******0 | 2018.04.11 리뷰제목
길을 걷다 보면 표석이 덩그라니 보일때가 있다. 때로는 뭔가에 치여서 자리를 내놓으라는 듯하고 때로는 무언가 밑에 깔려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바닥에 있을때는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저 사람들의 발에 묻힐때도 있다. 세월이 흐름이 무상하지만 더 무심하다. 현재 KEB하나 은행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그 높다란 빌딩 앞 화단 한구석에 장악원 터 표석이 덩그러니 있다. 영화
리뷰제목

길을 걷다 보면 표석이 덩그라니 보일때가 있다. 때로는 뭔가에 치여서 자리를 내놓으라는 듯하고 때로는 무언가 밑에 깔려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바닥에 있을때는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저 사람들의 발에 묻힐때도 있다. 세월이 흐름이 무상하지만 더 무심하다.

현재 KEB하나 은행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그 높다란 빌딩 앞 화단 한구석에 장악원 터 표석이 덩그러니 있다.


영화 <왕의 남자>는 역사를 크게 왜곡하지 않았지만 팩션이다.

조선왕조실록에 광대 공길은 두 번 등장한다. 왕의 남자는 환한 햇살이 눈부시도록 좋은 영화였다. 임금앞에서 광대놀이를 했던 공길은 천한신분이였지만 장악원에서 관리한 수많은 악공들과 더불어 왕실 행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바탕 놀아나 볼까." 했던 장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한바탕 노는 모습을 보니 누군가가 떠올랐다. 춤꾼과 장구로 치자면 우리 동네에 할머니를 따라갈 사람이 없었다. 치마를 허리춤에 딱 둘러매고서 장구를 치며 돌고 돌아가는데 끝도 없이 돌것처럼 보였다. 할머니는 술과 소리, 장구 그리고 친구들을 무척 좋아하시는 분이셨다. 그런 춤과 끼를 타고나신 분이 할아버지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고 사시는 모습이 좀 딱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머니의 독끼는 할아버지앞에서만 살짝 수그러들 뿐이였다.


무엇보다 그들이 동시에 탐닉했던 춤과 노래와 연극에는 신분이 높낮이가 까마득히 다를지언정 상처 입은 자들의 슬픔이 생생하게 베어있다. 아름답기에 슬프고, 슬프기에 아름답다. (22쪽) 그때를 상상하기란 참 어려울것 같다. 차는 쌩쌩 달리고 높다란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그곳에서 장악원을 느끼기에는, 지금 이곳은 숨막히게 분주하다. 어쩌면 사람의 목숨이 언제 치일지 모르는 그때가 더 치열했을 것이다.


그 다음 길을 떠난 곳은 기로소 터 표석이다. 원래는 교보생명 빌딩 앞쪽에 있어야 맞는데 세종대왕 님의 왼쪽 옆구리 대각선 방향에 기로소 터 표석이 숨죽인 듯 깔려있다고 한다. 기로소는 조선시대에 정이품 이상 관직을 지낸 70세 이상의 고위 문신에 대한 예우를 위해 설치된 관청이라고 한다.(책속 내용중에서) 기로소에 들어간 임금은 고작 4명으로 그중 단연코 오래 사셨던 왕 영조를 빼놓을 수 없다. 74세가 되던해에 자연히 귀머거리가 되고 79세를 넘기는 해에는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긴긴밤이 힘들었다고 한다. TV에서 어르신들이 전철을 타고 자전거 여행을 간다고 하시는데 그 모습을 보고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전철을 타고서 2시간 이상 달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일이다. 그것도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라니, 걱정이 앞섰다. 어르신 공경하고 인사잘하고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시간이 어디로 싹둑하고 잘려버린 듯한 기분이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고 말하지만 요즘엔 특히나 심각한 문제가 되어버렸다.


탐욕스럽고 간사한 무리들을 공개적으로 처형했던 혜정교 터 표석을 찾아본다. 조선의 최고 형벌 역시 사형이였다. 근래에 사형수는 있으나 사형 집행이 없어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죽어 마땅한 사람은 없다. 저자의 말처럼 '죽어 마땅한 죄' 가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한 사람을 죽인 사람과 연쇄 살인범은 어떻게 구분하여 처벌할 것이가. 누가 그 형벌을 가할 것인가. 죽을죄를 지어 죽는 사람을 처벌하는 사람은 무슨죄를 진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사는 일만큼이나 죽는 일도, 죽는 일만큼이나 죽이는 일도 어렵기만 하다. (84쪽)



표석은 덩그러니 몇자 적혀있는 것이 전부다. 그럴바에는 여기에 왜 둔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자를 따라나선 길에서 그나마 표석이그자리에 있어(그나마도 제자리에 없고 이리저리 찾아 헤매임.)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구나 싶다. 우연히 지나가다 그 곳에 가게 된다면, 그 근처에 가게 된다면 표석을 보고 와야겠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표석이 있는 자리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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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도시를 걷는 시간 평점8점 | a******e | 2018.04.20 리뷰제목
예전에 백운호수에 가는 길에 인덕원을 지나게 되었는데요. 안양에서 오래 살아오신 이모께서 인덕원이 조선시대에 내시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저 현대식 건물이 빼곡한 그 곳이 조금 다르게 느껴져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나요. 나중에 찾아보니 내시들이 동네에 좋은 일을 많이 하여서 인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리뷰제목

예전에 백운호수에 가는 길에 인덕원을 지나게 되었는데요. 안양에서 오래 살아오신 이모께서 인덕원이 조선시대에 내시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저 현대식 건물이 빼곡한 그 곳이 조금 다르게 느껴져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나요. 나중에 찾아보니 내시들이 동네에 좋은 일을 많이 하여서 인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라고요.

이처럼 그냥 일상속의 풍경처럼 느껴지는 곳이 간직한 이야기를 알면 다르게 보일 때가 많은데요. 미실의 작가 김별아의 도시를 걷는 시간도 서울을 다시 보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600여년의 시간 동안 수도의 위치를 지켜온 서울에는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교차하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막상 지금의 서울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것을 잘 알지 못하죠. 저 역시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원까지 서울에서 다녔지만, 저는 서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거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요. 그래서 이런 책들을 보면 참 반갑게 느껴집니다.

김별아는 조선시대의 표석을 중심으로 서울을 만나는데요. 월간 전원생활 19개월간 연재했다고 하더니 정말 다양한 곳들을 찾아다녔더라고요. 그 곳에서 과거의 풍경을 그려보는 과정도 참 흥미로웠고요. 단종을 폐위시킨 세조는 그의 부인 정순왕후 송씨도 폐서인을 시키고 부부를 강제로 이별시켰는데요. 아무래도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세조이기에 거기에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지게 된 거 같아요. 정순왕후 송씨와 관련된 표석과 그녀가 말년을 보낸 정업사까지, 거기에 전해져오는 이야기는 참 가슴아픈 것이었습니다. 최고 존엄의 신분에서 끌려 내려와야 질곡의 세월을 견뎌야 했던 그녀의 마음, 사실 저도 짐작하기는 쉽지 않았는데요. 세조는 나중에 정신적인 압박감에 의해서 착란증세까지 보였다고 하던데, 그녀 역시 그 사실을 알았겠지요.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몇 권 소개되던데, 왠지 궁금해집니다.  

또한 표식을 굳이 찾지 않아도 그 마을의 이야기를 간직한 장소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 염창동입니다. 조선시대 소금을 저장한 소금창고 터가 있던 곳인데요. 그 곳을 가서 표식을 찾아보았던 작가는 소금카페에서 소금커피를 먹게 되는데요. 소금이 서해안의 것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죠. 서울을 만나는 또 다른 방법을 알게 될 거 같아서 관심이 갔던 책인데, 거기에 작가의 상상력과 내공이 빛나는 많은 이야기를 더해주어서 더욱 좋았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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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도시를 걷는 시간 평점6점 | h****i | 2018.04.03 리뷰제목
나는 서울사람이 아니다. 지금껏 사면서 서울에 가본 적은 발가락 손가락 수를 합할 정도나 될까..? 내게 서울은 그래서 낯선 곳이고 그래서인지 궁금한 곳이기도 하고, 어려운 곳이기도 하고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무엇으로 설명하기 힘든 그리움 같은 것이 생겼다. 서울에 대한 그리움 말이다. 서울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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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사람이 아니다. 지금껏 사면서 서울에 가본 적은 발가락 손가락 수를 합할 정도나 될까..? 내게 서울은 그래서 낯선 곳이고 그래서인지 궁금한 곳이기도 하고, 어려운 곳이기도 하고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무엇으로 설명하기 힘든 그리움 같은 것이 생겼다. 서울에 대한 그리움 말이다. 서울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했다. 이상한 그리움을 불러온 그 곳을 내 발로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긴, 생각해보니 서울에 업무 차 가서도 핑계를 대어서라도 이곳저곳 걸어봤던 기억이 그 그리움을 불러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아. 내가 말로만 들었던 혹은 책으로 읽었던 혹은 tv만 틀면 매번 나오는 서울의 그 명소들이 '이곳이었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이 책을 통해 되살아났다.


  이 책 [도시를 걷는 시간]은 소설가 김별아가 서울을 걸으며 쓴 책이다. "농민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전원생활>에"(p7) 연재했던 글이라 한다. 이 책을 펴들었던 내 욕심은 "역사"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소설가 김별아가 서울을 걸으며 생각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씌여진 책이다. "표석(標石), 푯돌 혹은 표지석은 어떤 사실을 구별하거나 기념하기 위해 세우는 돌이다."(p6) 조선시대의 표지석을 찾아서 걸으며 그에 대한 단상을 쓴 모음글이다. 이제는 표지석만으로 당시를 짐작할 뿐인, 더러는 그 짐작조차도 어려운 그곳에 굳이 가서, 그곳의 현재를 그리고 과거를 생각하고 풀어낸 글. 글쓴이가 찾아간 표지석이 있는 곳은 일반에 유명한 역사유적은 아니다. 기로소 터. 장악원 터. 동망봉 터. 장예원 터. 혜정교 터. 여기소 터 등. 들어도 잘 모를 것 같은 곳들. 그곳의 흔적을 찾아가 추억하고 글로 쓰는 작업. 글쓰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글을 따라서 걷는 일이 재미있었다. 서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울에 언제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 소개받은 표지석을 테마로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표지석을 따라 서울을 걷는 시간, [도시를 걷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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