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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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리뷰 총점 9.0 (7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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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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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아니요,스스로 최면을 거는 것은 어때요? 당신의 멋진 삶을 위하여.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3 | 2018.03.07 리뷰제목
여자들의 심리를 아주 치밀하게 표현해냈던 전작들 덕분애 그녀의 책은 항상 내 관심목록이 된다. 특히, 이번 소설은 " 최면술사의 사랑 이야기" 라는 원제와 " 내 남자 친구의 전 여자 친구가 몹시도 궁금하다면, 나 살짝 미친걸까? " 라는 문장 때문에 더 궁금했다. '정상인 전 여자 친구가 아니라 스토커라는데, 정말 미친거 아냐? 스토커가 얼마나 무서운건데.' 라는 생각을 했고,
리뷰제목

 여자들의 심리를 아주 치밀하게 표현해냈던 전작들 덕분애 그녀의 책은 항상 내 관심목록이 된다. 특히, 이번 소설은 " 최면술사의 사랑 이야기" 라는 원제와 " 내 남자 친구의 전 여자 친구가 몹시도 궁금하다면, 나 살짝 미친걸까? " 라는 문장 때문에 더 궁금했다. '정상인 전 여자 친구가 아니라 스토커라는데, 정말 미친거 아냐? 스토커가 얼마나 무서운건데.' 라는 생각을 했고, 최면술사와 스토커라는 소재로 어떤 멋진 이야기를 풀어내줄지 정말 기대가 되었다.

 

 

 

 35살 앨런은 최면으로 내담자들이 자기 행동을 이해하고 정면으로 대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는 최면치료사다. 그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으며 자신의 일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몇 번의 연애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인터넷 연애사이트를 통해 패드릭을 만났다. 패트릭은 아내를 잃었고, 8살 아들 잭을 홀로 키우고 있다.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에게 앨런은 충격적인 고백을 들었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3년동안 자신을 스토킹하고 있다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앨런의 반응은 의외였다. 무언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먼저일것 같은데, 그녀는 두렵다기보다는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패트릭에 대한 사랑은 더 확고해졌다.

 

 

 

 사스키아는 패트릭의 아내가 죽은 후 그와 몇 년을 살면서 잭의 엄마 노릇을 톡톡히 했다. 패트릭을 사랑했고, 자신의 일을 줄이면서까지 잭을 자신의 친아들처럼 사랑을 듬뿍 주며 키웠지만, 어느 날 패트릭은 끝내자고 말했다. 유일한 피붙이였던 엄마가 죽은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는 시점에 어떤 설명도 없이 끝내자는 패트릭의 말에 모든 관계가 끊어졌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달라져버린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던 그녀는 헤어짐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사랑이 아쉬움으로 남지 않았을까?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성이 무너져버린듯한 사스키아는 패트릭을 끊임없이 스토킹해왔고, 이젠 앨런도 그녀의 삶으로 들어왔다.

 

 

 

 내가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방법은 패트릭의 인생에서 조용히 사라져버리는 거야. 양식이 있는 전 여자친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주는 거야. 사려 깊게 과거 속으로 사라져주는 거야. 바로 그거야! 그것 때문에 내가......미치겠는 거야. -p 129

 

 하지만, 내 삶이라는 게 뭔데? 패트릭과 앨런이 내 삶이야. 두 사람이 없으면 나에게는 그저 일과 식료품 쇼핑과 이제는 자동변속장치를 갈아야 하는 자동차밖에 없단 말이야.-p 279

 

 

 이상한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그 외의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타인의 일이라면 제대로 된 충고라도 해줄 수 있지만, 내 일이 되었을 때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는 종종 있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이 있었고,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직장 동료들이 있었고, 이웃들이 있었지만 모든 것은 그녀의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앨런은 패트릭의 아이를 가졌고, 프로포즈를 받았으며, 패트릭과 그의 아들 잭과 같이 살게 되면서 자신이 원했던 행복의 조건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그들 사이에 끼어드는 그의 죽은 아내 콜린.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죽은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는 기분은 어떨까? 그러는 동안 그녀는 사스키아와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자기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사스키아밖에 없다고······

 

 요즘 소설을 읽을 때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 책을 끝까지 읽은 후에는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간다. 처음,, 다시 처음으로 가야지만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이 책도 그랬다.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 1장을 읽었더니,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졌다. 그런거였구나 앨런과 사스키아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전개되는 소설은 두 여인의 심리를 깊이있게 파고 들었다. 하나의 공간, 하나의 시간 속에 있는 사건을 두 여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리안 모리아티 글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것, 아주 평범하게 얘기하고 있는듯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깊숙히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헛으로 쓰여지는 부분이 없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 사스키아의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패트릭의 이기심때문이었다는 생각에 동정심이 일었다. 그리고, 앨런이 그녀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었다.

 

 

 

 우정은 증오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며, 평화를 보증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p 558

 

 

 

 사스키아는 자신의 행위가 패트릭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똑바로 마주함으로써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녀의 곁에는 자신은 알지 못했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앨런도 딸을 낳아 기르면서 어린 아들을 두고 죽어야했던 콜린의 마음을, 친자식처럼 정을 주었지만 끝까지 그의 엄마로 남을 수 없었던 사스키아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사랑의 형태에도 여러가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앨런과 사스키아, 패트릭의 이야기가 큰 줄기였지만, 앨런이 최면술사로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나,현재의 나와 마주하는 방법을 듣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녀의 부모의 이야기도 잔잔하게 특별한 메세지들을 전해주었다. 메인요리와 더불어 밑반찬들도 너무나 맛있었던 요리를 대접받은 느낌이다.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 라고 묻지만 결국 최면을 거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임을, 내 인생을 주도해 나가야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나이어야 함을 말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긍정적인 최면을 자주 걸어야겠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1 댓글 18
종이책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평점8점 | e******i | 2018.03.07 리뷰제목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라는 제목이 꽤 흥미롭지만, 원제(The Hypnotist's Love Story)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면술사의 사랑 이야기라는 다소 밋밋한 제목이 이 책을 가장 대변해 주기 때문이다. 최면술사 엘런이 주인공인 데다 최면술사의 사랑 이야기에 주목하는 사스키아가 또 다른 화자로 나온다. 사스키아는 왜 엘런의 사랑 이야기에 주목할까. 여기에서 갈등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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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라는 제목이 꽤 흥미롭지만, 원제(The Hypnotist's Love Story)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면술사의 사랑 이야기라는 다소 밋밋한 제목이 이 책을 가장 대변해 주기 때문이다. 최면술사 엘런이 주인공인 데다 최면술사의 사랑 이야기에 주목하는 사스키아가 또 다른 화자로 나온다. 사스키아는 왜 엘런의 사랑 이야기에 주목할까. 여기에서 갈등이 생긴다. 사스키아는 엘런이 지금 만나는 패트릭의 전 여자 친구다. 그리고 스토커다.

 

스토커. 패트릭이 그 말을 처음 했을 때는 정말 충격을 받았어. 내가 스토커라고? 나는 정신 나간 이방인이 아니야. 우린 함께 살았잖아. 함께 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는걸. 내가 패트릭을 따라다니는 이유는 오직 하나, 그저 그가 보고 싶고, 그와 말하고 싶고, 그를 이해하고 싶기 때문인걸.

하지만 아마도, 기술적으로 말해서, 나는 스토커가 된 걸지도 몰라.     (p. 358)

 

패트릭은 사스키아 때문에 새로운 관계를 맺기가 힘들었다고 엘런에게 고백한다. 엘런은 견딜 수 있다고 씩씩하게 답한다. 실제로 엘런은 잘 견딘다. 오히려 패트릭보다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는 사스키아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사스키아에 대한 호기심이 커질 무렵 엘런은 이미 그녀를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혹시 기억나? 우리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거야?”

패트릭은 짐짓 꾸민 게 분명한 것처럼 들리는 평온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어.

“당신을 사랑하는 걸 언제 그만둘 거냐고 묻는 거라면, 절대로 그만두지 않을 거야.”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심지어 이제는 나를 알지도 못한다고. 당신이 사랑하는 건 기억이야. 그게 전부라고.” 

“아니야. 당신이 틀렸어.”     (p. 322)

 

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참으로 애매하다. 상대가 집착이라고 하면 집착인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멈출 수 없다. 자신에게는 사랑이니까.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우리는 최면에 걸려 있어요.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최면에 빠져 있는 거죠. 내담자들은 우리가 그 사람들을 ‘잠들게 한다’ 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리가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은 그 반대예요. 우리는 사람들을 깨어나게 하려는 거예요.

-<힙노테라피 투데이>에 실린 엘런 오패럴의 글 중에서     (p. 254)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 독자는 최면에 걸린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서야 최면에서 깨어난다. 그제야 스토커 사스키아에 공감하느라 놓치고 있던 패트릭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감각적인 문체, 탁월한 심리 묘사, 매력적인 스토리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작가 리안 모리아티는 어떻게 글을 재밌게 쓸 수 있는지 아는 사람 같다.(하지만 줄이는 법은 모르는 것 같다. 굳이 625쪽에 걸쳐 이 이야기를 했어야 했을까) 사스키아의 정체도 반전이지만, 역할도 반전이다. 작법의 기본 중 하나는 주인공이 마지막을 장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처음 엘런이 주인공이라고 썼다. 과연 그럴까.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10
종이책 지금만 생각하며 걸어가,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평점8점 | k****e | 2018.03.05 리뷰제목
그래, 난 할 수 있어.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자기암시, 최면을 자기자신에게 건다고 한다. 용기를 내고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 스스로 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힘들기에 혹은 여러가지 다른 이유로 최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신관련 의사나 치료사, 상담사를 찾기도 한다.   당신은 최면에 걸리고 싶을까? 그러고 싶지 않을까?   인터넷 연애 사이트를 통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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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할 수 있어.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자기암시, 최면을 자기자신에게 건다고 한다. 용기를 내고 만족스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 스스로 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힘들기에 혹은 여러가지 다른 이유로 최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신관련 의사나 치료사, 상담사를 찾기도 한다.

 

당신은 최면에 걸리고 싶을까? 그러고 싶지 않을까?

 

인터넷 연애 사이트를 통해 만난 엘런과 패트릭, 둘은 만남을 통해 호감을 쌓아가던 중 그가 불현듯 고백할 말이 있다고 한다. 최면술사인 엘런은 온갖 부정적인 상상을 하고 마음의 안정을 위해 자기최면까지 걸어가며 그가 할 고백에 대비하는데 이윽고 그에게서 들은 고백은 놀라웠다. 그에게 '스토커'가 있다고 한다. 헌데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그 스토커는 무려 3년을 사귀다 헤어진 전 여자친구이며 지금도 근처에 있다고 하는데!! 그 사실만으로도 만나기 힘들 수도 있을 텐데 엘런은 패트릭이 무척 마음에 든 나머지, 다른 뭔가를 마음에 걸려하면서도 만남을 이어간다.

 

사별한 전 부인에, 스토킹하는 전 여자친구까지, 어쩐지 여자관계가 복잡한 패트릭이지만 그를 놓을 수 없는 엘런. 마찬가지로 패트릭과 사귀게 되면서 그의 아들, 잭을 자신의 아들처럼 소중하게 길러오다 어느 순간, 그들에게서 내쳐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된-하필이면 그녀의 하나뿐인 어머니가 돌아가신 거의 직후에-사스키아가 그들에게 돌아가기위해 벌이는 스토킹. 헤어짐을 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주위를 계속 맴도는 것도 모자라 집안까지 침입하며 자신의 생활을 휘젓는 사스키아에 대한 짜증과 화, 연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패트릭.

 

엘런은 정말 의외이고 뜻밖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사스키아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녀에게 패트릭과 똑같이라고 해도 좋을 스토킹을 당하면서도 그녀를 싫어하고 미워하기보단 자신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는 그녀를 경계하며 그런 행동을 하는 그녀의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여느 사람처럼 회사를 다니며 평소의 행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스키아 역시 스스로도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거의 충동적으로 패트릭과 엘런을 계속 스토킹하고 패트릭은 그런 그녀를 스스로 제어가 안될 정도로 몹시 싫어하고 화를 내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에 이르는데...!

 

과연, 세 사람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리안 모리아티' 그녀의 최면에 서서히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말로 하는 수다보다 글로 하는 수다가 더 힘들텐데... 헌데 빠르다면 빠르게 지나가는 이야기 속엔 최면과 사랑에 대한 것은 물론 예사롭지 않은 것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하고 고개 끄덕여질만한.

 

엘런과 패트릭의 관계가 깊어지면 질수록 그녀의 마음 속엔 전 부인인 콜린과 3년을 사귀다 헤어진 사스키아가 동시에 존재하는 듯한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의 마음은 늘 변하는 것이라 어느 순간,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다. 그러므로 영원한 것도 없다. 나빠졌다가도 좋아지고 좋아졌다가도 나빠지며 그러다가도 다시 좋아지니... 결국 그 마음은 자기만이, 사랑에 빠진 두 사람만이 알 수 있고 그 또한 영원하다고 할 순 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궁금하다못해 괜스레 의심하고 사소하다면 정말 사소한 걸로 질투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그러다가 원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사랑하는 마음만 굳건하다면.

 

하지만 늘 한결같고 100%라 확신할 수 있는 사랑은 어디에도 없다. 설령 서로를 강하게 옭아매더라도 언젠가, 어디에서 너무나도 뜻밖의 운명적인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갑자기 불어닥친 폭풍우처럼 도저히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천재지변과도 같이.

 

살아오는 내내 누군가의 마음이 궁금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화도 나고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모아놓고는 상처 입지 않으려고 서둘러 방어하고 그러다 솔직하지 못했단 생각에 스스로 회의가 들고 마침내는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고 모른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안다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마음이 그런 못된 장난을 치는 거겠지만 사람이든, 마음이든, 사랑이든 지금을 똑바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주며 있는 그대로의 지금을 바라봐줄 때, 사랑은 눈앞에 다가와 미소를 지어줄 것이다. 그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과거도 미래도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앞으로 나아갈 때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이야기였다.

 

알 수 없는 건 굳이 알려고 하지 말고 미리 걱정도 하지 말고 내버려 두자.
지금만 생각하며 걸어가자.

 

맞다. 알면서도 잘 안된다.
본디 삶이란 그런 것이니까.

그러니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보자.  

 

.
.
.
.
.

 

자아, 최면에 걸렸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 책이 몹시 읽고 싶어질 거다. 후훗...!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20
종이책 황폐한 풍경을 지나야 새로운 곳이 나와요 ㅡ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평점10점 | y*****7 | 2018.03.03 리뷰제목
Y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ㅡ 리안 모리아티 , 김소정옮김 , 마시멜로ㅡ   한 사람과 아주 친근한 관계를 맺고 매일같이 함께 자고 일어나고 주기적으로 엄청나게 사적인 일들을 함께하다가 갑자기 그 사람의 전화번호는 물론 , 어디에서 사는지 ,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 지난주에는 , 작년에는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는 사이가 되다니 , 엘런에게는 가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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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ㅡ 리안 모리아티 , 김소정옮김 , 마시멜로


   한 사람과 아주 친근한 관계를 맺고 매일같이 함께 자고 일어나고 주기적으로 엄청나게 사적인 일들을 함께하다가 갑자기 그 사람의 전화번호는 물론 , 어디에서 사는지 ,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 지난주에는 , 작년에는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는 사이가 되다니 , 엘런에게는 가끔 그런 상황이 아주 기묘하고도 잘못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 
   엘런은 저 멀리 수평선 위로 거대한 파도가 동그랗게 말렸다가 찰싹 부서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 연인과 헤어지면 몸에서 피부가 벗겨져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 사스키아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사실은 더 이상한 거다 .모두들 정중하고 품위 있게 행동하는 게 더 이상한 거다 .
(본문 38 쪽  ㅡ 엘런)

한 여자가 무너지면서 외친다 . " 어떻게 나 한테 이래 ."  한 남자는 무너져 내리는 여자를 주워 세우듯 끌어 안으며 " 미안해 . 내가 미쳤었어 . 난 , 단지 너무 힘이 들었어 . " 그들이 있는 곳은 법원 앞이다 . 길고 긴 계단 위에서 아직 내려가야 할 계단이 많이 남아있다는 듯 그런 풍경은 삭막하다 . 오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 내면에선 저긴 사막 , 황폐한 사막이구나 느낀다 . 그 사막의 풍경 같은 데서 그들은 서로의 삶이 , 함께하던 무언가가 끝났음을 알린다 . 함께라는 가족의 테두리에서 내던져지며 여자의 시간은 축축하고 질척해지며 슬퍼진다 . 헤어짐은 오래되었지만 남자는 아직 여자를 진짜로 내버리지 않았다는 집착으로 똘똘 뭉쳐있다 . 그 남자는 이제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으면서 여전히 , 돌발적으로 , 너무도 뻔뻔하게 이전의 살던 아내의 집에 무시로 드나드는 존재가 된다 . 그때마다 전 아내였던 여자는 히스테릭하게 외친다 . " 우린 끝났어 . " 그 말에 함축된 여러 시간이 듣는 내 귀에 내 눈에  읽힌다 . 그녀를 통과하는 커다란 슬픔이 이해가 된다 . 

드라마 속 남자는 더 어린 아내와 아이가 있지만 전 아내에 대한 집착 같은 관심을 끊지 못한다 . 지금의 아내와 과거의 아내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 그런 철지난 애정이 , 끝난 아내에겐 너무 가혹한 시간이란 것을 어쩔 줄 몰라한다 . 그는 두 사랑을 하고 있다 . 과거와 현재 모두를 . 

소설 속의 사스키아는 죽은 콜린 , 패트릭의 전 아내 대용 같은 느낌이다 . 죽어버린 아내와 돌봐야할 아들 잭 , 패트릭은 일에 빠져 슬픔을 잊으면서 간간히 사스키아에게 위로를 받았겠지 .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간이 아니었다고 패트릭은 생각하는 듯 하다 . 그렇게 또 한 여자의 안전한 울타리가 부서진다 . 부서진 울타리를 이해할 수 없는 사스키아는 여전히 그의 삶에 유한하며 유의미한 인물이 되길 바란다 . 그는 끝났지만 그녀에겐 끝나지 않은 감정의 탓이다 . 

이별에 , 사랑의 끝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예우의 시간은 대체 얼마일까 ? 예전에는 이런 이별로의 질척거림이 연애 시절의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었던 때가 있었던거 같은데 , 요즘의 시대엔 그런 감정은 골동품 감정의 시간만큼이나 허무하다 . 시간의 측정이 끝나면 값이 매겨지는 골동품의 가치처럼 , 감정의 시간에도 서로 다른 시간과 가치가 매겨진다 . 누군가에겐 소중했을 시간이 누군가에겐 버려야할 시간의 일로 매김이 된다 . 

   패트릭이랑 헤어진 뒤에 내가 이렇게 엉망이 되고 바보같이 되어 버린 걸 봤다면 엄마는 뭐라고 했을까 ? 엄마는 패트릭을 좋아했는데 . 잭도 . 패트릭은 사위라고 , 잭은 손자라고 생각했는데 .
   아마 패트릭은 벌써 최면술사의 부모님을 만났을 거야 . 패트릭이 다정한 우리 엄마는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 우리 엄마는 진짜 장모를 만나기 전에 연습 상대였던 것처럼 정중하게 ,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하면서 최면술사의 엄마랑 얘기했을 모습을 상상하면 , 순간 어마어마한 분노에 휩싸이게 돼 .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고 전화기를 들었다가 끊어버리곤 해 .
엄마가 떠난 뒤로 몇 달  동안이나 그랬어 . 심지어 몇 번은 전화를 걸기도 했어 . 전화가 걸리는 신호음을 듣고서야 엄마가 더는 없다는 생각이 나서 낯선 사람이 대답하기 전에 재빨리 수화기를 내려 놓은 적도 있어 .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들으려는 게 아니야 . 그저 생각하는 거야 . ' 엄마가 전화를 받은 거야 . ' 지금도 엄마가 그리워 . 매일매일 너무 그리워 .
(본문 222 , 223 쪽 ㅡ 사스키아 )

엘런이 이전의 연애 상대를 현재의 연애 도중에도 틈틈히 떠올리는 것이나 , 사스키아가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놓고 표현하는 행위나 , 사실 다를 건 없는데 , 다만 행동하고 안하고의 차이 , 상대가 아는지  모르는지 차이 같기도 하고 ...  모르거나 안 보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심하니까 말이다 . 

분명 한 겨울은 지나갔고 , 봄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사실일텐데 책장을 넘기고 인용문을 따는 이 순간 시린 손 때문에 , 아직 겨울을 느끼는 손 때문에 곤욕스럽다 . 책장을 넘기고 타이핑을 하는 순간 순간 흘러내리는 머리칼이 짜증스럽다 . 대체 손은 왜 이렇게 시린거야 ! 머리칼은 왜 묶어도 쓸어 올려도 자꾸 흘러내리는 거야 ! 몸은 3월의 봄을 타느라 피로해 죽겠는데도 내 속엔 찬 12월의 겨울바람이 스치는 것 같은 건 대체 뭐 때문이지 ? 하면서 감정은 몸으로 체감하는 지난 계절만 같다고 느낀다 .
엘런도 사스키아도 아직 이별의 전 계절을 다 겪어내지 못한 것 같은데 패트릭이나 존은 성큼성큼 다음 계절로 잘만 넘어가는 듯이 보여 괜한 심술이 난다 . 사스키아가 온갖 좋은 포장물로 패트릭 앞에 나타나 자신의 감정을 나타낼 때도 나는  ' 있지 . 사스키아 . 너는 계속 분노하고 있는 것 뿐이야 . ' 하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 말은 결국 나에게 되돌아온다 . 

계속 미끄러지는 거야 . 아무리 둘러봐도 다른 사람들은 내가 겪는 문제를 겪지 않는 것 같았어 . 너무 화가 나서 욕이 나왔어 . 그러니까 부기 보드조차도 나를 원하지 않는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야 .
  가까스로 부기 보드에 올랐을 때는 파도가 전혀 일지 않았어 .
  나는 생각했어 . 여섯 살짜리 꼬마들도 해내는 걸 왜 못하는 거야 . 나는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도 사랑을 하고 아기를 낳아 가족을 만드는데 , 나는 뭐가 문제인 걸까 ? 다른 사람들은 전 남자친구한테 이렇게 집착하지 않는데 , 나는 뭐가 문제인 걸까 ?
(본문 226 쪽 ㅡ 사스키아 )
" ...... 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려고 노력했지만 , 결국은 그냥 좌절하고 말았어 .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 그 사람은 내가 자기를 참을 수 없게 됐다고 생각했지만 , 그건 아니야 . 난 그 사람이 정말로 안쓰러웠어 . 내가 좌절했던 건 나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야 . 마치 콜린이 아팠을 때를 보는 것 같았으니까 . 내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았어 . 주먹 한 번 휘둘러본 적이 없는데 , 싸움에서 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야 . "
(본문 229 쪽 ㅡ 패트릭 )

사막같은 법원 계단 위에 서 있던 건 그 둘만이 아니었다 . 그 광경을 목격자처럼 지켜보던 또 다른 한 남자가 있었다 .  이제 그는 , 그녀를 만나고 있다 . 아직 어떤 관계도 시작하진 않았지만 분명 ㅡ그는 기억하고 그녀는 잊었던 것 ㅡ이란 드라마 부제처럼 무너져 내리는 여자를 지켜보던 남자가 있었다 .
이 책에서는 ㅡ 그녀는 기억하고 그는 잊었던 것 ㅡ 이라고 해야할까보다 . 패트릭은 다만 자신의 절망을 전할 용기도 표현할 의지도 없었던 것 그뿐이다 . 그것을 사스키아는 알지 못한다 . 알았다면 뭐가 달랐을까 ? 그녀가 받아들일 뭔가가 되었을까 ?

가끔 나는 내가 선 땅 , 길 , 이 대지가 온통 묘지같다고 느끼고 , 또 그 생각은 대부분 사실일거란 걸 안다 . 그런데 대지가 아닌 사람의 관계 역시 밀어낸 땅위에 새 묘지를 쓰고 , 오래된 묘지는 또 사라지며 새로 세워지는 비석 같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하고 있다 . 
엘런은 패트릭이란 대지 위에 , 그러니까 콜린과 사스키아의 비석을 밀고 들어선 새 비석같다 . 과거의 기억은 그저 잊은 척하거나 어딘가 잘 감춰두고 아무렇지 않은 척 새로 역사를 쓰는 일 . 그게 관계인 걸까 ? 그런 척 자기 최면이나 , 잘 안되는 사람에게 슬쩍 암시를 주는 그런 일 . 작가는 그런 얘길 전하고 싶었던 건 아닌지 . 

이상한 건 , 지난 3년 동안 나는 패트릭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 정작 패트릭이 어땠을지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안았다는 거야 .
" 육체적인 폭력만 폭력인 건 아니에요 . 당신은 패트릭을 무기력하게 만든 거예요 . "
" 무기력하게 만들다뇨 ? 나는 패트릭을 사랑했어요 . 그저 다시 함께하기를 바란 것뿐이에요 . "
" 다시 생각해봐요 , 사스키아 . "
(본문 621 쪽 ㅡ 사스키아 )

엘런은 건강한 딸 그레이스를 얻었다 . 사스키아는 이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패트릭은 점차 성숙한 사랑으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 엘런도 사스키아도 나도 착각한 게 있었다 . 사스키아에겐 동정이나 이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친구가 필요했다는 것 . 책을 읽는 동안 스토커나 스토킹의 두려움에 대해선 무지했다는 걸 깨달았다 . 스토킹의 두려움이 내가 알지 못하는 이에 대해서만 갖는 공포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는 것도 . 그건 일상에서도 문득 닥쳐올 수 있는 거였다 . 이젠 그들 모두 시드니 하늘 아래서 밝게 웃고 있을거다 . 그들의 계절도 다음으로 넘어가겠지 ...


이들의 관계는 층층이 쌓이고 남은 계단 같다고도 느낀다 . 누군가의 기쁨도 밟고 , 슬픔도 밟고 지나가는 계단 . 누군가는 아직 내려서지 않은 계단이고 누군가에겐 무너진 계단이란 게 다를 뿐 . 그러나 계단일 뿐이고 다시 딛고 오를 수 있을 거다 . 살아있는 사람들이니까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마시멜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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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사랑과 집착의 차이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18.03.02 리뷰제목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 헤어진 상대의 소식을 알아보려 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SNS가 발달되어 있어 익명의 계정으로 그 사람이 누구와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여다 본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예전 같으면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기도 했을 테고, 그 사람 주변에서 서성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지금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 바다. 하지만 헤어진지 3년이 지났는데도
리뷰제목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 헤어진 상대의 소식을 알아보려 했을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SNS가 발달되어 있어 익명의 계정으로 그 사람이 누구와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여다 본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예전 같으면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기도 했을 테고, 그 사람 주변에서 서성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지금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 바다. 하지만 헤어진지 3년이 지났는데도 그 사람의 주변을 탐색한다면, 심지어 그 사람의 집에까지 몰래 다녀가며 그 사람이 가는 곳마다 나타난다면 이건 분명 스토커다. 스토커의 행동 때문에 목숨까지 위협받는다는 뉴스도 나와 있는터라 남의 일 같지 않다.

 

소설은 측량사에게 사랑에 빠진 최면치료사와 측량사를 사랑한 스토커의 이야기이다. 최면치료사와 스토커가 한 남자를 사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어디쯤인지, 자신이 사랑한 남자를 스토킹하는 여자를 이해해 보려는 최면치료사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스토커의 1인칭 시점의 이야기가 한 꼭지, 최면치료사인 엘런의 3인칭 시점의 이야기의 분량이 더 많은 소설이다. 주로 엘런의 시점에서 소설 속 인물들을 살펴보게 되는데, 어쩐지 곧 깨질것만 같은 유리 화병을 들고 있는 느낌이랄까. 

 

엘런이 사랑한다는 측량사 패트릭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 혹시 스토커인 사스키아와 뭔가의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 혹시 사스키아와 엘런이 어떤 것을 꾸미고 있지는 않는가. 도무지 패트릭의 진심을 믿을 수가 없었다. 패트릭을 사랑한 사스키아는 그의 아들 잭을 자신의 아들처럼  키웠다. 패트릭과 헤어져서도 잊지 못하고, 잭의 주변을, 패트릭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패트릭 또한 사스키아의 스토킹을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다.

 

여기에서 드러날 수 있는 게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다룰 수밖에 없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칭하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고통 그 자체가 되므로. 다른 사람을 최면으로 치료하는 엘런은 사스키아의 행동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된다.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깊은 관심을 가진다. 사스키아 또한 누가 그녀가 스토커라 부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도시설계사라는 번듯한 직장과 그에 맞는 복장을 하고 다닌다. 엘런은 사스키아가 궁금했지만 이미 만난 사이였다는 것이 소설 초반에 밝혀진다. 바로 엘런에게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패트릭이 사랑하는 엘런이 궁금해서였다. 그녀가 궁금하고 그녀를 좀더 파악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내가 읽어 본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이 결혼한 여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다각적으로 살폈다면 이 소설은 결혼을 앞둔 싱글인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소설이다. 여덟 살 된 아들이 있으며 남자의 첫사랑이 아이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 암으로 죽었고, 아이에게 친엄마와도 같은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 헤어진 여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스토킹한다는 것과 자신의 일에 대해 많은 애착과 고민을 갖고 있는 싱글 여성을 살펴 볼 수 있다.

 

주인공 엘런은 아빠 없이 자랐다. 엄마가 각종 차트를 써두고 고른 남자와 몇번의 만남으로 인해 자기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설에서 몇 번쯤 나온 말인데, '딸이 장차 어떤 연애를 하는지는 아빠와의 관계가 결정'한다라는 말이다. 아빠의 부재가 사랑의 실패를 낳는다는 말처럼 들렸다. 그렇다. 가족 중 중요한 존재의 부재로 인해 사랑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결핍을 채우려는 욕망 때문에 어쩌면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할지도 몰랐다. 상대방은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이해의 간극 때문에 이별을 겪는지도 모른다.

 

패트릭을 만나기 전 엘런이 그랬고, 역시나 사스키아가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소설속에서도 나타났지만 상처는 드러내야 아물게 된다. 상처를 가슴속에 안고만 있으면 여전히 사랑한다고 믿으며 스토커가 될지도 모른다. 이별을 인정하고 아파하고 드러내면서 비로소 완벽하게 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보면 이별을 잘해야 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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