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은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가 아닌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라니. 제목을 읽는 순간 내가 계속 가지고 있던 고민을 구체화한 느낌이었다. 이십 대 후반들이 흔히 그렇듯이, 나도 결혼과 임산, 육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나는 청소년기부터 일찍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서 지금은 친구들이 놀라워할 정도이다. 요즘의 분위기는 결혼을 늦게 하겠다고 하고, 아이를 안 가지겠다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하지만 난 여전히 배우자와 자녀를 가지는 게 내 꿈 중 하나이다. 주변에서 육아하는 것을 보다 보니 일, 가정의 양립과 육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경험하지 않은 일은 대책을 생각하기 어려워서 별 결론은 나오지 않았음에도 그건 계속 나를 붙잡는 고민이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정말 재미있고 공감돼서 이틀 만에 다 읽었다.
저자는 결혼하기부터 임신, 출산, 육아까지 겪는 일들을 저자는 재밌게, 또 담담히 풀어낸다. 엄마의 시선에서만 본 것이 아닌 남편과의 관계, 아빠의 시선에서도 바라본 글이 있어 더 좋았다. 와, 이런 생각은 나도 했었는데! 아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며 여러 공감과 배울 점이 많은 책이었다. 원래 책을 깨끗이 보는 편인데 이 책은 줄을 치며 읽었다. 미혼인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나중에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나중에 결혼하기 전에 남편 될 사람한테 꼭 보여주고 나도 다시 읽어야지.
결혼이나 육아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듣는 건은 즐겁고 또 배울 점이 많다. 난 작년까지도 아기가 뿅 하고 나오는 순간 모성애, 부성애가 생긴다고 생각했다. (아기를 키우면서 모성애, 부성애가 생긴다고 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결혼 및 육아를 생각하는 남자, 여자 그리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직업을 선택하는 데는 그리도 오랜 시간을 고민하면서 왜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을 하지 않고 선택하는 걸까? 나는 너무 쉽고 막연하게 '자녀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많은 점이 좋았지만, 아쉬운 단 한 가지는 프리랜서 부부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저자의 남편이 육아와 가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 한쪽으로는(저자도 글에 서술했듯이) '프리랜서기에 가능한 거겠지?'라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남편, 혹은 부인이 야근이 많은 직종이라면? 혹은 육아휴직을 받을 수 없고 다른 가족에게 육아를 맡길 수 없는 부부의 상황이라면? 이런 상황이 충분히 내게 일어날 수 있기에 이런 상황들을 다른 이들은 어찌했는지 궁금하다. 그때 상황에 맡게 잘 해결하면 되겠지만, 난 미리 아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를 낳을 향후 5년 안에는 정부 대책이 더 잘되길 바라는 수밖에.
*좋았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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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행복하자고 아이 낳고 키우는 것인데 어째서 이토록 힘든지 믿어지지 않았다. (...) 일부러 쉬쉬하는 게 아니라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는 생각으로 발화하지 못하고 자기 고통을 누르는 것이다. '애 낳는 게 대수냐'고 하거나 '유세 떤다'는 시선 때문에 스스로를 검열하는 거겠지. 나도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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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는 건가!'
우리는 삶이 퍽퍽해질 때마다 서로를 의지하는 법을 더 배웠다. 상대방이 어떤 수고를 하는지 기억하며 격려하고, 부족한 점이 보이면 좋은 말로 제안하는 방식을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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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하고 나서 여보가 부쩍 무뚝뚝해진 것 같아."
(..)사실 이런 말을 들어도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정확히 말하자면 사랑에 대해 생각할 에너지가 없었다.(...)아기를 사랑하는 일에는 에너지가 든다. 왜냐하면 사랑하기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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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모유 수유만 빼면 아빠도 다 할 수 있어."
정말 그렇다. 정산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육아할 수 있다. 다만 학습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육아에 대해 학습할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육아에 대한 태도도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생활 역시 경험과 학습으로써 익숙해진다. 사회생활은 할 수 있지만 육아에는 서툴다면 그에게는 배울 의지가 더 필요한 것이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이 책의 제목을 접하는 느낌이란……. 첫 느낌은 그랬다. 이 책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 극적인 스토리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출산과 육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듯했다. 내가 원한 것은 이웃집 지인의 수다를 들어보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를 읽어보며 결혼, 임신, 육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 책의 저자는 장보영. 몇 권의 어린이 책을 썼고, 남편과 함께 '싱잉앤츠'라는 인디 밴드에서 노래를 짓고 부르며 활동하고 있다. <우주의 먼지>,<초록이 되자>,<모순> 등의 노래를 발표했다. 적당한 나이에 결혼해서 첫 아이를 낳고 키우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 살고 있다.
엄마 되기를 선택하려는 사람들, 또는 계획하거나 고민하는 이들과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기분으로 글을 엮는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 좋겠다. (11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결혼, 해버렸다', 2장 '임신이라니', 3장 '겨우 낳았는데 끝이 아니다', 4장 '우리 모두 자란다', 5장 '육아하는 부부 생활'으로 이어진다. 남편인터뷰 '아빠가 되어도 될까'와 에필로그 ;행복의 모양이 다채로워지길'로 마무리 된다. 어쩌다가 결혼하기로 했다, 산부인과 가던 날, 입덧에 대한 가설과 실험, 불안은 파도처럼, 딸일까 아들일까?, 엄마는 나의 세계였다, 어떤 부모가 될까, 참을 수 없는 만삭의 무거움, 출산 전야, 너를 낳고 미역국을 먹었단다, 말해주지 않아서 몰랐던 것들, 모유수유의 빛과 그림자, 나 자신으로 살고 싶다,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민감성 훈련, 아빠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엄마가 되어도 될까 등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일화 하나하나가 생생하다. 특히 임신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반응 또한 생중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임신테스터를 사용해서 임신임을 확인했을 때 반응을 미리 연습했지만, 실제로 임신을 확인하고 실제상황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웃으면서 읽다가 뭉클한 기분을 느껴본다.
당연히 마구 기쁘기만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우리 둘 다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을 잇지 못했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뉴런처럼 번뜩이며 휙휙 지나갔다. 좋기도 한데 두렵기도 하고 감사하면서도 떨리고 걱정도 앞섰다. (44쪽)
보통 임신과 출산에 관한 책은 임신을 알게 된 이후에 구해서 읽을 것이다. 하지만 임신 이전에 임신에 대해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임신 이전에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한 여성의 심정을 솔직히 들어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이 어떤 식으로 펼쳐지는 것이 좋을지 인식해야할 것이다.
임신 이후, 그리고 출산 이후 여성의 신체 안팎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엄마들의 이야기, 그러니까 기쁨과 괴로움, 불합리 혹은 유익의 면면들이 편견 없이 읽혀야 한다. 고민하며 주저하기도 하고, 출산이든 비출산이든 신중하게 결정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면 사회 제도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출산이 모든 여성이나 부부에게 당연히 요구할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 비로소 '함께 짊어지자'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301쪽)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해 주변 사람이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웃다가도 현실적으로 확 다가오고, 진지하게 느끼다가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듯 정겹다. 2030 여성에게 특히 와닿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독을 권한다.
책을 읽으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그 아이를 낳아 키우며 보낸 무수한 시간들이 스쳐갔다. 사귀던 중 하던 일을 정리하고 백수가 된 신랑, 모아둔 돈으로 아낄 수 있을만큼 아껴서 치뤘던 결혼식, 중간에 한 번 아이를 잃고 생기지 않아 불임클리닉을 다녔던 날들, 그리고 나에게로 온 우리 딸... 키우며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 아이가 있어 내가 이렇게 성장했음을 안다. 큰 아이의 임신을 기점으로 신랑이 취업을 했고 나의 일 또한 안정기에 접어들어 몸과 마음이 한결 편해진 탓도 있었을테다. 우리에겐 정말 복덩이같던 아이였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건 다 해. 알겠지?"
뭐든 저렴한 것을 찾는 나에게 그는 넉넉한 여유를 보여주었다. 로망이 있었다면 다 말해보고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는 것이다. 안 그러면 나중에 서운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면서 우리는 포기할 것과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을 구분해갔다. p. 27
현명한 이들이구나.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출구를 만들어낸 이들이 예쁘다. 그 순간 나도 이런 말을 들었더라면 우리의 삶이 참 많이 달라졌을텐데 부럽기도 하고 조금은 서글프기도 했다. 책을 끝까지 읽으며 저 부러움과 서러움 사이를 얼마나 오갔는지 모르겠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이번생은 틀렸어.' 자조해보기도 하고 나의 로맨스를 실현시켜줄 신랑이 없을 뿐 성실한 실랑만으로 만족하며 살아야지 다시 한 번 다짐해보기도 했다. 나 역시 이 책의 글쓴이처럼 아낌없는 사랑을 신랑에게 쏟았는지는 자신이 없기에...내가 하지 못한 것을 생각지 못하고 마냥 부러워만 할 수는 없으니....
탄생은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숱한 신체적 변화와 기쁨, 그리고 긴 기다림 속에서 부모는 성장한다. 아이가 자라듯 우리 두 사람도 자랐다. 감사한 일이다.p.80
글쓴이의 이야기 중 가장 많이 언급되기도 했고 나 스스로 가장 많이 공감되었던 말이다. 아이가 자라듯 부모도 자란다는 말......내가 그랬다. 단순히 아이의 키가 자라듯 엄마의 마음이 쑥쑥 자라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커가는 순간 순간 내가 아이를 때로는 아이가 나를 상처입히고 상처받고 그 마음이 아물며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성장한다. 지금 저자가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고민했듯 내가 아이에게 괜찮은 엄마인걸까를 매번 고민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것이 늘 그렇듯 정답도 없으니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며 그렇게....
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누구나 하는 것이라 쉽게 느껴지지만 10개월이라는 그 긴 시간에 임산부는 어마어마한 일을 경험한다. 임신 초기 입덧으로 몸무게가 5킬로그램 이상 줄었다가 남은 기간 빠진 것의 세 배정도가 훅 찐다. 몸이 고무줄처럼 줄었다가 늘었다가를 반복하며 살들을 트고 허리 다리 할 것없이 몸은 이상증세를 보인다. 그런데 그 과정을 옆에서 알아주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당근 서글퍼진다. 나 혼자 낳는 아이가 아닌데....나만이 이 고통을 겪는 것같은 막막함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 현명한 부부는 함께 함으로서 그 과정을 잘 꾸려온 듯 하다. 출산전까지 함께 산책을 가고 그날 있던 일을 이야기하고 아이를 낳고 조리원에 들어가서는 함께 밀린 영화와 드라마를 봤다니 젊은 사람들의 젊은 마인드는 다르구나 싶다. - 나의 조리원 생활이 눈에 그려지지만 비교하지 않겠어...부러우면 지는거야....-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출산과 육아를 겪으며 여성이 겪어야하는 과정을 고민을 그녀만의 사유를 통해 보여준다. 곰곰히 있었던 일을 곱씹으며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한 여성인데 임신과 육아가 그녀에게 그럴 시간을, 그 생각을 할 수 있는 심적 여유를 앗아갔다. 자신을 잃어버린 것과 같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자 고민하지 않고 남편과 상의하고 바꾸어가는 과정이 솔직하게 담겨져 있다.
더하거나 뺀 것 하나 없이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글로 옮겨서인지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더 많이 나의 그 시절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부러웠지만 나보다 훨씬 나은 행동을 보이고
더 나은 결정을 실천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내가 못했으니 너희도 그렇게 하길 바라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우리 딸들과 함께 성장한 내가 아깝다.
얼마전 아이를 가졌다며 임신 소식을 알린 남동생 부부가 이 책을 꼭 봤음 좋겠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제외하고서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과정이 녹록치 않은데 힘든 순간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기보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해나가려는 의지를 가지면 좋겠다. 이들을 따라할 필요없이 남동생 부부만의 방법이 반드시 생각날 거라고 믿는다. 1주일뒤에 만날 때 이 책을 선물로 들고가야겠다.
한국 사회의 기준에서 보자면 나는 이미 결혼 적령기를 지났다. 결혼을 꿈꾸기 보다 혼자 살아야 할 미래를 계획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요즘, 왠지 내가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는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라는 책을 만났다. '결혼 이후의 삶이 두렵고, 엄마가 되기 두려운 당신에게' 읽기를 권하는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처음 생각과 달리 결혼을 하지 않은 나에게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수많은 예비 신부님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는 전혀 다른, 예측 불가능하고 스펙터클한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해 준다. 기혼자들 대부분이 겪는 일이지만 누구 하나 객관적으로 들려주지 않는 결혼과 임신, 육아에 대해 예습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독신주의자는 아니다. 어쩌다 보니 결혼이 늦었고 어영부영하다 보니 지금까지 와 버렸다.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 할 즈음에 나도 결혼이란 걸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결혼과 임신, 육아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했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들, 결혼 전에는 결혼하지 않는 내가 틀린것이라 충고하던 친구들은 결혼과 임신 후, 육아를 하며 욕과 불평만 늘어갔다. 그러게 왜 결혼을 했냐고 물어보면 다들 답은 한결같았다. "이럴 줄은 몰랐지."
맞다. 누가 그럴 줄 알고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겠는가. 그래서 결혼과 임신이 막연하게 두려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게 아닐까. 결혼과 임신, 육아의 무지함에 두려움, 막연한 공포는 겪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100% 체험형 깨달음이다. 그런 의미에게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그런 두려움을 미리 책으로나마 겪어보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특히 조곤조곤 들려주는 저자의 글 분위기 덕분에 두려움은 곧 위안이 되고, 위안은 곧 기대감으로 변하게 된다.
'싱잉앤츠'라는 인디밴드에서 노래를 짓고 부른다는 저자의 글은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치 노랫말의 가사 같았고 맑은 하늘을 몽실 거리며 채우고 있는 구름 같았다. 결혼의 정신없음, 임신의 고통, 육아의 힘듦이 분명 있었겠지만 그 과정조차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노랫가락처럼 부드럽고 따뜻했다. 책을 읽으며 만약에 내가 그녀와 같은 상황을 글로 쓴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 생각해 봤다. 순간순간 불같은 내 성격에 임신 호르몬의 변화가 더해져 나온 글이라니. 생각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결혼을 시작으로 임신의 과정과 육아 초기까지의 기간 동안 있었던 몸과 감정의 변화, 결혼 생활 등 여자 일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 일어나는 시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엄마 되기를 선택하려는 사람들, 또는 계획하거나 고민하는 이들과 차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기분으로 글을 엮는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볕이 좋은 카페에 앉아 친한 언니, 친구와 조곤조곤 수다를 나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혼부터 육아, 육아를 하면서 겪게 되는 가사분담 등에 대해 엮었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의 대부분은 임신 기간 동안의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처음 산부인과에 가는 날이나 태교에 대한 글 등 임신한 여자의 일상 그리고 막달로 갈수록 힘들어지는 신체의 변화 등 임신을 하게 됨으로써 겪게 되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엄마가 되는 과정을 겪으며 엄마라는 존재와 아빠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무척 인상 깊었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여자뿐만 아니라 곧 아빠가 될 남자도 읽어봤으면 한다. 임신 호르몬에 따라 출렁이듯 변하는 아내의 감정과 신체의 고통을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했으면 좋겠다. 저자의 말처럼 아기를 열 달동안 몸 안에 품어 온 엄마와 의지로 연결된다는 아빠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의 육아 편에 나오듯 아빠의 사랑은 엄마와는 또 다른 의미의 사랑이며 엄마가 되어가듯, 아빠 역시 아이의 탄생과 함께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책을 통해 미리 경험해보면 어떨까.
임신 환희와 힘겨움, 출산 과정을 거친 후 신체에 남아있는 고통들과 처음 겪는 육아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저자와 함께 겪듯 한껏 힘 줘가며 읽었다. 나는 나이가 많으니 이런 고통은 견디지 못할 거다부터 임신과 육아를 겪어봐도 괜찮지 않았을까 까지 이전에는 별생각 없었던 임신과 육아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을 상상해봤다. 조리원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발간 갓난아기들을 볼 때마다 목도 못 가누는 요 핏덩이를 한 명의 제대로 된 인간을 만들기 위해 부모들은 얼마나 많은 피땀을 흘려야 될까 생각 하곤 했다. 그래서 여자, 남자를 넘어서 아기가 태어난 후 엄마는 위대해 지고 아빠는 존경스러운 존재로 변화한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의 마지막 페이지는 저자 남편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아무래도 엄마의 입장에서 느끼고 쓴 책이다 보니 아빠의 입장이 되는 남편의 서면 인터뷰는 엄마가 쓴 이야기와 같으면서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결혼과 임신, 육아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나 이제 막 결혼을 한 부부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책이다. 두리뭉실한 좋은 말만 가득한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이야기만 들었지 직접 가보지 않은 길을 한 발씩 조심스레 내딛는 저자가 뒷 사람들을 위해 밟기 쉬운 곳에 발자국을 남겨주며 걷는 것 같았다.
삶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다. 결혼과 비혼, 출산과 비출산등 모든 사람이 같은 길을 걸어 가지는 않는다. 저자는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 결정을 긍정하며 주체적으로 행복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성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에서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 저자가 보여주는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느끼는 변화들은, 미혼이지만 같은 여자로서 감정적으로 충분히 공감가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여자는 엄마가 되어 간다. 엄마가 되기로 결정한 용기 있는 그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다른 길을 선택한 용기 있는 또 다른 그대들에게도 응원을 보낸다.
여자에게 결혼과 임신, 육아란 무엇일까?
결혼 이후의 삶이 두렵고, 엄마가 되기 두려운 당신에게
엄마가 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란 거 …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벌써 아이를 키우고 전업맘이 된지 10년이다.
아직 아이는 커가는 중이고 더 클 것이고
둘째까지 생각하면 대략적으로 15년 동안은 계속 아이가 성장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 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요즘은 아이 키우는 엄마가 양 사이드로 욕을 먹는 세상 같다.
힘들다고 한마디 하면
예전 우리네 엄마들을 생각하라면서 세상이 좋아졌다. 힘든 빨래는 세탁기가 바닥 청소는 청소기가 이런 이유를 대면서 힘들다는 소리도 못하게 하고
뛰어다니는 아이를 관리 못해서 맘 충이라는 소리도 듣고...
솔직히 아이들은 뛰어다니는 게 정상이다. 그런 아이들을 조금 더 너그럽게 봐주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일까..
각박한 생활 속에 나아닌 주변 누군가가 나에게 피해를 주는 순간 사람들은 고슴도치가 되어 찌른다. 거기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약자 취급을 받는다.
이런 일들이 계속 미디어에 노출이 되다보니 결국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
어차피 욕 안 먹고 아이를 키를 수 없고 내 삶을 포기하지 않고 결혼생활을 유지 못할 바에
나만의 삶을!!이라면서..
나 역시도 결혼 전에는 저런 생각을 했다. 아이? 돌아주기 힘들고 귀찮다. 아이를 키울 바에 혼자 살겠다! 라면서 독신주의를 부르 짖었다고 ...
(그렇기에 친구들도 나의 결혼 소식에 대부분 깜짝 놀랐다는 것을.. )
이렇게
내 삶을 살아가는 게 참 중요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갖게 되고 키우게 되면서 내 삶이 아닌 아이들과 가정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처음이 됐다. 그리고 서툴렀다. 현실이 힘들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나?? 결혼을?? 헉 아이를??
결혼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이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그러다 결혼과 동시에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라는 마음으로 임하게 되고
거기에 예전에 내가 하는 생활들은 포기하지 못한 채 말이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부모님과 떨어져 있어도 왠지 모르게 나를 위해 노력해 주신다는 안정감도 연애할 때 나만을 위해 뭐든지 해줄 것 같던 남자친구의 듬직함도 결혼과 동시에 사라진다.
그걸 왜 닥치면서 알게 되는지...
그러다 보니 신혼 초 신경전이 발생하고 주도권 싸움이 시작이 되면서 향후 1여 년을 투쟁과 눈치의 삶을 살다가 어느 순간 평화가 찾아오면 아이를 갖게 된다.
그렇게 또 아이라는 새로운 삶과 함께 하게 되는데...
이럴 때 드는 생각.
학교 다닐 때 결혼에 대한 의무감 책임감에 대해 현실적인 내용을 알려 주었다면...
엄마가 되면 어떤 삶이 나에게 닥치는지 알려 주었더라면..
더 결혼과 아이를 기피했을까? ㅋㅋ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조금 더 신중하기는 했겠지만 처음이라는 서투름이 아닌 각오한 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인해 더 자연스럽게 힘들지 않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여성이었고 연애를 즐겁게?? 하는 여성이었다. 뭐든지 서툴고 힘들고 이럴 줄 몰랐다는 한마디로 결혼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자신의 경험을 위주로
그냥 화려하고 아름다운 결혼식장의 사진 한 장이 아닌 그 전과 후의 과정 그리고 아이를 갖게 된 시기의 일들 입덧과 임신 중에 오는 여러 가지 일 등등..
나 같은 경우엔 출산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 아는 내용이지만 이런 과정을 처음 접하게 되는 이들에게는 생생하게 느끼게 해준다고 할까? 거기에 저자는 철저하게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여성이었기에 직업 활동을 하고 이제 막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게 되는 여성들의 입장을 고스란히 담으면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읽다 보면 나 역시도 맞장구를 치면서 일게 된달까..
아줌마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들을 실상 별 내용이 없다곤 하지만 이 모든 과정들을 서로에게 이야기하면서 공감하고 추가하고 제안을 하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정보와 힐링을 얻는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나 나오는 내용 모듯 것이 엄마가 되는 과정을 이야기해주고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저자의 생각이 나의 생각 같고 저자의 경험이 나의 경험인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이게 아마 이 책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아줌마들의 수다같이 ..
후반에는 출산 후 겪게 되는 육아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가장 순간 부럽다고나 할까... 나의 현실과다는 다른..
저자의 남편의 마인드나 생각 등이.. 물론 가끔씩 나오는 저자의 생각도 남편을 항상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남편이 맞춰주는 느낌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관계같이 느껴져서 더욱더 부러움이 났다고나 할까..
결국은 티비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름다운 아이만 항상 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 후 웁! 한다고 입덧하고 산부인과 간다고 아이를 낳고 온다는 이런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랄까..
현실은 이러하고 나의 생각은 어떠했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이럴 것이다라는 이야기..
이미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게 무슨 일인가도 생각도 하지전에 스쳐 지나가 버린 어머니들보다는 이제 막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담감에 뭐든지 회피 시전을 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할까..
똑 부러지게 현실적인 느낌은 안 들지만(특히 남편이.. ㅋㅋㅋ)
그래도 이러한 과정도 처음이라 당황하고 속상하게 지나게 될 모든 여성들에게
'엄마가 되는 과정에 대해서' 자연스럽고 당연한 과정을 지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참 재미나게 읽었다.
앞으로 이런 내용들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지나간다면..
결혼 후에 오는 여성의 위치나, 아이들을 대하는 시선과 방법, 그리고 가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 대해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알고 경험하는 것과 모르고 경험하는 데오는 정신적인 데미지는 크나큰 차이가 있기에
어쩌면 결혼 공략집의 한 권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