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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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

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친절한 미술 이야기

리뷰 총점 9.4 (52건)
분야
예술 대중문화 >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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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현대미술에 반 발 쯤 들여놓은 당신을 위한 책 평점6점 | a******9 | 2020.07.16 리뷰제목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미술관에 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고 이에 대해 얘기하는 책도 여럿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은 늘 모호하고 어려웠다. 초보의 마음으로 현대미술의 개괄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을 읽어보자고 찾던 중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뭔가 쉽게 다가가 이해할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책 이름이 강렬했다.  제목처럼 입문자들 입장
리뷰제목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미술관에 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고 이에 대해 얘기하는 책도 여럿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은 늘 모호하고 어려웠다. 초보의 마음으로 현대미술의 개괄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을 읽어보자고 찾던 중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뭔가 쉽게 다가가 이해할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책 이름이 강렬했다.

  제목처럼 입문자들 입장에서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미술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현대미술을 해설하는 책이다.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작품 자체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외부 조건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하고 있다. 책을 쓴 두 저자는 모두 큐레이터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책에는 전시 현장의 다양한 모습이 반영되어있다. 이 특성은 책에서 양날의 검처럼 작용한다.

  책은 영문 알파벳 A~Z의 순서로 총 26개의 아이템을 선정해서 이러한 설명을 이어나간다. 일종의 백과사전처럼 전개된다. 가령 A‘Art, What for? 글쎄, 예술을 어디에 쓰냐고?’이고 C‘Contemporary 현대미술과 같다. 이런 방식을 채택하다보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글이 카테고리에 따라 묶이는 일관성을 보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개념미술을 다룬 장이 끝나자 큐레이터가 뭘 하는지 설명하는 장이 나오는 등 자꾸 곁가지를 친다고나 할까. 이런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인지 각 항목의 본문에는 관련되는 다른 장을 가리키는 표시이 표시가 문제점 인식에 기인한다고만 여겨지지는 않는다가 되어있지만 여전히 불편하고 어수선하다. 비슷한 아이템끼리 묶어서 구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분량은 한 아이템 당 개략 7~8쪽 내외이다. 깊은 내용을 다루지는 않지만 그 분야를 전혀 모르는 이의 입장이라면 부담 없이 지식/정보를 취할 수 있는 분량과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본문에 나오는 작품의 도판이 없어서 내용 이해에 난항을 겪은 경우는 있었다.

  기술한 내용은 대체로 어렵지 않다. 이것조차도 어렵다고 하는 이들도 없지는 않겠지만 뭐가 뭔지 모른 채라도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나 전시관을 한번 이상 찾았던 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작품만이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제반 환경까지도 다루므로 종합적인 이해를 돕는 가치도 있다. 깊지 않은 깊이도 입문서라는 점을 감안하면 받아들일만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현대미술이라는 영역을 잘 설명하느냐는 점에서는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겠다. 현대미술의 탄생 배경이나 현대미술의 의의, 현대미술의 변천과 현황 등 작품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을 이해하려는 이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현대미술이라는 장르 자체를 파고드는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금의 세계에서 어떤 미술 작품이 만들어지는지, 그런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보여지는미술은 온전히 시작 예술이므로방식이나 이를 둘러싼 (매우 자본주의적인) 환경은 어떠한지, 내가 미술관에 들어서서 어떻게 대처함이 현명한 태도일지 등에 대해 기초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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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선지해장국 평점10점 | h********2 | 2017.10.13 리뷰제목
6시.신사역에서 meeting을 마쳤다.문어가 다리를 뻗었다가 비틀듯.허기가 뱃 속을 휘어 감는다.저녁을 먹어야 하는데.고단함을 반찬 삼아, 함께 나눌 동료가 없고.동그라미의 숫자가, 영수증에 많이 찍혀도.피식 비웃을 수 있는 돈도 없고.쑤시고 후벼대는 음식과 조명만 있고.어쩌지? 집으로 가야겠다.편의점에서 cup라면이라도 먹어야지.이왕이면 집 근처에서, 먹고 들어가는게 편하지.
리뷰제목

6시.

신사역에서 meeting을 마쳤다.

문어가 다리를 뻗었다가 비틀듯.

허기가 뱃 속을 휘어 감는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고단함을 반찬 삼아, 함께 나눌 동료가 없고.

동그라미의 숫자가, 영수증에 많이 찍혀도.

피식 비웃을 수 있는 돈도 없고.

쑤시고 후벼대는 음식과 조명만 있고.

어쩌지? 

집으로 가야겠다.

편의점에서 cup라면이라도 먹어야지.

이왕이면 집 근처에서, 먹고 들어가는게 편하지.

신사역으로 걸어가려는데.

아! 그집!

교양 program에서 방송 되었던, 해장국집!

bus 타고 가니, 몇 정거장 더 가면 되겠다.

강남역까지 막힐 시간이니, 전철을 타고 양재역에서 내렸다.

가을이 급하게 달리다가 넘어져서, 흉터가 졌는지.

까끌까끌한 바람이 분다.

환승 정류장에서 기다린지 10여분.

bus가 도착했다.

만석. 

괜찮아! 고속도로는 안 막히니, 금방 가겠지!

곧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까! 

교통card 단말기 옆에 기대어 섰다.

운전 기사가 열어 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방귀를 뀌어댄다.

40분 후 도착.

내리자마자 음식점이 있다.

아저씨 한명과 꼬마 한명이 식사 중이다.

tv에서 Lotte vs NC의 playoff 경기가 방송 중이다. 

아무나 올라가라-_-;

한우선지해장국 주문.

선지는 빼고!

황태해장국, 순대국, 편육도 있다.

황태해장국은 나중에.

식사 중인 아저씨는, 언제 땅 사서 집 짓고 사냐며 통화를 하고 있다.

대각선 왼편에서 식사 중인 꼬마에게, 몇 살이냐고 묻고.

사장님께 아들이냐고 묻는다.


사장: "손자에요"

아저씨: "아 그래요! 어쩐지. 긴가민가 했어요."


꼬마는 식사를 마친 후, 사장에게 비빔밥이 먹고 싶다 말한 후.

Counter에 앉았다.

아저씨도 식사를 마치고, 꼬마에게 돈을 냈다.

손님이 나밖에 없다.

4천원을 미리, 사장님께 냈다.

해장국, 석박지, 김치, 다진 청양고추가 나왔다.

일회용 종이cup에 물을 따르고, 수저를 몇바퀴 돌려서 씻었다.

다진 청양고추를 넣었다.

건더기는 콩나물, 우거지, 소의 양 몇점.

shampoo로 깨끗이 감고, Hair Dryer로 바싹 말린 후.

빗으로 샥샥 빗어낸, 단정한 머리처럼.

해장국이 얌전하다.

4대강의 녹조처럼, 흐물흐물한 기름기가 없다.

맑고 칼칼하다.

끝이 달큰하고, 고운 고추가루로 버무려진.

배추김치와 석박지.

다시는 볼 수 없는, 김연아의 공연처럼.

사뿐하고 우아하구나.

포장 하나 더 추가.

내일 엄마와 먹어야지.

주방에서 나와서, 식탁에 앉은 사장님 남편께.

이제껏 먹은 선지해장국 중, 가장 맛있다 말씀드렸다.

'그래요?' 하시며 허허 웃었고.

다음에 또 오겠다는 다짐을, 무선 송신하면서.

꼬마에게도 잘 먹었다며, 인사하고 나왔다.

맑고 칼칼한 선지해장국처럼.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는 미술의 숨겨진 역사를, 정갈하게 담아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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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현대미술은처음인데요_이것은무척현대적이다 평점10점 | a*****o | 2017.09.22 리뷰제목
#현대미술은처음인데요_이것은무척현대적이다 ** 리뷰를 요약정리하듯 간추려서 써보았다. 그게 더 이해 하기 좋은듯하여. [ ]표시는 책 본문중에서 옮긴 것이고, 표시가 없는 부분은 내 생각을 코멘트 해 놓은 것이다. 쓰다보니 무지 길어졌다. -;-1.[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책은 현대미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책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 오~~그래, 현대미술! 감 잡았어~~ 하
리뷰제목

 




 

#현대미술은처음인데요_이것은무척현대적이다

** 리뷰를 요약정리하듯 간추려서 써보았다. 그게 더 이해 하기 좋은듯하여. [ ]표시는 책 본문중에서 옮긴 것이고, 표시가 없는 부분은 내 생각을 코멘트 해 놓은 것이다. 쓰다보니 무지 길어졌다. -;-



1.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책은 현대미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책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 오~~그래, 현대미술! 감 잡았어~~ 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현대미술의 세계안에서 이미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책의 내용을 나의 기준에서 요약하고 내 생각을 접목하는 형태로 써내려가 보았다. 책은 새로운 형태를 도입하여, 그 주제와 연관된 주요 내용이 있는 단락으로 손쉽게 이동하도록 알파벳 A~Z까지 쳅터를 나누어 놓았다. 그러나 차례대로 죽죽 읽어가도 큰 무리는 없는거 같다. 아무래도 차례대로 읽는 것에 익숙해서 그런거 같다.

현대미술을 접하는 우리는 항상 '오, 이거 현대적이다! ' 라는 느낌을 받는다. 티노 세갈의 <이것은 무척 현대적이다>라는 표현 문구에 현대미술의 모든 개념이 압축되어 깃들어 있는거 같다.

2.
[ 요즘 사회처럼 현대미술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다. 현대미술은 항상 변화하고 성장한다. 현대미술은 우리의 현재를 정확히 보여준다. 우리는 동시대 예술가와 함께 경험하고, 그들을 통해 세계를 이해할 기회를 얻는다. 사진작가 캐서린 오피는 예술가로서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 이 시대를 대표하는 순간을 담아보자는 아이디어는 단순히 그 안의 나를 찾으려던 바람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그건 인류 모두의 크나큰 욕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현상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 바로 그 욕구가 위대한 예술가들을 매혹시키고 영감을 갖게 하는 동력이다. 개인적인 경험이 동기가 되어 작품을 만들었든 좀 더 외부 지향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작품을 만들었든 작품 활동을 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예술작품을 만드는 행위는 결국, 자신의 일부를 세상에 내놓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비판받을 위험에 자신을 내모는 일이다. 또 내 생각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마치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보상에 대한 기대도 없이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길을 떠나는 여행과 같다. 그런 일에는 정말 큰 배짱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비범한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것은 겁을 상실한 이 예술가들 덕분이다. 미술사학자 E.H. 곰브리치의 말을 한번 되새겨 보아도 좋으리라. " 미술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 ]

예술작품 활동은 마치 철학을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을 하는 이도 자신의 사상을 세상에 내놓기까지는 바로 이와 같은 과정이 적용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연고로 '개념미술'의 등장은 필연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3.
[ 1967년, 미국 작가 솔 르윗은 주요 미술잡지<<아트포럼>>에 글을 기고 했다. ' 개념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이디어와 발상이다. 개념 형태의 작업을 할 때는 전체를 계획하고 결정하는 일이 먼저이고, 이후의 구체적인 제작은 그저 형식적으로 뒤따르는 확인 과정일 뿐이다. ' '개념 미술에 관한 짧은 글 Paragraphs on Conceptual Art ' 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간 후, 이 새로운 형태의 미술 장르는 곧 '개념미술'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개념미술은 주로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중반 사이에 미국, 유럽, 라틴아메리카의 예술가들이 '완성된 오브제는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에 비하여 중요하지 않다 '는 생각을 전제로 실험했던 미술 사조를 일컫는다. 이 사조는 응집력 강한 예술운동이라기보다는 세계 각지에서 유사한 경향이 동시에 전개되는 형태로 나타났다.

사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개념미술의 기본 정신은 어떤 형태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마르셀 뒤샹의 위대한 발상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활동하는 많은 예술가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선택하기 위해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자유롭게 작업 형태를 바꿔가며 작업을 한다. 어떻게 보면 이 모두가 개념 미술 덕분이다. 우리가 예술로 그것을 받아들이든 아니든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개념미술이 미술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솔 르윗이 " 아이디어만으로도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 고 선언한 때가 1967년인데,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그의 말에는 강한 힘이 실려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개념미술에 대한 아이디어는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에 고루 스며들었다. 비전문적인 의미로 '개념'이라는 말이 쓰이면, 예술적 솜씨로 다룬 작품처럼 전통적 관념을 따르지 않은 예술을 대신하는 말이 되었다.

개념 미술가들은 쉽게 사고팔 수 없는 작업을 하면서 예술의 상품화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예술가가 물리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놓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작품이 가치가 있는 진품임을 드러내는 데 상징적인 역할을 하던 '예술가의 손'이라는 개념을 뒤집었다. 예술이 반드시 무언가를 만들 필요는 없다는 이런 생각은 음악에서부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다른 분야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여는 역할을 했으며, 개념미술은 회화나 조각과 동등한 장르로 인정받게 되었다. ]

개념미술은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초창기 개념미술가들은 예술의 상업성을 막고자 하였으나, 차차로 개념미술형태는 예술이 상업성까지 겸비하는 형태로 가는데에 일조를 했다고도 여긴다. 잭슨 폴록, 앤디워홀, 피에로 만초니 등등의 현대미술작품 가격을 본다면 말이다. 또한 개념미술이 가장 큰 확장을 이루는 영역을 보자면,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형태라고 생각된다. 설치미술과 퍼포먼스 형태는 반드시 작가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영역은 아닌거 같다. 설치미술은 어떤 특정하게 공간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사람이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까지도 포함할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점차로 이러한 예술영역이 일상의 삶에 침투되고 있다고 여긴다.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는 더 긴 시간을 투여하기도 하고 더 많은 관객과 호응하고 실제로 관객이 작품안에 포함되어 버리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작가와 관객이 같이 작품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공공미술의 영역에서도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는 그 영역이 확대되어 가는거 같다. 현대미술은 그러니까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없는 상태까지 온거 같다. 현대미술이 이처럼 인간의 인식을 바꾸고 삶을 바꾸는 전위성과 현대성이 없었다면, 문화는 전복됨이 있을 수 없고 변화도 없었을 것이다. 변화에는 언제나 전위성과 현대성이 함께 한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4.
[ 현대미술의 개념은 근대미술이 처음 등장했던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통과 단절하며 훨씬 전위적이었던 근대미술은 그렇게 고대미술의 범주에서 벗어났다. 그때 이후로 현대미술은 현재에 단단히 기반을 두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역사를 뒤로 남기는 시간대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은 과거의 어느 시점과 이어져 있을까? 역사가들은 대체로 팝아트와 미니멀리즘, 퍼포먼스, 미디어 아트가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했던 1960년대와 1970년대를 중요한 구분점이라고 여긴다. 과거에는 예술가들의 일관된 운동이나 특정 집단에 의해 예술이 발전했지만, 이때부터는 더는 한 도시, 한 그룹의 사람들이 선두가 되어 유행을 이끄는 일이 쉽지 않게 되었다. 발전은 늘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일어났으며 '지구촌'이라는 말이 탄생했다. ]

예술은 전위성과 현대성과 동시성을 동반하는거 같다. 생각해보면, 이 세 요소가 없이 예술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예술은 이 세 요소를 충족할때 전방위적으로 증폭이 일어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떤 하나가 무너지고 새로운 하나가 일어설때는 기존의 가치관을 부정하고 일어서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는 과거에서 영감을 받아 일어서게 된다. 그러므로 과거에도 전위성과 현대성과 동시성은 존재했다는 것이다. 이 세 요소의 맥이 이어져 현대미술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은 그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고, 그 시대를 가장 앞선 형태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5.
[ 기존의 틀을 깨려는 현대미술의 성향 때문에 현대미술은 과거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데서 출발하는, 파괴적이고 유별난 신조만 지녔다고 오해하기 쉽다. 작가나 큐레이터는 항상 과거의 예술가들을 돌아본다. 자신보다 먼저 유사한 문제로 고민했던 예술가를 뒤쫓다 보면, 그들이 내놓았던 창의적인 해답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보를 얻기도 하고 자기 생각을 되짚어볼 기회도 생긴다. 과학과 예술을 별개의 분야로 여기지 않고, 새로운 과학과 공학기술을 연구하는 데 온 마음을 쏟았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스페인의 정치 상황에 대한 작가의 환멸을 그대로 반영하고, 격변하는 시대를 표현적이고 섬세한 기법으로 나타내며 점점 더 커지는 사회에 대한 냉소를 드러내었던 프란시스코 고야 등등이 대표적인 현대미술 이전인 과거의 예술가들이다. 결론적으로 '현대미술'이라는 용어가 이렇게 흔해지기 훨씬 전부터 모든 역사적 순간을 대표하는 '현대적인' 예술가들이 존재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미술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기준은 단순히 시간이 아니라 작품의 주제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 시간을 기준으로 범위를 구분 짓는 방법이 편리하긴 하지만, 우리는 십중팔구 작품 설명을 보지 않고도 작품을 보는 순간 그것이 현대미술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라는 순간을 해석하는 작업은 좀처럼 쉽지 않고, 현대라는 사회를 이해하는 일 역시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접근방식을 요구한다. 예술가들은 자기 생각을 적절하게 묘사할 수만 있다면 그림이든 조각이든 영화든 사진이든 퍼포먼스든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과학기술이든 어떠한 매체라도 이용할 것이다. ]

현대미술이 지향하는 발상의 전환과 표현 욕구에 관한 도구적인 형태는 이미 과거미술에서 시도되어진 현대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니 현대성은 전위성에 기대어 같이 일어서게 되는 것이며, 이러한 형태는 동시다발성인 성격을 띠게 되어 문화의 전복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할진데, 1)그 무엇인가가 예술로 변신하는 순간은 언제부터이지? 라는 질문이 자연스레 대두된다.

6.
[1966년 칼 안드레가 전시장 바닥에 직사각형 모양으로 깔끔하게 쌓아 올린 120개의 벽돌 더미를 전시했을 때 미술관이라는 맥락과 공간이 지닌 권위 덕분에 이 하찮은 물건은 예술작품으로 승화되었다. 그러나 모든게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안드레의 <등가 Vlll>라는 작품을 미술사에서 의미하는 전통적인 조각의 개념을 뒤엎으려는 시도로 본다면, 이 작품은 단순한 벽돌 무더기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미니멀리스트로 불리는 그들은 동료 화가와 함께 자신의 작품을 기하학적인 모양과 간단한 색채로 단순화하면서 재료에 집중하고 기본적인 형태에 강조점을 두었다. 안드레는 대리석이나 청동으로 만든 조각품을 전시할때 사용하던 받침대에서 작품을 내려 놓았고, 벽돌처럼 평범한 물체를 작품으로 전시해 의식적으로 자신의 작품이 기존의 예술 개념과 대치되도록 했다.

2)나는 이것이 미술이라고 믿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예술작품은 제안이라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어떤 사물을 예술로 보라고 청하는 초대장과 같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다른 지침에 따라 접근해 보기를 권한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이 내포한 강한 의도가 관객에게 어떤 의미를 끌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떤 사물이 예술인지 아닌지 묻고 싶은 충동을 잠시 억누른다면 그런 일련의 질문에 빠져 허우적대는 일은 곧 작품과 관계 맺기를 거부한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술에 대한 인식은 사람들의 가치관과 현실이 변하듯 함께 변화한다. 그러니 이제는 식상하고 부적절한 '이거 예술 맞아?' 라는 질문보다, '이게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지?' 라고 질문해 보면 어떨까? ]

예술을 보는 관점을 전환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자기안에서 솟구치는 거부반응과 못마땅함을 억누르고, 그 자체를 보며 기다려보는 일, 그러면 예술이 다가와 말을 먼저 걸어올지도 모른다.

7.
[ 모든 전시의 뒤편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큐레이터의 손은 관객과 관객이 경험하는 작품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조심스럽게 통제한다. '큐레이터' 또는 큐레이터쉽'의 기본 개념은 본래 미술관 또는 도서관의 소장품을 관리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17세기에 처음 생겼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사실은 큐레이터는 예술가와 예술, 그리고 대중을 잇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술관은 한 명 이상의 컬렉션 큐레이터를 두고 있다. 그들은 소장 작품을 전시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미술관 영구 소장용으로 구입할 새로운 작품을 제안하기도 하고(작품취득)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작품에 대한 글을 쓰거나 연구하는 일(해석)을 맡기도 한다.

기관이라는 한정된 범위를 넘어서 일하는 큐레이터도 있다. 통찰력이 뛰어난 사상가인 이들은 여러 전문 분야에 걸쳐 다각적이고도 실험적인 접근 방식으로 새로운 전시를 시도하며, 비엔날레나 트리엔날레에 초대받아 아이디어를 구현하기도 한다. 이들은 기존의 전시 포멧을 새롭게 바꾸려는 반체제 운동가이며 동시에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슈퍼 큐레이터'라는 별칭이 붙고,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주목받게 된다. ]

미술계에서 어떤 작가를 in 하고 out 할지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영향력 순으로는, 슈퍼 큐레이터, 유명 컬렉터, 예술 비평가, 각종 미술상 심사위원과 선정위원회, 갤러리 순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작품 판매, 좋은 리뷰, 명성을 얻는 모든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예술가도 하룻밤 사이에 유명인사가 되는 시대이다보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던 예술 비평가들의 역할이 축소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평가들이 있고, 갤러리들 역시 유명 갤러리들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유명 컬렉터들은 개인 소장 미술관을 지니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8.
[ 현대미술 시장에서 작품의 가격은 대개 생산자(작가)와 소비자(컬렉터) 사이에서 거래를 주선하고 조정하는 중개인이 결정한다. 1차 시장 판매, 즉 새로운 예술작품이 처음 시장에 진입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갤러리를 통해 이루어지며, 갤러리는 작가를 '대표'해 작품의 판매를 담당한다. 갤러리 상업 공간의 한쪽에 마련된 서무실과 개인 관람실에서 작품의 가격을 결정하고 협상하는 일이 이루어진다. 1차 시장의 작품과 책정에 대해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가격을 좌우하는 요소는 분명히 존재한다. 재료와 제작에 드는 비용은 작품가와 별 관계가 없고, 정량화하기 어려운 다른 요소들이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그 중 하나는 작가 브랜드 가치인데, 브랜드 가치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 유명한 개인 컬렉터나 공공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이 있는지,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치른 경력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의 네임 밸류가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작품 가격이 상승한다고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갤러리들은 '플립핑' 할 목적으로 작품을 사는 컬렉터를 주의한다. 플립핑은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샀다가 상당히 비싼 가격에 곧바로 팔아버리는 투기 거래를 말한다. 2차 시장, 즉 이전에 최소 한 번이라도 팔린 적이 있는 작품을 거래하는 시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작가에게 피해를 주고 작품 시장을 불안정하게 한다. 장기적으로 작가의 경력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작가가 사람들 관심에서 멀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갤러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투기로부터 작가를 보호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치를 정립시켜 작가가 성장함에 따라 작품의 가격도 꾸준히 오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어울러 잠재 구매자가 작품 수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디. 컬렉터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한 후에 작품을 금세 되팔지 않을만한 사람에게만 작품을 판매해야 한다. ]

#현대미술은처음인데요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작품을 사고 파는데에 있어서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고 윤리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알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이 점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에 대한 신뢰도가 깊어지는거 같다.

9.
[ 이 수 많은 작품은 누가 사는 걸까? 미술 시장은 미술계를 주도하고 선동하는 극소수의 엘리트들, 즉 미술관과 부자들에게 의존한다. 소장품을 꾸준히 늘리고 보유해야 할 책임이 있는 공동미술관은 직접 작품을 사들이기도 하지만, 기부자에게 파격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주어 개인 기부를 유도하기도 한다. 거물 컬렉터는 예술품을 사는 행위를 통해 돈으로 매길 수 없는 명성을 얻는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기꺼이 그만큼의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로 설명할 수 있겠다. 그건 그렇고 제프 쿤스의 작품, '오랜지 색<풍선 강아지>는 5,840만 달러(약 655억 원)에 거래됐다. 그렇다면 '미소 짓는 아내의 표정'은? 값으로 매길 수 없다. ]

예술의 세계는 오묘하다. 풍선 강아지는 왜 오랜지 색이며, 그리 비싼 값이 책정된 것일까? 여기에 질문과 답이 있을 것이다. 예술작품 가격에 대한 그럴만한 이유나 원인에 대해서는, 시대와 그시대의 배경과 작가의 의도와 큐레이터의 안목과 컬렉터의 심중과 주머니 사정에 있을 것이다. 현대미술에 담겨야 할 세 요소를 어찌하여 풍선 강아지는 충족하게 된 것일까... 작품 가격을 떠나서 논하기는 다소 어렵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10.
[ 미술 세계에서 쉬운 영어를 찾기란 왜 이렇게 어러울까? 2012년 예술가 데이비드 레빈과 사회학자 알릭스 롤은 '아트스피크'의 형태에 대해 연구했다. 지난 13년간 받은 이메일에서 사용된 어휘, 문법, 문체를 분석해 아트스피크의 사용 패턴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 독특한 언어를 '인터내셔널 아트 잉글리시'라고 이름 붙였다. 여기에서는 새로운 명사가 계속 만들어진다. 가령 '잠재력'이란 의미의 'potential' 대신 'potentiality'를 사용한다. 단어는 길면 길수록 좋으므로 예술가들은 뭔가를 이용할 때 'use' 하지 않고 'utilize'라 한다. 과장법에 강박감이 있어 단순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하지 않고, 한 기사를 인용하자면, '현실과 가상' , '시간과 장소' , 기억의 속성과 망각에 대한 인식을 흩어놓는다'고 표현한다.

반대 개념을 나열하는 경향도 있다. 뭔가를 한번에 '드러내기도 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는 ' 작품은, ' 내부 심리와 외부 현실' 사이의 ' 경계를 흐리게 하는 ' 작품이라고 말한다. 이런 언어 표현을 미술계만의 특권이라고 주장할 수만은 없다. '서투르게 번역된 프랑스어' 같은 말을 언젠가 한 번은 써본 경험이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아트스피크를 간단히 과장되고 번거러운 표현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상에는 미술에 대한 좋은 글들이 많고, 때로는 긴 단어가 필요하니까 쓸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정말로 좋은 글은 읽기 힘든 만큼 큰 깨달음을 주는 법이다. ]

어쩌면 아트스피크에서 패션을 설명하는 용어들이나 패션 잡지글도 영향을 받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한때는 패션 잡지가 그 해의 유행을 알리는 패션 문체들에 대하여 '보그 병신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뜨거운 이슈가 된 적도 있었다. 아트스피크는 작가들이나 큐레이터가 주로 사용하는 문체들인거 같다. 좀더 쉽게 써주면 좋겠지만, 작가의 의도이니 그다지 큰 친절은 바라지 않는다. 작품은 자기와의 대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패션에서 아트스피크 문체는 작품사진에서는 주제 붙이기 나름이니 무방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잡지기사는 좀더 독자가 알아듣게 쓰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패션 잡지 기사는 시즌별 제안에 가까운 것이니, 예술성보다 좀더 문장력에 비중을 두어 균형을 잡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하다. 아트스피크하니...나는 왜? 니체가 떠오르지...그래서 ㅋㅋㅋ 하고 웃어본다.

#안휘경_제시카체라시지음 #조경실옮김 #출판사행성B잎새

*사진은 중국 칭다오 스타벅스에서~~~ 다~~모델 시켰음 - 사실은 자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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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현대미술을 다시 생각한다 평점10점 | l*******g | 2017.08.25 리뷰제목
누군가 그래요. 현대미술을 알려준다고. 그래서 생각했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몇 가지 소개해주겠거니 하고요. 그런데 목차를 보니 좀 이상하대요. 알록달록 무지갯빛 컬러로 의문형 문장이 나열되어 있어요. 자세히 보니 알파벳 스물여섯 글자로 구성했네요. 시작부터 여느 책과 느낌이 달랐죠. Art, What For? 글쎄, 예술을 어디에 쓰냐고? 정말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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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래요. 현대미술을 알려준다고. 그래서 생각했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몇 가지 소개해주겠거니 하고요. 그런데 목차를 보니 좀 이상하대요. 알록달록 무지갯빛 컬러로 의문형 문장이 나열되어 있어요. 자세히 보니 알파벳 스물여섯 글자로 구성했네요. 시작부터 여느 책과 느낌이 달랐죠. Art, What For? 글쎄, 예술을 어디에 쓰냐고? 정말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었거든요. 뭔가 보여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첫 장을 가볍게 넘겨보았죠.

 

일단, 차례대로 읽어야 할 부담이 없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어차피 모르는 것투성이라 뭘 읽어도 상관없잖아요. 그런데 입문서 대부분은 개념부터 시작해 장르, 작가뭐 이런 식으로 나열이 되어있지요. 가장 궁금하게 여겼던, 혹은 읽고 싶은 질문부터 찾아 읽고 싶어졌어요. 유명한 독서가인 다치바나 다카시도 늘 강조했잖아요. 순서대로 읽지 말고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어라~~ 그래서 그렇게 했어요. 게다가 이 책은 독특한 각주를 달아 놓았더라고요. 제식대로 명명하자면 게릴라식 각주! 어떤 문장 끝에는 괄호 안에 알파벳이 담겨 있는 거예요. 궁금하면 가서 더 보라는 이야기죠. 정확히 이야기하면 각주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독자의 편의를 꼼꼼하게 챙겨 놓은 전체적인 책의 구성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이렇게나 독자를 생각하는 편집 구성이니 책의 내용은 말씀 안 드려도 아시겠죠? 아주 쉽고 친절하고 간결하답니다. 현대미술을 접하며 겪는 어려움이나 개념, 큐레이터와 갤러리의 역할, 현대미술에 관한 철학적 관점까지 현대미술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설명들이 아주 쉽게 전개됩니다. 굳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관점에서 알려주어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역으로 더 생기는 것 같았어요. 만약 유명한 작품 위주로 설명하려 했다면 처음엔 호기심이 들었다가도 어려워서 쉽게 사그라들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서 얻은 건 예술, 좁혀 말하면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일 것 같아요. 현대미술 하면 너무 어렵게만 생각을 하죠. 아니면 무시를 하거나요. 하지만 저자는 예술가들의 고뇌와 창작 활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그로 인해 탄생한 영감의 결과물들이 비록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해받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려 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바로 그 노력이죠. 그러니 예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반드시 해석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그 의미에 대해 한 번쯤 돌아보는 것, 그것 하나로 충분할 겁니다. 적어도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요. 그런데 책 제목이 뭐냐구요? 안휘경, 제시카 체라시가 쓴 현대미술은 처음인데요>(행성B잎새)랍니다.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현상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 바로 그 욕구가 위대한 예술가들을 매혹하고 영감을 갖게 하는 동력이다... 예술작품을 만드는 행위는 결국, 자신의 일부를 세상에 내놓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비판받을 위험에 자신을 내모는 일이다. 또 내 생각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마치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보상에 대한 기대도 없이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길을 떠나는 여행과 같다. 그런 일에는 정말 큰 배짱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비범한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것은 겁을 상실한 이 예술가들 덕분이다.” (16)

 

예술에 대한 인식은 사람들의 가치관과 현실이 변하듯 함께 변화한다. 그리고 한 세대에게는 하찮게 여겨지던 사물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세대에겐 예상치 못했던 의미를 가져다줄 수 있다. 여하튼 미술 세계에 몸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거 예술 맞아?’라는 물음이 식상하고 부적절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이게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지?’라고 질문해 보면 어떨까?” (45)

 

by 꽃다지, 2017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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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현대미술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c***b | 2017.09.12 리뷰제목
현대미술관련 책을 살펴보던중 과연 현대미술에 문외한 이들에게 가장 짧은 시간에 좋은 정보(이해하기에 충분한 자료들이 많은)가 듬뿍 담긴 고칼로리의 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 제목으로 나의 시선을 잡아버린 바로 그책...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표지에 적힌 제목 하나만으로도 책의 값을 과감하게 지불하게 만든 바로 이 책의 편집진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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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관련 책을 살펴보던중 과연 현대미술에 문외한 이들에게 가장 짧은 시간에 좋은 정보(이해하기에 충분한 자료들이 많은)가 듬뿍 담긴 고칼로리의 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 제목으로 나의 시선을 잡아버린 바로 그책...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표지에 적힌 제목 하나만으로도 책의 값을 과감하게 지불하게 만든 바로 이 책의 편집진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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