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고양이님, 저랑 살만 하신가요?
나도 노령묘를 키우고 있어서, 저자인 수의사님과 10살 난 루리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수의사님은 동물병원에서 일하는데 어느 날 태어난지 10일도 안 된 고양이를 데려온 아줌마를 만난다. 그리고 한 눈에 그 고양이에게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고,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그간 개만 키워온 개파로, 수의사지만 고양이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상태로 입양했다. 물론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캣맘, 캣대디를 할 정도로 고양이파로 변하셨다.
이 책에는 수의사님이 루리와 함께한 10년간의 일들을 보여주면서, 중간중간 고양이에 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들을 들려준다. 나도 고양이를 오랫동안 키워서 대략 다 아는 것들이었지만, 초보자가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에세이자 정보서였다.
예로 들어 냥줍은 위험다는 것. 무턱대로 냥줍을 하면 어미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 새끼와 생이별을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4~8시간 정도를 지켜보고 그래도 아기 고양이 혼자 있으면 구조해야한다. 냥줍 쉽게 하지 마시길.
간혹 고양이는 자신의 이름도 모르거나 기억 못 하는 바보라는 말이 있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고양이도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안다. 다만 '무시'할 뿐이다. 이건 예전에 뉴스 기사로도 나왔다. 고양이가 인간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무시'라고 ㅋㅋㅋㅋ 괜히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인간을 '집사'라고 칭하는 게 아니다. 정말 맨날 무시 당해도 사랑을 갈구하는 걸 보면 정말 고양이를 '모시는' 중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고양이는 매일매일 그루밍을 하기에 목욕은 1년에 1~2번 해도 된다. 삼색고양이는 대부분 암컷 고양이. 인간이 먹는 우유는 고양이에게 주면 안 된다. 아기가 있을 때 고양이가 있으면 오히려 아토피나 여러 질환으로부터 면역력이 생긴다. 고양이 털이 아기한테 해롭다고 오해하는데, 털이 아기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결혼했다고, 아기 낳았다고 고양이 버리는 일이 없어지길.
또, 개든 고양이든 고슴도치든. 나이가 들면 이별을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요즘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그 상실감으로 심한 우울증이나 심하면 자살을 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이별 준비는 생각만해도 싫지만, 하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다. 또 고양이는 1년에 인간 나이로 4~5살을 먹는다. 그러니 10살이 넘은 고령의 나이는 1년마다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사람도 40살 넘으면 1년마다 정기검진을 하는데, 고양이의 1년은 4~5년이니. 1년에 2번 정기검진을 권장하지만, 비용이 부담된다면 1년에 1번이라도 꼭 해야 할 것이다. 어떤 병이든 조기 검진이 젤 중요하다. 생존률도 높을 뿐더러, 진료비도 훨씬 싸니까.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고양이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하루하루 잘 놀아주고 함께 행복하게 지내야 겠다. 고양이를 노령묘까지 오래오래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