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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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10년 차 초등교사가 푸는 교육계 미스터리

리뷰 총점 8.6 (15건)
분야
사회 정치 > 교육/환경
파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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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10년 차 초등교사가 푸는 교육계 미스터리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o****2 | 2017.07.02 리뷰제목
근 몇 년 간 학교 구조와 문화에 대한 문제 의식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주제와 너무 비슷한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을 보자 마자 위시리스트에 담았다. 지난 달 교육디자인네트워크에서 저자를 초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개방해주셔서 참석을 준비하면서 책을 주문했다. 당일 참석해 책을 쓰게 된 배경 설명을 듣고 사인도 받았다. ^^v 일반 대학교에 다니다
리뷰제목

근 몇 년 간 학교 구조와 문화에 대한 문제 의식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개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주제와 너무 비슷한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책을 보자 마자 위시리스트에 담았다. 지난 달 교육디자인네트워크에서 저자를 초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개방해주셔서 참석을 준비하면서 책을 주문했다. 당일 참석해 책을 쓰게 된 배경 설명을 듣고 사인도 받았다. ^^v 일반 대학교에 다니다가 교대에 다시 입학해 교사가 된 저자는 나와 비슷한 또래인 여교사였다. 경험이나 문제 의식은 비슷했지만 대응 방식에는 차이가 있기도 해서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은 후 책도 재미있게 읽었다. 다 읽은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요즘 너무 분주해서 이제야 서평을 정리한다(이런 저런 인터뷰로 이제 얼굴이 좀 팔리신 듯하지만, 그래도 얼굴 잘 안 보이는 짤을 사용해본다).

그저께부터 어제까지 (이제는 사라져가는 유물인) 1박 2일 교직원 워크샵을 (강제로) 다녀왔다. 이틀 동안 자주 씁쓸한 기분을 느꼈다. 왜 학교에는 잠시 맡은 권한을 권력이라 생각하며 남용하고 학교를 개인 소유로 생각하며 동료를 아랫 사람으로 여기고 폭력을 행사하는 이상한 사람이 항상 존재하는지에 대해 이 책에서 힌트를 얻을 만한 지점이 있어서 가져와본다. 저자와의 대화 속에서, 또 책을 읽는 중 계속 떠올랐던 원인 중 하나는 교원 양성-임용-연수-승진 시스템이 교육공무원인 교사를 안정지향형, 실체 없고 불확실한 겁과 불안감으로 인해 순응하는 인간으로 만들어간다는 점이었다. 저자도 조심스러워하고 있는 지점이지만 교사 모두가 '이상한 성향'을 타고나 학생들에게 권력을 남용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님을 주지해야 이 책을 쓴 저자 의도에 대해 오해가 없을 테다. 그리고 나 포함 책을 읽는 모든 교사는 그 구조와 문화 속에 '들어 있는' 사람들이기에 스스로를 성찰해야만 할 테다.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는 공감하지만 '나혼자 뭘 어쩌겠어? 나혼자 피해볼 수는 없지!'라는 자세로는 누구도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지 않는다. 저자에게 사인을 받으면서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이름 걸기 다소 부담스럽기도 한데, 대단하시다"라고 했더니, "익명으로 출간하자는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당당히 이름 걸고 출간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앞으로도 함께 용기 내고 싶었다"고 말씀하셔서 나 또한 힘을 얻었다. 

"'왜 학교에는 이상한 교사가 많은가?'라는 문제의식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교사의 직업 환경이 그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 가능성을 높이는가?'이다.

전 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특정인의 실수를 거침없이 질타하고, 서류철을 집어던지고, 교사들에게 돈이나 선물 받기를 좋아하던 교감은 분명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는 수십 년간의 교직 생활 속에서 학생들을 향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을 것이고, 공손하기 그지없는 학부모들로부터 촌지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감 능력을 처참하게 상실한 것이 아닐까? 집과 학교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끊임없이 잔소리를 늘어놓고, 주위 사람들을 아이 다루듯 하는 교사를 많이 보았다. 이들은 교실에서 행하던 권력에 도취되어 주변 모든 것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34-35쪽.

 

연구를 위해 뒷받침할 이론과 사례를 수집하면서 '이상한 관리자나 교사'라는 결과를 두고 어디까지가 그 개인적인 성향 때문인지, 어디부터가 학교 구조와 문화로 인한 보편적인 현상인지를 경계 짓기가 꽤나 어렵다. 이를 테면 아래와 같은 현상은 연구를 위해 수행한 간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았을 때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는데, 또 내가 거쳐온 세 학교 12년 간 생활을 돌아보면 같은 단위학교 내에서도 어떤 해에는 이런 현상이 덜 했고 어떤 해에는 공동체 자체가 깨져 보일 정도로 심각하기도 했다. 교사가 비슷한 월급을 받고 일하는데 어떤 지역이나 어떤 학교급은 너무나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며 하고 싶은 대로 교육 활동을 기쁘게 운영하고 있는 반면, 어떤 지역이나 어떤 학교급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불평등해보인다. 이 와중에도 설문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공통점은 대다수 교사가 이러한 학교 구조와 교직 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는 있다는 점이다. 단지 너무 복잡하고 피로할까봐 손을 대거나 실천하기 어려워하고 있을 뿐이다. '학교 바깥은 얼마나 더 치열하고 피로한줄 아느냐?'라는 질문은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의 오랜 고통을 생각했을 때 무의미한 질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어느 집단이든 인권을 침해하지 않을 수 있는 방향이 있다면 그 방향으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교사가 개인적인 취미 생활이나 학교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이 아니라 하루 중 대부분을 보내는 학교 자체에서 행복하고 기쁘게 지낼 수 있게 만들 수는 없을까. 다소 길지만 너무 공감되는 내용이기에 연구를 위해 인용해둔다. 

"이런 일은 그 뒤로도 계속됐다. 관리자들은 지시하고 교사들은 따랐다. 뒤에서는 잡아먹을 듯이 욕을 하다가도 앞에 서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관리자들이 터무니없는 설교를 두 시간씩 떠들어도 교사들은 묵묵히 듣기만 했다. 관리자와 관계가 가까운 사람들을 중심으로 학교가 운영됐다. 교사 사이에도 파벌이 있었고, 뒤에서 서로 헐뜯었다.

신규 시절 몇 년간 내 머릿속은 혼돈과 분노의 아수라장이었다. 내가 유독 고약한 관리자와 유난히 순종적인 교사들의 조합을 만난 건지, 사회생활이란 원래 이런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다른 학교에 근무하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눠도 너무나 극단적인 사례들, 즉 극단적으로 좋거나 나쁜 사례가 많아서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몇 년이 지나서야 어느 정도 내 상황에 대한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교직 사회 자체가 워낙 폐쇄적이고 변화와 충돌을 싫어하는 성향이 강한데다 우리 학교 관리자들은 평균 이상으로 보수적인 인물들이었다. 전교조 조합원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도 학교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 학교에 문제를 제기한느 교사가 없다 보니 관리자 중심으로 형성된 파벌을 견제할 세력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곳에서 가장 발언권이 적고 힘이 없는 신규 시절을 보냈으니 학교에서 난 늘 화가 난 상태였던 것 같다. 지금도 첫 번째 학교에 관한 좋은 기억이라고는 아이들과의 추억, 몇몇 선배가 보여준 우정, 의리, 배려 뿐이다." 50-51쪽.

 

보수적이어서 학교혁신 수혜를 덜 입고 있다고 소문난 지역 중 하나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는 함께 발언하거나 연대해서 실천할 사람 찾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학교에서는 소극적으로 '반항 혹은 복수'하고 학교 바깥에서는 개인적으로, 익명으로 딴지일보에 글을 기고하는 형태로 자신의 분노와 답답함을 풀어갔다. 지금으로서는 고맙게도 딴지일보 글이 인기를 얻어 책으로까지 출간하면서 인터뷰 혹은 저자 강의를 통해 그러한 문제의식들이 학교 바깥에서 공론화되는 기회가 생겼다. 저자는 답답한 마음에 전교조에 가입하기도 했지만, 뼛속 깊은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모든 운동 방식에 동의하는 교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저 교육 고통을 받는 약자의 목소리를 듣고 양심적으로 고민해보는 또 한 명의 평교사일 뿐이다. 책 후반부에서는 자신이 직접 겪은 급식 사태 한가운데에서 학부모, 조리실무사님들과 함께 겪었던 관료주의, 신자유주의 폐해를 풀고 있다. 문제 원인이 다소 명확하여 해결책이 보이는 사태가 관료조직에 오면 왜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더 복잡해지고 꼬여가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였다.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신자유주의가 공공성을 추구해야할 공교육 기관까지 침투하면서 세밀한 통치라는 폐해를 불러왔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기에 원인 분석하는데 힌트를 얻었다.

"부실 급식 사태 속 괴물, 관료주의

앞서 학교의 분절된 조직 구성과 폐쇄적인 의사소통 방식의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학교, 군대, 관공서, 기업, 각종 위원회 등을 포함한 온갖 관료주의 시스템 안에서 오랫동안, 보편적으로 발생해온 문제다. 우리 학교 급식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면 이 외에도 관료주의의 고질적인 병폐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얽혀 나온다. 문제는 고구마 캐는 이도 관료라는 데 있다. 관료주의가 발생시킨 문제를 관료들이 다루면서 문제가 자꾸만 꼬여갔다...

관료주의 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문서화되지 않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문제로 쉽게 간주하고 만다. 그 우둔함을 넘어서는 상상력이 절실하다." 241, 251쪽.

 

나는 한국 도덕교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기에 더더욱 앞으로는 도덕교과가 학생들에게 철학적인 사고 능력을 갖추도록 돕고 건강한 시민성 향상("도덕"은 개인적 시민성, "사회"는 공동체 시민성 향상에 좀 더 집중하여)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도덕 교사다. 최근 혁신학교인 우리 학교에서 합리적, 교육적 이유 없이 생활복으로 혼용해온 반바지를 '체육복'이라는 이유로 상시 착용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학생부장님 등과 충돌하면서 '자율과 도덕' 단원에서 중3 아이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었다. 학생부장님은 "도덕교사이면서 왜 만들어져 있는 교칙(교칙인지도 애매함)을 지키지 않느냐??"고 말씀하셨고, 나는 "도덕 교과에서는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 거치는 과정을 제대로 밟는 인간을 도덕적으로 수준 높은 인간으로 본다"고 맞섰다. 어른 눈에 보기 좋기 위해 못 입는 '반바지' 규정은 진리가 아니라 소수가 만들어 내려보내는 한시적인 지시일 뿐이다. 중3 학생들에게 이번 반바지 사태와 관련해 콜버그 3수준 6단계를 가르쳐 주었다. 4단계까지는 인습 단계로 주어진 법을 타율적으로 잘 지키는 단계이다.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해지는 너희 나이부터는 법에 이유가 있는지를 숙고해서 사회적 계약을 거친 후 자율적으로 잘 지키는 5단계 인습 이후 단계 수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어른들은 학생들이 사소한 지점까지 꼬치꼬치 이유를 따지고 들면 귀찮고 피로해질까봐 혹은 자신에게 도전할까봐 겁이 나서 5, 6단계를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 성숙한 어른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때마다 실망스럽다. 특히나 지난 정권 교육부에서 내려보낸 '인성교육 5개년 계획' 역시 도덕교육을 '교화'나 '순응하는 학생 기르기' 이상으로 보지 못하는 듯해 씁쓸하고 답답했다. 아래 인용한 내용도 다소 길지만 도덕교사로서 충분히 납득할 만한 내용들이며 '학생의 시민 주체화'에 대한 연구에 관련이 있기에 기록해둔다.   

"도덕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보기에 학교라는 유기체의 도덕적 역량 역시 좋게 보아도 관습 단계를 넘지 못한다. 많은 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들은 외면하고, 생각과 취향의 차이에 불과한 것들에는 필요 이상으로 열을 올리며 제재한다. 예를 들어 교사에게 먼저 인사하지 않는 학생, 화장하는 학생, 지각하는 학생들은 꼼꼼히 잡아내어 기록한다. 반면 학교 내 신체적, 관계적 폭력과 학내 비리, 교육부가 자행하는 기본권 제한과 불법 사찰 등에는 대단히 무감각하다. 다시 말해, 학교는 사회의 소소한 관습을 어기는 것에는 지나치게 민감한 반면 보편적 규범과 원칙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도덕적 역량이 마비된다.

...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그간의 도덕교육이 관습에 불과한 것들을 마치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규범인 양 규정하고 강제해왔기 때문이다. 관습 너머의 것들을 고민할 기회 자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도덕적 역량을 직시하고, 성장시킬 기회는 '관습이 보편적 양심의 가치와 충돌할 때' 발생한다... 양심을 위해 고민하고, 불복종을 불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도덕적 창의성이 발휘되며 그 역량이 발전한다. 

'관습'은 인간의 성장 과정에서 암묵적인 지시와 압력 속에서 익히게 된다... 그러나 '보편적 양심 규범'은 경험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자신과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관찰하면서 귀납적으로 생성되고, 논리적으로 도출된다고 보는 것이 수많은 사회심리학자의 주장이다. 가르쳐야 할 가치덕목을 미리 정해놓은 후 그것이 소중한 이유와 방법을 논하는 연역적인 도덕교육 방식 자체가 보편적 양심이 형성되는 과정에 역행한다. '교화'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기존의 도덕교육은 관습을 넘어선 양심의 규범을 내면화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복잡한 추론이 필요한 딜레마 상황에서 권위적인 문화권의 청소년보다 토론과 의견 교환을 권장하는 문화권의 청소년들이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추론을 수행했다. 그러니 오늘날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이 낮음을 개탄하며 인성교육을 강화할 때가 아니라 그간의 도덕교육, 인성교육 이면에 깔린 철학, 내용, 방법의 뿌리부터 철저히 의심해야 할 시점이다." 203-204쪽.

 

대부분 구성원이 공감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공론화하기 위해 발언하기는 너무나 힘이 드는 교직 구조와 문화 속에서(권력 남용하고 복수하는 이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모든 사태를 피로해하는 일부 동료 교사가 더 무서울 때가 있다, 권력자는 그러한 분위기 마저도 비열하게 이용하곤 한다), 권력을 가진 이는 본인이 이상한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성찰할 능력 자체를 잃고 자신도 모르게 폭력을 행사하며 본인만 행복해하는 경우를 보며 씁쓸해지곤 한다. 이 와중에 읽은 이 책은 단위학교에서 함께 연대할 사람을 찾지 못해 답답함, 외로움, 분노에 휩싸인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나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니구나' 공감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책이다. 엄기호님의 "교사도 학교가 두렵다" http://blog.yes24.com/document/7497162  가 학교 바깥에 있는 사회학자 시각에서 쓴 질적 연구였다면, 이 책은 학교 안에 있는 교사가 스스로 겪은 고통을 절절하게 호소하는 책이라는 의미가 있다. 많은 선생님이 함께 읽고, 연대할 이유를 찾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8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8 댓글 4
종이책 시원하지만, 읽고나면 더 목마른 콜라같은 책 평점9점 | s*************k | 2017.07.17 리뷰제목
제목도 도발적이지만, 첫 페이지부터 팔뚝의 잔털이 일어설 만큼 소름 돋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현직 교사 중에서도 신규 말고, 한 3~4년차쯤부터 10년차쯤 되는 계층이라면 더욱. 그리고 학교 현장의 관료화와 경직화에 염증을 느끼는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솔직하고 도발적인 내용들이 담겨있다. 사실 상식적으로 나쁜 일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도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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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도발적이지만, 첫 페이지부터 팔뚝의 잔털이 일어설 만큼 소름 돋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현직 교사 중에서도 신규 말고, 한 3~4년차쯤부터 10년차쯤 되는 계층이라면 더욱. 그리고 학교 현장의 관료화와 경직화에 염증을 느끼는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솔직하고 도발적인 내용들이 담겨있다. 사실 상식적으로 나쁜 일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도발적으로 느껴진다면, 학교 현장은 근본적인 교육의 의미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다는 것인지.

 

"몇 년 동안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 동료 교사 한 명은 뭐든지 아는 체를 하고, 쉼 없이 자기 이야기만 하고, 모든 일에 참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p13)"

 

첫 장을 펴자마자 '으잉? 날 보고 썼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차에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이상한 사람 질량 보존의 법칙'을 언급한다. 내가 올 1월에 하도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제목만 보고 탁 꽂혀 읽었던 책이다. 어떠한 조직이나 단체든 이상한 사람이 섞여 있는데 그 책에는 이상한 사람들의 유형과 그에 맞는 대처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읽어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는 건, 상대가 그대론데 내가 혼자 애써봐야 자위말고 뭐 더 이상 될까 하는 불신 때문이었을까, 그 사람들에 대한 파악과 대처가 미흡해서였을까. 나도 뭐 대단한 사람 아니고 평범한 동료 교사로서 특정한 선생님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지만, 거기서 나의 괴로움과 마음의 부채가 끊기지 않았던 것은 '비극은 일정 비율의 이상한 사람이 '교사'라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이들 앞에 무방비 상태로 일정 기간 포로가 된다는 데서 발생한다.'(p14)라는 데서 온다.

 

우리나라의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아주 큰 권력을 갖고 있다. 체벌이 금지되면서 전통적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없어졌기 때문에 교권이 추락되니 어쩌니 하지만, 아이들에게 손 한 번 대지 않고도 존경받고 서로 존중하는 교사들이 훨씬 많다. 체벌 위에 세운 교권은 그 매가 없어졌을 때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은 그에 기대서는 안 된다. 마치 긴 생머리가 좋아 그 여인을 사귀었다가 생머리를 자르니 더이상 널 좋아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이별을 통보하는 무정한 남자와 같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인문계에서는 대학에 진학하는 데에, 전문계에서는 취업을 하는 데에 각종 시험과 생활기록부 작성, 추천 등으로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부모와 교사를 동일시 여기는 관점, 군대 문화의 잔재, 폐쇄적인 학교 문화 속에 계속 공고화되어 왔다. 덕분에 누구나 우리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서 교육부라는 기관에서는 수많은 정책들을 교육 현장에 쏟아붓지만 정작 그 효과는 미미하다. 제목을 보자면 그럼 이 경직성, 비효율성, 억압성의 책임은 모두 이상한 교사들에게 있는가.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는 10년차 초등 교사인 저자가 그간 현장에서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이 이상한 학교 현장을 개선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이 교사의 권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청년 실업 백만의 시대에 안정적으로 신분이 보장되고 높은 연금에 비교적 괜찮은 연봉, 그리고 방학의 존재까지. 게다가 맨날 가르치는 거나 가르치고 업무 강도는 일반 기업에 비해 덜해서 교사는 여러모로 여기저기서 까인다. 하지만 교실 안에서만큼은 굉장한 권력을 행사한다. 눈빛, 손짓 하나로 수십 명의 학생들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진로와 미래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연차를 거듭할수록 내가 자신있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에게 예전처럼 강력히 권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학생부에서 일하다보면 이런 딜레마를 수도 없이 겪게 된다. 머리 색깔이 공부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교실에서 라면을 먹으면 냄새가 나서 공부에 방해가 되는데, 그것을 잘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그게 안된다면 자체적으로 규칙을 만들거나 자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민주적이지 않은지. 복도에서 교사와 마주쳤을 때 교사가 먼저 인사를 하면 학생은 싸가지없는 놈이 되는건지. 나는 종이 치고 커피 한 잔 따라서 느지막이 교실로 걸어가지만 나보다 늦게 들어온 녀석은 지각이 되는건지. 그럼 기준은 수업종인지 내 도착시간인지. 학교에서 먹고 자는 아이들에게는 헌법이나 탄핵같은 거대한 가치판단보다도 생활 속에서 매일 부닥치는 이런 사소해보이는 일들이 훨씬 큰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데 대해 내게는 '저 선생님은 사람이 너무 좋다. 너무 여려서 아이들을 잘 못 잡는다.'와 같은 반응들이 전해진다. 진짜... 나만 불편한가? 내게 그런 말을 하는 모든 선생님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그 사람들 중에 교사의 '권력'에 취해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권력을 가지게 된 인간의 몸에서는 테스토스테론과 도파민 분비가 촉진된다. 이는 사람을 긍정적, 도전적이게 할 뿐 아니라 인지 능력과 자신감을 높여준다. 즉 권력은 사람을 더 똑똑하고 공격적이게 만든다. 권력을 행사하여 성취감과 승리감을 느끼는 사람의 뇌에서 벌어지는 신경 화학작용은 환경에 대한 통제감을 갖게 해 삶에 대한 행복감, 만족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 권력의 긍정적 영향이다. 그러나 권력이 뇌에 늘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많은 권력을 가진 사람의 뇌 속에는 그만큼 많은 도파민이 발생하는데, 다량의 도파민과 테스토스테론은 사람의 공감 능력을 약화시킨다. 목표 달성에 매진하고 실패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특성이 지나치게 강화되면 사람은 최종 목표에만 집중하게 되어 터널처럼 좁은 시야를 갖게 된다. 권력 사용의 기회에 계속해서 노출된 사람은 자기애가 커지면서 오만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지게 된다. 평소 우리가 '사회에서 힘 좀 쓴다는 사람들은 다들 왜 저러지?'하고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안 로버트슨은 승리와 권력에는 중독성이 있어서 사람의 뇌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p26~27)

 

학교에서 내가 들은 말 중에 가장 폭력적인 말은 '그건 아니지.' '혹은 이게 맞지.'라는 말이다.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 풀이가 아니라,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와 같은 가치 판단의 문제 상황에서 들었을 때 그 말은 대안이나 공감이 아니라 억압으로 다가온다. 나보다 경험이 많아서, 교직 경력이 길어서, 비슷한 상황을 이미 경험해 봐서 자기의 생각이 정답인 양 말하는 것을 보면 역겨움이 일다가도 측은하기도 하다. '저 사람의 세계는 저기까지구나. 다른 사람이 들어갈 곳이 없구나. 교실 속에 멈췄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 교사는 아직 미성숙한 학생들을 지도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합의에 따라 정당하게 부여받은 권한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권력에 도취된다는 것이고, 그 도취의 결과가 공감 능력의 약화라면, 진짜 심각한 문제다. 이 책이 의미를 갖는다면, 내가 교실 속에서 권력에 도취되어 있지는 않은지 혹은 그를 인지조차 못했는지 교사들에게 반성하게 만드는 지점에서일 것이다.

 

권력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교권을 추락시키고 학교가 신뢰를 잃게 만든 여러 가지 일들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그릇된 권위에 순종하는 보통의 사람들-여기서 한나 아렌트가 언급했던 '악의 평범성'까지 등장한다.-, 전문성도 학생에 대한 존중도 없으면서 일방적인 존경심만을 요구하는 사람, 학교의 모든 것을 수치화, 대상화, 객관화시키는 교육 관료들, 투명하지 않은 학교 운영, 학부모와의 소통 단절, '지식'에 대한 개념 규정 없는 지식 교육에 대한 비판의 프레임, 교육 현장과 유리된 교사 양성 커리큘럼, 국가 주도 인성교육의 허상......

 

열거하자니 무슨 부패와 무능의 집합소같다. 하지만 원점으로 돌아가면 교육 현장이 그리고 교사들이 지향해야 할 지점은 명확하다. 그와 관련된 부분을 인용해본다.

 

막스 베버는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구분했다. 신념윤리란 개인이 그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말하고 행하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근본주의적인 태도다. 책임윤리는 행위자가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전체 구조와 맥락에서 고민하는 판단력과 태도다. 자기 행위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한, 그 행위의 책임을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원인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베버는 이 두 가지의 윤리의 균형을 발견하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절대적 신념윤리만을 가진 지도자가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무책임하고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강하게 피력했다.(p234)

 

권위에 도취된 신념윤리 대신 대상이 처한 전체 구조와 맥락 속에서의 교육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인. 어려운 말이지만, 원래 한 사람을 대한다는 게 쉬울리가 없지 않은가. 그것이 아직 미숙한 학생들이라면 더욱. 학교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과 사이가 나쁘지만 내게만은 90도로 인사하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담임이 감싸고 돈다고, 그러니까 저 모양이라고, 담임이나 학생이나 하는 짓이 똑같다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흉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아이가 그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이혼한 부모, 그들과의 껄끄러운 관계, 성적으로 인한 낙인, 차별, 부정적 기대 등 온갖 것이 혼재되어 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이제 출발이다. 잘못에 집중해 강력한 벌을 주고 우리의 울타리 밖으로 밀어내야 할 것이 아니라 두 번도 용서하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고, 내 품안에서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언젠가는 반드시 한 번은 꽃을 피우고 말리라고 용기를 주고 믿어주고 변함없이 대해줘야 할 뿐이다. 여기에 '학교 규정은 규정이다. 잘못한 건 모두 네 책임이니까 네가 다 책임지는 게 맞다.'고 강요하는 것은 합리성 뒤에 숨은 폭력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삶의 중요한 시기에 필요한 도움을 주고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할 사람이지 같잖게 벌점 몇 점 따위로 사람을 수치화하는 학교 규정 따위의 문지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런 생각 또한 학교 체제에 대한 도발일지 모른다. 내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한다면 나 역시도 비뚤어진 권력에 도취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은 동료들과의 토론에 목마르다. 책을 읽고 나니 더욱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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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평점8점 | YES마니아 : 골드 y*******n | 2017.12.19 리뷰제목
학교 선생님으로 보기에도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님들이 분명 존재합니다.물론, 학교에만 어디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일정한 비율로 있다고 보면 어디든 이상한 사람은 많겠지만, 학교는 어쨌든 모든 사람들이 거치고 경험하는 곳이고,어느 정도의 인성적인 면을 요구하며, '이상하다'의 기준이 매우 다양할 수 있다는 특성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물론
리뷰제목

학교 선생님으로 보기에도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님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물론, 학교에만 어디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일정한 비율로 있다고 보면 어디든 이상한 사람은 많겠지만, 

학교는 어쨌든 모든 사람들이 거치고 경험하는 곳이고,

어느 정도의 인성적인 면을 요구하며, 

'이상하다'의 기준이 매우 다양할 수 있다는 특성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물론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말을 넘어 학교는 매년 구성원이 변하는 역동적인 공간이라 매우 특수한 상황이 많기도 하고. 교장, 교감, 교사가 바뀌고, 교실의 구성원이 바뀌기에. 상생이 정말 그 어떤 공간보다 중요하고 역동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은 깔깔 웃으며 읽기도 했어요.

(예를 들면 에어컨을 틀기 위해 학부모인 척 교무실에 전화를 했다던가 하는 부분.

정말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는데 실천에 옮기신 분이 있었구나 싶어서 웃기도 했지요.)


동의하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책을 쓴 작가님께서는 자신이 본 내용을 썼다는 것!

존재하는 사실들을 썼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게 절대적이진 않지만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추론은 가능한,

시작이 될 수 있는 책인 듯 보입니다. 


예를 들면 여전히 학부모님 중에는 교사가 수업을 마치면 집에 가는 줄 아시는 분이 많아요.

혹은 마치면 그냥 쉬거나 논다고 생각하시기도 하고..

그런 학부모님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개인적으로 오해는 이해하지 못 한데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자신의 교사에 대한 경험에 비추어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기에

최대한 나의 수업, 생활지도는 물론이고 업무와 교사로서의 시간들을 오픈하고 먼저 보여준 후에

피드백을 받거나 상담을 시작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지요.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보여주고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내용들은 사실 아픈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현직 선생님께서 학교의 문제를 꼬집어보고자 작정하고 쓰신 것이니 더욱 그렇습니다. 

저에게도 스스로 반성하고, 돌아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교사를 이상하다 욕하는 바탕으로 쓰이라고 쓰신 책은 아닌 것 같아요.

바르고 좋은 교사들로 가득 차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라는 목적으로 학교가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셨겠지요.

 

'학생을 위한 교육'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함께 이루어 나가고 싶은 이 사회의 어떤 구성원이든

이 책을 읽고 우리 교육계의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vs.가 아니라

함께 '학생'과 '교육'이라는 목적을 보고 나아가는 학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단, 이 책의 내용이 '절대적'은 아닙니다. 저 역시나 교육경력이 길지 않고 많은 학교를 경험해보지 못 하여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생각의 시작과 고민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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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사과 평점8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m****1 | 2017.08.19 리뷰제목
이 책을 읽고, 사과문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장 권력에 취한 교사들, 3장 교권 추락은 교사 스스로 만든 역사를 읽고, 특별히 48쪽의 글을 제가 소화한대로 옮겨 제 마음을 전합니다. "나는 달라!"하고 외친들, 저는 과거에 그렇게 '대놓고 문제 많던' 교사들이 짜놓은 판에 들어왔고, 그들에게 교육을 받은 사람입니다. 비뚤어진 교육 환경 안에서 저 역시 삶과 교육에 대한 가치
리뷰제목
이 책을 읽고, 사과문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장 권력에 취한 교사들, 3장 교권 추락은 교사 스스로 만든 역사를 읽고,
특별히 48쪽의 글을 제가 소화한대로 옮겨 제 마음을 전합니다.

"나는 달라!"하고 외친들, 저는 과거에 그렇게 '대놓고 문제 많던' 교사들이 짜놓은 판에 들어왔고, 그들에게 교육을 받은 사람입니다. 비뚤어진 교육 환경 안에서 저 역시 삶과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나 훌륭한 교사의 모델을 건전하게 세우는데 심각한 내상을 입었음을 고백합니다. 폐쇄적인 교실 공간에서 교사로서 제가 갖는 막강한 힘에 취해 오만한 때도 있었습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교육계 전반의 무능과 폭력성을 인정하고, 뉘우칩니다. 더욱 진실한 마음으로 제가 속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깊이 만나고, 순간 순간 분별하며, 불의한 일을 만날 때 목소리를 내면서 살겠습니다. 저는 마음이 작은 보통 사람이라 또 주저주저하거나 게으를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용기를 갖고 살려고 애쓰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한 교사지만, 학교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으신 이웃들께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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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비판적사고를 유지하며 교사하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k | 2017.06.04 리뷰제목
페이스북에서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의 책 표지를 봤다.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순간 동의하면서도 반감이 드는 묘한 감정이 생겼다. 내 생각에도 이상한 선생은 있다. 그런데 또 '그렇게 많은가?’라는 반문도 들었다. 그리고 '이상한 교사’의 기준은 무엇인가? 기준은 누가 만들며 그 기준의 정량적인 수치는 어떻게 정하는가? 정성적이라서 주관이 담긴다면 그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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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에서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의 책 표지를 봤다.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순간 동의하면서도 반감이 드는 묘한 감정이 생겼다. 내 생각에도 이상한 선생은 있다. 그런데 또 '그렇게 많은가?’라는 반문도 들었다. 그리고 '이상한 교사’의 기준은 무엇인가? 기준은 누가 만들며 그 기준의 정량적인 수치는 어떻게 정하는가? 정성적이라서 주관이 담긴다면 그 누구나 이상한 선생이 될 수도 있는 것인가?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이상한 선생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호기심을 갖고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이 책 참 잘 읽혔다는 것이다. 우선 이 글을 쓴 선생님이 글을 명료하고 문장을 짧게 써 주셨다. 글 잘 쓰는 분이다. 자기가 아는 걸 더 어렵게 써 놓는 현학적인 책들을 읽다가 이 책을 보니 눈이 시원하다. 더불어, 내가 교사이기에 여기에 놓여 있는 대부분의 상황이 맥락적으로 이해가 잘 돼서 읽기가 쉬웠다. 

  이 글을 쓴 저자는 비판적 사고를 참 잘하시는 분이다. 나는 비판적 사고의 시작이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속한 집단에서 오랜 생활을 하다 보면 관습에 익숙해지는데 거기서 어색하게 보는 것이 비판적 사고라 생각한다. 이 저자는 그 사고를 나보다 훨씬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신선함을 느꼈다. 21세기 인재들이 갖춰야 할 역량 중 비판적 사고가 있는데, 이 분이 어떻게 비판적 사고를 잘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였다. 

  특히 마음을 자극한 건 "2장 권력에 취한 교사들" 부분이었다. 학교에 이상한 교사가 많은 건 권력에 취한 교사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뜻 외부인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교사라면 안다. 내가 얼마나 교실에서 제왕적인 권력을 휘두르는지 말이다. 이 저자가 교사가 교실에서 얼마나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예시를 들었는데 신규 교사 때 나의 이야기였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떠들거나 내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얼을 땡’ 놀이처럼 "얼음!!”이라고 내가 외쳤다. 그러면 아이들이 모든 행동과 말을 멈추고 가만히 있어야 했다. 나와 아이들 모두 그 상황을 즐기곤 했었는데, 그 상황에서 나는 최고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실로 놀라운 발견이었다. 나는 아이들을 지도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그러면서 그런 권력에 교사들이 취하다 보니 점점 이상해 진다고 하였다. 이안 로버트슨이 쓴 ‘승자의 뇌’라는 책을 인용하였다. P권력과 S권력이 있는데 P권력은 개인적 목적을 위한 권력이고, S권력은 보다 나은 집단을 추구하는 권력이다. 그런데 교사는 교실에서 수십 년 동안 P권력을 행사하다 보니 이상한 선생이 많아진다는 가설을 세운 것이다.

   나도 이 책을 3년 전에 읽었었다. 그때 나는 이 저자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이 책에 나온 권력자는 대통령, 국회의원, 검찰 등을 생각했다. 즉, 나 스스로가 아이들에게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착각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현재 모습을 반성해 보았다.  

  이 외에도 학교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급식 문제도 그렇고, 에어컨, 배구 문제 등등 말이다. 마지막 15장 "교사의 지적 헌신 그리고 민주주의”에서는 교육에서의 보수와 진보, 양쪽의 문제를 들춰낸다.

  예전 교육이 너무나 지식 위주의 교육이었다. 이것이 교육에서 보수적인 입장이다. 그 반대로 협동학습과 같이 학생들이 지식을 스스로 구성해야 한다는 교육에서 진보적인 입장이 나왔다. 하지만 목적 없는 활동 중심 수업은 아이들에게 가져가는 지식이 없는 빈 껍데기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활동 중심 수업을 지향하는 내 입장에서 귀담아 들어야 할 소리였다. 그런데 아쉬운 건 그 뒤에 지식을 어떻게 학생들이 배우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부분을 담기에는 책의 내용이 너무 길어졌겠지만, 저자의 생각이 궁금했는데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쨌거나 이 책은 참 훌륭한 책이다. 1권의 책을 읽고 이렇게 서평으로 쓸 거리들이 많다는 것이 그걸 증명한다. 저자의 약력은 보니 나랑 교육 경력이 비슷하다. 이렇게 글을 멋지게 쓴 동료 교사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고, 나도 깊게 사유하고 행동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글의 마무리는 정말 최고로 인상 깊었던 저 문장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학교는 사회의 소소한 관습을 어기는 것에는 지나치게 민감한 반면 보편적 규범과 원칙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도덕적 역량이 마비된다." 202쪽

  아이들의 소소한 규칙 위반을 신경 쓰기보다, 나를 비롯한 학교의 비리에 날카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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