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늬바람 2기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바람의 아이들 대표이기도 하고, 프랑스의 어린이 책을 많이 번역해서 한국에 소개했으며, 본인도 직접 책을 쓰기도 하시는 작가님께서 프랑스 작가님, 편집자 그리고 번역가 등과 그리고 한국의 어린이 작가님들의 각종 인터뷰, 대담등을 모아서 내신 책이다.
작가님들을 직접적으로 책과 관련해서 인터뷰를 했다 보니, 마치 '작가와의 만남'을 하는 것 처럼 생생하게 전달 되었다. 문체도 잡지를 보는 듯 대화체이다 보니 술술 넘어가면서, 평소에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싶고, 또 책을 읽는 독자로서 궁금했던 것들을 콕 집어서 질문해 주었을 때, 그리고 그 작가님의 답을 읽으면서 내 속에 쌓여있던 어떤 것들이 소화가 되어서 내려가는 느낌을 받아 시원했다. 심지어, 아직 어린이 책 쪽으로는 초급자 수준이라 전혀 모르는 작가님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작가님들로만 구성이 되어있는 책이었다면,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을 편집자, 아트디렉터 등 우리가 잘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책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과의 대담 그리고 인터뷰가 담겨 있어서 작가가 쓴 원고가 책이 되어서 우리 손에 들어오기 까지 우리가 모르는 세세한 뒷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원래 이런 시시콜콜한 뒷 이야기를 듣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주인공뿐 아니라 주인공을 인터뷰하고, 또 함께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역시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콕 집어서 물어보거나 이야기를 할 때, 와아 책을 이렇게 읽는 구나, 편집자는, 평론가는 이런 부분에서 이렇게 책을 읽는구나! 하면서 그 차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아동 문학은 다른 책들과 분명히 다른점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것이다. 어른들이 아동 문학을 만들기 위해선 어린이의 시선에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충과 어려움이 있다. <책 밖의 작가>는 이렇게 아동 문학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과 그들의 교류를 담은 책이다. 아동 문학 출판에 참여하는 편집자, 아트 디렉터, 번역자들과 바람의 아이들의 간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아동문학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 책의 탄생 과정 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책은 모두 바람의 아이들과 작가와의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다. 프랑스 작가와 프랑스 아트디렉터, 번역자 그리고 한국 작가와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작가 뿐만 아니라 프랑스 작가들과의 만남을 주최하여 국경을 뛰어넘어 아동 문학에 대한 견해를 주고 받는다는 것이 놀라웠다. 바람의 아이들은 프랑스 작가 중 수지 모건스턴과 함께 그녀의 작품과 아동 문학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그녀의 인터뷰 중 ‘아이들을 낮게 보거나 무조건 베풀려는 태도를 취하면 절대 안 됩니다.’ 이 대목에서 그녀가 얼마나 아동 문학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년간 아동문학가로 활동하면서 그녀가 아이들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바람의 아이들은 프랑스 작가 외에도 바람의 아이들에서 책을 출판한 작가들과도 한국 아동 문학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작가들은 자신의 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하면서도 아동 문학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아동 문학을 쓰게 된 계기부터 아동 문학의 윤리성, 동화 작가에 대한 편견 등 다양한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다. 대게 동화책이 소설보다 훨씬 더 쓰기 쉽다는 편견이 존재하는데 작가들의 대화를 통해 이 부분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줘서 좋았다. 동화책이 소설에 비해 분량이 적은건 맞지만 어른들의 시선에서 동화책을 쓰기란 쉽지 않다. 어른들이 쓰는 언어, 표현들을 전부 다 내려놓고 아이들의 시선에서 언어를 표현해야 하는 건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작가들의 대화를 통해 나또한 이전에 갖고 있던 동화에 대한 조금의 선입견이 허물어졌고 오히려 아동 문학에 접근하는 것이 소설을 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밖의 작가>를 통해 바람의 아이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들을 보면서 이들이 아동 문학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한국 작가들과의 만남에서 동화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가장 잘 나타났고 저자의 아동 문학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또한 아동 문학을 바라 보는 관점이 작가뿐만 아니라 편집자, 아트 디렉터 등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좋은 동화책이란 무엇일까. 교훈적인 책? 울림이 있는 책? 내가 생각하는 좋은 동화책이란, 아이들의 감정이 되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들을 대신 표현해주고 그 감정들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동화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바람의 아이들은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아이들의 감정이 되어주는 아동 문학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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