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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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리뷰 총점 8.6 (44건)
분야
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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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서점 울랄라의 나날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o****2 | 2016.01.29 리뷰제목
예스이십사 친구블로거들 여러 분이 읽고 서평 올리셔서 익숙했던 책이다. 신간이라 리스트에 담아두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싶어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더니 구매해주었다. 우선 대출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감기 때문에 골골대며 얼른 도서관 가서 빌려왔다. 이런 우연이,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던 "손그림 여행"과 같은 출판사인 '효형출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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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이십사 친구블로거들 여러 분이 읽고 서평 올리셔서 익숙했던 책이다. 신간이라 리스트에 담아두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싶어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더니 구매해주었다. 우선 대출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감기 때문에 골골대며 얼른 도서관 가서 빌려왔다. 이런 우연이,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던 "손그림 여행"과 같은 출판사인 '효형출판'에서 나왔다. 원래는 건축 도서로 유명한 출판사라는 글을 봤다.

 

친구블로거들에 왜 그렇게 극찬하며 좋아했는지 알겠다. 오키나와 시장통에서 엄청 매우 작은 동네 헌책방 "울랄라"를 연 젊은 처자 주인공이 어떤 경로를 거쳐 거기에 정착했는지, 거기서 어떤 소소한 일상을 살고 있는지 아기자기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년 이맘 때 베프와 오키나와에 다녀왔는데 http://blog.yes24.com/document/7928301 직접 밟기도 했고 가기 전에 오키나와 관련 서적을 찾아 읽고 다녀와서 그런지,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오키나와 지명이나 역사적 상황에 대한 설명이 다소 익숙했다. 안 그래도 숙소 근처에 국제거리와 공설시장이 걸어서 다녀올 수 있을 만큼 가까웠기에 두 번 정도 찾아갔다. 애석하게도 그때는 이 책방 존재를 몰랐고 모든 일과를 마치고 밤에 갔기 때문에 더더욱 여기를 만날 수 없었다. 밤 9시 쯤 갔더니 저자 말처럼 선물가게 빼놓고는 가게들이 문을 많이 닫았기 때문이다. 차 렌트해서 운전 했던 생각 하면 아직도 식은 땀이 나지만,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 나니 굳이 다시 가서 헌책방 "울랄라"도 방문하고 주인장 얼굴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옮긴이는 오키나와 생활이 우리가 생각하는 제주로의 이민처럼 낭만적이리라 기대했겠지만 사실 주인공 생활은 소소한 일상이었다고 말하지만, 역시나 그런 일상도 주인공이 도쿄 큰 서점에서 일할 때와는 매우 달라진 삶이었을 테다. 오키나와 이민이라는 결단을 통해 얻은 소박하고 여유로운 삶이 엿보였다.

 

책 읽는 이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저자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이 책 전체에서 오롯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 좋아하시는 우리 아빠도 내가 태어났을 즈음에 서점을 경영하셨다고 했다. 자영업으로 서점이라는 아이템을 선택할 정도인 사람이라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리라는 믿음은 선입견일까. 저자는 오키나와 현산 도서 존재를 알게 된 후 자신이 속해 있던 큰 서점 오키나와 지점에서도 오키나와 관련 서적을 열심히 모아 코너를 만드는 경험을 했다. 큰 서점 시스템에 맞지 않는 오키나와 관련 책들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되고 직접 헌책방을 경영하기로 한다. 마침 타이밍이 잘 맞아 다른 분들이 경영하다가 그만 두기로 한 국제거리 공설시장 내 헌책방을 인수하기로 한다. 헌책방 관련자들이고 주변 사람들이고 준비를 어찌나 열심히 도와주었는지 보는 내가 다 훈훈했다. 동네 작은 헌책방의 그런 아기자기함이 좋다. 내가 더 벌어야 해서 노하우를 공개하지 않거나 옆가게가 자신 물건 팔기에 방해된다며 견제하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너희는 너희 가게 컨셉을 잘 유지하고, 수십년 일한 나는 나대로 장사를 잘하면 된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저자가 부럽기만 했다. 엄청 좁은 공간에서 책상 하나 들여놓고 하루종일 책 읽고 있으면서 손님이 오면 책을 판다. 내 서점이니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진열한다. 이번 겨울에 읽은 "낭만자립청년": http://blog.yes24.com/document/8363797 에 나오는 시인이자 동네 작은 서점 '다시서점' 주인이 생각났다. 그리고 요즘 책에서도 소개하곤 하는 작은 동네 서점들도 생각났다. 이 책 저자는 오키나와 현산 서적을 주로 취급하는 작은 책방들 지도를 그렸다. 그런 책방이 얼마나 많으며 서로 네트워크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지도다.

 

 

인생을 리셋해줄 테니 경제력에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고르라고 하면 나는 그 중에 책이 관한 일이 들어 있을 듯하다. 큰 규모가 아니어도 되니 저자처럼 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내 마음대로 서점을 운영해보고도 싶고,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하고 싶기도 하고, 좀 더 큰 서점에서 책을 정리하는 일을 하고 싶기도 하다. 책을 만드는 일도 (진짜 만드는 사람들은 고충이 엄청 나겠지만) 멀리서 보는 입장에서는 매력이 있어보인다. 상상 해보는 거다. 이 책에서는 헌책방을 경영하는 과정을 매우 매력적으로 그렸다. 게다가 지역 신문이나 잡지에 칼럼을 쓰는 일도 병행하게 되었고 매스컴에도 몇 번 탔다고 한다. 무엇보다 책 후반부에 헌책방 운영하면서 겪은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일기처럼 적어놨는데 귀엽고 재미있어서 빵빵 터졌다. 큰 서점이라는 버젓한 직장을 뛰쳐나와 오키나와에서 동네 헌책방을 하느냐고 걱정하는 지인도 있었을 테다. 하지만 저자는 큰 욕심만 버린다면 하고 싶은 일을 해도 굶지 않는다는 '낭만자립청년'의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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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지역 문화를 살리는 길 [산문-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평점9점 | YES마니아 : 로얄 j***6 | 2016.02.20 리뷰제목
마음에 든다. 책도 마음에 들고(사진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책을 쓴 작가도 마음에 들고, 이 책을 출간시켜 준 출판사들도 마음에 들고, 이 책에 나오는 책방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오키나와의 사람들과 삶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모름지기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사는 게 맞지 않나 부러울 정도로.   사람마다 스케일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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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든다. 책도 마음에 들고(사진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책을 쓴 작가도 마음에 들고, 이 책을 출간시켜 준 출판사들도 마음에 들고, 이 책에 나오는 책방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오키나와의 사람들과 삶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모름지기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이런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사는 게 맞지 않나 부러울 정도로.

 

사람마다 스케일이라는 걸 갖고 있을 것이다. 대도시 스타일, 소도시 스타일, 농촌 스타일, 어촌 스타일,산촌 스타일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울이라는 곳으로 삶의 목표를 두고 있을 때도, 서울에 있는 대학교로 가려고 한다거나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하는 것까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를 고려해 보아도 그 나라의 '중심'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은 세계의 중심이라면 더 좋아할 것이고.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삶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중앙에서 활동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게 자연스러운 건가? 나는 잘 모르겠지만.(나는 그냥 시골 스타일이다.)

 

이 책의 작가는 도쿄에서 오키나와로 자발적으로 살러 온 사람이다. 게다가 대형서점 직원에서 작은 책방주인으로 자신의 삶의 반경을 더욱 좁혀 놓았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독자로서는 그저 보기에도 좋고 그녀의 생각이 튼튼해서 마냥 지지해 주고 싶다. 마치 내 삶의 어느 부분을 내가 지지해 주는 것마냥.

 

오키나와에도 가 보고 싶고, 울랄라 책방에도 가 보고 싶고, 책방을 지키는 작가를 살짝 엿보고 싶고, 책방 옆 가게에서 팔고 있는 물건들도 살펴 보고 싶다.(실제로 가지 않아도 괜찮겠다, 이런 풍경은 우리나라 소도시 시장 골목에 무수히 있을 것이므로.) 일상의 삶에 충실한 사람들의 모습, 십 년 이십 년을 이어 꾸준히 살아오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표나게 부자가 되는 사업이 아니라 적당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긴긴 삶의 원천이 그리운 것이다. 돈 벌어서 서울에 가서 땅 사고 아파트 사고 건물 지어 올리는 게 아닌, 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기억을 함께 나누며 오래오래 한 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소박한 삶의 배경을 나는 원한다. 떠밀려서 쫓겨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하물며 헌책방이라니. 고리타분하고 어둡고 우중충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헌책방이라니. 책방의 문화-일본과 중국의 책방 문화-, 책방의 가치가 낯설게만 보인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시골에도 책방 문화라는 게 없이 학생들의 참고서를 파는 게 거의 대부분의 서점 형편이다.(한 곳 있다.) 나의 경우 서점 나들이라는 게 가까운 도시의 대형서점을 찾는 것이고. 울랄라 서점 같은 곳이 전통 시장 안에 있으면 나는 즐겨 찾아 가게 될까 어쩔까.  

 

대형화, 중심화, 규격화, 단일화가 유행처럼 흐르고 있어도 개인의 개성은 살아 남으리라, 살아 남아야 하리라.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가 행복을 말하지 못하게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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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일본의 제일 작은 서점 이야기 평점8점 | o*****a | 2016.03.18 리뷰제목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 우다 도모코 / 김민정 / 효형출판]   제목 :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일본의 제일 작은 서점 이야기   어릴 때 동네 서점의 주인이 그렇게 낭만적으로 보였다. 낭만이 뭔지도 모를 때였지만 책속에 파묻혀 사는 주인의 모습이 세상사 벗어던진 사람 같았다. 내 기준에 서점 주인은 가장 속 편한 직업 같았다. 내 생각이 맞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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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 우다 도모코 / 김민정 / 효형출판]

 

제목 :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일본의 제일 작은 서점 이야기

 

어릴 때 동네 서점의 주인이 그렇게 낭만적으로 보였다. 낭만이 뭔지도 모를 때였지만 책속에 파묻혀 사는 주인의 모습이 세상사 벗어던진 사람 같았다. 내 기준에 서점 주인은 가장 속 편한 직업 같았다. 내 생각이 맞았다면 지금쯤 서점이 커피가게 만큼 넘쳐났어야 한다. 그런데 서점은 계속 줄고 있다. 세상살이는 보는 것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누가 서점을 차린다고 하면 말려야 할 판이다. ‘그거 하면 굶어죽어요. 망하기 딱 좋아요’ 하면서.

 

그래도 요즘엔 굶어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뒤로 하고 서점을 차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큰 서점이 아니라 동네의 작은 서점이다. 그들은 일반 서점과는 차별화된 무엇인가를 준비하다. 규모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카페를 겸하거나 모임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은 흔한 아이템이다. 특정 분야의 책, 취미를 겸할 수 있는 공간 등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해낸다.

 

이 책은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작은 서점 이야기다. 우연찮게도 저자는 대형서점 직원이었다. 대형서점이 오키나와에 지점을 내면서 옮겨왔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작은 헌책방을 열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서점 창업기와 지역민들의 이야기, 동네 서점의 가치와 운영 방향 등등 시끄럽지 않은 작은 수다들이 실려 있다.

 

독서하는 국민의 대명사격인 일본인들, 그래서 작가도 많고 출판사도, 서점도 많다. 특히 오키나와에는 향토출판사, 향토서점이라고 해서 지역출신의 작가들 작품 위주로 출판하는 출판사도 많고, 오키나와와 연관이 있는 분야의 책을 전문적으로 파는 서점도 있다. 출판강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장사 안 된다며 피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하며 동네의 작은 서점, 지역의 서점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도시의 큰 서점은 그런대로 역할이 있고, 동네의 작은 서점은 또 그런대로 소임이 있는 것이다. 서로 할 수 있는 일을 맡아하며 빈 영역을 채워간다. 싸우지 않고 상생하는 길이다.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지만, 책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동네의 작은 서점들은 외로운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위로해주며 삶의 희망과 행복을 주는 곳이다. 이런 동네의 서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래도록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을 무렵에 오키나와의 나하가 배경으로 나오는 소설 한 권을 읽었고, 어느 블로그에서는 오키나와를 여행한 사람의 글을 읽었다. 여행자는 이 서점을 찾아가서 저자의 사인을 받아왔다며 여행기를 풀어놨다. 오키나와의 나하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한번 다녀오고픈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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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부럽다, 진심으로 평점10점 | y****s | 2015.12.19 리뷰제목
작년, 신문을 보다가 눈길을 확 사로잡는 기사를 보았다. 일본 홋카이도 시골 마을의 한 서점 '이와타'의 성공 스토리였다. 시골에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동네 서점의 부진을 타개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단다. 요즘 우리나라의 서점 동향을 보면 정말 놀라운 이야기였고 그 아이디어라는 것이, 고객 한 명 한 명의 취향에 맞춰 보내주는 시스템이라는 데에 더욱 놀랐던 기억이 있다. 서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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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신문을 보다가 눈길을 확 사로잡는 기사를 보았다. 일본 홋카이도 시골 마을의 한 서점 '이와타'의 성공 스토리였다. 시골에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동네 서점의 부진을 타개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단다. 요즘 우리나라의 서점 동향을 보면 정말 놀라운 이야기였고 그 아이디어라는 것이, 고객 한 명 한 명의 취향에 맞춰 보내주는 시스템이라는 데에 더욱 놀랐던 기억이 있다. 서점과 고객의 철저한 믿음이 우선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그 뒤에는 책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서점 주인의 노력이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이 되고 책을 구입하는 데 드는 구입 비용과 읽고 나서의 보관에 대한 것을 생각하다가 서점 하나 갖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것이. 꿈은 꿈일 뿐, 그저 내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 실천을 위한 노력이나 실행해 보려는 의지조차 내보이지 않은 채 그곳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꿈을 기억하게 하는 기사나 책을 읽으면 다시 조금씩 고개를 들곤 나를 바라보는 듯하다. 나도 서점 하나 갖고 싶다.... 하고.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는 준쿠도 서점에서 신임받고 일하던 작가가 오키나와 지점으로 옮기면서 "오키나와"라는 곳에 대한 희망을 갖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서점 "울랄라"를 열고 하루하루를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오키나와라는 지역적 특수성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출판계와 지역에 맞춘 서점을 열고 싶었던 작가는 그 꿈을 얼떨결에, 많은 이들의 도움을 얻어 열게 된다. 원래 하고자 하는 것들은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작가에게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그동안 꾸준히 알아보고 기획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기회가 되어 그녀가 결국 하고자 했을 때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뻗쳐 온 것이다.

 

서점 "울랄라"는 손님 두, 세 사람만 들어가면 꽉 찬다고 한다. 얼마나 작을까. 사실 직접 찾아가서 눈으로, 몸으로 경험해 보지 않는 이상 잘 실감이 되지 않는다. 청계천 헌책방을 좀 다녀봤던 나로서는 그곳의 한 가게만하지 않을까 싶은데 책 제목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이라는 소개가 적혀 있으니 아마도 그보단 더 작지 않을까... 하고 추측할 수밖에.

 

참으로 일본스러운 수필이다. 툭툭 던져놓듯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템포는 짧고 매일매일의 일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 하루하루의 기록에서부터 울랄라가 열기까지의 과정과 작가의 고심, 오키나와 시장 거리의 모습, 울랄라의 일상 등을 들여다볼 수 있어 참으로 편안하다. 이런 이야기가 좋다.

 

일본의 서점과 책 읽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우리나라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오키나와에선 오키나와에서만 유통되는 출판사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사람들, 헌책방 거리가 도심이 아닌 시골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상황 등 부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게를 하나 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에게 기부하듯이 내 돈 까먹으며 지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꿈은 다시 꿈으로만 남는다. 하지만 나중에 기회가 왔을 때를 대비해 이것 저것 열심히 대비를 해놓고 싶다는 생각은 다시 하게 되었다. 오키나와의 "울랄라"가 부럽다, 진심으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밝은 햇살이 반짝이는 오키나와에,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작다는 헌책방 울랄라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그리고 그 기운을 듬뿍 받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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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i********g | 2015.12.17 리뷰제목
일본에서 가장 작은 헌책방, 울랄라. 일본어로 2년전에 출간된 책으로 한가지 반가운 사실은 책의 역자가 몇해전 재미있게 읽었던 [엄마의 도쿄]저자라는 사실이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것은 아니지만 엄마와 함께 했던 도쿄의 풍경을 숨김없이 고백하는 듯한 문체가 인상적이었는데 역서에서도 그런 잔잔하면서도 공감가는 분위기를 잘 녹여낸 것 같았다. 제목에 '오키나와에서'라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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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작은 헌책방, 울랄라. 일본어로 2년전에 출간된 책으로 한가지 반가운 사실은 책의 역자가 몇해전 재미있게 읽었던 [엄마의 도쿄]저자라는 사실이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것은 아니지만 엄마와 함께 했던 도쿄의 풍경을 숨김없이 고백하는 듯한 문체가 인상적이었는데 역서에서도 그런 잔잔하면서도 공감가는 분위기를 잘 녹여낸 것 같았다. 제목에 '오키나와에서'라는 부분이 들어간 것처럼 이 책의 주된 내용은 헌책방을 열었다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잘 알지못하는 휴양지가 아닌 '오키나와'그 자체가 갖는 독특한 분위기와 문화를 친근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저자인 우다 도모코씨는 대형 서점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다가 지원해서 오키나와 분점으로 전근을 온 서점직원이었는데 오키나와에서 머물다보니 나름의 매력에 빠져 결국 사표까지 내고 헌책방을 인수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오키나와에서 서가배열 할 때 부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지역 특성상 오키나와 현지 가이드북, 오키나와 현산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위주로 서가를 꾸렸는데 저자도 처음에는 과연 향토색으로 다 채울 수 있을까 의뭉스러웠지만 의외로 현산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로도 충분했다고 한다. 정해진 메뉴얼이 없었기 때문에 현산 출판사 관련자들을 한 사람 한사람 만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오키나와에서 영업중인 헌책방 업자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게 되었고 그런 친분과 소망들이 모여 오키나와로 전근 온 후 1년 반만에 자기만의 헌책방을 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중반까지 읽으면서도 저자이름을 제대로 염두하지 않아 남자분일꺼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종일 서서 책을 나르는 일이 대부분이었다가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이전과는 달리 늘 앉아있어야만 한다는 고충을 이야기 하면서도 시장사람들과 친해지는 법, 헌책방을 사러 오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쌓아가면서 풀어놓은 에피소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어느 곳보다 소망하는 유토피아처럼 느껴졌다.

한국에서도 영업중인 작은 책방들도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처럼 성인 2명이면 꽉차는 좁은 '울랄라'에서도 음악회를 열기도 하는 등 나름 열심히 꾸려갈 뿐 아니라 오키나와에서는 진분(지혜나 능력)이 있는 여성이라면 장사를 한다는 말을 꺼내면서 열심히 꾸려가겠노라고 다짐하기도 한다. 이웃하고 있는 가쓰오부시 상점과 쯔게모노 상점 등 함께 영업중인 상인들과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오키나와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라고 볼 수 있다. 오키나와는 단순하게 일본땅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뿐만아니라 패전 후 미국의 소유로 넘어갔던 적도 있어 오키나와만의 특유한 색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산 출판사가 존재하는 것만봐도 오키나와 출신끼리의 결속력과 향수는 조금 부러울 정도이기도 했다. 부모님이 서로 다른 지역사람이다보니 저자에게는 이렇다할 고향이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사람에게는 이제 '오키나와 출신'이란 말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후반부에는 광저우 북페어에 초대받아서 강연도 하고 헌책도 판매하고 온 내용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헌책방을 포함,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상상해보는 그런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 달에 한번 잡지에 책과 관련한 컬럼을 기고하기도 하고, 또 이렇게 책도 출판한 우다 도모코씨. 서점에서 10년동안 관련 업무를 해왔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읽으면서 느껴졌던 것 책과의 거리를 참 잘 조율하는 사람이라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듯이 어떤 책에 빠지거나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조율하다보니 어떤 책을 마주하더라도 늘 흥미롭고 관심을 둘 수 있는 그런 상태. 일본에서 가장 작은 책방 울랄라를 읽다보니 지나치게 양적으로만 늘어난 내 책장이 못마땅해 덩달아 나도 책장정리를 해버렸다. 헌책을 팔고 다시 새책을 사오는 울랄라 고객들처럼 나도 이제 한 번 읽은 책,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이라면 더는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우다 도모코씨처럼 적절한 책과의 균형을 이루는 일, 이 책을 통해 그것을 배웠고 관광지로만 유명했던 오키나와의 다른 모습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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