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기록들이 모여 역사를 이루었고 또 많은 역사는 기록에 의해 전해진다. 그런 기록들 중에서 최악의 상황에서 쓰인 최고의 기록을 만나 보았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힘겨웠을, 인간의 한계를 넘는 엄청난 도전이었을 500여 일에 걸친 남극 탐험의 순간들을 기록한 로버트 팔콘 스콧의 기록이 그것이다. 남극 탐험의 이야기들을 정성스럽게 옮겨놓은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은 스콧이 일기처럼 작성한 탐험 일지를 진귀한 사진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로버트 팔콘 스콧
스콧과 마지막을 함께했던 대원들
이 책은 위대한 탐험대의 힘겨운 여정과 안타까운 결말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편의 장편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들이 잃어버리고 살던 삶의 열정을 다시 찾게 해주는 듯해서 정말 좋았다.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도 동료애를 발휘하는 인간 본연의 심성과 목적을 이루려고 최선을 다하는 탐험대의 열정에서 아문센보다는 비록 뒤늦은 발견이었지만 스콧 탐험대의 위대한 발견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그들의 기록을 보면서 다른 의구심을 품고 스콧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내용을 읽을 때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의 고귀한 정신을 짓밟으려는 이상한 이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사진작가 포온티잉과 생물학자 낼슨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오랜 시간 여러 가지 의문들로 인해 비난을 받았던 스콧 탐험대에 대한 현대의 과학적인 입증 사실을 보여주고 있어서 너무나 좋았다. 엄청난 정신력으로 너무나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속에 열정으로 자리 잡은 스콧 탐험대에 대한 오해들이 풀린 것 같아서 그들의 명예가, 스콧의 명예가 지켜지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일 죽을 사람의 오늘도 먼 훗날 죽을 사람의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항상 미래를 꿈꾸지만 오늘에 충실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 책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으로 '역경'이라는 말, 그리고 그 끝에 대한 생각 열어보기, 또한 '극기'를 어떻게 경험하고 헤쳐나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생각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에서 '통제 불능의 상황'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엄청나고 또 '인고'의 시간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들어주는 내용들을 마주하면서 생의 마지막에서 우리는 어떻게 '평정심'을 잃지 않으면서 그 마지막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들까지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멋진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최악의 경험들을 마주해보는 기록으로써 최초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의 기록들을 마주하는 기분은 그 자체로 충격이지만 나의 경험에
비추어보면서 나를 반성하고 되새겨보는 특별함을 던져주는 것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이 책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에서 처음 마주한 이야기는 바로, '여름 - 케이프 에번스에 상륙하다'라는 제목으로 시작을 하고 있는데요,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이 책이 이야기들에 스르르~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이 책의 내용들~ 그리고 나는 과연 이러한 일들을 맞이할 수 있을까를 그 무엇보다도 열렬하게 고민하고 또 뜨겁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니 어찌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바다 얼음 길'의 이야기들에도 귀를 쫑긋 세우게 됩니다. '바다 얼음 길'이 녹고 또 얼어붙는 것에 따라서 헤쳐 나가는 방법이 다르다는 이야기에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
살면서 누군가는 역사속에서 남는 일을 남기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지요. 그리고 또 아이들에게도 그런 사람들의 책을 꼭 읽게 하는 만큼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책을 접해보게 되는데~ 탐험가들의 책에서 이름을 들었을
던 스콧에 대한 이야기를 이 한 권에서 방대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설레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탐험대들의 이야기를 읽어 보면서 이런 일을 왜 하는지
하는 의문을 갖게 해주곤 하면서 요약된 이야기를 접해보다가 이렇게
방대한 양을 담은 책을 만나보니 놀라울 뿐이었답니다.
책이 두껍기 때문에 부담감이 먼저 들었지만, 자세한 정보를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좋을 책이었답니다.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 하지만 책 속에 대원들의 사진들과
역자 서문, 탐험대 구성원들의 이름과 그 때 참여했을 당시의 직위를 소개하고
한명 한의 이력과 소개글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대원들로
속해 있었는지 자세히 알게 되는 경험으로 이 책을 시작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알아 두어야 할 남극 용어의 설명도 소개가 되어 있답니다.
눈보라, 빙하, 빙산, 바다 얼음, 빙붕, 빙퇴석, 크레바스, 크랙,
사스트루기, 드리프트가 소개가 되는데 읽어보면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표기가 되어 있고, 남극에 관련된 다큐나 영화를 접해봤다면 들어봤을만한
용어들이었답니다.
아델리 펭귄의 얼빠진 행동이란 제목의 1월 4일 일기부터 시작이 된답니다.
일기 형식의 글로 이어지기 때문에 쉽고 재미나게 읽혀 나가게 되어 있답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동물 백과를 보는 것처럼
동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재미나게 읽어 나가게 되어 있답니다. 그렇게 동물들과 대원들이 겪어 나가는 일들,
물론 그 상황에서 힘들었고, 고통을 겪는 과정이 같이 담겨져 있지만
그들의 모험이 우리에게 신선한 느낌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책으로 우리는 남극을 탐험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답니다.
이야기를 통해.
스콧은 영국에서 태어났으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극 내부로 진입하고
탐험을 이끈 해군이랍니다. 첫 탐험인 만큼 그가 남긴 연구 성과는 대단한
것들이 되겠지요. 그만큼 무언가 최초로 도전을 하다는 것은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스콧을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기록을 통해 또 기록의 중요성을 우리는 다시 배우게 된답니다.
추운 곳에서 글을 남긴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런데도 이런 꼼꼼함을
보이고, 또 그 속에서 겪었던 일들을 생생하게 기록했던 것을 보면
스콧을 다르게 보게 되었답니다. 제목, 날씨,온도까지 체크해서 쓴 날도 있기 때문에
그의 꼼꼼함이 엿볼 수 있었답니다.
가족과 아이가 자라서 자신의 글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기 때문에
더 상세하게 풀어서 썼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 혹한에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렇기에 그의 마음이 더 전달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탐험의 기록을 남긴 사람은 스콧 외에는 없었다고 하지요. 그의 인내력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답니다.
다양한 자료까지 책의 마지막을 함께 한답니다. 부록으로 더 많은 정보와 설명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내용 면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의문을 가졌던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효과가 있었답니다.
이 책은 스콧의 <남극 일기>를 보완한 것이라고 하지요. 우리가 더 쉽게 이해하기
좋게 나온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아이들이 보더라도 어렵지 않을 책이라 부모가 먼저 읽어 보고 중고생 아이들에게도
권해줘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인간에게 한계란 것은 어디까지일까, 도전이 주는 의미 등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스콧의 이야기가 이 책 안에 다 담겨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책이었답니다.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
어린 시절, 선물받은 100권 전집 중에 <아문센>이란 타이틀의 책이 있었다. 사실 한 권에 두 명의 탐험가 전기가 수록되었는데, 비중 낮게 다뤄진 다른 한 명이 스콧이었다. 수십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짧은 분량. 기억에 남는 내용은 그가 동상에 걸린 손가락으로 마지막까지 참 많은 일기와 편지를 써내려갔다는 점이다. 이렇게 수십년이 지나 우연한 기회에 다시 로버트 팔콘 스콧의 일기를 제대로 읽게 될줄 몰랐다. 읽고나서야 왜 그 어린이용 책에서 아문센의 비중에 비해 스콧은 형편없이 가볍게 다뤄졌는지를 짐작이되었다.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아문센에 비해 팔콘 스콧은 한 마디로 실패자. 대영제국의 파격적인 지원에도 불구, 원정팀을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비난을 받으며 저평가되었던 것이다. 이제와 과학적인 증명으로 그가 원정대에 실패했던 이유가 더 구체적으로 밝혀지면서 그에 대한 평가도 롤러코스터를 타듯 다시 이루어지고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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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진작부터 스콧에 관심을 두어온 번역가가 있었다. 박미경. 그는 스콧에 대한 관심으로 <남극의 일기>를 소개했고, <스콧과 함께 - 남극의 아티스트>를 번역하고 <남극의 스콧>을 직접 썼다고 한다. 그는 역자 서문에서 "통제 불능의 상황,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최초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스콧의 용기과 불굴의 의지를 칭송했다. "스콧이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정신적인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유약함의 상징이었다... (중략)...<남극일기>의 역자로서, 탐험에 별로 관심이 없음에도 스콧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가진 것은 스콧의 탐험에서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가치와 매력을 발겨했기 때문이다. (22쩍)"이라고 적고 잇다. 나 역시 500페이지를 훌쩍 넘기는 두께의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에 지난 며칠간 푹 빠져 지내며 스콧의 정신력과 평정심에 감복 또 감복한다.
초등학교 때 읽은 스콧의 탐험기는 누군가의 시선을 거쳐 해석된 것이었지만 <세상 끝 최악의 탐험, 그리고 최고의 기록>을 통해 접하는 스콧의 일지는 그가 직접 쓴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더 스콧이라는 인물을 타인의 비평이나 해석 없이 오롯이 날 것으로 대면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어린시절에 미처 감지하지 못했는데, 그는 '대영제국'의 해군대령다운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무장한 탐험가였다. 역자 박미경이 '독특한 가치'라고 불렀을지 모르는 고고한 자부심이 행간에서 느껴진다. 아문센이 썰매개를 도살해서 먹이로 사용하였거나 극지방 사람들의 전통의상을 입고 개썰매 탐험을 한 반면, 스콧은 영국 버버리사에서 디자인해준 모직옷에 썰매차와 조랑말을 동원해 탐험을 시작했다. 아문센 팀이 세계 정상급 스키 선수나 눈썰매 조련사와 포경선 사수를 끌어들였다면 스콧의 팀에는 지질학자, 물리학자, 기후학자들이 넘쳤다. 물론 이들은 (스콧의 일기를 읽고 추정하건대) 극지의 혹한에서 놀랄만큼 과학 탐사대로서의 역할을 즐겼고 잘 수행했다. 물자 저장고를 설치하던 시기에 스콧의 숙소에서는 각 대원들이 펼치는 강의와 토론으로 옥스포드 대학 교정에 못지 않은 순수한 학구열이 넘쳤던 것 같다. 스콧도 대장으로서의 우아한 품위와 통솔력을 자신있게 드러냈다.
극지의 기후는 말그대로 최악이었고, 예측밖이었다. 스콧을 위시해, 에번스, 보워즈, 윌슨, 오츠의 5인 결사대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품위와 서로에의 배려를 놓지 않고 남극점에 도달했건만 그 곳에서는 노르웨이인 아문센의 팀이 먼저 남극점을 정복했음을 알리는 아문센의 편지가 있었다. 영국 국민의 자존심을 걸고 힘들게 한 발 한 발 옮겼건만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쳤을 때 스콧은 의외로 담담히 기술한다. "우리는 유니언 잭을 들고 삼 마일 북쪽으로 가서 가능한 한 극점에서 가까운 곳에 꽂았다...(중략)....이제 우리는 최초 정복이라는 야망을 품고 왔던 목적지에서 걸음을 돌린다. 또다시 팔백 마일의 힘든 썰매 행군을 앞두고 있다. 백일몽이여 안녕! (407쪽)
역자가 칭송하는 스콧의 정신력은 이제부터 더욱 빛나는 듯 하다. 비교적 식량 조달과 팀원의 건강 면에서 안정적이었을 때는 유사 과학자로서 남극의 풍경과 자연현상에 관심을 갖던 글이 점차 "먹는 이야기"로 바뀌어간다. "식사 후를 제외하면 먹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1912년 2월 27일의 일기 중)" 생존을 위해서 앞으로 끝도 안보이는 하얀 벌판 위로 무거운 썰매를 끌고 나아가야만 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따뜻한 말고기 스프나 코코아에서 큰 힘을 얻고 몸을 추스른다. 얼마나 정신력들이 강한지 속으로 동요하고 있을지언정 '실패'나 '죽음'을 이야기하는 대신 서로 '귀환 후'를 이야기한다. 그것이 진정한 동료애이자 영국신사들의 정신이던가.
가장 강건했던 에반스가 크레바스로의 추락 이후 뇌진탕으로 이상행동을 보이다 사망했고, 이어 오츠가 자신의 생일에 천막 밖으로 걸어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남은 대원들에게 병든 자신이 짐이 되는 것을 미안해한 나머지 내린 고결한 결단이었던 것이다. 계속 행군하던 보워즈, 윌슨, 스콧 역시 하루치 행군을 남겨놓고 발이 묶여 그만 운명을 달리한다. 진통제나 여러 약품이 있었지만 그들은 자연사를 선택했고, 스콧은 동상이 걸린 손으로 마지막 편지들을 영국국민에게 동료의 가족들에게 전했다. 놀랄만한 평정심. 그 누구도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대자연 속에서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한 인간이 보일수 있는 최선의 자존감으로.
읽고 나서 너무나 강렬한 교감으로, 한 동안 책을 그냥 덮을 수 없었다. 100년도 더 전에, 공간적으로도 현재의 나와 너무나 떨어져 있는 그 곳 남극에서 쓴 일기가, 아니 스콧이 이처럼 생생하게 미래의 인간들과 교감할 수 있다니 그래서 그가 진정한 탐험가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정신을 전해주는 것은 문자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