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의사의 재판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저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람 중에 안의사 재판정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을 보며 "마 사실이겠어?" 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3년 전 기억이 떠올라 이 책에 관심이 끌렸을지 모릅니다. 책을 읽다 어~ 정말이야? 왜 그동안 몰랐을까 하는 것들을 몇 개 소개해 볼까합니다.
하얼빈 역에서 거사했는데 하얼빈 역이 러시아 영토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하얼빈은 현재까지 중국 영토에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토를 저격했을 때 러시아 군인들에게 채포되었을까?
당시 하얼빈 역은 러시아 동청철도회사의 부속지로 청나라 영토이지만 러시아가 철도 수비라는 명목아래 행정경찰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안의사를 포박한 사람도 러시아 사람인 니키포로프였으며 러시아 측에서 조사에 착수하였다.
1909년 10월 26일 국경지방재판소 제8구 시심재판소 판사 스트라조프는 피고가 조선 국적이기 때문에 러시아 재판에 회부할 수 없어 국경지방재판소 검사에게 인도하도록 결정하였다.
일본인 국선변호사 그들은 누구 편이었을까
안의사가 재판에서 자기 스스로를 변호 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군요.
가마다, 미즈노 2명의 국선변호사가 안의사를 대신해 변호를 해 주었답니다. 이들은 일본인이지만 양심에 따라 변호 하였습니다.
우선 일본제국의 영웅인 이토 공작을 죽인 것에 대해 분개하지만 안의사를 구하기 위해 법적 지식을 총동원 합니다.
우선 조선 국적이기 때문에 어던 법을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반론을 재기합니다.
검사가 일본 형법 제3조의 규정을 적용하여 사형이 마땅하다고 주장하나 일청통상항해조약 제22조를 들어 외국인에 대해 일본이 재판권을 행사하지 못함을 주장했고, 한청통상조약에도 조선인이 청나라 영토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적용해야 할 형법이 한국범이라고 주장하였다.
여기에 한술 더 떠 한국 형법에는 이러한 사건에 대해 처단할 규정이 없음을 강조하며 '무죄'임을 주장하였다.
진짜? 이들이 일본인이라고??
재판 당시의 속기록을 통해 재판과정을 재구성하였기 때문에 질의응답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재판 당시의 분위기와 상황을 잘 느낄 수 있고, 끝까지 당당하고 지적인 모습의 안의사의 언행에 또한 놀랐습니다.
31살의 청년 안중근의 지혜와 배짱과 나라 사랑이 느껴지는 소중한 책입니다.
안중근하면 떠오르는 몇 단어들이 있다.
애국, 하얼빈역, 이토히로부미, 총 그리고... 뤼순감옥, 사형
이 단어들만 봐도 사건과 결과에 대해서만 알고 있을 뿐 전체 과정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어떤 인물일까?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재판정에서는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
이 책을 읽으며 그 당시의 모습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100년전, 안중근 의사와 일본인 재판관이 벌인 재판정 격돌, 현장 생중계!
그시절 그 모습을 보게된다니 많은 기대가 된다.
긴장되고 무섭기까지 한 법정으로 안내를 받아 들어간다.
이 책 속에는 안중근의 재판장 모습이 가슴아플정도로 그대로 기록되어있다.
체포당시 31세 였던 안중근...
죄인의 신분으로 재판장에 들어섰으나 그의 모습은 당당함 그자체였다.
재판관도 법정에 있는 사람들도, 그를 변호해야 할 변호인마저 일본인인 상황.
모든 면에서 불리한 법정.
그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목숨을 구걸하기 보다는 담담함과 더불어 당당함으로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피력하는 모습은 재판정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이었을 것 이다.
내가 이토를 죽인 것은 그가 동양 평화를 어지럽히는 자이기 때문에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한 일이다. 결코 일개 자객이 저지른 일이 아니란 말이다. 내 희망은 일본 천황의 뚯과 같이 동양 평화를 실현하고 나아가 오대양 육대주에 가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내가 잘못해고 죄를 저질렀다고 하는데, 나는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p156>
1910년 2월 7일 부터 14일까지 8일동안 여섯번의 재판이 이루어졌음에도 끝까지 당당함을 잃지 않은 안중근의 모습은 한 개인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힘없는 우리 나라를 대변해 당당하게 현실을 이야기 하는 안중근에게 힘을 실어줄 그 무엇이 더 있었더라면 재판장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안중근의 재판정 모습을 보면서 아픈 그날들을 들여다 보게 된다.
누구나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배웠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원수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에 관하여. 하지만 대부분 그냥 국사책에 서술된 한두줄의 사실만 알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이번 독서토론회를 통하여 우리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에 대하여 잘 알게 되었고 어떻게 재판을 받으셨는지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재판정 참관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실제 재판정에 참석하는 기분이 들게끔 생생한 묘사를 하고 있다. 내용은 대부분 재판정에서 각 인물들의 구술로 이루어져 있고 주변 지식이나 당시 상황에 대한 부연 설명이 신문기사 칼럼식으로 첨부되어 있다. 내용은 역사와 동일했지만 강제로 우리나라에 씌워진 법을 억지로 재판에 적용하여 얼핏보면 법리적으로 공정하게 재판이 이루어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지만 그 상황 자체가 일본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환경에서 치러진 연극에 지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안중근 의사는 매우 의연하고 당당하게 당신의 할 말과 일관된 주장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아무 감정도 못 느낀다고 하는데 친일파 후손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튼, 안중근 의사의 업적과 정신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는 훌륭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