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는 내게 하나의 역사처럼 여겨진다. 책을 받아보고 안 사실인데 저자는 지금은 절판된 네마이어의 ‘정신병리학의 기초’를 번역한 분이다. 1992년에 나온 이 책은 내가 처음 접한 정신분석 책이다. 그리고 저자가 번역한 다른 정신분석 관련 서적인 레온 앨트먼의 ‘성, 꿈, 정신분석’도 내게는 도움이 된 책이다. 물론 지금은 내가 프로이트에게 가졌던 신뢰가 상당 부분 퇴색된 감이 있다.
하지만 정신분석에 근거한 문학평론을 하시는 한 시인과 연락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프로이트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었다. 들은 바로는 그 문학평론가는 프로이트 전집을 읽고 있다고 한다. 프로이트에게 돌아가자는 슬로건을 내세운 라깡을 보며, 그리고 전술(前述)한 그 문학 평론가(이 분은 진정성이 없거나 무의식이 드러나지 않는 글을 가짜처럼 여기게 되었을 만큼 정신분석 공부를 하게 된 이래 작품을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전했다.)를 보며 프로이트에 다시 제대로 된 관심을 갖자는 마음을 다지게 되었다.
저자는 정신분석은 더 이상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특수 학문의 영역에만 머물 수 없기에 인간의 마음을 체계적으로 규명한 프로이트의 연구는 여전히 새로운 가치를 지닌다고 말한다.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는 30년간 정신분석 방법에 근거한 의술로 환자들을 치료해온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 기록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무의식의 힘, 의식과 무의식의 타협 등의 요점들을 만난다. 물론 세분하면 이드, 자아, 초자아의 견제와 타협이 요점으로 떠오른다. 자아는 무의식의 영역과 의식의 영역에 같이 걸쳐 있으면서 현실원칙에 근거해 이드와 초자아를 중재한다.
그런데 이드나 초자아의 힘이 너무 강해져 자아의 조정 역할이 약화되면 불안 증세가 나타난다. 책에는 갈아타기라는 개념이 나와 흥미를 끈다. 타협책의 하나인데 말다툼을 하던 끝에 아버지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촉발된 불안을 덮어버리기 위해 환경호르몬에 대한 불안으로 갈아타기를 선택한 한 여자의 경우이다. 정신활동은 고요하고 평화롭게 흘러가는 물줄기가 아니라 소리 없이 들끓다가 예기치 못하게 폭발하기에(39 페이지) 정신 내부의 심리적 균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자아의 움직임 즉 심리적 방어기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43 페이지)
심리적 방어기제에는 네 가지 정도가 있다. 원시적 방어기제, 미숙한 방어기제, 신경증적 방어기제, 성숙한 방어기제 등이다. 문제는 부정(否定), 투사(投射) 등 원시적 방어기제가 집단 차원에서 일어나는 경우이다. 히틀러 같은 천재적 정치 선동가가 사회를 비이성적으로 몰고 간 것은 그 대표적 사례이다. 물론 독일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부정 심리가 만연한 바탕 위에서 성립한 선동(煽動)이었다. 신체화, 퇴행, 내재화 등은 미숙한 방어기제이다. 전환(轉換), 해리(解離) 등은 신경증적 방어기제이다. 이타주의, 유머, 승화(昇華) 등은 성숙한 방어기제이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도 정신분석에서 주요하게 거론하는 장애이다. 빛의 화가로 알려진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많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렘브란트는 평생 80점이 넘는 자화상을 그렸다. 에곤 실레는 200점이 넘는 자화상을 그렸다. 일전에 거울의 발명과 자기애적 인격장애 증가가 관련이 있는가를 물은 적이 있었는데 저자의 책을 통해 자기반사 대상이란 개념을 만난 것은 심상치 않게 여겨진다. 아이의 경우 엄마라는 거울을 통해 건강한 자기애를 발전시키게 된다.(물론 이 경우 거울은 은유이다.)
아이가 불편해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즉각 반응을 보여주는 엄마를 보며 아니는 자신이 엄마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 자기상을 발전시키는데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병적 자기애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를 지키려는 무의식적 보상심리 때문에 오히려 지나치게 잘난 척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린 경우 그렇게 되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자기를 성장시키고 실력을 갖추어 굳이 잘난 척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저자에 의하면 자기애적 인격장애 환자는 무한한 성공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렇기에 욕망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본문에는 대상관계이론에 대한 장도 마련되어 있다. 대상관계이론은 개인의 성격 발달에 있어 영유아기 시절의 대인관계 경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분석 이론이다. 대상관계이론에서 대상은 나와 관계를 맺는 중요한 다른 사람이다. 지금껏 정신분석 자체를 대상관계이론의 관점에서만 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이트가 처음 제안한 대상관계이론은 이후 멜라니 클라인, 윌리엄 페어베언, 도널드 위니코트, 오토 컨버그 등에 의해 발전되어 정신분석의 주요 이론이 되었다.
본문에는 사랑에 빠지는 현상을 정신분석적으로 분석한 글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정신분석적 시각에 따르면 사랑이란 무의식 속의 자신의 리비도를 외부의 어떤 대상에게 전적으로 쏟아붓는 것(리비도의 몰입)이다. 무의식적 환상의 다른 이름인 사랑은 전이 감정과 아주 비슷하다. 전이가 착각의 하나이니 사랑은 환상이고 착각이라 할 만하다. 자자에 의하면 모든 인간관계의 원형은 자기 무의식 속의 거울에 비유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 거울에 비춰진 모습을 근거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인간관계를 맺는다.
무의식 속의 거울은 전적으로 주관적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되므로 거기에 비춰지는 모습도 환상에 의해 왜곡되기 쉽다. 정신분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꿈 분석이다. 무의식적 의미를 담고 있는 꿈의 원본을 잠재몽(latent dream)이라 한다. 여러 단계의 수정을 거쳐 우리가 실제 꾸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발현몽(manifest dream)이다. 수정 작업이 필요한 것은 좀 더 안전한 꿈이어야 사람들이 놀라서 깨지 않기 때문이다. 꿈 해석은 꿈의 원본(잠재몽)을 추론해 가는 과정이다.
정신분석에서 꿈 해석은 복잡한 수정 작업을 거쳐 변형된 발현몽에서 원본인 잠재몽을 역추적해 가는 과정이다. 꿈은 과거와 현재의 실제 경험, 본능적 욕망이나 무의식적 소망의 복합체라 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예술가가 지닌 창조성의 원천을 아이의 놀이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화가는 자기 무의식 속 환상을 그림에 담아 표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해 마음의 공명을 일으킨다. 그것이 바로 예술작품의 힘이다.(139 페이지) 우리 정신세계의 대부분은 무의식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의식 속에서만 창작 소재를 구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어렵다.(144 페이지)
한편 정신분석학자들은 리비도가 많이 투입된 대상을 잃어버릴 때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본다.(158 페이지) 우울증 편에서 눈길을 끄는 사례는 마음 속에 아예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아버지의 질책이라도 품고 있는 게 조금이라도 더 위로가 되었다고 진단받은 경우이다. 이는 신경증적인 패턴이다.(161 페이지)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은 신경증적인 비참한 상태를 보통 사람들이 겪는 평범한 불행으로 바꾸는 과정이라 말했다.(161 페이지) 이는 정신분석가 백상현 교수에 의해 개진된 정의와 함께 생각해볼 만하다.
그것은 “정신분석은 증상의 소멸이 아니라 주체가 증상과 화해하고 그것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깡의 루브르’ 98 페이지)는 말이다. 폭식증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폭식의 심리 기저에는 음식을 먹는 것을 엄마와 하나가 되는 것과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는 마음이 있다는 진술이다. 엄마의 부재로 인해 마음속이 텅 비어 있는 듯한 심리적 허기를 느끼는 순간 폭식의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이들이 폭식 행동을 포기하기 힘든 이유는 무의식적으로 엄마에게 버려지거나 엄마와 분리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173 페이지)
그들은 엄마를 절실히 원하면서도 미워하는 양가감정을 갖는다. 양가감정은 어릴 때 엄마의 심리적 부재 경험이 잦기 때문이다. 그들은 엄마를 밖으로 밀어내려는 마음을 구토로 표현한다. 양가감정으로 그들은 폭식과 구토를 반복한다. 정신분석은 부끄러움을, 초자아가 작용한 결과로 본다.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에 나오는 사례자들은 양가감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족관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마지막 장(章)인 15장의 제목은 ‘정신분석은 불완전한 인간을 완벽한 존재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이다. 프로이트는 정상적인 인간은 평균적인 의미에서 정상일 뿐으로 그의 자아는 여기저기에서 크게 또는 작게 정신병자의 자아와 비슷하다는 말을 했다. 저자는 정신분석에 대해 바른 이해를 할 것을 바란다. 정신분석은 성(性)에만 집착하는 구시대의 심리학이라는 생각은 오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정신분석은 한때 그런 면이 있었지만 무의식, 전의식, 의식 등의 논의에서 이드, 자아, 초자아 등의 논의로 발전했고 계승자들에 의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오늘날의 정신분석은 초창기의 프로이트의 주장과 아주 많이 다르다. 정신분석 치료는 정신분석에 기반한 정신치료와 많이 다르다. 정신분석 치료는 일주일에 4 - 5회씩 수년간 지속되며 카우치에 누워 치료자의 얼굴을 맞대지 않은 채로 진행된다. 이에 반해 정신분석에 기반한 정신치료는 대개 일주일에 1 - 2회씩, 짧게는 2 - 3개월부터 길게는 수년 동안 진행된다. 그리고 치료자의 얼굴을 마주 보며 치료를 진행한다.(193, 194 페이지) 저항은 피분석자가 상담 과정 중에 무의식적 내용들을 피하려는 것이다.
자유연상이란 분석 시간 중에 무엇이든 그 순간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정신분석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신분석에서는 무의식에 대한 깨달음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실생활에서 이를 다시 체험하는 훈습(薰習: working through)이 필요하다. 훈습은 긴 학습 과정이다. 그래서 정신분석 치료는 수년간에 걸쳐 천천히 지속될 수 밖에 없다.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는 정신분석 개념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썼다는 저자의 말대로 친절하고 간결한 책이다. 이 책은 내게 저자가 번역한 두 책(‘정신병리학의 기초’, ‘성, 꿈, 정신분석’)을 잃어버린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저자에게 감사한다.
*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전에 비해서 정신분석학적 처방을 받는것에 대해서 아직도 머뭇거려지시나요? 내 마음이 아프다고 하는데 나두게 되면 곪게 되고,
터지는 순간 되돌릴 수도 없게 되면서 더 깊은 상처를 때론 받기도 하는데요 이책을 읽고 있으려니.. 내마음 그리고 신체에서 느껴지고,
일어나는 현상들이 이해가 되고, 저도 모르게 자가 치유를 하고 있더군요...
책 뒷부분에서는 정신분석 치료와 일반 상담치료의 다른 점을 알려준데요 무의식 세계에서 찾아보면서 현재의 나의 모습의 상처를 치유하는것이 정신분석 치료로 보시면 된답니다. 다양한 카테고리를 보면서 느꼈던 바는 내안의 나를 잘 들여다 봐야한다는 거에요 내가 치유하지 못하고 넘겨왔던 그 시간들이 나를 병들게 하고, 아프게 하고, 나도 모르게 또 다른 모습으로 감추어져서 행동 또는 말투등을 내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데 되었거든요..
마음이 뭔가요? 마음에서 전달해지는 이성, 감성등은 어디에서 시작이 될까요? 모든것이 뇌에서 시작을 한다니 정말 신비스럽지 않나요? 뇌에 관한 연구가 많아지고, 공부하려는 분들도 늘어가면서 관심이 많아지는데요 간단히 초보자인 제가 봐도 이해 되도록 설명이 되어져 있어서 어렵지 않게 정신분석학적 여러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해마는 다들 알고 계시지요? 해마가 없어진다면? 이란 생각을 해보셨나요? 매일매일 일어나는 나의 모든 일들에 대한 기억의 저장 창고가 없어지고, 당시의 상황만 반복이 되는 무서운 사실이....정말 있었다니...
사람들을 만나보면 아 저분은 유쾌해서 늘 즐거운데,,나는 너무 무뚝뚝하네..등등... 다양한 분들을 보게되지요? 심리적 방어기제에 대한 부분을 읽다보니 스트레스와 정신적 안정의 균형을 유지한다는게 어찌보면 현대인들에게는 어려운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런 점에서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지신 분들에 정말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답니다.
내 기억력 속의 길들이 엉키고 엉켜서 어쩔때는 확실하게 차있는 말로 내 놓을때도 있는데,, 그것 역시도 때론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하는데요 항상 나의 무의식 속 감정을 잘 탐색해 보셔야 한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저의 무의식에 존재가 어떻게 나를 행동케 했는지를 알게되었고, 마음에 대한 치유로 나를 되돌아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하셨던 분들 , 좀 여유로워 지고 싶으신 분들 역시도 책을 읽어가면서 무의식 속 나를 들여다 보면서 원인들을 찾아보게 될듯 싶네요.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수있는 시간이 필요하신 분들~~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
내 앞에 온 이 책을 보면서 마음먹었다, 굳게.
이번이야 말로 프로이트를 정리해 보겠다고. 물론 프로이트를 완벽하게 정리하자는 생각은 언감생심,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그래도 사안별로 뭔가 정리를 하고 싶었다,
읽어보면서, 몇 가지 발견한 것들을 추려보았다.
꿈해몽? 프로이트는 관계 없어요
가끔 웃지못할 발언들을 접한다.
꿈 해몽을 한다면서 프로이트를 들먹이는 경우 말이다.
꿈 꾼 것을 해몽해준다면서 거기에 프로이트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웃지못할 일들을 접한다. 유식한 해몽가인 척 하려 함인가
그런 경우 저자가 말한 이 정도는 기억해 두자.
<정신분석에서 꿈 해석은 복잡한 수정 작업을 거쳐 변형된 발현몽에서 원본인 잠재몽을 역추적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꿈 꾼 사람의 심리 상태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겉으로 드러난 발현몽만 갖고 꿈을 해석하는 것은 매우 비과학적이다. 예를 들어 꿈에서 똥을 보면 돈을 벌게 된다는 식의 해석은 과학적 해석이 아니라 그냥 미신에 불과하다.>(128쪽)
우울도 병이런가
조울병은 무엇인가?
어떤 정신질환이 발병하면 자아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무의식의 활동이 강화된다. 조울병이 가장 대표적이다. (139쪽)
조울병은 감정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질환이다.
그런데 이런 조울병은 뜻 밖에도 화가인 반 고흐와 관련이 있다,
3월 30일은 대한 우울 –조울병학회에서 지정한 ‘조울병의 날’이다. 그런데 3월 30일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일이다.(140쪽)
고흐의 생일인 3월 30일이 조울병의 날과 일치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자료를 찾아보니, <(2014년 국제조울병학회 제16차) 연례학술대회에서 3월 30일을 세계 조울증의 날(World bipolar day;WBD)로 제정한다. 이날은 대표적인 조울증 환자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생일이기도 하다. 그는 병을 앓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업적과 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는 기사가 보인다.
그러니 반 고흐는 조울병으로 고통을 당했고, ‘조울증의 날’이란 것을 계기로 우리는 그의 생일을 기억하게 된 것이다.
불안이란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
두려움과 불안은 다르다. 무엇이 다를까
두려움의 대상이 분명한 공포심과는 달리 불안은 두려움의 대상 자체가 모호하다.
프로이트는 불안을 우리 자아가 무의식적으로 지각하는 일종의 위기신호라고 했다. 즉 우리 내면에서 다양한 무의식적 갈등이 일어날 때 자아가 이것을 불안으로 지각한다는 것이다. (147쪽)
그러니 불안한 마음이 들거든, 당황하지 말고(?) 그 것이 마음이 자신에게 보내는 어떤 신호라 생각하고, 찬찬히 자기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불안이라는 신호는 일단 고마운 신호인 셈이다.
이러한 불안 중에 공황장애란게 있다.
공황장애는 반복적으로 극심한 불안 증상과 여러 가지 신체 증상들이 동반해서 나타나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148쪽)
심리학에 대해 문외한일 적에, ‘공황장애’라는 말을 ‘공항장애’로 잘 못 읽고, 공항에 가서 비행기 탈 것을 불안하게 느끼는 증상인 줄 알았었다. 지금은 그럴 정도는 아닌 것이 감사할 따름.
이 책은
사람 마음 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자기 자신의 마음도 알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그래서 이런 유행가 가사도 있지 않은가?
“내 마음 나도 모르게 ~”
또 이런 속담도 있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그런 사람 마음을 프로이트는 정신 분석이란 방법으로 알아보려고 했다.
거기에 무의식이란 개념이 등장한다,
프로이트를 전공한 저자는 그의 풍부한 임상 사례를 통하여 얻은 그의 프로이트 이해를 통하여 사랑과 분노, 불안과 우울 같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을 펼치면서 생각했던 것, 프로이트를 정리해 보겠다고. 사안별로 뭔가 정리를 하고 싶었다는 것은 어찌 되었을까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는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최근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공한 "키워드로 알아보는 마이 블로그" 서비스를 통해 내 블로그가 한마디로 무엇인지 그 결과를 보았더니 '프로이트'라는 단어가 가장 크게 중앙에 자리잡았다. 그렇게 프로이트에 대해 자주 떠들고, 존경심과 애정을 내비쳐왔나 보다. 프로이트가 오해를 받거나 배척을 당할 때면(배척까진 아닌지 모르겠지만 적당한 단어가 아직 떠오르지 않는다) 아는 것을 총동원해 반박을 하고 싶다. 그러나 그만큼 잘 알지는 못하기도 하다. 그런 와중 프로이트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거나 널리 알려주는 책들을 보면 언제나 반갑다. 그리고 나 또한, 좀 더 쉽고 거부감 없이 프로이트를 전할 수 있는 용어나 방법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에 그런 책들일수록 읽고 싶은데, 이 책은 그런 목적에서 딱 맞는 책이라고 볼 수 있었다.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이론과 용어를 쉽게 정리한 책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그 정의의 간결함이 아주 뛰어난 편이다.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다보니 예시가 좀 식상하면 실망스럽기도 한데, 이 책에 나오는 예시는 흔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히 표현하는 명쾌함이 있어 더욱 좋았다.
프로이트 이론의 대표 개념만 다룬 것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고찰, 성격장애, 화와 공격성, 폭식, 불안과 공황 등 다양한 범주를 정신분석학적인 견지에서 풀어내고 있고, 대상관계이론까지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앞에 언급된 범주들은 현대인들이 알게 모르게 어려움을 많이 겪고 고민하고 관심을 가진 주제들이라 생각되어 자신의 어려움을 생각해보지 못했던 시각으로 바라보게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장의, 정신분석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분이 나는 특히 좋았다. 성(性)에만 집착하는 구시대적인 심리학이라는 오해를 다루고, 일반적인 상담과 어떻게 다른지, 또 그것에 비해 고도로 전문적인 수련 과정을 요구한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함께 언급한다. 무엇보다도 놀랍고도 반가웠던 것이, 우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서구 사회가 30-40여년 전에 겪었던 것들과 많은 부분 쌍둥이처럼 닮아 있어, 그 당시 정신분석이 최전성기를 이루었듯, 우리 나라에서도 점점 그 수요가 늘어나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무의식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작업이고 삶을 그 전보다 어떻게 풍요롭고 건강하게 하는지를 경험하고 있는 나는 그런 시도를 해 보려는 많은 예비 피분석자들을 매우 독려하는 바이다.
주위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지인들이 많다. 불면증은 예사다. 우울증, 범불안장애, 심지어 공황장애 등 각종 신경증을 안고 살아간다. 개중에는 약물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지만, 더러는 신경정신과 문턱 넘기를 꺼린다. 심리 상담 혹은 정신분석 치료를 권해봐도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이 많다. 이러한 현실이 우리나라 서점가에서 힐링, 심리학, 정신분석학 도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일 것이다.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 저자 유범희 정신과 전문의는 30년간 정신질환을 진료하고 연구한 정신분석 전문가로, 한국정신분석학회, 공황·범불안장애 연구회장 등 각종 학회장, 이사장을 역임한 권위자이다.
책은 정신분석 이론의 기초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질환들을 다룬다. 무의식, 프로이트의 지형이론(의식, 전의식, 무의식)과 구조이론(이드, 자아, 초자아), 심리적 방어기제, 대상관계, 꿈의 해석 등 정신분석의 기초를 설명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우울증, 불안장애, 대인공포증, 폭식증을 비롯하여, 사회적 이슈가 된 질환들, 예컨대 땅콩회항 사건처럼 슈퍼 갑질과 관련된 자기애성 인격장애, 우리나라 특유의 화병, 연예인 김구라, 이경규 씨가 앓고 있다는 공황장애 등 대중들의 관심 증상을 담아내었다. 나아가 기억, 예술과 사랑까지 정신분석학의 프리즘으로 살펴본다.
이 같은 인간 행동의 동기와 심인성 질환의 기저에는 무의식이 도사리고 있다. 정신분석은 무의식 속에 숨겨져 있던 마음의 상처를 인식하고, 훈습(薰習) 과정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유도한다. "정신분석은 불완전한 인간을 완벽한 존재로 바꿔 주는 과정이 아니다. 그보다 신경증적 갈등과 그에 따른 비현실적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 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럼으로써 좀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p.197)
<다시 프로이트, 내 마음의 상처를 읽다>는 정신분석학의 기초부터 대중들이 관심을 갖는 심인성 질환들, 그리고 흥미로운 무의식의 영역을 다룬다. 각 챕터마다 내용의 핵심을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임상 치료 사례를 곁들여서 읽기가 편하다. 저자는 말한다. "한 뼘도 채 안 되는 작은 뇌 속에 담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저 광활한 우주를 이해하는 것만큼 어렵고 힘들 수 있다." 책을 통해 나를 성찰하고 남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