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2인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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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2인자들

그들은 어떻게 권력자가 되었는가

조민기 | 책비 | 2016년 6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0 (46건)
분야
역사 > 인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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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보기 좋고 이해하기 쉽고 -조선의 2인자들 평점9점 | e****0 | 2016.04.04 리뷰제목
20세기 들어 정치권에서 2인자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JP로 불리는 김종필씨이다. 6,70년대에는 박정희의 장기 집권으로 대통령이 되지 못했고, 80년대 이후에는 3김중 유일하게 대통령이 되지 못하면서 만년 2인자 국무총리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으니.무릇 어떤 분야에서든지 모든 2인자의 염원은 1인자가 되는 것이지만, 조선시대처럼 왕조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왕조에서는 1인자를
리뷰제목

 

20세기 들어 정치권에서 2인자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JP로 불리는 김종필씨이다. 6,70년대에는 박정희의 장기 집권으로 대통령이 되지 못했고, 80년대 이후에는 3김중 유일하게 대통령이 되지 못하면서 만년 2인자 국무총리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으니.

무릇 어떤 분야에서든지 모든 2인자의 염원은 1인자가 되는 것이지만, 조선시대처럼 왕조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왕조에서는 1인자를 넘보는 것은 역모가 되는 것이니, 왕조시대 2인자는  만인지상 일인지하 (萬人之上 一人之下) 더 오를 곳이 없는 권력의 정점인 셈이다.

 

'조선시대 2인자들'은 조선 전기 왕을 능가하는 권력을 휘둘렀던 2인자 10명에 대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자고로 권력의 부침에 관한 이야기는 동서고금막론하고 흥미진진한 법인데, 아니나 다를까 그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고 그렇게 힘겹게 혹은 목숨을 걸로 2인자가 된 뒤 실각하는 과정을 보면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해준다.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다들 알텐데 왜 그렇게 허망하게 물러나게 되는건지. 권력도 술처럼 사람을 취하게 해서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몸을 못가누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책에는 건국, 창업, 욕망, 권력, 당쟁 이렇게 다섯 편으로 나누어, 각 편에는 이성계, 정도전/이방원, 하륜/수양대군, 한명회/임사홍,김안로/이준경,송익필 이렇게 모두 열 명의 2인자가 선정돼 있다. 대부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었는데, 이중 이성계, 이방원은 건국 혹은 보위에 오름으로써 2인자에서 1인자로 우뚝 선 입지전적인 인물이 됐다.

 

반면 여전히 1인자를 보필하는 2인자이지만 자신이 전면에 나서서 정면돌파하는 스타일이 있는가하면 정면돌파보다는 중재자의 역할을 자처하는 유형이 있었다.

전자의 경우 정도전이 대표적인 인물로, 불같은 승부사 기질이 다분했고 그만큼 손에 피를 묻히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그 자신도 제명대로 살지 못했고 우여곡절에 파란만장했다. 그만큼 사연도 많고 극적인 인생인지라, 소설이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됐고, 대중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하륜이나 이준경같은 인물로 이들은 온건파라고 할까. 포용력이 좋고,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뒤에서 조정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스타일이다. 크게 무리하지 않고 정도를 따르는 이런 유형은 상대적으로 적도 적고, 생명력이 길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이준경이었다. 지금까진 그리 존재감이 크지 않았는데,이 책으로 긍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당쟁에 대해 경고했던 혜안이나 과시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해나나간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게 된다.

처음에는 이준경이 당쟁을 우려하자 이이는 반발했다고 하는데, 훗날 사대부들이 동서로 갈리는 것을 보고는 그제서야 이준경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준경이 통찰력이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기 좋아하는 2인자가 아니었다. 사대부들이 불필요한 정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정자의 역할을 한 것을 보면 권력에 대한 욕심이 많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오히려 돋보였다.

 

2인자들에 대해선 충신 혹은 간신이란 평가가 따라 다니는데, 충신이 되는 길은 무엇보다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권력을 사유화 하지않고 필요 이상의 권력을 누리려고 하지 않는 것, 간신이라는 평을 받는 이들은 모두 더 많이 더 오래 권력을 취하며,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릴 욕심에 무리수를 두며 자멸하게 된 것이다.

2인자 중 한명회는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딸 둘을 각각 예종과 성종 때 중전으로 앉힘으로써, 공신에 왕의 장인인 국구까지, 또 세자의 외조부라는 차기권력, 외척의 권세까지 넘보면서 그야말로 권력의 화신이 돼버렸다.이러고도 무사히 생을 마쳤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웠지만 결국 그도 사후에 무덤이 파헤쳐지는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

 

'조선의 2인자들'은 재미있게 잘 읽혔다. 소재 자체부터 흥미로운데, 독자가 이해하기 쉽고 보기 편하게  내용을 스토리텔링하고 편집하고 구성하는가 하면 관련 내용까지 보너스로 제공하고. 필자가 광고인 출신이라 그런지, 독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이첨, 김자점, 송시열, 홍국영, 김조순, 이하응, 민자영, 김홍집 등 8명의 2인자들. 벌써부터 내년에 나올 2편을 기대하고 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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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조선의 2인자들-조민기 평점9점 | 이달의 사락 b***8 | 2016.03.24 리뷰제목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 이런 사람들의 이름만 들으면 이들이 2인자라고는 절대 짐작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하륜이라던가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약간은 아는 듯 하기도 하고 약간은 모르는 듯 하기고 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들이 2인자라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조선시대 2인자라고 불렸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해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리뷰제목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 이런 사람들의 이름만 들으면 이들이 2인자라고는 절대 짐작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하륜이라던가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약간은 아는 듯 하기도 하고 약간은 모르는 듯 하기고 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들이 2인자라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조선시대 2인자라고 불렸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해보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선의 1대 임금 이성계. 그조차도 2인자였던 시절이 있다는 것을 알면 깜짝 놀랄수도 있다. 원나라의 백성으로 태어나서 고려에서 활동을 하고 결국은 조선을 세우게 된 이성계 또한 그가 활동했던 시절에는 2인자였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그가 어떻게 조선이라는 나라를 설립하게 되었는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된다.

 

건국편, 창업편, 욕망편, 권력편, 당쟁편 등 총 5개로 구성에 각 2명씩 총 열명의 2인자들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2인자로 보기에는 의아한 사람이 있을수도 있지만 싱대적으로 모르는 사람들을 좀 더 알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준경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고 율곡 이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지 않은 당신, 이준경이라는 인물을 알고 있는가. 아마도 역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알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모르는 인물일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해본다.

 

역적의 손자이면서 선조의 원상대신이기도 했던 그. 조정의 화합을 중시하는 중도파였던 그는 재상들이 저마다 뇌물을 받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줄을 대고 임금조차 무력하던 그 시절에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무난한 시작을 하지만 임금이 바뀌고 자신이 사숙으로 모셨던 조광조가 목숨을 잃게 된 이후로 정계진출을 하려고 마음을 두지 않았지만 권력을 잡으려는 마음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싶은 마음에 다시금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다.

 

명종 이후 세자를 정하지 못해서 나라가 무너지게 생겼을때에도 재빠르게 세자를 정하고 선조를 자리에 앉힌 것도 그였다. 선조가 즉위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이와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사실 그를 알지 못했을 때에는 이이는 그저 훌륭한 사람인줄만 알았다. 위인이기 때문에 지페에도 얼굴이 실리고 또 그의 어머니까지도 그 유명한 신사임당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런 그가 붕당정치의 원인이 되고 이준경이 남긴 유언을 무시했던 것을 보면 믿을 수가 없다.

 

이준경은 앞을 내다 본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모르고 이이는 그저 그를 반박하기에 앞섰다. 그의 유언조차도 상소문을 올려서 반대를 했다. 하지만 그의 유언은 사실이 되고 말았으니 이에 대한 것을 이이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만약 그가 이준경과 같은 편이었다면 그때 당시의 정치는 또 어떻게 변했을까. 당파끼리 나누어서 싸우지 않았을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당이라는 것으로 나누어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임금은 무력하여 저몰라라 하고 밑의 신하들은 자신들의 마음이 맞고 권력을 잡으려는 욕심에 서로 나누어서 죽고 죽이는 치킨게임이나 하고 그러니 나라가 잘 될리는 만무하고 백성들만 살기 어려워지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한가지 라는 생각이 들어 절로 한숨이 난다. 5년마다 바뀌는 대통령. 독점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할만하면 다시 바뀌어 버리는 모든 제도들. 대기업들은 선거 2년전부터는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어떻게 법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2인자라고는 하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오히려 그들은 드러난 사람들보다도 더 뛰어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년에 나올 두번째 이야기 또한 기대된다. 이이첨, 김자점, 홍국영, 송시열,이하응 등 더 대단한 2인자들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또 어떤 분야에서 어떤 뒷이야기들을 안고 있을 것이며 자신의 위치에서 또 어떤 일들을 했을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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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조선의 2인자들 -조민기 평점9점 | b******o | 2016.03.19 리뷰제목
어떤 책을 보든 내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내가 잘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가이다. 아니면 알고 있는 사실의 배경 또는 이면을 들려주던가. 그런데 이 책은 그런면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반적인 역사서가 왕을 중심으로한 주변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왕 주변의 신하의 이야기를, 그것도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가 몰락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뷰제목
어떤 책을 보든 내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내가 잘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가이다. 아니면 알고 있는 사실의 배경 또는 이면을 들려주던가. 그런데 이 책은 그런면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반적인 역사서가 왕을 중심으로한 주변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왕 주변의 신하의 이야기를, 그것도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가 몰락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단편적인 결과만이 아닌 왜 주변사람이 그에게 그렇게 대했는지 등의 이야기들은, 단순히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먼저 목이 날아가기 전에 남의 목을 날려야만 했던 이야기들은 새삼스레 인간의 출세욕과 더불어 남들의 원한을 사지 않도록 착하게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더라는.

차례대로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하륜, 수양대군,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이라는 인물을 다루고 있는데 평균적인 역사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하륜,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이라는 인물에 대해 새롭게 알수 있던 기회가 되었다. 특히 이준경이라는 명신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는 이 분이 왜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의아했는데 이분을 다룬 30페이지 분량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였고 이이나 황희와 같은 급, 어쩌면 그 이상의 존경을 받아야 하는 분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다른 두사람보다 남긴 저술이 약해서였을까. 아니면 당시로서는 조정의 안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겠지만 결국 그가 왕으로 세운 선조가 욕많이 먹기로 손꼽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삼고 있는 좌우명이 중용인데 이분 또한 어느편에도 사사로이 서지 않고 조정의 화합을 위해 힘쓴 이준경은 정말 재조명될 필요가 있어보이더라는. 붕당의 시작을 염려하며 이이에게 했던 충고는 그 이이도 뒤늦게 그의 뜻을 깨닫고 반성하고 통탄했다하니 정말 놀라운 혜안이었다. 역사저널 그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뤄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또 임사홍이라는 분도 흥미로웠다. 후세에는 희대의 간신으로 알려졌다는데(난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지만) 이제보니 개인의 욕심이 만든 간신이 아니라 시대가 만든 간신이었다.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보지않고 우리편인지 아닌지를 바탕으로 재단하는 그 시대속에서 어떤 인재가 제대로 실력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인가. 그러고보니 오늘날의 정치판도 크게 다르지 않아보이기도 한다. 그나마 지금은 핏줄로, 스승이 누구인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노선 선택에 있어 자유의지가 있다는 점이 다행이랄까.


선죽교에서 정몽주를 때려죽인 사람이 이방원 본인이 아니라 그 휘하에 있던 다른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잠깐 찾아보니 조영규라는 사람인듯) '이방원은 선죽교를 건너는 그를 무참하게 때려죽였다'라고 되어있어 정확성 부분에 살짝 고개가 갸웃거려진 부분도 있었으나 하륜이 수양대군에게 접근하는 과정(그러고보니 이사람만 실명이 아닌듯), 중종 또한 얼마나 무능한 왕이었는지 등 처세술과 더불어 한 나라의 왕이라는 존재가 갖는 의미에 대해 새삼스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책이었다.


아래는 중종의 실상을 표현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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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조선의 2인자들 평점7점 | YES마니아 : 로얄 j*******7 | 2017.02.19 리뷰제목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하륜, 수양대군,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 이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조선의 2인자들이지만, 다들 알다시피 이성계 & 이방원 & 수양대군은 끝내 1인자가 되어버린 이들이라.. 이들 속에 껴도 되는가~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정도전,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는 이름만 들어도 아~ 소리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책략가들이라 별 부담없이 읽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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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하륜, 수양대군,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 이준경, 송익필

이들이 이 책에 등장하는 조선의 2인자들이지만, 다들 알다시피 이성계 & 이방원 & 수양대군은 끝내 1인자가 되어버린 이들이라.. 이들 속에 껴도 되는가~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정도전, 한명회, 임사홍, 김안로는 이름만 들어도 아~ 소리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책략가들이라 별 부담없이 읽었는데, 하륜과 이준경, 송익필은 분명히 학교 다닐 때 역사시간에 배웠을 텐데.. 비중이 너무 없으셨는지.. 낯설어서 어어?? 하면서 읽다가 괜히 분개했다. 특히 이준경, 이렇게 본받을 점이 많은 이를 나는 너무도 몰랐다. 중고딩 때 역사 교과서를 찾아서 확인해보고 싶을 정도로 나는 너무 모르고 있었다.

또 2인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그들이 살아가던 시대의 왕과 그들과 더불어 세상을 이끌거나 또는 타락시켰던 이들까지도 넓게 바라보고 이야기를 해주어서 내가 좁게 알고 있던 조선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조선왕조 500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였는데.. 나는 한 권의 조선왕조실록을 두어 번 읽고서 조선을 다 알고 있다고 그렇게 우물 안 개구리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나는 꽤나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새로운 것을 머리에 담기에 조금 힘이 들기도 했다.

 

작년 대통령 탄핵집회에서 어떤 고등학생이 그랬다. 내일이였던가 며칠 뒤였던가 모의고사가 있다고, 그럼에도 자신은 이 촛불집회 현장에 와있다고.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이기에 역사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자신은 살아있는 역사 속에서 이렇게 참여하고 있다고.. 머리가 띵~했다. 내게 역사는 왠만한 재밌는 소설보다 더 재밌는 이야기일 때가 많았다. 말 그대로 지난 이야기에서의 재밌는 것만 쏙쏙 뽑아 읽는 그런 족속이었다. 그런데 이제 겨우 고등학생이였던 그 아이는 역사 속을 살고 있다고 참여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했다. 나는 역사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지난 역사만을 역사로 인식하고 있었던 거다. 굳이 고대, 근대, 현대 이런 식으로 나눠가며 말이다. 내가 사는 지금도 바로 역사의 중심이였는데.. 그런 자각이 생겨서 그런지 이 역사책이 그냥 평소에 읽던 책들처럼 술술 넘겨지지가 않았다. 왠지 하나 하나 머리에 마음에 새겨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이 생겨서 다른 역사책들에 비해 참~ 오래도 읽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덮으면서 휴~ 긴 숨을 쉬었다. 이제 다 읽었구나.. 이제서야.. 편안해야 하는데.. 다 읽고도 새기지 못한 것들에 괜한 아쉬움과 죄책감이 남았다. 기억해야 하는데.. 다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제는 모르고 있는 것도 나쁜 건데..

 

재밌게는 읽었으나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터라.. 쉬이 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 중 이준경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정치 좀 하신다는 분들께서는 다들 한 번씩 읽어보시길 감히 강추한다. 지금도 '현실관료로서의 실용과 화합'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되기에.. 흠..

 

 

p.119

성리학에서 가장 바람직한 통치 형태로 내세우는 것이 임금과 신하가 함께 통치하는 '군신공치'이다. 성리학 이상 국가를 꿈꿨던 정도전은 자신이야말로 군주와 함께 나라를 경영할 '재상'이라고 생각했고 재상 중심의 정치를 계획했다. 하지만 하륜은 왕권이 제대로 확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군신공치'는 임금이 허수아비로 전락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안정적인 통치는 강력한 왕권에서 출발한다는 하륜의 생각에 공감한 변계량은 정도전의 주장에 반박하며 이렇게 말했다.

 

 

"군주의 직책은 정승 하나만 잘 생각하면 된다고 했으나 이는 옛날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권력은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바이고 이익은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므로 권력과 이익의 칼자루는 하루라도 아랫사람에게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군주는 외롭고 신하는 많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외로운 사람에게 복종하는 것은 권력과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p.188

세종 시절, 김종서는 동북면에 6진을 개척하기 위해 어머니의 삼년상을 다 채우지도 못했고 아내가 병이 들었을 때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 국방이 우선이라는 세종의 특별한 어명 때문이었다. 세종은 '신하가 고달파야 나라가 편안하다'는 가치관을 지닌 임금이었다.

 

p.360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로 인한 가문의 몰락과 기묘사화로 스승 조광조의 죽음을 목격한 아픔을 딛고 '출사'의 길을 선택한 이준경은 화합의 리더십으로 혼란의 시대를 이끌었다. 이준경은 조정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퇴계 이황 등의 학자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줄 것을 간절히 원했으나 결국 외척들이 득실거리는 혼탁한 조정에 홀로 남았다. 그가 선택한 출사의 길은 은거의 길보다 훨씬 외롭고 힘겨웠지만 이준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고고한 선비의 과도한 강직함' 대신 '현실 관료로서의 실용과 화합'을 더 중시했던 이준경은 외척과 사림, 양쪽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이를 기꺼이 감수하며 중종과 인종, 명종을 현명하게 보좌하였고 선조를 왕위에 올려 외척 정치를 끝내고 조정의 혼란과 분열을 막아냈다.

이준경은 붕당의 시대가 올 것을 통찰했지만 남이 나를 저버려도 나는 남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당파나 세력을 만들지 않았다. 그의 생각과 말, 행동은 평생 한결같았기에 군주의 미움을 살 것을 알면서도 진심이 담긴 유언을 남겼고, 신진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신념을 굳히지 않았다. 학문과 정치, 군사와 외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당대의 표준이 되었던 이준경은 혼란한 시대의 관료가 가져야 할 미덕과 능력을 고루 갖춘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었고,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리며 그리워하는 정치가로 이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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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넘버 2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i | 2016.08.30 리뷰제목
올림픽에 열광하며 금메달에 목숨을 거는 것처럼, 인간이라면 최고의 자리를 꿈꾸게 됩니다.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숨은 그림자처럼 성공의 밑거름이 되어준 사람이 있습니다.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제갈공명, 관상으로 유명해진 한명회를 들 수 있습니다.조선시대는 실록 뿐만아니라 개인 저작품까지 많이 남아 있어 그 시대를 이해하는 자료가 방대합니다.조선시대 왕좌
리뷰제목
올림픽에 열광하며 금메달에 목숨을 거는 것처럼, 인간이라면 최고의 자리를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숨은 그림자처럼 성공의 밑거름이 되어준 사람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제갈공명, 관상으로 유명해진 한명회를 들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는 실록 뿐만아니라 개인 저작품까지 많이 남아 있어 그 시대를 이해하는 자료가 방대합니다.
조선시대 왕좌에 앉기까지와 친정을 펼치기까지 최고의 지존인 왕을 보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보았습니다.

 아버지 이성계의 역성혁명을 도왔으며, 최대의 정적인 정몽주를 피살한 왕자 이방원.
하지만 그는 정몽주를 피살했다는 이유로 역성혁명의 공신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또한 세자 책봉에도 밀려 나이 어린 막내 동생이 세자에 오르는 것을 눈으로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거기에 신본주의를 내세우는 정도전의 견재 속에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려웠던 비운의 왕자 이방원.
잠룡의 세월, 칼을 갈던 이방원은 정도전의 반대하는 세력을 일격에 제거하고 왕자의 난을 일으킵니다.

 임사홍이란 이름을 아시나요?
임사홍은 세조와 예종, 성종과 연산군까지 4명의 임금을 섬기며 예종과 성종의 사돈으로 연산군의 총예를 받으며
훈구파 중 궁중파의 수장이 되었습니다. 이런 막강한 인척관계를 형성한 임사홍은 차세대 권신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다보니 권신의 횡포에 질린 사림들은 그를 반대하기 시작하여 증거도 없이 유배를 보냅니다.
 20년 만에 유배에서 해배되어 조정에 출사한 임사홍.
3~4년 동안 조정에 출사했지만 자신을 반대한 세력에 대한 철저한 복수극인 '갑자사화'를 일으킵니다.
지산의 복수를 완수한 후 자신 또한 죽음의 길을 선택한 임사홍. 그의 인생이 참 기가막힙니다.

 붕당정치의 핵심, 송익필의 이름을 아시나요?
좌의정 안당가문과 얽힌 송씨 집안의 비극은 아래 취재 글에서 만나보시죠.
http://blog.naver.com/joyjunyi/220761710004

2017년에 [조선의 2인자들] - 2편 이이첨, 김자점, 송시열, 홍국영, 김조순, 이하응, 민자영, 김홍집에 대해 출판될 예정입니다.
이들의 삶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싶을까요?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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