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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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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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철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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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보고서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1 | 2024.02.08 리뷰제목
행복의 조건을 묻기 전에 먼저 행복이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궁극적 목표가 행복이라고 했다.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한다. 그러나 현재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대다수는 긍정의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조건은 누구라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교집합을 충족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마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에 가까워질
리뷰제목

행복의 조건을 묻기 전에 먼저 행복이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궁극적 목표가 행복이라고 했다.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한다. 그러나 현재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대다수는 긍정의 답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조건은 누구라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교집합을 충족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마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에 가까워질 수는 있겠지만 확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행복하다고 할 만한 사람들의 인생 여정을 추적해 보면 어떨까? 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했고, 그렇지 못하다면 행복을 방해한 요소와 원인은 무엇인지. 행복은 순간적인 쾌락과는 달리 많은 노력과 긴 시간을 요구할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행복의 조건을 찾는다고 한다면 수많은 이들의 긴 인생 자체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어려운 일을 이 책이 해냈다.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의과대학 교수인 저자 조지 베일런트70~9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한 전향적 연구로써 하버드 졸업생 268, 이너시티 고등학교 중퇴자 456, 지적으로 우수한 중산층 여성 90명 이렇게 세 집단을 종합하여 그들이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성공적 노화의 관점에서 조사한 일명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를 수행했다. 이 책은 그 어마어마한 연구 절차의 일부 실증 자료이자 결과에 대한 보고서이다. 따라서 연구의 목적 및 결론과는 별개로 이 위대한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과 방법만으로도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연구의 탁월함은 경제 공황,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에 따른 복지 혜택 등 연구 대상자들의 삶을 관통해 온, 그래서 행복한 삶의 여부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역사적 사건까지 반영하여 이전 세대와의 차이점까지 고려함에 있다. 또한 부록으로 수록한 다양한 평가 방법과 비교표, 측정 기준, 그리고 주제에 따라 각 장에 등장하는 구체적인 개인별 사례는 저자의 노고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려줌과 함께 이 책의 내용을 더욱 신뢰하게 해준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대 출신이라고 해서 모두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것은 아니며,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 불리한 처지의 사람들이라고 해서 성공한 인생을 살지 못한 것도 아니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여성 집단의 경우 1900년대 초중반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행복의 조건을 획득한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성인으로 성장함에 따라 이루어야 할 발달과업인 정체성, 친밀감, 직업적 안정, 생산성, 의미의 수호자, 통합 여부에 따른 삶의 만족도. 그리고 욕망과 억압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성숙한 방어기제로써의 승화, 통제, 유머, 이타주의와 같이 심리학 용어들이 개인의 구체적인 삶에 어떻게 적용되고 해석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행복과 어떤 관계인지 흥미진진하게 밝히고 진행된다. 유년기의 경험은 인생을 좌우하는지. 사회적, 정서적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건강하게 나이 듦을 방해하는지. 삶을 즐기는 비결, 나이와 지혜의 상관성, 영성과 종교가 행복한 노년에 미치는 영향, 세월에 따른 성격의 변화 가능성과 품위 있는 노화에 이르기까지, 소위 잘 사는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을 구분하고 전자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행복의 조건들에 접근해 갈수록, 무지해서 못 했고, 알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실천하지 않아서 이르지 못한,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의 모습이 점차 뚜렷해진다. 그 과정에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건, 저자의 글이 냉철한 의사로서의 분석을 넘어 철학, 문학, 종교까지 아우르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깊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이 책의 원제는 Aging Well이다. ‘Anti-Aging’을 슬로건으로 하는 미용, 화장품 업계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인간은 생물학적 노화를 절대 막을 수 없다. , 잘 늙는 것은 (어렵지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처럼, 노화를 쇠퇴가 아닌 성숙의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적 약화와 더불어 불행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이 책이 연구한 수백 명의 삶을 교훈 삼아 더 늦기 전에 잘 늙는 법을 배우자. 행복의 주관적 기준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렇게 살면서 나이가 드는 건 참으로 바람직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분명한 행복의 조건들이 있다.

 

과거가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다.

감사하는 자세와 관대한 마음을 지녀라.

결혼생활을 포함하여 건전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라.

즐겁고 창조적인 삶을 살아라.

술과 담배를 멀리하라.

잃어버린 사랑을 회복하라.

소박하게 살고, 누군가를 보살피고 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는 일에 익숙해져라.

유머를 지니고 끊임없이 배우라.

사랑의 씨앗을 계속해서 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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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가장 좋은 때는 아직 오지 않았어!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j*****r | 2010.05.14 리뷰제목
사랑하는 현옥에게^^   이렇게 당신을 불러 본 것이 25년이 넘은 것 같아 오늘은 연초록으로 빛나는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환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날이네. 너무 햇살이 좋아 공원 벤치에 앉아 30분 정도 음악을 들었어. 당신 기억나? ‘You don't bring me flowers’ 당신과 연애 할 때는 이 노래의 가사보다 Neil Diamond & Barbra Streisand의 화음을 더욱 좋아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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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현옥에게^^

 

이렇게 당신을 불러 본 것이 25년이 넘은 것 같아

오늘은 연초록으로 빛나는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환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날이네.

너무 햇살이 좋아 공원 벤치에 앉아 30분 정도 음악을 들었어.

당신 기억나?

‘You don't bring me flowers’

당신과 연애 할 때는 이 노래의 가사보다 Neil Diamond & Barbra Streisand의 화음을 더욱 좋아했잖아

그런데 오늘은 이 노래의 가사 때문에 당신 생각이 났어.

‘그대여, 나는 지금도 당신이 나에게 가르쳐 준

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답니다.

어떻게 웃으며 살아가는지,

어떻게 하면 울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랑 하는지도 배웠고

마음을 숨기고 사는 법도 배웠지요

그렇다면 이제 내가 작별 인사를 하는 법도

배웠으리라는 것쯤은 당신은 알고 있겠지요.

왜냐하면, 당신은 이제 더 이상 내게 꽃다발을 가져다주지 않잖아요.

 

이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는 지난 25년간 “웃으며, 또는 울며, 사랑하며, 마음을 숨기며 살았어”

결혼 초에는 늘 당신에게 꽃다발을 가져다주겠다고 했지만 당신이 꽃다발 받은 회수는 다섯 손가락보다도 적었을 것 같아.

미안해.

 

어쩜 당신은 나와의 결혼에 대하여 많이 후회한 적도 있을 거야, 내가 생각하더라도 훌륭한 남편은 아니기 때문이지.

 

요즘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을 읽었어. 마음에 감동이 있어!

당신이나 나나 죽는 그날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잖아?

그러나 요즘은 생각이나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행복해지는 세상은 아닌 것 같아

이제는 과학의 발달로 인해 행복도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워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이 질문에 대하여 이 책이 답을 해주고 있어

당신과 내가 그 이유를 안다면 우리는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겠지?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조지 베일런트는 70여 년 동안 814명의 사람들을 추적하면서 그들이 행복한 이유를 밝히고 있어.

이 책속에는 814명의 사람들이 ‘어떻게 행복한 삶, 또는 불행한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로 가득차 있어. 70년 이상 이 사람들의 삶을 추적했으니까 그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우리가 흔히 하는 말처럼 “성공한 사람에게는 성공한 이유가 있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실패한 이유가 있어.” 우리는 실패한 이유를 삶의 조건에서 찾는 경우가 많이 있잖아.

그런데 이 책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아. 하버드를 졸업했지만 불행한 삶을 산 사람도 있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 컸지만 행복한 삶을 산 사람들도 있어.

이 책에는 조금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는데 당신이나 나나 행복한 노년 그러면 연상되는 것이 돈, 명예 학벌 등이잖아, 그런데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팀이 밝혀낸 행복한 노년에는 이런 조건들이 하나도 없어 놀랍지!

이 책에서 밝히는 행복한 노후의 가장 조건은 성숙한 방어기제를 갖는 거야. 좀 생소한 단어지

내가 설명해 줄게

방어기제의 정의는 ‘우리의 욕구가 좌절되고, 갈등과 불안이 심할 때 그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반응하는 것들이야’ . 예를 들면 당신의 장점은 남들에게 퍼주기를 좋아 하잖아. 비록 내가 힘이 들어도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그 사람에 무엇인가 나누어 줄 수 있는 있는 마음이 있다면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

이렇게 성숙한 방어기제에는

승화. 성숙한 유머(당신은 유머 좀 개발해야 한다.^^) 이타주의, 억제 등이 있는데 이것은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되!

여보!

우리 이제부터라도 성숙한 방어기제를 활용하는 삶을 살자. 그러면 우리의 삶이 더 윤택해지지 않을까?

반대로 미성숙한 방어기제가 있어. 이것은 당신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상식 수준에서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에서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개인의 삶을 추적하며 '행복의 조건'을 7가지로 정리했어.

1.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성숙된 방어기제를 갖고 2. 죽을 때까지 평생 배우고

3. 만족할 만한 결혼생활을 이루어 나가고 4. 금연 5. 금주 6. 운동 7. 적절한 체중 관리야.

당신은 규칙적인 운동이 문제가 되겠다.

우리 열심히 운동하자. 당신과 함께 공원을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데 5월이 가기 전에 시작해 볼까?

또 중요한 것 한 가지는 따뜻한 인간관계의 힘이야

특히 47세 즈음까지 형성된 인간관계는 성숙한 방어 기제를 제외한 어떤 다른 변수들보다 이후의 인생을 예견하는 데 훨씬 더 중요한 지표가 됐다고 하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우리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꽤 있다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 감사한 조건인 것 같아.

여보!

나도 이제는 내 인생의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아.

때로는 두려움도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발견했어.

바로 사랑하는 당신과 아이들이 있다는 거야

지금까지는 나를 위해 살아왔지만 이제는 당신을 위해 살고 싶어. 당신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나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할게. 비록 돈으로 보았을 때는 만족할 수 없지만 가치로 보았을 때는 가장 소중한 일이잖아. 그래도 우리의 삶이 존재론적인 가치를 추구했다는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을 해

나는 존재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 품위 있는 삶이라고 생각해. 조금은 도도하고 지혜도 있고 인격적으로 갖추어진 삶은 당신이나 내가 추구하는 모습이잖아

이 책의 결론도 마찬가지야

75세에서 85세 사이의 사람들 중에 품위 있게 산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보살피고, 나이 들어서도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어.

그들은 노년의 초라함을 기쁘게 감내할 줄도 알았어.

그들은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았고, 매사에 적극적이었어.

그들은 유머감각을 지녔고 삶을 즐길 줄도 알았다.

그들은 과거를 돌아보고 그 성과들을 소중한 재산으로 삼을 줄도 알았어.

그들에게는 아주 오래되고 좋은 친구들이 있었어.

여보!

우리 이 삶의 원칙을 잃지 말자

 

요즘 내가 좋아하는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한 구절이야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자

가장 좋은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생의 후반, 그것을 위해 인생의 초반이 존재하나니“

멋있잖아

인생의 초반이 인생의 후반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그래 아직 늦지 않았어!” 나 자신과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

‘가장 좋은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난 이 말을 믿어.

 

여보!

우리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자.

당신의 생일날 왜 꽃 보낼 생각을 못했을까?

내년 생일에는 ‘You don't bring me flowers’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당신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장미를 헌화할게

그것이 행복의 시작인 것 같아.

오늘 햇살은 밝게 빛나고 있고 연초록의 잎들은 햇살을 받아 점점 초록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우리의 삶도 저 초록의 잎을 닮아서 점점 더 푸르게 변하겠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수줍게 고백할게

받아 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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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진정한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나다. 평점10점 | n*****9 | 2010.05.10 리뷰제목
“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누군가가 불쑥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행복하다고 단언할 이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밋밋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훗날의 더 나은 삶을 그리며 지금의 괴로움을 견디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간다. 속도전에 밀려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하루를 보내고 별반 다를 게 없는 내일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 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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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누군가가 불쑥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행복하다고 단언할 이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밋밋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훗날의 더 나은 삶을 그리며 지금의 괴로움을 견디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간다. 속도전에 밀려 자신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하루를 보내고 별반 다를 게 없는 내일을 맞으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 새 중년이 넘어서버렸다. 마흔을 훌쩍 넘기고 조바심 내며 살던 일상에 여유를 찾기 시작하면서 살아 온 세월의 무늬는 표정에 그대로 담겨 삶의 내용이 어떠한지 가늠케 한다. 유복한 환경은 아니지만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단란함 속에 소소한 행복을 찾는 이들을 보면서 행복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 여길 때가 종종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각종 문명 이기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우리들의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정신적인 황폐화로 치달아 불행함을 더한다.

 

 

  의료 기술의 발달과 혜택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남으로써 노년이 점점 길어짐으로써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 속에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이 개인적 소명으로 굳어질 정도다. 여든을 넘긴 할머니는 생전 잠자리에 들었다가 뒷날 평온히 죽어가길 소망하면서 열심히 절에 다니며 기도해왔다. 하지만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할머니는 뇌졸중으로 자리보전하다 자식들에게 험한 모습을 보이며 눈을 감고 말았다. 병석에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혼미해져가던 의식이 바닥을 드러냈을 때 할머니는 목숨만 겨우 붙어 있는 목석같은 이로 변해 버렸다. 마지막 가는 길이 너무나 참혹하여 눈 뜨고 보기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릴 때마다 할머니에 대한 연민은 더했다. 나이 들어간다는 말은 점점 노쇠하여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말이기도 하여 많은 이들이 늙어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월 따라 늘어나는 주름과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좀 더 긍정적으로 노화를 바라볼 수 있는 길을 탐색해 간다는 점은 자못 의미 있는 일이다.

 

 

  혈기왕성한 청춘 시절을 지나 중년에 이르러서는 지금 건강한 생활 속에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암세포의 기습적인 공격에 힘없이 스러져 이승을 떠나는 친구들을 보면서 죽음의 그림자는 행복을 앗아가는 진원으로 건강관리를 잘해야 함을 극명히 보여줬다. 피할 수 없는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행복지수가 높은 성공적인 인생길에 대한 탐색이 절실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버드대학교 성인발달연구 팀은 ‘건강한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전향적 연구’를 위해 몰두한 설문조사, 인터뷰 등의 보고서를 토대로 과학적인 분석 자료를 내놓아 시선을 모으고 있다.

 

 

  비교적 사회적인 혜택 속에 나고 자라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남성 집단, IQ가 높은 천재 여성으로 구성된 터먼 집단, 어린 시절 청소년 범죄에 빠지지 않고 자수성가한 이너시티 집단을 연구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세 표본 집단 대상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그릇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으려는 전향적인 연구로 그 깊이를 더했다. 대상자들 중 행복한 노년을 맞아 감사하며 사는 이들에게는 타인의 경험과 희망, 용기를 내면화 할 수 있는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 이들은 안도감 속에 자기감정을 존중하며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사례를 접했을 때는 결핍의 유년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아려왔다. 하지만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이가 시 쓰기를 통해 공포를 극복하고 생산성 있는 일을 통한 과업 달성으로 새로운 가정을 이뤄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점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결혼 생활 19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조화를 이루며 살기보다는 부조화 속에 갈등하고 타협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상과는 달리 맞닥뜨린 현실은 고달픈 삶의 연속이라 때로는 인연의 줄을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인내하며 자식들을 부양하고 새로운 관계 모색을 위해 노력하며 지냈다. 성공적인 노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복한 결혼생활이 필요한 점을 감안한다면 부부에게 절실한 것은 얼굴에 웃음을 띠게 하는 유머 감각이었다.

‘늘 우리는 행복이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와 능력을 자신 속에 지니고 있으면서도 기성품의 행복만을 찾고 있다.’고 말한 알랭의 금언이 푸념을 늘어놓으며 지냈던 지난날을 반성케 한다. 나이 50에 가까운 남편은 외향적인 성격에 사회활동 지수가 높은 편이라 늘 가정을 돌아보는 일에는 소홀한 편이다. 어쩌면 자기 아이들의 성장보다는 지역사회의 집단적 성공을 더 바라며 다른 이들을 돌보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성인이 이뤄야 할 발달과업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는 상황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 이의 푸념이 그 속에는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한 노년의 진짜 비결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데 있다. 노인들은 봉사를 통해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이들의 삶에 끊임없는 흥미를 얻게 되며 그 보답으로 주위 사람들의 사랑까지 되돌려 받게 된다.' p438

감각적인 본능 속에 자리하고 있는 욕구를 억제하며 좀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타인을 배려하며 밝은 면만 보려고 애쓸 때 성숙한 방어기제는 찾아들어 자신이 늙어간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성공적인 노화를 이끌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양한 계층의 군상(群像)을 만나 하버드 연구팀이 책에서 밝힌 행복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7가지 변수를 50대 이전에 얼마나 갖추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실현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인간관계를 으뜸으로 삼았고 그 다음으로는 교육연수, 안정적인 결혼생활, 금연, 적당한 음주 , 규칙적인 운동, 적당한 체중 유지를 들었다.

 

 

  국적이 다른 여러 사람들을 만나 행복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들이 물질적인 잣대에 있지 않음을 다시금 깨달으며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은 유대 속에 살아가는 인간관계이고, 그 바탕에는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성숙한 길로 나서게 하는 사랑이었다. 책장을 덮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 처한 현실이 더욱 행복한 중년으로 떠오른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지내며 서로를 존중하고, 직장에서는 배우며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들이 생산적인 과업으로 이어져 행복지수를 드높인다. 책을 가까이 하며 지적 성장을 돕고 문화생활을 향유하며 창조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행복이다. 마흔 되던 해 추억을 공유하던 중학교 친구들과 새로운 모임을 결성해 정기적인 만남으로 정을 나누며 살고 있으니 더욱 행복해질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행복한 노년,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조금은 여유 있게 삶을 돌아보며 경험 속에 녹아든 삶의 지혜로 영적 통찰에 이르는 삶을 꿈꾸는 이로 오늘도 폭 넓은 사회적 지평을 넓혀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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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10-15] 어떻게 하면 잘 늙을 수 있을까?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w******f | 2010.05.01 리뷰제목
성인발달연구의 시작과 진행   베일런트의 성인발달연구는 1938년 백화점 재벌이었던 월리엄 T. 그랜트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알리 복(Arlie Bock)의 ‘그랜트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연구는 하버드대학교 2학년생 268명을 대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는 것인데, 1974년에는 범죄학자인 글루엑 부부가 보스턴 이너시티 소년원에 수감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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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발달연구의 시작과 진행

 

베일런트의 성인발달연구는 1938년 백화점 재벌이었던 월리엄 T. 그랜트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알리 복(Arlie Bock)그랜트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연구는 하버드대학교 2학년생 268명을 대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는 것인데, 1974년에는 범죄학자인 글루엑 부부가 보스턴 이너시티 소년원에 수감되었던 소년과 비슷한 환경이지만 청소년 범죄에 빠지지 않은 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청소년 범죄 연구인 ‘글루엑 연구’를 흡수하고, 1987년에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전설적인 천재아 연구인 ‘터먼 연구’ 대상 672명중 90명의 여성을 추가하여 백인 남성 중심의 그랜트 연구의 한계를 극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성인발달연구에는 상호 대조적이면서도 공통된 세 집단의 표본들을 대상으로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주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여 대상자의 회상에 따른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형적인 연구를 적용하였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확보된 비교적 객관적이고 방대한 표본을 통해 베일런트는 고통이나 갈등, 불확실성에 대한 ‘무의식적 방어기제’를 분석도구로 사용하여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가 아닌, (사람들이) ‘그 고통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 결과가 죽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말처럼, 다소 모순적으로 들리는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라는 개념이다.

 

 

첫 번째 관문 – 성공적인 노화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白髮)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白髮)이 제 몬져 알고, 즈럼길로 오더라.

우탁(禹倬)의 탄로가(嘆老歌)

 

위의 시조가 보여주듯이 대부분의 사람에 있어서 노화란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나쁜 일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은퇴하는 순간 인생의 종말이 다가온 듯 무기력하게 지내거나 우울증에 빠져 세상을 금방 떠난다.

하지만 어느 카드사의 광고처럼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지 않을까? 노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한걸음 벗어나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에서 시작되는, 그런 긍정적 노화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다행히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 우리의 속담과 달리 우울한 노년은 암울한 유년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한다. 저자가 성공적인 노화의 사례로 보는 글루엑 연구의 대상이었던 앤서니 피렐리의 경우처럼.

 

 

두 번째 관문 – 건강하게 나이 들기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필수 요건일 것이다. 아무리 다른 조건이 다 갖춰졌다 할 지라도 건강하지 못하다면 감히 행복하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을까?

저자는 다음의 7가지 요소를 들고 있다.

1. 아예 담배를 피우지 않거나 혹시 피우더라도 최소한 45세 이전에 담배를 끊을 것.

2. 일상생활에서 흔히 부딪히는 불쾌한 상황을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가지 않고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적응적 방어기제(성숙한 방어기제)

3. 알코올 중독의 경험이 없을 것.

4. 적당한 체중

5. 안정적인 결혼생활

6. 규칙적인 운동

7. 자기 관리와 인내심을 키워주는 교육

 

물론 건강이라는 것을 정의하기 어렵다. 예컨대 객관적으로는 신체가 병이 걸렸지만 주관적으로는 아픔을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나 그 반대의 경우에 우리는 건강하다고 해야 할 지 아니면 병약하다고 해야 할 지 망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건강함을 기준으로 할 때 저자는 50세에 위의 7가지 요소의 5~6가지를 갖춘 경우에는 불행하고 병약한 노후를 보낸 사람이 불과 7.5%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늘 의욕적으로 생활하며 절친한 친구를 곁에 두고 정신건강을 유지한다면 행복하고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세 번째 관문 – 품위 있게 나이 드는 것

 

건강하게 나이 들었다고 그 사람이 행복할까? 저자는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삶을 영위했던 아이리스 조이를 사례로 제시하면서 품위 있게 나이 드는 것이 행복한 노년에 이르는 길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품위 있게 나이들 수 있을까?

첫째, 자신의 신체건강의 한계 속에서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보살피는, 봉사하는 자세이다.

둘째, 이제 모든 일을 자기 혼자서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이다.

셋째, 늘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주체적으로 나서 해결하려는 자세이다.

넷째, 겉으로 드러나는, 보여주기 위한 행복이 아니라 삶의 근본적인 즐거움을 영위하려는 자세이다.

다섯째, 과거에 이루었던 성과들을 소중한 자산으로 삼으면서도 다음 세대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자세이다.

여섯째, 오래된 친구들과 계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자세이다.

 

행복이라는 주관적 요소를 과학적으로 측정해서 그 조건을 따져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스크루지가 인간의 삶에는 저마다 독특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그 예정된 길을 꾸준히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그 결말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길에서 이탈하면, 생의 결말도 바뀔 것이다.”라고 했듯이 지금부터라도 잘 늙기 위해 노력한다면 당신에게 주어진 불행하고 지루한 삶의 결말이 바꿔, 먼 훗날 누군가 당신의 노년을 행복하였다고 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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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자연의 순환과 삶을 생각하며 평점9점 | s*****l | 2011.01.28 리뷰제목
이 책 한 권을 들고 꼬박 일주일을 읽었다.보통 책 한 권을 잡으면 하루만에 후다닥 읽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성마른 성격의 나에게는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처럼 가볍게 대할 수 없는 진지함이 텍스트 전체를 관통하는 경우도 그리 흔치 않은 듯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낸 성과이니 마땅히 그래야만 하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의 위대함과 연구진의 인내심에 새
리뷰제목
이 책 한 권을 들고 꼬박 일주일을 읽었다.
보통 책 한 권을 잡으면 하루만에 후다닥 읽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성마른 성격의 나에게는 참으로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처럼 가볍게 대할 수 없는 진지함이 텍스트 전체를 관통하는 경우도 그리 흔치 않은 듯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낸 성과이니 마땅히 그래야만 하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의 위대함과 연구진의 인내심에 새삼 경의를 표하고 싶어졌다.
인간의 기억과 추측으로 이루어진 심리학 이론이 결코 가볍다거나 오류 투성이라고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믿음과 신뢰의 측면에서 이러한 실증적 연구는 그 대상이 비록 우리 자신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결여한다고 평할지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게 된다.

지금까지 인간의 삶을 조망함에 있어 특정 연령대를 실증적으로 추적하고 관찰하여 어떤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인간의 삶 전반을 전향적으로 추적하고 관찰하는 연구는 막대한 연구비용도 문제려니와 연구원의 인내심과 관찰대상자의 적극적 참여가 관건이다.  저자가 밝히듯 그것은 행운에 가깝다. 
이 책에서 밝히는 관찰 대상자 집단은 1930년대 말에 입학한 하버드대 2학년생 268명(그랜트 연구 대상자 - 하버드졸업생 집단)과 보스턴 이너시티 소년원에 수감되었던 청소년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전과과 없는 평범한 소년들의 집단(글루엑 연구 대상자 - 이너시티 집단) 그리고 전설적인 천재아 연구인 ’스탠포드 터먼 연구’에서 90명을 선정하였다.

1990년대 말에 크게 유행했던 ’긍정심리학’의 대부로 올라섰던 저자의 연구가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총체적 인자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또는 그가 제시하는 행복의 조건들( 고통에 대응하는 성숙한 방어기제,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 금주 , 운동, 알맞은 체중)만 충족하면 행복한 노년은 저절로 보장되리라는 믿음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물음에 그 방향성은 제시할 것이라 믿는다.
"행복한 삶에도 공식이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되는 기자 조슈아 울프 솅크의 들어가는 글에서 그는 이렇게 저자를 평하고 있다.

"베일런트의 담담한 고백을 들으면서 마음에 사무치는 교훈 한 가지가 떠올랐다.  방어기제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방어기제를 관찰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다.  오직 인내와 유연함만을 통해서만 가시 돋은 갑옷을 좀 더 부드러운 방어막으로 갈아입을 수 있다.  생각건대, 바로 여기에 행복한 삶의 핵심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원칙을 따라가거나 문제를 피하는 게 아니라, 인생의 고통과 전제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로 행복한 삶의 열쇠라는 생각이 든다." (P.28)
  
저자는 행복한 노년의 조건에 덧붙여 미래지향성(미래의 예견과 희망), 감사와 관용,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사랑과 이해), 사람들과 어우러져 함께 일을 해나가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꼽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꼈던 점은 복잡했다.
한 권의 소설이 아닌 인간의 전 생애를 파노라마를 펼쳐보듯 논픽션으로 접할 수 있었다는 흥분과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에 대한 수정(이를테면 행복한 노년과 종교는 그다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것과 불행한 청소년기를 보낸 것이 행복한 노년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 더해졌으며, 인간의 삶이 자연의 섭리에 한치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어린 시절에 배웠던 암석의 순환 과정이 떠올랐다.
오랫동안 퇴적물이 쌓여 단단해지면 안석이 되고 이것이 지구 내부의 열과 압력을 받아 성질이 변하고 다시 마그마로 녹아 지표(地表)로 분출되었다가 풍화와 침식 및 운반을 거쳐 다시 암석으로 변하는 ...
어쩌면 우리가 성인에 이르는 시기는 자신의 목표나 욕심을 향해 단단해지는 과정일 것이다.  이 시기에는 누구나 욕심을 부리는 것이 당연하며 그래야 할 필요성도 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나이가 들고 세파에 씻기면 서서히 부서져 다음 세대를 위한 밑거름으로 잘게 부숴져야만 한다.  부드러운 흙 알갱이와도 같이 부드럽게 변한 모습이 노년의 아름다움 아니겠는가?
다음 세대의 씨앗이 자신을 거름 삼아 깊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야 마땅하며, 그것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행복한 노년을 맞는 비결이 될 것이다. 
늙어간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끝까지 자신의 것을 움켜 쥐려는 것은 얼마나 추하고 안타까운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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