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판교 환기구 추락사고와 같은 수많은 사건, 사고가 터지고 있고 예기치 못한 사별에 한없는 슬픔에 잠긴 사람들이 많다. 누구나 인생에 있어서 한 번쯤은 이별을 겪는다. 그럴 땐 세상 모든 슬픈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고, 세상이 다 끝난 듯한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기도 한다.
사고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는 한 사고로부터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련의 사고들을 살펴보면 대한민국은 마치 사고공화국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처음 상실을 겪은 직후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상실의 슬픔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 된다. 어떻게 보면 진짜 슬픔은 이때부터인지 모른다. 관심을 가져주던 이들은 속속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세상은 전과 다름이 없다. 선한 의도로 사람들이 건넨 위로는 비수가 되기도 하며, “아직도 슬퍼하고 있느냐”는 말은 나를 나약한 사람으로 만들고, 애도할 시간을 앗아간다. 그들이 나쁜 것이 아니다. 같은 경험을 하지 못했기에 ‘공감’을 하기 힘든 것일 뿐. 이럴 때, 우리는 대체 어떻게 상실의 상황을 견뎌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콜로라도 산맥에서 휴가를 즐기던 어느 화창한 여름날 오후, 열여섯 살 딸을 낙마 사고로 잃은 저자 히크먼이 미국 사회 전체가 슬픔에 잠겨 있던 시기, 비통함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해 쓴 글을 모은 것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마음들에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그 아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이야기다.
이 책은 심리학 서적이나 이론서가 아니다. 사람마다 이별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노래방에서 이별 노래를 부르며 눈물 흘려본 이들도 꽤 있을 것이다.
릴리 핑커스는 “상실의 최종 결과와 그것에 수반되는 모든 고통을 온전히 받아들인다고 해서 꼭 삶의 질이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살아가면서 새로운 성격의 실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알게 되었다. 또한 슬픔과 애도라는 괴로움을 통과하지 않고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았다.”(p.183)고 말했다.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이 다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정리되고 내게 무엇이 남았는지 돌아볼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지혜를 얻게 된다. 아마도 그때는 지혜를, 고통과 불안을 견디는 능력을 얻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1월 1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 일기 형식의 명상집으로 쓰였기에 어느 달, 어느 날을 펼쳐 읽어도 상관없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긴 문장으로 되어 있지 않고 한 페이지의 짧은 문장으로 되어 있기에 읽는데 부담이 없다.
유명한 성인들과 윌리엄 셰익스피어, 빅토르 위고, 괴테와 같은 명사들의 격언이 그날의 명상과 함께 수록되어 있으며 매일의 명상 끝에는 그날의 깨달음이 요약되어 있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슬픔을 당할 때 위로를 받을 수 있고 다시금 용기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사랑하는 이를 잃고 힘겨워하는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 대신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작년에 동생과 결혼을 약속했던 사랑스런 친구가 유학 중에 외국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유학 기간이 끝날 무렵이라 곧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었기에 더 안타까웠고 믿기가 힘들었다. 나 역시 무척 힘들었지만, 상상할 수 없는 큰 슬픔을 견디고 있는 동생 앞에서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동생은 2주가 넘게 밥도 거의 먹지 않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나로서는 자칫 동생이 나쁜 마음을 먹을까봐 가슴을 졸이며 감시하듯 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나서 삶으로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먼저 떠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도리이자 양쪽 가족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동생의 노력일 것이다.
벌써 6개월이 넘었지만, 그렇다고 슬픔과 상실감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추억이 담긴 장소를 보거나 음악을 듣기만 해도 동생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겉으로는 사랑하는 사람의 몫까지 잘 살아가겠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가슴 한 구석이 텅 비어있을 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동생이 제대로 된 위로와 치유를 통해 삶의 의미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했다. 이 책이 그렇게 눈에 띈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슴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가족과 휴가 중에 어린 딸을 낙마 사고로 잃은 것이다. 기쁘고 즐거웠을 휴가가 하루아침에 인생 최대의 절망이 되었다. 저자가 표현했듯이 슬픔은 제 몫만큼의 시간이 필요했고, 한동안 그 사람의 시간 전부를 차지했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흘러 삶을 온전히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펜을 들었다. 그리고 그와 같이 상실감에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하루에 한 꼭지씩 명상하며 읽어갈 수 있도록 12개월 365일을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한 번에 다 읽어도 되고, 자신이 읽고 싶은 곳을 선택해서 읽어도 좋다. 일일 한 페이지를 기준으로 촌철살인 같은 명언과 함께 간결하지만 의미가 깊은 글귀들을 담았다. 글귀들이 짧은 이유 역시 슬픔을 처음 겪을 때는 주의를 지속하는 시간이 짧고, 장황한 논의보다는 함축적인 생각이 더 도움이 되기에 이를 고려했다고 한다.
살면서 무언가를 잃는다는 상실감은 작든 크든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다. 그 무언가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나 동물이라면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경우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잘 극복하거나 주변의 도움으로 잘 이겨나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주 오랜 기간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설령 시간이 지나 오랜 과거의 일이 되었을지라도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면 그 슬픔과 아픔은 여전히 스스로를 옥죄게 만든다.
이 책에는 그런 상처를 간직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줄 수 있는 따뜻한 조언들이 가득 담겨있다. 각 글귀들을 통해서 상실감을 공감 받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동생에게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이 책의 추천사에 있는 남은 자의 슬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위로의 책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아마도 저자 역시 크나큰 상실의 아픔을 경험했기에 진심이 담긴 위로와 삶의 깨달음이 담긴 치유의 마음이 각 문장마다 진하게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누구에게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큰 슬픔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위로 받고 슬픔을 나누길 권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으며 성장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디에서 울지, 집에서 울지 아니면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줄 사람들 앞에서 울지 선택할 수 있다면
아마도 마음이 더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그러니까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는 중에 가슴이 찌릿해오거나
축구 경기를 보고 있는데 예전에는 함께 경기를 보았던 떠나간 아이가 문득 떠오른다면,
자, 온 세상이 우리의 집이며, 우리는 원하는 곳 어디에서든 울 수 있다.-M.W. 히크먼 215p-]
[상실 그리고 치유]를 읽어나가면서 반복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했다.
코끝이 찡하고 코를 훌쩍이며 가끔씩은 크게 한숨을 쉰 후에 다시 읽어야 했다.
이 책은 그저 달콤한 힐링 에세이는 아니다. 그런 종류의 책은 누구나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대신에 진실과 경험에 기반한 단단한 힘이 우리를 상실로부터 치유의 길로 성실하게 안내해 준다.
다 성장한 어여쁜 자녀를 한 순간에 잃어버렸던 저자는 그 고통의 시간에 기록을 남겼다.
그것은 치유를 향한 또 하나의 방법이 된다는 것을 본문을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어느 순간 상상하게 되면서 걱정스러워지는 순간들이 있다.
부정하거나 외면하는 마음과 준비해야지, 후회하지 말아야지 등등의 마음이 오갈 때가 있다.
이 책에는 상실과 치유의 과정이 놀랍도록 세밀하고 정교하게 실려있어서, 내가 걱정하던 일들,
그럴거야...어떻하나...하는 순간들에 대한 답을 거의 모두 찾아낼 수 있다.
그 답은 이해하기 쉽고, 상식적이면서도 구체적이다.
내가 실천할 수 있고, 내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의 격려는 가장 소중한 보물을 잃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지지하고 안아준다.
저자 자신이 그 칠흑같은 고통을 통과해 내었기 때문에
그리고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 믿음과 감사에 기반함으로써
용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명상책은 1년 365일 하루에 한장씩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
명언과 짧은 본문과 또 한번의 정리가 마지막에 실려있다.
부담없이 읽고 곱씹어 생각하다보면
어느덧 마음에 '괜찮아'하는 위로의 음성이,
그토록 잃고 싶지 않은 그 사람의 음성이 들리는 듯 할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는 이미 내 안에서 함께 한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된다고, 다시만날 때까지, 알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나는 이 말들을 믿고 싶다.
상실 그리고 치유
책은 슬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람을 잃어버린 이들의 마음은 미어진다. 그 아픔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결코 이해를 할 수 없다. 아픈 슬픔이 마음 깊숙하게 파고들어 끝없이 암흑 속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잃어버린 이들은 지독한 아픔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 하고 허우적거린다.
슬픔을 마음에 품고 녹여낼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슬픔도 지나면 추억이 되고, 슬픔이 있기에 추억이 더욱 빛난다는 구절은 공감이 간다. 아픈 두려움이 있기에 아름다웠던 추억을 곱씹으면서 행복해한다. 즐거웠던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기뻐서 웃는 경험이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친인이 있고, 또 아픔이 있다.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행복과 아픔을 모두 누린다. 그 아픔은 담담하게 이겨낼 수 있는 법이 짤막한 글로 365일에 걸쳐서 기록되어 있다.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진솔하게 가슴에 와서 닿는다. 페이지의 하단에는 주석으로 짧은 글들이 적혀 있다.
‘한없이 기분이 가라앉을 때, 내게 가장 나쁜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나의 친구가 되도록 해야 한다.’
감정은 결국 나의 내면에서 자생한다. 감정에 잡아먹히지 말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하리라! 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사랑하는 친인의 상실 앞에 감정을 철저하게 조절하기란 어렵다.
죽음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상이다.
상실을 한 뒤에 자책하지 말고 더 많은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기치유에 관련된 서적 가운데 베스트셀러답게 주옥처럼 가슴에 콕콕 박히는 구절들이 넘쳐난다. 지독한 아픔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다.
사실 상실 앞에서 마음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단지 시간과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 차이에 따라 사람들의 상실과 아픔이 좌우된다. 단장의 아픔! 경중의 차이가 있겠지만 아프다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우울해진다.
울음은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위안의 수단이다.
눈물! 남들에게 눈물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울면 약하다고 인식되는 사회적 구조와 어릴 때부터 받아왔던 교육 가치관으로 인해 더욱 힘들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아플 때는 눈물을 흘려도 괜찮다. 남들 시선에 불편해할 필요는 없겠지. 너무 아파서 다른 걸 살펴볼 마음 따위는 남아있지 않으니까.
마음이 티끌만큼이라도 가벼워진다면 울을 수 있을 것 같다.
외로움 속에서 치유는 불가능하다. 맞다. 친인을 상실한 아픔은 결국 사람과의 인연에서 다시금 채워진다. 없어진 건 다시금 채워지기 마련이다. 자식을 잃어버린 사람은 손자 때문에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친인들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함께 어울리면서 사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책들의 글들은 무척이나 짧다. 짧기에 함축적이고 가슴 깊숙하게 들어온다. 이별에 대해서 진솔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말하는 글들에는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살아오면서 경험한 아픔들이 글들을 읽으면서 다시금 피어난다. 그리고 천천히 치유가 된다. 어떻게 보면 아픔에 익숙해져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죽을 것 같은 아픔도 희석되기 마련이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시간은 사람의 기억을 망각하게 만든다. 그 망각하는 과정 속에서 아픔은 떨어내고 즐거웠던 추억은 남기자.
상실과 이별에서 오는 아픔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책이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내용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픔은 고정적이지 않고 항상 천변만화하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