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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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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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독일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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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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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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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열광시킨 감성 형사 콤비가 등장하는 타우누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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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는 없었다? 평점9점 | w*****8 | 2011.03.27 리뷰제목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탐욕으로 하여금 인생을 얼마나 송두리째 바꿔버리는지 우리에게 잘 일깨워주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백설공주'라는 우리가 잘 알고있고 또 친근한 동화속 공주캐릭터의 이름을 내세움으로써 그 호기심은 몇배로 증폭된다.   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붉고머리칼은 흑단처럼 검어라 우리가 알고있는 백설공주의 모
리뷰제목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탐욕으로 하여금 인생을 얼마나 송두리째 바꿔버리는지 우리에게 잘 일깨워주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백설공주'라는 우리가 잘 알고있고 또 친근한 동화속 공주캐릭터의 이름을 내세움으로써 그 호기심은 몇배로 증폭된다.

 


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머리칼은 흑단처럼 어라


우리가 알고있는 백설공주의 모습이다.그녀는 착하고 아름답고 난쟁이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공주님이다. 모두가 질투할 만큼 아름답기에, 계모 왕비 또한 그녀의 아름다움을 시기한... 허나 책속에 등장하는 백설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소녀는 아름답지만,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알고있고, 착하기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내세워 약삭빠르게 이용할줄 아는 어찌보면 탐욕스러운 아이다. 외모로 모든 남자를 휘두르려 하는.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잘 아는  잘난 소녀.

 

사건의 발단지는 폐쇄적 분지마을인 알텐하인이다. 겉으로 보면  평화롭고, 거의 모든 주민들이 오랜시간 조상 대대로 살아온, 서로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땐 언제든 발벗고 나서는 참으로 정감있는 마을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사건은 이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일어난다. 극의 극대화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마을 모든 사람들을 용의자로 써먹을수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부분만 본다면 예전에 읽었던 리차일드의 '추적자'와 비슷한 양상을 띈다. 그 책에서도 평화로운 마을,살인,마을의 실권을 장악한 자가 사건의 중심이 되는데,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도 비슷하다. 당연 스토리 전개는 판이하게 틀리고, 작가의 스타일도 확연히 다르다. 여성작가라서인지 박진감있는 전개보다는 세세한 심리묘사와 차분하게 사건의 면모를 보여준다.

 

11년전 일간지 1면 톱으로 다뤄진 독일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18살의 토비아스 자토리우스는 두 소녀를 살인한 죄로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는다. 재판은 완전히 정황증거만으로 이루어졌고 토비아스는 그날 저녁의 기억은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아무것도 없다. 자신이 술이 많이 취했었다는것, 다음날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는것, 그리고 자신은 여자친구 둘을 살인한 혐의로 잡혀갔다는것. 그것뿐이다. 그리고 10년후 그는 출소한다. 그가 감옥에 들어가면서 그의 가정 또한 산산조각 났다. 그 지역에서 꽤 유명했던 아버지의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다. 출소 이틀후 따로 살고 있던 그의 어머니는 도로위 난간에서 누군가에 떠밀려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위기에 처한다. 이제 더이상은 참을수 없다. 자신이 진실로 저질렀는지 아닌지조차 기억도 없지만, 자신은 죄값을 치르고 나왔고, 더이상 마을사람들의 자신과 가족을 겨냥한 마녀사냥을 견뎌낼수 없다. 묻혀있던 진실을 파헤쳐 나가야 한다. 이대로는 그의 가족은 살아갈 수가 없다..

 

토비아스의 어머니사건을 맡으면서 이들 세사람의 만남은 시작된다. 호프하임 지방경찰청 강력게 형사 피아와 수사반장 보덴슈타인. 사건의 목격자가 있고, 단순히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결론이 남에 따라 차츰 피아형사는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엔 11년전 이슈가 되었던 사건의 범인 토비아스가 있다. 가해자는 왜 토비아스의 어머니를 해치려 했는지, 그뒤엔 어떤 이유가 있는지, 차츰차츰 알아나갈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새로운 사실들. 그리고 그뒤엔 마을의 실권을 장악한 사람이 등장한다. 겉으로는 호인인척 마을 주민들의 편의를 봐주고  뒤로는 모든 이익을 챙기고 있는 자. 그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유명인사들. 그들의 숨겨진 비리를 파혜쳐나간다. 어떻게 보면 이 마을에는 온전한 사람도 없고, 모두가 한통속이다. 토비아스 가족을 제외한 모두가 말이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사람은 피아와 보덴슈타인이지만, 형사들이라기에는 좋게말하면 인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냉철하지 못한, 헛점이 많은 형사들처럼 보인다. 아마도 이책에서는 이들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고자 그들의 사생활에 관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인듯하다. 나같은 경우는 사건중심으로 빠른 전개를 보여주길 바랬지만, 이시리즈를 쭉 보아온 독자들에게는 이또한 재미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피아,보덴슈타인 콤비의 4번째 시리즈로 우리나라에는 이책이 첫출간이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손떨리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 같은건 좀 덜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술술 물흐르듯이 읽혀지긴 한다. 어느정도 형사들의 스타일에 적응만 한다면~

 

11년전 사건의 피해자, 로라와 스테파니..이 둘다 성격은 모났을지 모르지만 겉모습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미소녀들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자신이 충분히 아름답다는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을 그녀들은 이용했다. 마을의 남자들을 유혹했다 이말이다. 어리거나 젊거나 늙었거나..남자들은 어린 예쁜여자 앞에서는 속수무책인가 보다. 하나같이 홀딱 넘어갔으니.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시기하는 사람은 꼭 있게 마련이다. 여자들의 질투와 한은 정말 무섭다. 그런데 이 사건의 해결나지 않은 또하나의 의문은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거다. 둘중 그 누구의 시체도...그런데 토비아스가 출소하는 그날 에슈본 군비행장, 지하기름탱크 안에서 로라 바그너의 유해가 발견된다.  알텐하인 마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그곳에서..  죽이고 시체가 사라지기까지 30분이라는 시간동안은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다. 더군다나 술이 만취했던 토비아스가 운전을 해서 버리고 올수 있었을까? 그것도 혼.자.서? 로라 바그너의 유해는 발견되었지만 여전히 백설공주 스테파니의 유해는 오리무중이다. 흔적도 없다.

 

"야, 그거 기억나? 내 동생이 아버지 주머니에서 열쇠 훔쳐가지고 비행기 격납고에서 내기 경주했던거? 진짜 죽여줬지!"

 

토비아스가 출소하고, 그의 어머니가 사고를 당하고, 형사들이 마을에 들락거리면서 점점 마을은 알수없는 긴장감에 빠진다. 그리고 또 한소녀가 눈에 띈다. 죽은 백설공주를 꼭 닮은 한 소녀. 아멜리. 토비아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나아가 11년전 사건까지 집요한 관심을 보이는, 그녀는 혼자서 사건을 하나하나 알아내 가려 한다. 형사들과는 다르게 단독적으로.. 그런 그녀의 수중에 중요한 단서가 들어오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갈수록 그녀 또한 위험에 노출되고 결국은 실종된다. 이제 사건은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11년전 사건에 보태어 아멜리의 실종까지. 그 뒤의 배후는 역시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등장인물 모두가 가해자 혹은 공범이다.

 

사건의 배후엔 항상 권력이 존재한다. 설사 그 배후가 범인은 아닐지라도 권력의 맛을 아는 이들. 그들은 그 힘을 바라고, 거기에 기대고 의존하려 한다. 순간에 아차 하고 발을 들인 그곳에서 쉽사리 발을 빼지 못하고, 권력에 휘둘리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 또 권력을 휘두름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발아래서 벌벌 기는지 알게된 자의 오만. 그 맛들을 아는 자들은 불나방이 순간에 자신을 불태우는 것처럼 그것에만 탐닉한다. 겉으로 보이는 평화스러움,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 혹해 도덕이고 규범이고 눈 한번 깜빡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은폐하려는 세상.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그리고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것. 진실은 승리한다기 보다는 언젠가는 밝혀질거라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이제 진실은 밝혀질 때가 왔다. 백설공주의 아름다움만을 사랑한 난쟁이, 백설공주의 아름다움만 취하고 죽인 난쟁이, 백설공주를 질투한 난쟁이, 백설공주에게 독사과를 내민 난쟁이, 백설공주의 죽음을 방관, 은폐한 난쟁이...그리고 백설공주를 지켜주지 못한 난쟁이... 그들의 에서...



2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9 댓글 51
종이책 주간우수작 독일 추리 문학과의 만남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평점8점 | g********s | 2014.08.05 리뷰제목
역시 추리 소설은 한번 시작하면 쭉 읽게 만드는 힘이 대단하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하는 분야다. 추리소설은 읽기 시작하는 그때부터 모든 등장인물을 용의 선상에 올려 과연 누가 범인일지 마음껏 점찍는다. 이야기의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여러 사건과 등장인물의 윤곽이 잡히면 추리 과정은 가속도를 내고 어느 시점부터는 세워진 뼈대 위에 살을 붙이게 된다
리뷰제목

역시 추리 소설은 한번 시작하면 쭉 읽게 만드는 힘이 대단하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 호기심을 제대로 자극하는 분야다. 추리소설은 읽기 시작하는 그때부터 모든 등장인물을 용의 선상에 올려 과연 누가 범인일지 마음껏 점찍는다. 이야기의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여러 사건과 등장인물의 윤곽이 잡히면 추리 과정은 가속도를 내고 어느 시점부터는 세워진 뼈대 위에 살을 붙이게 된다. 독자로 하여금 왜 그랬을까?”란 생각을 던지게 만드는 추리 소설이 잘 써진 추리 소설의 조건이라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80% 정도 충족한다고 본다.

 

독일 소설이다. 그래서 영미 문화권의 지명이나 이름에 익숙한 우리나라 독자들에겐 등장인물들을 구조화하고 연결하는 것보다 이름에 익숙해지는 것이 우선 힘들었을 것이다. 맨 머리로는 정리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나는 결국 연습장에다 주인공 토비아스를 중심으로 등장인물 구조도를 그려가기 시작했다. 뒤에 등장하는 인물은 화살표를 끌어서 연결하다보니 이 구조도는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복잡한 구조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야기의 얼개를 체계적으로 머릿속에 입력하는 과정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작업이기도 했다.

 

나는 추리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인기 도서였다는 것과 제목이 특이하다는 것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지 3년이 넘었기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은 것으로 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판본은 2011년의 20쇄본이다. 어마어마한 인기였음에도 내가 지금에서야 이 책을 손에 든 이유는 조금이라도 추리 소설에 가까워지고 싶어서다. 팍팍하고 빠듯한 일상에 숨통이 될 만한 책 읽기를 하고 싶었다. 만날 이래라 저래라하는 계발서도 벗어나고 싶었고 대리만족이라도 하자며 읽어댔으나 정작 갈 수 없다는 것에 더 심통이 나서 여행서도 당분간 쉬고 싶었다. 허연 배꼽을 드러낸 백설공주의 배를 보고 있자니 제목에 계속 호기심을 느껴오던 것을 이번에 아예 내가 백설공주다~ 생각하고 추리소설에 푹 빠져버리고 싶었다. 휴가도 없는 여름을 시원한 맥주와 서늘한 살인사건을 접하며 증거와 정황을 맞춰가는 두뇌활동이나 제대로 해보자 싶었다. 추리 분야에 문외한이고 추리 소설의 전형적인 전개 방식도 잘 모르지만 최소한 범인 찾아가는 재미는 아니까.

 

두 여자 친구를 살해한 죄로 20대 전부를 감옥에서 보낸 토비아스가 주인공이다. 꼬박 10년을 채웠다. 홀로 남은 아버지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평온했던 마을은 살인자 토비아스의 등장으로 뒤숭숭해진다. 마을 전체가 토비아스를 향한 냉대와 조소, 심지어 대놓고 이 마을을 떠나라고 한다. 토비아스는 사라진 2시간의 기억 때문에 두 여자 친구를 죽였는지도 제대로 모른 체 가슴 속 억울함과 분노를 꾹꾹 담은 채 십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복수심으로 불타오른다. 마을 전체가 토비아스의 집안 몰락에 가담했다고 생각한다. 과연 토비아스는 여자친구인 로라스테파니를 죽이긴 했을까? 독자에게 가장 첫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미 답을 내려놓은 상태로 이 소설을 읽어나갈 것이다. ‘토비아스는 로라와 스테파니를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답. 왜냐하면 그래야 반전이 가능하고 그렇다면 누가 죽였을까, 그리고 왜 죽였을까란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는 전체 이야기의 뼈대에 살을 붙이기 가장 적합한 질문의 단계다.

 

추리소설은 주로 범죄 중심의 사건 해결 과정을 그린다. 그래서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이 수사관이나 형사다. 토비아스가 돌아온 고향 마을 [알텐하인]10년 전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시신이 하나 발견된다. 바로 살해 후 시신을 찾지 못했던 로라의 것이었다. 현재의 사건을 10년 전 사건이 직감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가졌다는 것을 안 피아 형사. 그녀와 호흡을 맞춰온 보덴슈타인 반장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보덴슈타인은 현재의 사건만 들여다본다. 피아의 직관력을 믿지만 그는 팩트주의자다. 소설의 중심은 토비아스라는 청년이 과연 로라와 스테파니를 죽였는가, 이미 죗값을 치른 토비아스이지만 마을 주민과의 관계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인가, 토비아스가 가지고 있는 억울함과 분노는 풀 수 있는가, 만약 토비아스가 두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면 누가 죽였고 왜 죽였는가, 이다. 이 질문에 대해 소설은 답을 해나간다. 그러나 독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수사관인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사생활을 갈등이나 문제 상황을 집어넣었다. 나는 그것이 뜬금없게 느껴졌다. 특히 보덴슈타인 반장의 부부 관계의 갈등 상황이 계속 등장하는 것에 토비아스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집중을 흐리게 하는 장치를 하는 것이라 보고 불만이었다. 이것이 작가가 일부러 설정한 것인지, 그리하여 독자가 제대로 범인을 찾지 못하게 하거나 반전의 충격을 극대화할 목적인지, 궁금하다. 원래 추리 소설은 그런 식으로 쓰는가 

 

결국 독자가 이미 예상했던, ‘토비아스는 범인이 아닐 것이다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면 그 다음 문제인 그렇다면 왜 이 모든 것을 토비아스에게 뒤집어 씌웠나 일 것이다. 어딜 가나 질투와 시기가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것 같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악마는 한 두 명이 아니다. 집단적 광기가 발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씁쓸함을 주지만 개별적으로 보이는 악의 분출을 보노라면 내 주변의 과잉 친절한 사람을 떠올리며 그 사람의 속도 알고 보면 위선과 욕망으로 압축된 내면을 가진 게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나는 이 소설이 완벽하게 독자를 속일 수 없었다고 본다. 그리고 억지로 반전을 시도한 느낌도 받았다. 추리 소설은 으레 그래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새로운 이면을 보여주려 작가가 애쓴 느낌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알텐하인] 마을의 유지나 다름없는 테를린덴이 자신의 장남 티스를 버릴 정도로 그녀를 사랑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만 살기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도망가는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약했다는 생각을 했다. 어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일지도 모른다. 독자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것이다. 또 아쉬운 점은 강렬한 주인공이 없었다는 점이다. 토비아스가 주인공인 듯 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읽었더니 의존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으로 묘사되어 주인공에서 점점 멀어진다. 주인공이 가져야할 무게 중심이 약했다. 토비아스보다 피아나 보덴슈타인이 사건 전말을 파헤치기 때문인지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인물 중심의 서사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독일 소설은 고전문학에서 만난 것 외엔 처음이 아닌가 싶다. 독일문학 중 읽은 작품은 떠오르는 게 없다. 딱딱할 것이다, 철학적일 것이다라는 이미지가 강한 독일문학이다. 그러나 대중성을 요하는 추리 소설장르인만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그 패턴을 그대로 따른다. 굳이 독일소설이라는 말만 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영미 소설과 유사하다. 어딜 가나 물질과 관능적 욕정은 따라다니며 자신의 이익을 중심으로 친절과 배려를 가장하여 상황을 조절하려 드는 인간의 이중성은 추리 분야의 영원한 소재가 될 것 같다. 인간을 통제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자기만의 규칙을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인간의 권력에 대한 갈망은 파멸과 몰락을 가져온다는 전형적인 메시지를 속도감 있는 서사 전개를 통해 식상함을 덜어준 소설이다. 공포보다는 범인 찾기가 재미있을 추리 소설이다.

 

 

여담이지만,

엄마의 배꼽에 환장하는 우리 아들이 이 표지를 보고 씨익 짓던 음흉한 미소를 잊지 못한다 ㅋㅋㅋ

"엄마 백설공주가 왜 옷을 벗고 있어?"

북커버 사용의 일상화를 잊지말자^^

(고발님이 주신 것 잘 쓰고 있는데 이번엔 책도 더워보일만큼 무더운 여름이라 책에 옷을 안입혔더니...)

15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5 댓글 21
종이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평점10점 | k******5 | 2020.11.24 리뷰제목
<이책은>오래전에 금비 님께서 책나눔으로 주셨다.<저자는> 저 : 넬레 노이하우스 (Nele Neuhaus) ---발췌하다1967년 독일 뮌스터에서 태어났다. 법학, 역사학, 독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다. 결혼 후 틈틈이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하다가 자비로 출판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수사반장 보
리뷰제목

<이책은>

오래전에 금비 님께서 책나눔으로 주셨다.

<저자는>

 저 : 넬레 노이하우스 (Nele Neuhaus) ---발췌하다

1967년 독일 뮌스터에서 태어났다. 법학, 역사학, 독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광고회사에서 근무했다. 결혼 후 틈틈이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하다가 자비로 출판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여형사 피아가 등장하는 ‘타우누스 시리즈’가 인기를 모으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독일에서 출간된 지 사흘 만에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32주 동안이나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 20개국에 번역 출간된 이 작품은 그동안 뻔한 미스터리 스릴러에 질려 있던 한국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2011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후 독일을 대표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로 자리 잡은 넬레 노이하우스는 『바람을 뿌리는 자』를 발표하며 보다 치밀해진 구성과 인물, 섬세한 문체를 선보였다. 『너무 친한 친구들』은 냉철한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남다른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감성 형사 피아 콤비가 등장하는 ‘타우누스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자비출판임에도 2007년 크리스마스 시즌 당시, ‘해리포터 시리즈’보다 더 많은 판매고를 기록해 독일 대형 출판사인 울슈타인이 작가를 주목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여섯 번째 작품인 『사악한 늑대』는 작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지금까지보다 더욱 성숙해진 넬레 노이하우스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단순한 재미를 넘어 읽는 이의 가슴을 찌르는 강한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미스터리 시리즈인 타우누스 시리즈의 다른 작품으로는 『사랑받지 못한 여자』 『너무 친한 친구들』 『깊은 상처』가 있다. 저자는 최근 미스터리 소설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한편, 타우누스 시리즈의 신작 집필을 준비하고 있다.

<책 읽고 느낀 바>

  책은 페이지도 좋지만 무게감이 있다. 속지를 좋은 종이를 썼다. 리뷰로는 여러 번 봤는데 이제야 이 책을 만난 아쉬움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가 치밀하다. 글은 매끄럽고 빨려 들어가게 한다. 등장 인물이 많지만 크게 심난하지는 않았다. 평범한 사람도 범인으로 지정하고 살피면 모든 면이 수상한 법. 한 마을에서 한 사람이 범인으로 낙인 찍인 건 이상하지 않은 수순이었다.

 

  10대 청소년이 10년 복역을 하고 출소했다. 전도유망한 청년이 어쩌다 살인자가 되었는지. 죄를 지은 범인이 미남이거나 미인일 때 뭔가 착오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동정심이 생긴다고 한다. 첫인상이 나쁜데 일이 생기면 그럴 줄 알았어 라는 단정을 짓게 되는 오류도 있다. 청년은 공부도 잘했고 운동도 잘했고 잘생겼고 예의범절도 좋았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콤비라는 두 형사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잘나가던 가게는 폐허가 되었고, 아버지는 늙은이가 되었으며 복역 중 어머니는 떠나갔다. 죄값을 받고 온 그를 환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살해된 두 여학생의 사체를 찾지 못했다. 그가 나타나고 얼마 후 한 여학생의 시체는 발견되나 나머지는 아직이다.

 

  모든 이가 외면할 때 10년 동안을 꾸준히 도움 준 남자. 변호사 선임도 해주고 여러모로 집에도 도움을 줬다는데 또 일자리를 준다고 한다. 꾸준히 면회를 와 준 여자 동창은 유명한 배우가 되어 있었다. 복역하며 늘 생각했어도 여전히 알 수 없는 깜깜한 기억. 자신이 두 명의 여학생을 죽였다는데 도무지 어느 지점에서 끊긴다. 자신이 했다고 한다.

 

  죽은 두 여학생 중 발견된 이는 사귀던 사이. 발견되지 않은 이는 좋아했지만 차인 상태. 백설공주 역을 당연히 맡을만큼 미모가 있었다. 마치 백설공주처럼 흰 피부에 새까만 긴 머리였다. 늘 남자들에게 꼬리를 쳤다고 한다. 꼴값을 떨다가 죽었다. 거슬러 올라가니 담임샘을 꼬셔서 관계를 맺고 있었고 그 남자가 연상의 의사에게 찍혀서 결혼을 했고 장관이었다.

 

  한 마을의 유지면서 모든 이에게  이런저런 특혜를 줘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한 남자. 그 남자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출소한 남자와 몹시 친했던 아들은 외국에 있다. 마을에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다. 엄마와 특히 사이가 안좋다. 집에 있는 아들은 지극히 예민한 심성을 가졌는데 장관의 부인으로 주치의다. 인상좋은 주치의가 다정다감까지 하다면  최고거나 최악이다.

 

  요렇게 저렇게 얽히고 설킨 스토리지만 몰입도에서 재미지다. 내용은 유쾌하지 않지만 끌어가는 스토리가 지루할 틈이 없다. 참좋은 글력이다. 오른쪽 페이지는 얇아지면서 왼쪽은 두꺼워지는 책은 결말이 궁금하면서도 안 궁금하다. 그런 기분을 충분히 느끼는 책. 특히나 어지간히 범인이 밝혀졌다 싶은 싯점인데도 뭔가 조금 미진한 그 때 결정적 한 방. 한 마을을 좌지우지한 그 남자의 속내가  몇 페이지에 지나지 않지만 한 권의 책을 위한 답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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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얽히고 설킨 욕망의 거미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평점8점 | e****0 | 2011.11.24 리뷰제목
여러 사람의 리뷰에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재미있다는 평을 보고는 도서관에 대출 예약을 시도했다. 우리 구내 도서관 세군데에 예약을 신청했지만, 모두 예약 대기자가 넘쳐서 예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 도서관에서 겨우 예약에 성공했고, 어제  김장하느라 몸이 피곤했는데도, 득템한 기분으로 한달음에 읽어 내려갔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는 영화배우 뺨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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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의 리뷰에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재미있다는 평을 보고는 도서관에 대출 예약을 시도했다. 우리 구내 도서관 세군데에 예약을 신청했지만, 모두 예약 대기자가 넘쳐서 예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 도서관에서 겨우 예약에 성공했고, 어제  김장하느라 몸이 피곤했는데도, 득템한 기분으로 한달음에 읽어 내려갔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는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에 케리 그랜트를 능가하는 매력의 소유자인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직관이 뛰어난 피아형사가 콤비로 등장하는 추리소설이었다. 그러고보니  독일 추리소설은 이 작품이 처음인 것 같다.

 

전 여자친구 로라와 자신을 떠나려 한 여자친구 스테파니 이 두 명을 살해한 혐의로 10년을 복역한 뒤, 고향인 알텐하인으로 돌아온 토비아스, 그는 성적도 빼어나고 여학생과 친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그야말로  전도양양한 청소년이었다.

독일에선 우리나라와 달리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도 살인죄로 기소가 가능한지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토비아스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10대의 미성년자라 2건의 살인사건에 대해10년복역으로 끝난 모양인데, 하지만 갓 서른이 돼 돌아온 그를 반겨주는 이가 있을 리 없다. 이웃들은 살인자의 귀환을 환영하지 않았고, 그와 어린시절 내내 함께 자랐고  이제는 여배우로 성공한 나디야만이 그를 반갑게 맞이해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인물은 미남미녀이다. 수산반장도 미남이고, 토비아스 역시나 미남에 머리까지 좋은 청년이었다. 피살된 두 여자 주인공 특히 스테파니는 연극에서 주연인 백설공주역을 맡을정도로 빼어난 매력과 미모의 소유자였다. 이렇게 설정한 작가의 의도에 추리소설적인 면에서 그다지 점수를 주게 되진 않았다. 로맨스 소설의 설정 같은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한눈에 상대를 반하게 하는 성적 매력의 소유자들의 등장으로 너무 쉽게 행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성이 허술해지기 마련이다.

아멜리가 토비아스에게  첫눈에 이끌려서 살인사건을 파고들어가게 되는 것에도 보듯이. 

 

의사가 되려고 했던 토비아스의 꿈과 그들 부모의 삶은 풍비박산 나버렸다. 살인죄로 유죄판결 받은 아들을 둔 그의 부모는 재정적으로도 위기였고, 이혼을 한 상태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살해됐던 로라와 스테파니 부모들, 피해자 유족들의 삶 역시나 휘청거렸다. 트라우마를 안은 채 피폐해지는 피해자 가족의 삶 또한 작가는 놓치지 않고 있었다.

 

알텐하인은 겉으로 보기엔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이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이 작은 마을은 잇속과 욕망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알텐하인의 유지인 테를린덴은 이런 유족들의 삶을 비집고 들어왔다. 토비아스의 절친이었던 라르스의 부친이었던 그는 토비아스에게도 일자리를 제안하지만 내키지 않았던 토비아스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도움의 손길을 주는 척하면서도 결국은 자신의 잇속을 채웠고, 그런 경제력을 통해 이 마을에 보이지 않는 지배력을 늘려가는, 겉과 속이 달랐던 것이 그의 실체였던 것이다.

토비아스와 두 피살자를 가르쳤던 그레고어 라우터바흐도 의사 다니엘라와 결혼한 이후 정치적으로 출세가도를 달리게 되는데..

 

그러던 차에 살해됐던 로라의 유해가 11년만에 발견됐고, 알텐하인의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졌다. 직관력이 뛰어난 피아 형사는 토비아스가 유죄가 아니라는 심증을 갖지만, 보덴슈타인은 아내의 외도로 혼란에 빠져 수사에 집중하지 못한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는 보덴슈타인과 피아, 이 두 수사관들의 애정문제와 사생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한축, 또 그 사건과는 별개로  이들의 삶이 작품의 다른 한축을 차지하고 있다. 범행과 그 범행을 좇는 수사관의 삶이 공존하고, 수사관으로서의 캐릭터나  인간적인 모습이 함께 부각되는 느낌도 매력으로 다가왔다.

애정문제는 범죄인만이 아닌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문제이고 혼란스러움이라는 명제를 깔아놓은 걸로 보여졌다. 다만 욕망에 이끌려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때, 일방적이거나 그저 말초적인 욕망을 좇을때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 차이라고 할까.

 

토비아스에게 관심을 갖고, 과거 두건의 살인사건을 캐들어가던 아멜리, 그녀는 이 마을에서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런 그녀가 실종이 되자, 마을사람들을 다시 한번 토비아스에게 의심을 눈길을 주지만, 피아는 토비아스의 과거 범죄는 누명이었다는 사실에 점점 근접해갔다.

사건 전모가 점점 밝혀지게 되면서 위선과 지위에 가려져있던  치정과 물욕,질투, 지배욕, 독점욕, 이기주의, 등 마을 사람들의 욕망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만다. 이들은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재물을 사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또 자식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타인을 공격하고, 누명을 씌우는 일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각자 개별적인  범행이었지만, 이들은 모두 거미줄처럼 치정과 자식에 대한 사랑, 위선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어떻게 보면 공범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작품 속에서 가장 순수함이 빛났던 인물은  도시에서 살다 이 마을로 온 아멜리였다. 처음에는 자신의 명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인자로 유죄판결받은 토비아스를 시종일관 사랑하는 나디야에게 순수함을 느꼈지만, 조금 읽다보니 그녀에게는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러가지 느껴졌다.

반면에 아멜리는 거침없기는 하지만, 선입견을 갖지 않고 사람을 대하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토비아스에게 애정을 느끼고, 또 테를린덴의 자폐아 아들인 티스의 유일한 친구가 돼주었다. 겉보기에는 불량스러워 보였던 그녀가 오히려 가장 탐욕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였던 것이다. 그리고 아멜리를 끝까지 지켜주려한 티스 또한 그러했다.

 

명성과 지위, 재산으로 인간의 올바름과 양심과 영혼이 지켜지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타락할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 재물과 지위, 명예에 눈이 멀어 그것으로 쉽게 한 인간의 전부를 판단해버리는 현대인의 얄팍함에 뜨끔하게 된다. 그것 역시나 현대인의 내면이 부박하기에 비롯된 것이고, 작가는 인간의 내면은 돈과 명성, 지위로 결코 채워질 수 없다고, 현대인들 향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리라.

 

결국 토비아스의 누명을 벗겨지고, 두건의 살인을 저질렀던 진범, 그리고 아멜리와 티스를 죽이려했던 범인이 모두 체포된다. 그렇다고 해서 토비아스에게 행복이 찾아온 것만은 아니었다. 사건해결과정에서 그는 몇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또 자신을 믿어주고 지켜줬던 아버지가 죽게 되는 비극을 겪게 됐던 것이다. 

토비아스의 청춘.. 교도소에서 헛되이 보낸 20대 그 빛나는 청춘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아무리 부자가 됐다고 한들..의사가 되려고 했던 꿈과 스테파니와 따뜻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그 빛나는 미래에 대한 보상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토비아스는 꿋꿋하게 불사신처럼 살아 남았다.

그가 아멜리와 함께 미래를 꿈꾸는 것으로 산산조각난 삶을 회복해나가기를 희망한다. 이제 갓 서른, 희망을 품고 그가 살아가야 할 날은 마냥 창창하기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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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인간이 만들어낸 이기심의 끝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n******i | 2012.01.29 리뷰제목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기적인 집단들이 무수히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이기적 집단이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한 명의 개인을 넘어서서 하나의 무리를 가장하여 가장 돈독한 집단으로 만들 수 있는 집단 중의 기본은 가족이라고. 그럼, 그 다음 차례의 이기적 집단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학교? 직장? 나라? 우습게도 이 책에서 그런 이기심을 제대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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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이기적인 집단들이 무수히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이기적 집단이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한 명의 개인을 넘어서서 하나의 무리를 가장하여 가장 돈독한 집단으로 만들 수 있는 집단 중의 기본은 가족이라고. 그럼, 그 다음 차례의 이기적 집단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학교? 직장? 나라? 우습게도 이 책에서 그런 이기심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하나의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 사람들 전체와 그 마을에서 지내고 있는 개인 각자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이기심의 최대를 그려내고 있었다.

 

독일의 한 작은 마을 알텐하인. 여학생 두 명을 살해한 범인으로 지목되어 10년 동안의 수감생활을 했던 토비아스가 출소 후에 마을로 돌아온다. 마을 사람들은 의외인 것으로 생각했지만 토비아스는 마을에 남아있는 아버지를 봐야만 했다. 그리고 막상 아버지와 자신이 살던 집을 보던 토비아스는 아버지를 만나고 마을을 떠나려 했던 자신의 계획을 수정한다. 엉망이 된 삶의 터전과 10년 사이에 너무 늙어버린 아버지,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 자신이 저질렀다는 범죄의 기억. 집안을 정돈하고 10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고자 토비아스는 환영받지 못하는 그 마을에 머문다.

토비아스가 마을로 돌아오던 그 순간부터 마을을 뒤숭숭해진다.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자의 재등장은 마을을 공포로 만들기에 충분했으나, 그보다도 더한 것은 진실을 알고 있는 자(결국은 진실을 숨긴 자)에게 다가오는 숨 막히는 공포다. 언제 터질지 몰라서 단 한 사람(토비아스)만이 사라지면 다시 조용한 마을로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자신들의 위치에서 계속 유지해온 그대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무모한 짓을 저지른다. 원래 진실을 숨기는 자는 그런 것이다. 하루하루, 매 순간이 숨이 막히게 죄어오는 공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신을 옥죄어 오는 공포를 차단하고자 스스로 감당이 안 되는 일도 대책 없이 저지른다. 때로는 그런 오류들 때문에 진실을 드러나기도 하고.

 

배려와 호의를 가장한 이기심.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다양한 이유로 그 이기심을 드러내면서 방관자이자 살인자가 된 사람들이다. 지독하게도 이기적인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돈과 권력으로 마을 사람들의 생계를 쥐고 흔들어 자신의 왕국을 만들려는 사람도 있었고(“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 내리기 힘든 결정을 대신 해주고 그들의 보잘것없는 인생을 대신 책임져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아주 좋아합니다. 전체 그림을 볼 줄 알고 필요할 때 조치를 취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납니다.”), 자신의 감정을 사랑이라 말하면서 무모하고 집착이 되어버린 지나친 사랑으로 한 청년의 지난 10년을 지켜보면서도 절대 침묵으로 진실을 은폐한 여자(“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토비아스를 좋아했어요. 그리고 걔가 감옥에 갔을 때도 10년간이나 기다렸고요. 감옥에서 나온 토비가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내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했어요. -중략- 토비는 날 여자로 보지 않았어요. 그저 항상 옆에 있는 존재에 불과했죠.”)도 있었다. 사랑이 아닌 집착을 모습을 보여주면서 상대를 사랑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 소유물쯤으로 여기고 그녀가 입 다물어버린 그 찰나의 순간 때문에 누군가의 10년은 인생에서 사라졌다. 그 외에도 찌질 하기 그지없고 살인을 하고도 정치적 야망만 눈에 들어오는 남자, 자신의 자식을 위해 다른 이의 인생이 망가져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모, 다른 이에게 보여주기 위한 체면이 중요해서 살인쯤은 아무것도 아닌 여자,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한 집안 쯤은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식의 마을 사람들의 집단 이기주의는 너무나도 치열했다.

 

외모를 이용한 권력.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외모가 주는 권력을 알고는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사람에게 눈길 한 번 더 가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친구네 맥줏집 알바를 우리 친구들끼리 직접 뽑은 적도 있다. 잘생기고 깔끔해 보이고 여자들에게 호감을 끌게 생긴 어린 남학생으로.) 이 책에서 살해당한 두 여학생은 자신의 외모가 다른 사람들(특히 남자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알고 교모하게 이용한다. 로라는 자신의 외모를 이용해 남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백설 공주라 불렸던 스테파니 역시 자신이 가진 외모의 아름다움을 악의적으로 이용한다. 결국 그 여학생이 외모를 가지고 부린 이기심의 말로는 죽음이었고 그녀들의 아름다움 역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만약 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고 해도 그 뛰어난 외모를 통해 휘두를 수 있는 힘과 이익들은 무시하지는 못할 것 같다. 다른 이가 자신들이 부린 그 술책에 아픔을 느끼는지는 관심도 없고 오직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면 그만인 것으로 즐기다가 그런 최후를 맞은 것이다.

 

가해자 = 피해자 = ?

어느 사건에서나 마찬가지로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도 있다. 그런데 웃기게도 이 책에서는 토비아스가 가해자로 시작되고, 토비아스가 수감된 후의 10년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토비아스와 토비아스의 아버지를 비롯한 그의 가족의 모든 삶이 피해자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생활터전인 레스토랑이 폐허가 되고 집안에는 온기가 없으며, 살인자의 가족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 눈초리는 토비아스의 한 명 남은 가족인 아버지마저 집밖으로 나다닐 수 없는 삶을 만들어준다. 그저 살인자의 아버지라는 이유만으로. 기억에도 없는 일에 대한 가해자가 되고, 동시에 10년 동안의 시간동안(어쩌면 진실이 밝혀진 그 이후에도 계속)을 피해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시간들이 안타까웠다.

 

아무도 풀어내어 줄 수 없었던 진실에 대해 스스로가 나서야만 했던 토비아스와 사사건건 그 진실 파헤치기를 방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고군분투가 볼만 했다. 온갖 비리와 거짓으로 똘똘 뭉친 위선들, 힘 있는 자의 여유로운 권력 휘두르기, 자신을 봐주지 않는 이에 대한 지독한 집착과 다른 동성에 대한 어리석은 질투, 내 안의 것들을 보듬기 위한 진실의 은폐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사고방식들을 가진 이들의 행태가 괘씸하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났다고 하기에는 끔찍한 살인사건이었다. 계획하지 않았더라도,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우발적이었다 하더라도 살인은 살인이다. 특히나 이 책 속의 살인자들은 동정하고 이해할 가치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후회해도 소용없는 그 순간, 그들이 저지른 그 살인의 순간과 동기 역시도 자신들이 만들어낸 이기심이란 것을 그들은 알고나 있을까 싶은 궁금증이 들게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이기심의 끝이 어디까지인가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그 많은 가해자들이 각자의 이기심으로 누군가의 인생 10년을 고통 속으로 송두리째 사라지게 만들었던 것을 피해자는 누구에게, 무엇에게 보상받아야 하는 걸까.

 

추리소설이 가지는 흥미진진함과 사건 해결을 위해 독자를 같이 끌어들이는 그 매력이 충분한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살인자를 등장시켜주고 진행되는 이야기의 부분 부분에 과거 10년 전의 시간으로의 여행을 집어넣어준다. 지나간 시간에 대해 진실을 파헤치는 재미는 상당했다. 더군다나 억울한 사람 한명의 인생 기록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추리소설이라면 썩 괜찮지 않은가? ^^

피아 형사와 보덴슈타인 수사반장 콤비의 시리즈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이 첫 번째로 출간되었다. (실제로 원작은 그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이 첫 번째가 아니다.) 보는 눈에 따라 이야기로의 흥미가 조금 느슨해진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이 책을 충분히 즐긴 독자라면 바로 이어서 출간된(우리나라 기준) <너무 친한 친구들>도 바로 집어 들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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