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소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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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소멸 사회

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리뷰 총점 9.9 (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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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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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소멸을 앞둔 대한민국에 건네는 단호한 제언 평점10점 | 2*****u | 2024.12.15 리뷰제목
※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9기로 선정되어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초저출생이 문제라고들 한다.연애와 결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삼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고,해마다 원아모집을 할 때면 대기번호를 받으며아이들이 넘치던 어린이집, 유치원은줄지어 폐원하거나 요양센터로 바뀌어다가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리뷰제목
※ 본 포스팅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9기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초저출생이 문제라고들 한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삼포세대'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고,
해마다 원아모집을 할 때면 대기번호를 받으며
아이들이 넘치던 어린이집, 유치원은
줄지어 폐원하거나 요양센터로 바뀌어
다가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독립과 전쟁 등
많은 위기를 겪었음에도 짧은 시간 안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놀라운 경제발전으로
어느덧 경제 선진국으로 손꼽힐 만큼 성장했다.
IMF로 외환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을 비롯한
적극적인 행동은 나라를 구하고 지켜냈다.

이제야 좀 살만한 세상이 되었나 싶은 작금,
분명 행복해야 할 우리는 되려 힘들기만 하다.
흔들리는 나라와 정치,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청년층,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는 출생률로
이 추세로 가다가는 나라 자체가 소멸될 수 있는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나라를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과 같은 행위.

90년대만 해도 20대 중반이면
남녀 할 것 없이 대체로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둘 정도 낳아 키우며 사는 것이
보편적인 가정의 모습이었다.

점점 늦어지는 초혼 연령과 출산연령으로
서구화되는 문화의 영향인가 싶던 것도 잠깐,
이제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고
하나 둘 사라지는 기이한 변화.

왜 우리는 스스로 소멸을 선택했는지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그 초점을 '정치'에 맞춰 파헤치는 책
《압축 소멸 사회》를 만날 수 있었다.



나 역시 30대이지만 여전히 미혼이고,
예전에는 '꼭 해야지' 생각했던 결혼에 대해
지금은 '안 해도 그만'이라는 마음이다.

너무 먹고살기 힘든 지금의 물가,
집값은 물론이거니와 엄청난 교육비
그리고 집안일을 감당해가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오롯이 제 몫을 하는
한 사람으로 키워낸다는 게
얼마나 힘들까 싶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른들은 '어떻게든 다 하게 되어있어'라지만
두 명의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맞벌이를 한다는 전제를 하더라도
몇 년 벌어서는 내 집 마련은커녕
수시로 오르는 집값에 전세 구하기도 힘드니
대출은 기본이라 이자만 해도 꽤 크니
여기에 출산을 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다.

내 월급 빼고는 다 오른다,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쳐가는 사이버 머니
라는 말들처럼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에'
아이를 낳고 그 퍽퍽함과 막막함을
대물림하지 못하겠는 마음을
어찌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임'이라
비난할 수 있을까.

왜 저출생이라는 문제가 도래했으며,
지금의 정부가, 정책이, 정치가 말하는
해결책이 젊은 층에게 와닿지 않고 있는지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를 쫓다 보니
나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정치 소멸'의 문제를 마주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이 왜 이리 고달픈지도 모른 체,
그냥 가뜩이나 먹고살기 힘든데
자기들끼리 물고 뜯기 바쁜 정치는
내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만 생각했는데
여기에 원인이 있고 해결책이 있다니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시선이었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나 정치를 펼치지 않고
그들의 싸움과 게임 같은 완력 다툼인 정치,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문제라고만 여기며
이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외면하던
우리에게는 문제가 없는가 하고
자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과연 지금의 현실이 바뀔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달라질까 해답을 찾는 과정 속
결국 정치 복원 그리고 이들이 올바른 정치를
해나갈 수 있도록 채찍질할 수 있는
우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깨달음 아래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 무언가 행동해야 할
필요성과 책임감이 비로소 느껴진다.

책을 읽는 동안 나라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계엄령이 내려지고 이를 해제하기 위해
폐쇄된 국회로 뛰어든 국회의원들,
그들을 막는 계엄군과 경찰을 위해
시민들이 맨몸으로 국회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아이들을 이끌고,
혹은 해외에서도 이 정치 소멸을 막고
'다시 만난 세계'를 마주하기 위해
여의도로 국회로 추운 날 발걸음을 더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어 가결되기까지
연예인 응원봉을 들고,
시위에 나선 사람들을 위해
음료와 음식을 선결제 하며 응원하는 등
여태껏 없었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각자의 힘을 더해낸 이 노력들이
가장 큰 힘을 내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고
희망이 없는 정치와 나라임에도
다시 한번 이를 바꿔보고자 '행동'한
시민들 덕분에 소멸 위기의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위기를 넘어 재기할 힘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 스스로 소멸하는 대한민국을 멈추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라는
책 속의 제언처럼 시민 스스로 이끌어낸
이 결과를 바탕 삼아 앞으로 더 큰 목소리로
정치를 복원하고 올바른 성장과 정책으로
스스로 소멸을 선택했던 우리가
삶을 선택하고 계속해 나아가기를 바라본다.

그저 '색'을 논하며 편가르기에 바빴던
작금의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고
또 경각심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깨우치게 해준 의미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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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한국 소멸의 원인은 정치 소멸 평점10점 | y****4 | 2024.12.20 리뷰제목
요 며칠 사이만큼 집착에 가깝게 정치 뉴스에 몰입한 적이 없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 나에게 정치 뉴스란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영역에 있었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하루를 시작하지 못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뉴스와 SNS를 보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는 주변 반응을 보며, 이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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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만큼 집착에 가깝게 정치 뉴스에 몰입한 적이 없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 나에게 정치 뉴스란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영역에 있었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하루를 시작하지 못하는 종류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뉴스와 SNS를 보느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는 주변 반응을 보며, 이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이전에는 정치 뉴스에 피로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민생이 걸린 현안이나 우리나라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보다는 가십성 이슈에 더 많은 지면이 할애되었기 때문이다. 정치 뉴스를 보려고 굳이 ‘노력’을 해야 했던 이유다. 물론 언론이 가십에 중점을 둔 이유는 일차적으로 정치가 그러한 사안에 주목했기 때문일 테다. 지난달 경향신문에서 미류 역시 산적한 현안을 무시하는 정치를 문제 삼은 바 있다. 이 책이 지적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압축 소멸 사회》의 저자는 최근 한국 사회가 소멸 위기에 처한 원인을 정치 소멸로 진단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를 비판한다. 독자는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문제를 조목조목 따지는 글을 읽으며 근본적 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세워 볼 수 있다.

  지금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시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가 마주한 일련의 사태는 ‘정치 소멸’로 볼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 정부가 보수의 결집만을 꾀하고 자신과는 다른 입장을 보이는 정치 세력이나 민의를 무시하게 된 것이 분명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닐 것이다. 《검찰국가의 배신》(한겨레출판, 2024)은 윤 정부 이전부터 두드러졌던 검찰의 폐쇄적 조직문화를 해부했으며 《불온한 공익》(한겨레출판, 2024)은 사회가 강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공익을 인정해 왔다는 점을 짚었다. 이 책의 저자는 변질된 계파 정치나 정부의 사법 관료 포퓰리즘, 대통령의 우경화된 이념과 역사 인식을 지적하며 정치가 내부에서 어떻게 실패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여당은 가치와 비전을 뒤로한 채 권력에만 눈독 들였으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정치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사법적 논란만을 부각했고,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전 정부나 야당을 ‘반국가세력’이라고 명명했다. 독자는 이러한 정치적 실패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와의 연관성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사회 문제 자체도 시의적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저출생과 자살, 지방 소멸과 기후위기는 시급한 대처를 요하기 때문이다. 저출생 문제는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보다 자극적인 이슈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외국 교수가 한국의 출생률을 듣고 머리를 감싸 쥐며 놀라는 사진이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한국에서 출생률이 감소하는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의 소멸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한다. 그 원인으로는 자산 양극화와 가계 부채, 여성의 육아 부담이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희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지목된다. 그러나 저출생 예산 지출은 생색내기식에 불과했다.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정치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특성화’를 하라며 오히려 소멸을 가속화했다. 세계 여러 나라가 기후위기에 대응해 RE100이나 기후공시 의무화를 추진하는 데 반해 한국 정부는 기후공시 의무화 조치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증명하는 얄타 체제의 해체나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9·19 남북 군사 합의의 효력 정지 등은 전쟁 위협으로 한반도가 우발적 소멸에 직면할 가능성을 보여주며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6일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정치를 오직 ‘정부’만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저자는 정치가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의 역할에도 기대고 있음을 되새기며 여러 당 사이의 경쟁뿐 아니라 당 내부의 여러 정치 세력 간 경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물론 이때 경쟁이 뜻하는 바는 권력 투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놓고 경합하는 일이다. 이 점에서 현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 소수 정당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책 마련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따지는 일도 중요하다. 저자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정치 탄압을 받은 것은 맞지만, 당 대표의 생존을 이야기했을 뿐 실제 우리 사회가 마주한 자살률이나 출생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는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정치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시민의 역할을 고민하게 한다. 4·19, 광주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1987년 민주화, 2016년 촛불 등 위기 때마다 시민이 있었다는 저자의 말대로 2024년 여의도에는 형형색색의 불빛을 밝힌 시민들이 있었다. 시민들에게서 탄핵 이후 정치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까닭이다. 시민들은 주권자로서 소멸하는 정치를 되살리기 위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촉구하고, 숙의와 토론이 가능한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 ‘나중에’라며 뒤로 밀려났던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규정하는 차별금지법 제정, 성차별 타파, 장애인 이동권 보장,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을 비롯해 무분별한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을 다시 불러와야 할 때다. 한국이 세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고민하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르는 지금, 이 책을 읽으며 동료 시민들과 정치 및 사회 각 분야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싶다. 저자가 말했듯, 침몰하는 배에서 백 명 중 열 명을 가려 구명정에 태우는 기준을 따지는 식의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한다면 구명정이 왜 그렇게 작을 수밖에 없는지, 모두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를 묻고 싶다.


한겨레출판에서 도서를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압축 소멸 사회

압축 소멸 사회
글쓴이
<이관후> 저
출판사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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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단지 절망에 잠식되어 있지 않고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l******6 | 2024.12.15 리뷰제목
생각해 보자, 당신은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나는 국가의 소멸, 무엇보다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소멸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해, 여기저기서 들은 바가 있더라도 무엇을 근거로 소멸을 이야기하는지 깊이 찾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었다. 압축 소멸이라는 키워드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리뷰제목

생각해 보자, 당신은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나는 국가의 소멸, 무엇보다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소멸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해, 여기저기서 들은 바가 있더라도 무엇을 근거로 소멸을 이야기하는지 깊이 찾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었다. 압축 소멸이라는 키워드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의문이었다. 무엇 때문에 대한민국이 소멸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가. 


이것은 물리적 현상이라기보다는 관념적 현상입니다. 물리적으로는 기존에 있던 어떤 것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만, 개념으로서의 소멸은 그런 현상적 수준을 넘어섭니다. (8)


작가인 이관후는 정치학자로, 서강대 학·석사와 런던대학교 박사를 거쳐 건국대학교 상허교양대학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제16, 17대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정책보좌관, 국무총리 메시지비서관을 지냈으며 2024년 11월 역대 최연소로 제10대 국회입법조사처 처장으로 임명되었다. 이 책은 《한겨레 21》에 연재되었던 글을 기반으로 수정하고 보완하여 세상에 나왔다. 


『압축 소멸 사회』의 초판 1쇄 인쇄는 24년 11월 22일이다. 최근에 출간된 책인 만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과 미국 대선과 같은 이야기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그저 탄식만 하고 지나갔던 수치를, 뉴스 기사나 지인과의 대화 속에서 한 번 스쳐 지나간 소식을 해석하여 소멸의 근거로 삼는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국제 정세나, 정치 이야기도 가까운 곳에서 경험한 작가의 생생한 설명을 통해 접해볼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가 타락한 이유는 시민의 주권을 양도받은 세력들이 정치적 책임과 역사적 소명을 방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결국 시민들입니다. 혐오와 갈등의 한국 사회, 압축 소멸 사회, 과도 불안 사회의 미래를 바꾸는 마중물이 될 시민들의 조직적·실천적 행동을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무한 경쟁의 세계에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그래서 다음 세대에게 희망 없는 사회를 물려줄지, 아니면 행복을 꿈꾸며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지를 시민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234)


책을 받고, 읽는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단 세글자로 축약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급박하게 흐른 시간이었다. 12월 3일 계엄령이 선포되고 14일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10일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나는 이제까지 보거나 읽었던 뉴스보다 많은 수의 뉴스를 보고 들었고, 일어나면 간밤에 무슨 일이 없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었다. 내 주변 사람들은 응원봉을 들고 시위에 나갔으며, 끝없이 정치 이야기를 했고, 내가 자는 동안 속보 링크를 보내주기도 했다. 소멸의 위기임은 분명하지만,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당신들이 걷고 있는 길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며, 대한민국을 소멸의 위기에서 끌어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하며. 


한강을 기억하는 법은 책을 한 권 더 사고, 우리가 읽고, 아이들에게 읽히고, 그것에 대해 사색하며 산책하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내 삶에 대해 말하고, 그 언어들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일, 또 살아 내는 일입니다. 슬픔과 기쁨에 눈물 흘리고, 부끄러운 것을 부끄럽다고 말할 수 있고, 끝끝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있음을 알고, 언젠가 모두 사라져야 함을 인정하고, 그리고 또 함께 살아가는 일일 것입니다. (245-246)


* 본 게시물은 서평단 하니포터 활동의 일환으로 한겨레출판(@hanibook)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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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압축 소멸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h**u | 2024.12.15 리뷰제목
『압축 소멸 사회』의 저자는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정치학자 이관후 교수로 제16, 17대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했고, 2024년 11월에는 역대 최연소로 제10대 국회입법조사처 처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압축 성장했지만 이 성장이 지금은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대한민국 사회를  압축 소멸의 원인이 되었음에 주목한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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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소멸 사회』의 저자는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정치학자 이관후 교수로 제16, 17대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했고, 2024년 11월에는 역대 최연소로 제10대 국회입법조사처 처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압축 성장했지만 이 성장이 지금은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대한민국 사회를  압축 소멸의 원인이 되었음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소멸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특히 소멸의 ‘속도’를 강조한다. 인간 사회에 변화란 항상 존재한다. 전쟁, 자연재해, 산업/경제/인구/기술의 변화 등으로 사회는 늘 변화했다. 어느 사회는 버텼고 어느 사회는 무너졌다.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는 때는 보통 변화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격변’의 시기가 닥쳤을 때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를 소멸로 몰아넣고 있는 국내의 상황의 급속한 변화를 다각도로 살핀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

책의 1부 <대한민국은 왜 소멸을 선택했나>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국제 환경 변화와 에너지 전환이라 말한다. 한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 장벽을 이용해서 수출 기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독특한 국제 환경은 비용이 많이 드는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했고 경제적 자생에 필요한 원조 자금을 적극적으로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다가 냉전이 종식되고 탈냉전 세계화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 수출 의존 경제의 내실을 다지기도 샴페인을 터뜨렸고 준비되지 않은 채 세계화를 맞이했다. 그 결과는 결국 익히 알고 있듯이 국가의 부도로 이어졌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의 시작을 외환 위기에서 찾는다. 그 후 정부는 부도난 국가를 빠르게 수습했고 수출 주력 사업을 다시금 일으켰다. 


그러다가 신냉전 패권주의 시대가 열렸다. 신냉전 시기는 패권 국가들이 군사적/경제적으로는 패권을 두고 격렬하게 다투는 것처럼 보이지만,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문제는 한국처럼 낀 나라들이다. 신냉전 패권주의 시대에 한국은 안전한 보호망이 없어졌다. 트럼프의 천문학적 군사 분담금, 바이든의 한국 미국 투자 종용 등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더 이상 안보나 경제에서 일방적으로 한국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도 한국 사회의 복합 위기의 또 다른 원인이다. 기후 위기는 비단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과 경제, 일자리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 미국과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를 새로운 무역 규제와 공급망 전환의 수단으로 삼으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압축 소멸을 앞당기는 정치 소멸

저자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정치’에 있다고 말한다. 이를 돌려 말하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압축 소멸 문제에 정치가 큰 책임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의 정치는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편 정치 소멸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저자가 말하는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학자인 저자는 ‘정치’의 수많은 정의 중 대표적으로 1)통치 기술로서의 정치, 2)공적 업무로서의 정치, 3)권력으로서의 정치 4)타협과 합의로서의 정치를 간략히 설명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정치에 기대하는 국정 운영 능력을 함께 고려한 뒤 ‘정치는 국가의 통치가 작동하는 것이고,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되, 권력관계 속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경쟁과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 정의한다. 

저자는 정치학자로서 정부 여당이나 야당 어느 한 편을 편들지 않고 한국의 정치 문제를 냉정하고 분석해 나간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가 소멸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거대 양당은 압축 소멸하는 한국 사회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상대방은 심판하는 프레임에 매달려 왔다. 저자는 책 전반에서 소멸을 막을 책임과 소멸 속도를 조정할 책임은 전적으로 정치에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정치는 사라졌고 정치가 사라진 빈 공간은 포퓰리즘과 팬덤 정치가 차지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저자는 책에서 국회와 정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노동, 인구, 지방,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국내외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문제점을 진단한다. 저자는 <나가는 글>에서 ‘한 사람의 학자로서 완전히 새로운 미지의 대안을 찾기보다는 기존의 제도에서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을 잘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포퓰리즘이라는 정치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도 있다고 희망을 제시하는데 이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 개개인이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들을 분별하는 안목을 기르지 못한다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 년 만 지나면 다 잊는다는 여당의 어느 의원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해야 할 몫은 우리에게 있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압축소멸사회 #이관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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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우리나라의 내일을 내다보는 <압축 소멸 사회>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d******u | 2024.12.15 리뷰제목
압축 소멸 사회/ 이관후 지음/ 한겨레출판통탄스러운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시국을 적확하게 꿰뚫어 본 이관후 저자의 <압축 소멸 사회>를 읽었다. 통찰력 넘치는 저자의 주장처럼 '정치 소멸'은 끝끝내 참극을 빚었다.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령 선포에서 계엄 해제까지 숨 가쁘게 흘러간 6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소멸되는 듯했다. 그러고 나서는 이제 얕은 숨을 이어가고 있다. 이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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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소멸 사회/ 이관후 지음/ 한겨레출판



통탄스러운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시국을 적확하게 꿰뚫어 본 이관후 저자의 <압축 소멸 사회>를 읽었다. 통찰력 넘치는 저자의 주장처럼 '정치 소멸'은 끝끝내 참극을 빚었다.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령 선포에서 계엄 해제까지 숨 가쁘게 흘러간 6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소멸되는 듯했다. 그러고 나서는 이제 얕은 숨을 이어가고 있다. 이 답답한 정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고마운 시간이었다. 



'한강의 기적'

놀라운 성장으로 강인한 회복력을 보여준 우리나라이다. 유례없는 서사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넘어져도 온 국민이 나서서 다시 일으켜 세우고 K 컬처로 세계 문화를 선도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이관후 저자는 시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 원인을 분석하여 희망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압축 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이 압축 소멸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저출산, 지역 불균형, 높은 자살률 등 청년들에게 희망은 없어지고 있다. 각자도생, 무한 경쟁의 시대. 저자는 물질적 풍요가 행복의 중요한 요소인 사회에서 90%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 이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이라고 말한다. 지금의 질문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라면,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고도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내달렸던 과거의 경쟁 모델이 현대 사회에서 더 나아가 미래 사회에서 통할 거라는 믿음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는 그의 말에 통감한다. 이미 너무 많은 고통과 상처를 짊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개인의 소멸이 국가의 소멸로 끝맺음하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마주할 시간이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정치의 소멸'이라는 저자의 진단에 동의한다. '사법 관료 포퓰리즘'과 '검사 만능주의'에 빠진 윤석열 정부와 '친O'로 분열하여 권력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국회는 사라진 정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치에 무심한 청년층을 향한 우려만 할 것이 아니라 사라진 정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권을 두고 아귀다툼을 하는 변질된 정치판이 아니라, 국민을, 국가를 위한 정치를 하도록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정치인들의 자정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는 저자의 통렬한 문장에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 세대들을 위해 어른이라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임이자 의무라 본다. 






우리나라의 앞날을 내다보고 분석하고 예측하고 대응하는 그의 시선을 따라 희망을, 의지를 품어보고 싶다. 아니, 우리 자랑스러운 국민 모두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길 바라본다. 본디 바로 세운 민주주의로 압축 소멸의 길에 들어선 우리나라가 오늘날에 적당한 해법을 찾아 합심하여 나아가길 바라본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직시하고 더 나은 내일, 더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읽고 그 뜻을 나누기를 바라며 추천합니다. 


한겨레 하니포터9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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