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법의학자가 하는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죽음을 맞은 이들과 그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가족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죽음의 이유를 밝혀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삶의 이유를 찾도록 도와주는 일까지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58쪽)
이 책에서는 법의학자 이호 교수가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며, 생과 죽음의 경계에서 깨달은 삶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 삶을 바라보며 느꼈던 부분과 맞닿아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요즘 삶을 통해 느낀 점은,
인생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며, 인간은 불확실성을 가장 경계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그 불확실성에 기대어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유일한 확실성이 있다면 그것은 죽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두려워해야 할 확실성 앞에서는 오히려 삶의 본질과 가치를 잊은 채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면서도, 마치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인다.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며, 죽음을 수용한 상태에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알아가야 한다.
죽음을 의식하면서 삶을 돌아보면,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나 우리의 욕심과 분노는 한없이 덧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당장 내일 죽는다해도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를 미워하며 살까? 그 순간에는 아마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이 스쳐지나갈 것이다.
결국, 나의 대답도 저자와 같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사랑이다.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며 순간순간을 따뜻함과 행복으로 채워보는게 어떨까. 그 순간들이 쌓여 인생이 완성된다.
완벽한 인생이나 인생의 정답은 없다.
다만, 먼 훗날 죽음을 맞이할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을 소중히 살아가야겠다고 오늘도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