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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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딥페이크 성범죄부터 온라인 담론 투쟁까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언어들

리뷰 총점 10.0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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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사회학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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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구매 너무 좋은 글들만 있었습니다. 평점10점 | s*******5 | 2025.01.31 리뷰제목
여성 학회에서 나온 책들은 꾸준히 찾아보고 읽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너무 좋은 글들로만 가득해서 너무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리뷰제목
여성 학회에서 나온 책들은 꾸준히 찾아보고 읽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너무 좋은 글들로만 가득해서 너무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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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허윤, 손희정, 이민주, 김애라, 김수아 저 외 14명 공저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p****r | 2024.11.13 리뷰제목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성범죄와 여성혐오를 양산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2019년의 N번방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후 2024년까지의 기간 동안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교묘하고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해왔다. 디지털 성범죄는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적 폭력과 착취를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개념
리뷰제목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성범죄와 여성혐오를 양산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2019년의 N번방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후 2024년까지의 기간 동안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교묘하고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해왔다. 디지털 성범죄는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적 폭력과 착취를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개념이다. 이는 딥페이크와 같은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 사이버 스토킹,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그 피해는 물리적 폭력과 다름없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범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디지털 페미니즘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디지털 페미니즘은 기술과 미디어를 통해 여성의 권리를 향상시키고,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는 온라인에서의 행동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도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진다. 페미니스트들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고발과 행동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법과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 이러한 디지털 페미니즘의 활동과 연구에 대한 주제를 종합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이었다. 현 시점에서의 디지털 성범죄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디지털 페미니즘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인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가 가져오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과 실천적 방안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디지털 페미니즘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는 저자들의 노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분석과 노력을 통해서 디지털 성범죄의 실태와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페미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사이버 공간에서의 현재의 문제를 읽어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서문: 페미니스트답게 질문하기 (허윤)

1부. 온라인 여성혐오, 기술과 함께 진화하다

1장 디지털 시대, 고어 남성성의 등장 (손희정)

2장 메갈 밥줄 끊기의 역사 (이민주)

3장 딥페이크 이미지는 어떻게 실제와 연결되는가 (김애라)

4장 온라인 공간을 횡단하는 여성들 (김수아)

2부. 디지털 사회 속 여성주의 지식을 생산하다

1장 '위치지어진' 개발자들과 페미니스트 인공지능 (이지은,임소연)

2장 성차별, 있는데 없습니다 (권현지?황세원·노가빈?고민지,장인하)

3장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스트-연구자 되기 (김미현)

4장 지역 여성주의 네트워킹을 되짚다 (김혜경)

3부, 차별과 맞물리는 신자유주의적 현실을 보다

1장 능력주의는 어떻게 구조적 성차별과 공모하는가 (엄혜진)

2장 젠더 이후의 젠더 정치학 (김보명)

3장 돈 되지 않는 몸을 가진 남성-피해자들 (김주희)

4장 성평등한 일-돌봄 사회로 (신경아)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사회의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저자들은 사이버 레커, 딥페이크 성폭력, 그리고 온라인 여성혐오 현상 등을 분석하고, 이와 관련된 페미니즘의 대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각 장에서 다루는 다양한 문제들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맥락을 통해 우리는 현재의 디지털 사회에서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고어 자본 주의' 개념을 통해 한국 사회의 '고어 남성성'을 조명한다. 디지털 공간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가상의 유희가 아니라, 실제로 신체적 폭력을 동반하는 현실로 이어진다. 사이버 레커와 웹하드 카르텔은 여성의 신체와 이미지를 착취하여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어떻게 자본과 결합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저자는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서브컬처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발생하는' 메갈 색출' 현상을 다룬다. 온라인 집단행동이 여성과 페미니스트들을 어떻게 낙인찍고 사회경제적 기반을 박탈하는지를 분석하며, 이는 소비자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폭력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 고, 페미니즘 운동의 기반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그 파장이 크게 이슈되었던 딥페이크 성범죄와 사이버 스토킹 등 '기술매개 성폭력'의 정의와 실질적 피해를 상세 분석해 준다. 디지털 피해는 물리적 폭력과 연결될 때에야'진짜 피해'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지만, 기술매개 성폭력은 온라인뿐 아니라 대면 현실에서도 피해를 발생시킨다. 현재의 성폭력 판단 기준이 기술매개 성폭력의 실질적 피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다.




ICT 기술 개발과 함께 IT업계로의 여성 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 청년 개발자의 위치성을 통해 페미니스트 인공지능의 가능성도 탐색한다. AI 챗봇' 이루다 '가 혐오 발언을 반복하는 사례를 통해, 기술 개발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혐오와 성차별 문제에 개입하는 페미니스트 개발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IT 개발자 문화 속에서의 젠더 편향을 분석한다. 소프트스킬의 탈젠더화와 여성의 업무 배제 등 미시적 차별이 심층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며, 이는 기술 분야에서 성차별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문제는 기술 발전이 성평등을 이루는데 한계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례로 디지털 네이비트 세대이자 청년 페미니스트 연구자로서의 경험을 되짚는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연구와 소통은 새로운 여성주의 지식 생산의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과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서울 중심의 재현을 넘어 지방 페미니스트들의 리부트에 대한 주제도 있었다. '페미니즘 불모지'로 여겨졌던 지역에서의 여성주의 운동은 친여성주의적 지방정부와 소규모 대면활동을 통해 전개되어왔다. 이는 지역적 맥락에서 여성주의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능력주의가 어떻게 구조적 성차별과 공모하는지를 분석하여, 능력주의 담론은 여성의 성적 차이를 시민의 자질과 연동하여 여성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 공정' 담론과 포스트페미니즘의 연관성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며, 성차별이 어떻게 정당화되는 지를 이야기 한다. 이 이외에 신자유주의적 안티페미니즘과 보수 개신교 반동성애 운동, 급진 페미니스트들의 입장에 대한 주제 등은 흥미롭다. 세 진영 모두 '젠더'에 반대하지만, 젠더는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문화적 과정과 기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이는 젠더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능력주의가 금융 자산화 시대에 남성들의 분노를 불러오는 과정을 분석한 주제는 흥미로운 결론이었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자산으로서의 몸'을 가진 여성에 대한 폄훼는 남성들이 자신의 몸을 자본화할 수 없다는 불만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의 몸을 자본화하는 문제를 비가시화하게 만든다고 한다. 또한 여성의 출산과 돌봄 문제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출산을 회피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현재의 저출생 대책을 비판하며, 일과 돌봄이 양립하는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사회적 편견과 갈등 속에서도 페미니스트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해왔다. 정부와 사회가 반복되는 젠더 폭력을 방관하는 가운데에서도, 페미니즘적 고민은 현실 문제에 개입하며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고발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의 모임과 행동으로 확산되며,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페미니즘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여성혐오와 차별이 더욱 교묘해진 상황에서도, 온라인 페미니즘은 사회가 목도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행동과 고발은 여성의 권리를 향상시키고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성범죄와 그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접근법과 실천적 방안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의 개선, 기술적 대응, 그리고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모든 구성 원이 참여해야 할 문제다.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은 이러한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계보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총리뷰

4차 산업혁명의 생성형 인공지능 AI 디지털 시대에 여성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기술 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통해 여성혐오가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페미니즘이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디지털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차별과 폭력에 맞서 싸우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모두의 책임이다.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사회적 구조를 동 시에 고려해야 하며, 지속적인 논의와 행동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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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의제와 여러 쟁점들 평점10점 | y****4 | 2024.12.11 리뷰제목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은 한국여성학회 40주년을 맞아 기획된 책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타난 새로운 양상의 여성혐오와 페미니즘 운동을 정리한다. 흥미롭게 읽은 꼭지는 온라인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와 현재를 다룬 김수아의 〈온라인 공간을 횡단하는 여성들〉과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나타난 페미니스트들 사이 젠더 인식을 다룬 김보명의 〈젠더 이후의 젠더 정치학
리뷰제목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은 한국여성학회 40주년을 맞아 기획된 책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타난 새로운 양상의 여성혐오와 페미니즘 운동을 정리한다. 흥미롭게 읽은 꼭지는 온라인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와 현재를 다룬 김수아의 〈온라인 공간을 횡단하는 여성들〉과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나타난 페미니스트들 사이 젠더 인식을 다룬 김보명의 〈젠더 이후의 젠더 정치학〉, 능력주의 개념의 성차별적 성격과 이것이 페미니즘에서 신자유주의적 자기계발주의로 나타나는 양상을 다룬 엄혜진의 〈능력주의는 어떻게 구조적 성차별과 공모하는가〉이다. 머리말의 제안대로 김수아와 김보명의 글을 함께 읽으며 페미니즘 대중화가 남긴 딜레마를 생각해 볼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엄혜진의 능력주의를 다룬 글 역시 최근 온라인 페미니즘 운동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온라인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와 현재


〈온라인 공간을 횡단하는 여성들〉의 저자는 안전한 공간을 찾으려 한 여성들의 역사와 여성들이 안전하게 모이면서도 포용적인 연대를 만드는 방법을 논한다. 그는 ‘여성시대’나 ‘메갈리아’를 비롯한 여러 온라인 여성 공간이 만들어진 이유를 1999년 헌법재판소의 군 가산점제 평등권 침해 판단 이후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여성에 대한 공격에서 찾는다. 당시 여성을 위협하는 온라인 공간의 문제가 대두되었으나 우리 사회가 해당 현상을 여성혐오로 개념화하지 못하면서 여성들은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를 계기로 안전한 온라인 공간을 찾으려는 여성들의 노력이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메갈리아’ 이전에도 여러 유료 웹사이트나 ‘여성시대’ 등으로 대표되는 포털 사이트 카페 등 폐쇄적인 여성 공간이 만들어졌으며, 2010년대 중후반부터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더 공개적인 온라인 공간에서 페미니스트들의 자발적인 연결이 이루어졌다.


  최근 SNS에서 일어나는 페미니즘 운동은 기존 사회 운동과 달리 시민단체와 같은 하나의 구심점을 필요로 하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폭발적으로 전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말부터 딥페이크 범죄 사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X(옛 트위터)에서 페미니스트들은 딥페이크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고, 해당 해시태그로 전 세계 트렌드 2위에 오르는 성과를 만들었다. 2018년에 벌어진 미투운동도 비슷한 예시로 볼 수 있다. 다만 디지털 행동주의는 기존 사회 운동과 비교해 지속성이 떨어지며, 단지 SNS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 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결국 사회 전환을 위해서는 기성 언론의 보도나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디지털 행동이 여러 소수자 개인의 주체적인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이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하고, 구조적 차별의 존재를 일깨우며, 오히려 레거시 미디어의 보도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의의를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언론이 SNS 여론을 기사 작성에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개인들이 디지털 행동을 통해 입법 청원을 독려하는 등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으로 볼 때 디지털 행동이 정치적 효능감을 높임으로써 사회 참여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온라인 페미니즘 운동의 딜레마 : ‘젠더 박살’과 자기계발

다만 온라인상 페미니즘 운동에서 보이는 젠더 배제적인 움직임이나 신자유주의적 자기계발주의는 비판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젠더 이후의 젠더 정치학〉은 젠더 개념이 보수 개신교 반동성애 운동 흐름과 신자유주의적 안티페미니즘, 트랜스 배제적 급진페미니즘(‘랟펨’ *) 사이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오늘날 한국에서 보수 개신교 집단은 이성애중심적 가족 질서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젠더 개념을 공격하고 안티페미니즘을 내세운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마주한 이 백래시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다는 점을 짚는다. 19세기 후반 여성 참정권 운동에 반발한 남성과 중산층 백인 여성들, 1990년대 종교계가 내세운 안티페미니즘이 그 기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랟펨’ 사이에서 젠더는 해체 대상으로 규정된다. 이들은 사회적 규범으로서의 젠더를 해체하며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범주를 ‘진정한 여성’의 기준으로 삼는다. 결국 ‘랟펨’의 젠더 정치학은 보수 개신교와 유사하게 본질주의를 강조하고, 트랜스젠더를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이들이 젠더 이분법을 해체하는 존재임을 간과한다. 여전히 SNS에서 ‘진정한 여성’ 범주를 주장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기혼 여성과 좌파 운동권 여성을 거부하거나 페미니스트 행동 규범을 정하는 것과 같은 행위가 주된 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셀 남성이나 보수 우파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신자유주의적 안티페미니즘은 여성들이 과거에 비해 남성과 동등한 교육과 노동의 기회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페미니즘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포스트페미니즘’의 부상과 함께 등장했다. 이들은 성평등 정책이 사회 구조적 차별을 시정하는 것임을 무시하며 여성이 ‘태어난 성’을 기준으로 혜택을 받는다고 항의한다. ‘젠더’를 ‘섹스’로 오독한 것이다. 〈능력주의는 어떻게 구조적 성차별과 공모하는가〉는 특히 이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은 포스트페미니즘을 집중적으로 다뤄 능력주의가 성차별을 은폐해 왔으며 페미니스트들의 자기계발주의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밝힌다. 실제로 일부 여성들은 상위 계층 이동을 곧 성평등 실현으로 여기며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경제적 삶의 질 향상을 꾀한다. 그러나 앞서 다뤘듯, 애초 신자유주의적 능력주의는 여성의 성적 차이를 결핍으로 보는 문화를 비판 대상으로 삼지 않았고 여성들을 오히려 공정 경쟁 질서의 위협으로 여겼다. 여성들은 능력주의 사회에서 자신이 남성에 비해 열등하다는 편견을 깨면서도 여성 일반에게 부과된 성역할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이중 구속에 시달리기도 했다. 저자는 최근의 페미니즘 운동에서 여성들이 능력주의를 내면화해 욕망을 추구하거나 피해자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는 경향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페미니즘이 능력주의 사회 자체를 비판할 가능성을 기대한다.

 


*

 


나 역시 야망을 품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자는 분위기를 좇아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건 내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지만···. 이후 내 주변의 몇몇 사람들과 자기를 경영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꼈거나 지쳤던 경험을 공유하며 이것이 나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유리천장 문제로 여전히 고위직 여성의 비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모든 여성이 높은 지위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때 각 여성은 계층, 장애, 인종, 연령 면에서 차이를 지니는 존재이며 엄혜진이 언급했듯 개인의 노력과 성취에는 사회적 우연성과 운의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계발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에게는 그것이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페미니즘 운동은 자기계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게 하는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 사회를 여성의 관점으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할 때 성차별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차별을 묵인하는 사회 현실을 폭로하고 더 근본적인 수준에서 사회 구조를 전환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 꼭지의 저자는 온라인 공간의 래디컬 페미니즘을 칭하는 ‘랟펨’과 학문적 의미의 래디컬 페미니즘을 구분해 사용한다.






···
한겨레출판으로부터 도서를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글쓴이
<김애라>,<김미현>,<김수아>,<김혜경>,<이지은>,<엄혜진>,<임소연>,<김보명>,<권현지>,<김주희> 저
출판사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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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냉철해져야 할 때... 평점10점 | n*****0 | 2024.11.23 리뷰제목
#디지털시대의페미니즘 #한국여성학회기획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서평단 #서평 #책추천언젠가부터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페미니즘의 '페'만 이야기를 해도 공격성 반응을 연달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점점 이야기를 하다보면 힘들고 지친다는 느낌이 강했다. 어디부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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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페미니즘의 '페'만 이야기를 해도 공격성 반응을 연달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점점 이야기를 하다보면 힘들고 지친다는 느낌이 강했다.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까, 막막할 때도 있었다. 말 그대로 혐오였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되돌리기에 나 혼자의 힘은 미약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말을 아꼈다. 관련 책을 읽자고 말도 못 했다. 최대한 사회 현상들 중 페미니즘은 배제한 채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나의 부족함이 사회적 반감과 만나면서 나타난 모양새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이유 없는 백러시가 만연해 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은 이유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자본의 논리로, 그리고 폭력의 이름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두고 상품화하고 있음은 오래된 사실이지만,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 얼마나 광범위하고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지, 무서울 정도였다. 반복적으로 보이는 일베라는 단어와 이를 중심으로 사라지지 않는 남성성, 혹은 가부장이란 말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계속 과거로의 회귀만을 갈망하는 사회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왜 우리는 여전히 이 단어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자본주의가 기반이 되고 정치가 끼어들면서 공정이나 평등이란 단어 마저도 폭력과 혐오를 전제로 한 힘의 논리를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주의라는 말로 차별을 포장하고 당연시 여기도록 종용하는 사회의 기득권 세력은 여전히 네티즌들의 호응와 인기만을 위한 거침없는 발언들을 서슴치 않는 모습들이있고, 여기까지라는 선과 구분에 대한 판단도 없이 그저 한 순간 이목을 집중시키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무차별 공격하는 것이었다.
특히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훨씬 더 강력했다. 단순히 누군가의 입을 통해 나온 발언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발언은 또 다른 발언을 낳고 이 발언들은 급속도로 퍼지면서 마치 당연시하도록 만들어놓기 충분했다. 물론 대놓고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다양한 방식과 예상치 못한 형태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들지 않으면 알 수 없도록 포장되어 보여졌다. 그 중에서도 MZ 세대라 불리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변화는 기존의 반응을 넘어선 새로운 장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이럴 때 우리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할까.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디지털 미디어는 일상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이는 페미니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여성 혐오 발언에 대한 대항 발언도 온라인을 통해서 전파되었으며, 대항 행동 역시 온라인을 통해 조직되었다. 특히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아도 되며 빠른 속도로 전파가 가능하다는 디지털 미디어의 특징으로 인해 성폭력이나 불평든 등 불합리한 일을 고발할 수 있었다.(6쪽)

다시 처음 이야기로 가 보면, 나 혼자의 힘은 미약했다. 혼자 하는 대항 발언도 대항 행동도 힘들었다. 그래서 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 이제 나 혼자의 말과 행동이 아닌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미디어의 전파와 움직임은 기존에 다하지 못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느꼈던 것처럼 이런 변화는 곧 디지털 시대여서 더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많아졌음을 뜻하기도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읽어 나가며 괴롭고 또 화가 나기도 했다. 심각해졌고 또 진지해졌다. 다양한 술수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 차별과 혐오, 불평등과 폭력 등이 얼마나 많은 미디어를 통해 감춰지고 둔갑되어 대중에게 전달되고 있는가에 두려움을 넘어 공포심이 느껴졌다. 특히 이런 미디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떤 가치와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는 것일지, 섬뜩했다. 헌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이 이야기들을 감정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마치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떡해, 하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다.
냉철해질 필요가 있다. 이 연구 결과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단순한 감정만으로 대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만의 논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힘인지, 그런 힘에 쉽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단단한 바탕은 이런 연구 결과에서 나올 것이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알고 넘기면 안 된다. 정확한 판단력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올바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학구열이 생겼다. 진심으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여성이란 이유로 당하지 않기 위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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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더 읽고 더 알고 더 논쟁할 이유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b*****1 | 2024.11.23 리뷰제목
페미니즘에 대한 무지와 오해는 "너 페미냐?"라는 혐오를 낳고 소신 발언하는 여성을 마녀사냥하고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남성 공격자' 내지 '남성 혐오자'로 몰아세운다. 방어막이 약하거나 무관심한 사회에서는 오해와 혐오가 범죄로 표출되는데, 사건화되는 범죄는 그나마 이슈화되어 논쟁이라도 되지만 드러나지 않는 범죄는 이슈화도 되지 못하니 더큰 문제가 된다. 이 책은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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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에 대한 무지와 오해는 "너 페미냐?"라는 혐오를 낳고 소신 발언하는 여성을 마녀사냥하고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남성 공격자' 내지 '남성 혐오자'로 몰아세운다. 방어막이 약하거나 무관심한 사회에서는 오해와 혐오가 범죄로 표출되는데, 사건화되는 범죄는 그나마 이슈화되어 논쟁이라도 되지만 드러나지 않는 범죄는 이슈화도 되지 못하니 더큰 문제가 된다. 이 책은 40주년을 맞은 한국여성학회에서 기획한 책으로 디지털 시대의 페미니즘 연구를 공유하며 한국 페미니즘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한다.

한국 사회에 '사이버 지옥'이 열리게 된 정치경제적 바탕과 가해자의 문제를 정면으로 파헤친다. 흔히들 괴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하지만 회피와 무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사이버 지옥'이기 때문이다. 사야크 발렌시아의 '고어 자본주의' 개념을 빌려 디지털 미디어장에서 폭력이 부 축적의 자원이 된 원인을 분석한다. 디지털 고어 자본주의가 형성된 뿌리부터 파헤치는 속시원한 책이다.

고어(폭력과 죽음, 시신 훼손 등)가 상품이 되는 고어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한국의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유희를 넘어 '폭력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형적인 예로 '웹하드 카르텔'을 드는데, 양진호에 대해 범죄 수익에 대한 몰수도 추징도 없이 5년 형을 선고했을 뿐이라니 대한민국 법률 어쩔. 다큐멘터리 <사이버지옥:N번방을 무너뜨려라>를 언급하며 한국의 고어 남성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아들 엄마로서 마음이 무거워진다. 고도소비사회에서 폭력을 자본화하지 않길, 고어 남성성에 가닿지 않길, 사이버 레커 시장과 거리 두길, 그저 아이의 양심과 선택에 맡기기도 불안한 터.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고어 남성성의 특징은 (1)
디지털을 거점으로 (2)폭력을 정당화하면서 시민권과 자본 축적의 자원으로 삼고 (3)전 지구적 가부장체제의 남성성의 위계 안에서 '알파 메일'에 다다르지 못하는 '베타 메일'로서 주변화된 남성성'을 극복 혹은 전유하기 위해 (4)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소수자를 대상화함으로써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는 (5)이런 양상이 산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33p

'이대남'의 정치세력화, 페미니즘의 정신병화, 남초 커뮤니티의 메갈 색출(소비자로서 집댠행동), 예스컷 캠페인(남성 소비자라는 지위 발견) 등이 '성평등과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정치적 실천으로서 페미니즘의 가치'에 대한 논의를 축소하고 위협받게 만든 과정도 살핀다. 페미니즘에 대한 적대적 분위기 속에서 SNS에서 활동하던 여성들의 고단함과 지침을 '페미니즘 포기'가 아닌 '다른 상상력'으로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24년 딥페이크 성착취 문제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여성들의 디지털 행동주의는 다시 한번 주목을 받게 되는 중이다. 의제 설정과 주요 사례가 SNS에서부터 출발하였고, 이를 언론이 확산하면서 국회 입법과 관계 부서의 대책 발표가 연일 이어지는 중에 있다. 정책 의제를 만 들어가는 디지털 행동주의의 힘이 다시 한번 발휘된 만큼, 더 나은 사회와 성평등을 위한 실천 양식에 대해 배제적이지 않은, 보다 포용적 상상력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들을 경청하는 윤리가 더욱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138p

"국내에 인공지능에 대한 페미니즘 연구는 아직 많지 않 다. 인공지능에 대한 젠더 관점의 비판적 분석을 시도한 연구들이 없는 것은 아니나 '페미니즘으로 인공지능을 어 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를테면 인공지능 스피커의 여성 목소리, 인공지능의 젠더 편향, 인공지능의 성별화 등 인공지능과 관련한 주요 젠더 이슈들을 개괄하는 선행 연구들이 있으나 기술의 개발 과정에 주목하는 현장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146p

성차별 여성 배제가 IT 분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가부장적 질서를 거부하고 직책 대신 이름을 부르고 평어를 쓰는 조직에서도 젠더 불평등은 비가시적이고 미묘하게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조직 내부를 탐색하는 일, 불평등과 차별을 알아채고 논쟁하는 여성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 이유이자 필요충분 조건이다.

수원시평생학습관 온라인 강의로 디지털 성범죄,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강의해 주셨던 손희정님의 글이라 반가웠다. 차분하게 쉽게 설명해주시는 목소리 떠올리며 읽으니 끔찍한 고어 남성성 설명도 잘 넘기며 읽었다.
김미현 연구자 덕분에 페미니스트 연구 웹진 <Fwd>의 존재와 활동도 알게 되었고, 엄혜진 연구자의 글 '능력주의는 어떻게 구조적 성차별과 공모하는가'를 통해 능력주의의 허상을 경계하게 되었다. 선택에 대해선 개인이 책임을 지되, 불운에 대해서는 제도적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동조한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서구와 세계 사회에서 진행된 역사적 경험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인구와 자원의 확보를 위해서는 성평등이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다. '왜, 무엇을 위해 출산율을 높여야 하는가?''출산을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을 결정권과 자유는 누구에게 있는가?' 국가는 출산의 주체인 여성과 남성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것을 지원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가?' 와 같은 질문은 출산율 회복과 인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이루어져야 할 물음들이다. 그리고 그 답변의 첫 줄은 '성평등 사회의 실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370p

고어 남성성부터 도구화된 저출생 대책까지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며 페미니즘과 연구가 나아갈 방향까지 제안하는 연구서이다. 열악하고 가혹한 황무지 같은 현실에서 여성학을 놓지 않고 성평등한 세상을 위해 젠더 문제를 기반으로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고 연구하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다. 이런 귀한 연구물을 공유해 주어서 더 감사하다.
허윤, 손희정, 이민주, 김애라, 김수아, 이지은, 임소연, 권현지, 황세원, 노가빈, 고민지, 장인하, 김미현, 김혜경, 엄혜진, 김보영, 김주희, 신경아.
한분한분 호명해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을 이 글로 대신한다. 그대들의 연구가 곧 싸움이자 변화의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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