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림 작가의 『자개장 할머니』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큰 울림을 주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책은 새로운 동네로 이사한 주인공 아이가 자개장에서 등장한 신비한 할머니와 함께 모험을 떠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맞벌이로 외롭고 불안한 아이는 자개장 할머니를 통해 다시 희망을 찾고,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책의 배경인 '자개'는 우리나라 전통 공예인 나전칠기를 상징합니다. 자개는 바닷속 조개 껍데기가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만 아름다운 장으로 완성되는 것처럼, 인생도 마찬가지로 인내와 사랑을 통해 빛나는 보석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이 자개장은 작중 아이의 가족이 위기를 겪을 때도 결코 버리지 않았던 소중한 물건으로, 결국 그들에게 다시 힘을 주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자개장 할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자개 나라를 여행하며 복숭아씨(=보물)를 찾는 장면입니다.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맛본 달콤한 복숭아는 단순한 열매가 아니라, 희망과 삶의 귀중함을 상징합니다. 할머니는 "지금 겪는 현실이 거친 파도 같고 높은 산처럼 느껴질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면 결국 귀한 보석을 찾게 된다"라는 귀중한 교훈을 아이에게 전합니다. 이 장면은 어른인 저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삶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갈 때, 그 안에서 발견하는 보석 같은 순간들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자개장 안에 아이와 할머니가 함께 찍힌 사진이 나옵니다. 이 장면을 보며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있던 자개장이 떠올랐습니다. 그 자개장 속에 숨겨진 작은 공간에서 숨바꼭질을 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고,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왔습니다. 자개장 할머니가 아이에게 주었던 따뜻한 위로와 사랑은 곧 제가 느꼈던 할머니의 품속 같았습니다.
자개장 할머니는 아이에게 삶에서 소중한 보석을 찾는 법을 알려주면서, 역경 속에서도 우리가 가진 내면의 힘과 희망을 발견하도록 돕습니다. 자개가 바닷속 조개 껍데기로 시작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빛나는 장으로 완성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 과정 속에서 어려움과 고통을 겪지만 결국 그 안에서 진정한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깊게 와닿았습니다.
특히, 자개장 할머니가 아이에게 가르쳐준 복숭아씨(=보물)를 찾는 여정은 현실에서도 모든 사람이 겪을 수 있는 힘든 상황에 대한 은유라고 느꼈습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지쳐도, 인생은 결국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찾게 해준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랑과 희망이 우리를 지탱해준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면, 우리는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 책의 메시지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책이 주는 교훈처럼,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때일수록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소중한 보석을 찾아가는 여정을 멈추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와 따뜻한 교훈이 담긴 이 책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자개장 할머니>
“불가능의 산을 넘는 우리의 믿음은 사랑”
여러 번 곱씹어 읽어 보는데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작가님은 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에게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이야기해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정함으로 꽉꽉 채운 그림책. 어쩜 동네 가게 이름들도 다 다정해요.
성인이 되던 스무살까지 엄마가 결혼할 때 가져오신 장농, 경대(거울화장대)등의 자개장 가구가 집에 있었어요.
스물 몇 살 첫 이사를 가면서 드디어 다 버리시고(지금보니 버리면 안되는거였는데??) 수납장 딱 하나만 남겨두셨죠.
지금도 친정에는 엄마의 옷장으로 남아있어요.
세월이 흘러도 그 반짝임은 그대로인게 아이들 눈에도 예쁜지 이렇게 물었던 적도 있어요.
“할머니 이거 어디서 샀어요?”
아이들은 자개가 이쁘다고 국중박 가서도 자개 키링을 샀었어요.
이제는 살짝 세월의 향기도 풍기는 자개장 가구.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그 옷장에서 아이들 씻으면 닦을 수건도 나오고 아이들에게 줄 용돈도 나옵니다. 그러고보니 마술상자같네요:)
하루 종일 혼자인 아이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자개무늬의 동물들도 지겨울즈음 나타난 자개장할머니!
그러고보니 둘의 표정이 똑같아요.
할머니의 이 표정은 아이가 밥 먹을때나, 낮잠 잘때나 똑같이 사랑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마법같이 나타나 어른으로서 줄 수 있는 사랑은 모두 주고 또 홀연히 사라진 자개장할머니.
“사랑이 꽉 찬 곳에서 살다가 불타는 마음이 부르면 나오지!”
“사랑이 담기면 뭐든 다 귀해지는 법”
“사랑을 안 버려서 우리는 하나도 안 망했다.”
한강 작가님 노벨상 연설 이후로 제게는 어떤 믿음이 생겼어요.
모든 것은 사랑에서부터 시작이 되는 것 아닌가하고요-
할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으로 아이는 이불끄트머리를 잡듯 단단하게 마음을 잡고 살아갑니다.
물론 또 충전해야하는게 사랑이지만요:)
어쨌든 그 사랑이라는 힘 덕분에 우린 또 오늘을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거라고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