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미리보기 공유하기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도시로 숨 쉬던 모던걸이 '스위트 홈'으로 돌아가기까지

리뷰 총점 10.0 (20건)
분야
역사 > 한국사
파일정보
EPUB(DRM) 51.95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이용안내
TTS 가능?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소개 (9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9건) 회원리뷰 이동

종이책 신여성, 그때와 지금은 얼마나 다른가. 평점10점 | 2*****u | 2024.09.10 리뷰제목
이미 작고하신 우리 할머니가 태어나기도 전,1923년 창간되어 1934년까지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총 73권의《신여성》이라는 이름의 잡지가 발행되었다.가정 안에서 조용히 숨겨진 존재,가사나 육아에만 전념하고가족을 부양하고 남편을 챙기는수동적인 삶이 당연한 것으로 비치던그 시절의 사회에서 말하는신여성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여름이 다가오면 흰 구두와 양산을 사고,해수욕을
리뷰제목







이미 작고하신 우리 할머니가 태어나기도 전,
1923년 창간되어 1934년까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총 73권의
《신여성》이라는 이름의 잡지가 발행되었다.

가정 안에서 조용히 숨겨진 존재,
가사나 육아에만 전념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남편을 챙기는
수동적인 삶이 당연한 것으로 비치던
그 시절의 사회에서 말하는
신여성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여름이 다가오면 흰 구두와 양산을 사고,
해수욕을 즐기거나 벚꽃 놀이를 즐긴다.
머리는 구불구불한 펌을 하거나
과감하게 짧은 단발로 자르고,
가끔 테니스와 골프도 친다.
좋아하는 음반을 사 모으거나
자유연애로 데이트를 즐기는
잡지 속 신여성의 모습은
요즘 현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왜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 이모는
다른 삶을 살아온 것일까?
그때의 신여성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으며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부족했던 그 시절,
여성들에게 이런 소비와 문화향유가 있었다니
과연 사실일까 싶을 만큼
잡지 속 신여성의 모습은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새로운 외양을 장착하고
집 '안'에서의 삶에서 '밖'으로 나온
여성들의 존재는 그야말로 문화충격 그 자체.

시스루 스타일의 의상이나 단발 등
서양에서 들여온 옷차림과 머리모양으로
백화점 쇼핑을 즐기는 신여성의 모습,
호떡이나 군고구마 같은 것을
여자가 직접 가게에 들어가 사는 것이
'문화충격'으로 다가왔던 당시의 모습 등은
꽤나 흥미를 끄는 소재로,
새로운 여성의 등장을 담은 이 책에
재미있게 접근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장을 거듭할수록
근대의 스타이자 주목받는 신여성이 겪었던
각종 스캔들과 소문,
그들을 향한 가학적인 폭력은 물론
신여성의 실체를 파헤치겠다며
정의라는 논리 아래 '은파리'라는 이름의
관음적 시선으로 여성을 미행하고
불편한 소문을 양산했던 당시의 시선을
날 것 그대로 보여주며
여성의 '변화'를 비난하고 비판하게끔
유도했던 잡지의 진짜 '의도'를 보여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잡지의 주된 집필진은 대부분 남성,
여성 잡지임에도 여성 필자의 비율은
30퍼센트 안팎에 불과했다고 한다.

근대도시의 신교육과 신문물을 열망하며
'안'에서 '밖'으로 나온 여성들을
조명하고 소개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소문과
시빗거리를 짚어내고,
새롭게 공적 영역에 나타난 여성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체하며
혹은 꾸짖고 계도하겠다는 목적을
내세우는 이 잡지 속의 시선은

어떠한 사안에 대해
여성들이 잘 모를 것임을 전제하고
남성들이 무턱대고
아는 척 설명하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당시의 '맨스플레인(mansplain)'이기도 했고,
사실 《신여성》은 여성이 '주체'인 잡지가 아니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계몽잡지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행가나 영화 등 당대 폭발적으로 유입되었던
대중문화에 대해 어떤 집단보다 먼저 나서
수용자와 생산자가 되고자 했던 여성의 모습,
자기들만의 문화를 쌓아나가던 그들의 적극성,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자유로운 연애와
성에 대한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던 행보까지

그들의 '불온한' 행보를 비난하고 조롱하며,
'사치와 허영'을 일삼는 못되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존재로 치부,
여성을 억압하려는 시도가 가득한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세워나가고자 애써온
신여성의 모습은 많은 울림을 주었다.

시대의 차이가 있기에
고리타분할 수밖에 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1920-30년대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곱디 고울 리 없겠다는 짐작은 있었지만
남성 중심적 잣대로 바라본
새로이 등장한 신여성의 이미지는

책을 읽는 내가
마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인 양
그들이 강요하는 시선과 비난 아래
숨이 턱 막히는 답답함과
뜨거운 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중심적이고 강압적인 시선에
강력히 반발하는 여성들의 백래시
(backlash - 진보적인 사회, 정치적 변화에 대한
기득권의 반격)를 마주하는 짜릿함,

그 시대를 살아던 신여성들이
한 사람으로서 우뚝 서 자신으로 서고자,
또 자신의 욕구를 겉으로 드러내고
바깥으로 나온 용기 있는 시작과 도전은
그들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기에
한편으로는 그 시도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동시에, 신여성의 등장부터
그들을 다시 익숙하고 폐쇄적인
가정이라는 공간으로 내몰아가는
남성들의 시선과 사회적 분위기는
분명 '과거'의 일임에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잡지에 소개된 2-30년대 여성들의 모습,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남성과
당시 사회 분위기를 담아내며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여성의 역사'를 재조명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여성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인재로
거듭나야 함을 강조하면서도,
용기 있게 '밖'으로 나와 자신을 드러내고
또 자신의 욕구대로 행동하는
신여성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비난의 시선으로 그치지 않는 아이러니함,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에 대해서는
남성의 '창기'가 다름없다고 평하면서도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은 가정에 소홀하거나
혹은 여성성을 잃어버렸다는 평으로,
심지어 경제활동을 하며 가정을 챙기는 여성은
'남성의 기를 죽인다'라는 논평이 덧붙여졌으니
여성들의 삶은 참 고단하기 그지없었다.

도시의 거리에서 가정으로 되돌아간
100년 전 신여성을 재조명한 이 책,
《신여성》을 다시 읽으며
당대와 지금 여기의 현실을 똑같은 의미로
관통하는 문제의식을 깨닫고
현재의 현실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지에 대한 자유,
그리고 규정되고 강요되는 역할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투쟁했던 당대 신여성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과 목소리는

여전히 유리천장, 워킹맘, 경력단절 등의
용어로 뒷받침되는 현대에서의
신여성의 분투기로 이어져
지금도 여전히 달려가는 길 끝에 있을
열린, 혹은 막힌 출구를 향해 매일을 쌓아가는
나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다.

100년도 넘는 시간을 달려
함께 걸어주는 그 시대의 신여성들의 발걸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지금의 끝없는 길에 용기를 더해주었다.

지금 마주하는 우리의 현실이
그때의 신여성들이 그랬듯
변화 없이 아스라이 저물더라도,
시간이 흐른 뒤 그때의 여성들에게
지금의 우리가 따뜻한 격려를 얹어줄 수 있는
단단한 동료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발걸음을
내디뎌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어느 시대에서도 모습을 달리하며 신여성은 있었다. 평점10점 | a********1 | 2024.09.07 리뷰제목
우연인지 딥페이크 뉴스가 나온다. 책을 보고 처음 떠오르는 이미지는 윤복희씨가 비행기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내리는 신문기사였다. 신여성이라는 단어는 존중의 이미지인가 깔봄의 이미지인가. 아마 백 년전 그때 나도 쉽게 따라하거나 속하지 못하고 가쉽거리로만 여기며 언저리에서 부러움과 질투심으로 흘깃거리기만 하지 않았을까.아주 짧은 영상을 봤다. 배경은 한국 70년대 산
리뷰제목
우연인지 딥페이크 뉴스가 나온다. 
책을 보고 처음 떠오르는 이미지는 윤복희씨가 비행기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내리는 신문기사였다. 
신여성이라는 단어는 존중의 이미지인가 깔봄의 이미지인가. 아마 백 년전 그때 나도 쉽게 따라하거나 속하지 못하고 가쉽거리로만 여기며 언저리에서 부러움과 질투심으로 흘깃거리기만 하지 않았을까.
아주 짧은 영상을 봤다. 배경은 한국 70년대 산업화 도시부인들의 티모임이었다. 부인들 5명의 머리모양이 모두 비슷했고 의상도 원피스로 모두 같아 보였다. 부인들의 대화 내용은 남편 간수인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그런 모임들이 유행이지 않았을까? 그녀들이 바로 수 십년 전 신여성들의 후예라고 생각된다.
더헬프라는 영화가 있다. 흑인 유모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거기 등장하는 백인 고용인 여자들도 모두 비슷한 헤어스타일에 비슷한 생활방식과 똑같은 하루 루틴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생활방식에 속하지 못한 부인은 홀로 힘듦을 겪어야 하며 그 곳의 문화에 반기를 드는 작가는 헤어스타일과 옷차림부터 모든 것이 다르다. 여기서는 누가 신여성인가? 기존 형태에 반기를든 작가인가? 백인주부들인가?
드라마 구미호뎐을 보면 정장을 입은 사람들과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같이 나온다. 정장은 상류층, 한복은 평민으로 저절로 계급을 나누어 보게 된다. 그래서 신여성들의 신분이 높아 보여 평민들과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을 보면 1910년 한일합방 직전 대한제국 경성의 거리가 연상된다. 전차가 들어오고 버스가 생긴다. 여성들도 전차를 탄다. 이전 신분사회에서 쳐다볼수 없었던 여성들을 이제는 보고 심지어 그들에 대해 의견을 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녀들의 옷차림과 머리모양과 악세사리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까. 그녀들은 외양에서 그치지 않았다. 글을 배우고 세상을 배우면서 동등한 자격으로 살고자 한다. 독자들이 그들을 표현하는, 당시 신문 기사 읽는 재미를 느껴보면 좋겠다. 대화체의 기사가 너무나도 친근하다. 
영화의 흑인 하녀들이 벽을 깨기 위해 변화를 시작하듯이 우리의 신여성들도 예쁜 인형을 원하던 사회를 깨기 위해 노력한다. 경제력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언제나 가장 선두에 서는 사람들은 길을 만들고 사라진다. 나혜석도 송계월도 그랬다. 
현대에는 그녀들이 바라던 세상이 왔을까? 나는 왜인지 상류층으로 갈수록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신여성보다는 약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신사람이 유행을 이끌었으면 좋겠다.

한겨레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김명임, 김민숙, 김연숙, 문경연, 박지영 저 외 4명 지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p****r | 2024.09.01 리뷰제목
현대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추구하는 중요한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은 여러 사회적 현상과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몇해전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발전한 #MeToo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과 성희롱 문제를 공론화한 중요한 사건이다. 한국에서도 이 운동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
리뷰제목

현대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추구하는 중요한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은 여러 사회적 현상과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몇해전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발전한 #MeToo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과 성희롱 문제를 공론화한 중요한 사건이다. 한국에서도 이 운동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게 만들었고, 이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남성들은 자신들의 입장이 무시되거나 왜곡되었다고 느끼며 반발하게 되었다. 이는 “남자도 피해자”라는 주장으로 이어지며 갈등을 심화시켰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 예를 들어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신림동 사건 등은 여성의 안전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러한 사건들은 페미니즘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남성들은 자신들이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여성의 권리’와 ‘남성의 권리’가 충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갈등도 중요한 사례이다. 남성 커뮤니티에서는 여성에 대한 비난이 심화되고, 반대로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남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을 낳고, 결국 사회 전반에 걸쳐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페미니즘은 기본적으로 성별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회적 및 정치적 운동이다. 페미니즘의 핵심은 모든 성별이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원칙이며 여성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과 차별적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목표로 하고 있다. 페미니즘은 역사적으로 여러 흐름이 있으며, 자유주의, 급진적, 마르크스주의 등 다양한 이론적 배경을 가진다. 한국의 페미니즘은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여성들은 교육과 사회 참여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여성의 정치적 참여가 증가하면서 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함께 여성의 권리 문제가 부각되었고, 1990년대에는 다양한 여성 단체들이 결성되었다. 이 시기는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활발히 논의되는 시점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매체의 발전과 함께 페미니즘은 새로운 국면을迎게 되었다. SNS를 통한 여성의 권리 주장과 연대가 강화되었고, #MeToo 운동이 이를 더욱 촉진하였다. 생각해 보면, 성평등 주제가 뜨거운 주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났었던 신여성 운동과 그들의 활동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한 연구를 종합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명임외 4인 공저인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였다. 우리나라 신여성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머리말 《신여성》과 신여성 ― 100년 전 그 언니들에게 말 걸기

1장. 모던걸이 온다

새로운 신분의 등장

모던하게 보이기

도회 문명을 향유하다

모던걸과 ‘못된 걸’

2장. 신여성 수난사

근대의 새로운 스타

색상자, 소문을 쫓아라

관음하는 미행자 은파리

신여성에 관한 우스개

사전과 어록, 정당화된 상징폭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온함

· 덧붙이는 글 1: 《신여성》의 어록, 십계명

3장. 문제적 기호, ‘여학생’

‘여학생’의 탄생

여성교육 속 ‘맨스플레인’

소녀를 보호하라

규율과 감시, 단속되는 몸

상상된 학교, 핍진한 현실

‘데마’를 뚫고 나아가라

· 덧붙이는 글 2: 1920년대 실제 여학생 수는 얼마나 되었을까?

· 덧붙이는 글 3: 왜 여학생 중에는 영어 이름이 많을까?

4장. 대중문화의 첨병이 되다

대중문화와 조우하다

여성팬, 그녀들이 위험하다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대중문화 즐기기

· 덧붙이는 글 4: 1927년 어느 봄날, 영화관을 찾은 ‘극다광 구보씨의 일일’

5장. 은밀한, 그리고 폭로된 성(性)

연애가 유행인 시대

성욕을 인정하라

제2부인, 경계에서 출현하다

6장. 과학, 또다시 어머니를 만들다

지금은 과학의 시대

여성과 모성의 새로운 결속

신여성의 과학적인 어머니 노릇

막힌 출구, 어머니

· 덧붙이는 글 5: 봉근이는 어미의 손으로 죽였습니다

7장. 슈퍼우먼의 탄생

어쨌든 직업을 가져야 한다

직업부인의 공공성 문제

다시, 집으로…

날아라, 슈퍼우먼

부록. 《신여성》을 펼치다/《신여성》의 구성/《신여성》의 인쇄와 유통



100년 전 경성의 거리는 새로운 바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 사회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 사고가 충돌하는 시점에 있었고, 이 갈등 속에서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등장했다. 신여성은 단순히 여성의 외형적인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주체들로서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침투해 들어갔다. 신여성의 외형은 그들의 혁신적인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단발머리와 시스루 옷차림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그들이 현대적 여성으로서 자신을 정의하는 방법이었다. 이러한 외적 변화는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회에도 강한 충격을 주었다. 경성의 거리에서 이들을 발견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쇼핑을 즐기고,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갔다. 이러한 모습은 당시 대중에게 신여성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의 생산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 책은 신여성이 어떻게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공적 영역으로 침투해 갔는지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신여성들은 근대 조선 사회에서 단순히 문화적으로 눈에 띄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의 첨병으로 나서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창조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이는 그들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문화의 주체로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던 의지를 나타낸다. 하지만 신여성의 존재는 단순히 긍정적인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전히 억압받는 존재였다. 잡지 《신여성》은 신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었지만, 그 태도는 복잡했다. 신여성을 대상으로 한 남성 필자들의 시각은 그들의 욕망과 존재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경향이 있었다. 신여성들은 ‘허영’과 ‘사치’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그들은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지켜나갔다. 그들의 불온한 존재감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결국 신여성의 등장은 당시 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들은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며, 새로운 사회적 가능성을 열었다. 경성의 거리를 진동케 한 이들은 단순한 유행의 아이콘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했다. 이들의 존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발자취를 통해 현대 사회의 성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갈 수 있다. 신여성의 이야기는 과거의 기록이면서, 그들의 삶과 문화는 현재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그들의 불온함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고뇌의 과정이었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성 차별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신여성의 등장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조선시대의 신여성과 현대 여성의 투쟁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신여성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회에서의 위치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와 맞닥뜨려야 했다. 저자는 조선판 ‘백래시’와 ‘맨스플레인’이라는 두 개념을 통해 신여성들이 직면한 사회적 압박과 그에 대한 저항을 살펴보며, 현재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유사한 상황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백래시’는 진보적인 변화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신여성이 등장했을 때, 그들은 사회의 기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존재로 여겨졌다. 이에 대한 남성 세력의 반발은 강압적인 방식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신여성의 외양과 행동을 비난하고, 그들의 의견을 왜곡하며, 불온한 존재로 간주했다. 이러한 반발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신여성들은 근대 조선 사회에서 새로운 정체성의 상징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끊임없는 스캔들과 소문의 대상이 되었다. ‘신여성 수난사’는 현대의 여성 연예인들이 겪는 고초와 유사하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지만, 사회는 그들의 행동을 과장하고 왜곡하여 그들을 더욱 고립시키려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성 중심의 시각이 신여성을 어떤 방식으로 규정짓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여학생’에 대한 남성의 태도는 맨스플레인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남성들은 여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들을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관심이나 걱정이 아니라, 여성을 통제하고 억압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여학생들은 순진무구한 존재로 여겨졌고, 이는 그들을 사회에서 또 다른 위치로 밀어내려는 남성의 의도를 드러낸다. 신여성들은 이러한 억압에 저항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애썼다. 그들의 분투는 현재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오늘날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과거의 신여성들이 직면했던 고난과 그들의 저항을 통해 현대의 싸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서구 문명의 유입과 함께 조선 사회에 '과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었고, 이는 여성의 해방을 위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도구로 여겨졌다. '과학적' 사고방식과 교육은 여성들이 전통적인 가정 역할에서 벗어나 더 넓은 사회적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해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막는 새로운 억압의 장치로 변질되었다. 과학은 가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이는 여성들에게 더 많은 가사 노동과 자녀 양육의 책임을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가사 노동의 과학화와 가정의 탈주술화는 여성들에게 현대적 가정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지식'을 요구했고, 이는 여성들을 다시 가정의 중심으로 되돌리는 역할을 했다. 즉, 과학은 여성을 해방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그녀들을 더욱 가정에 묶어두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여성들이 가정 내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이는 여성의 '무지'로 치부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여성들은 과학적 지식과 능력을 갖추기 위해 더욱 가정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과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여성 해방의 도구라기보다는 여성 억압의 새로운 형태로 작용하게 되었다.


경제적 자유는 신여성들이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경제적 활동 역시 신여성들에게 또 다른 억압을 가하는 요인이 되었다. 직업 여성들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직면했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은 가정에 소홀하거나 여성성을 잃었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성을 팔아 돈을 번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이러한 비난은 여성이 경제적 자립을 통해 얻고자 했던 자유를 크게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반면,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들 역시 '의존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이는 여성이 경제적 자립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중적인 억압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경제적 활동을 통해 자유를 얻으려던 여성들은 오히려 더 큰 사회적 억압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는 여성 해방의 꿈을 더욱 멀어지게 했다. 가사노동의 과학화와 경제적 자유의 추구는 결과적으로 신여성들을 새로운 형태의 억압에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 여성들은 여전히 가사와 육아라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오히려 과학적 지식과 경제적 자유를 무장한 채 더 효율적으로, 더 완벽하게 이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압박을 받았다. 과학적 접근은 가정 내 문제를 여성의 책임으로 돌렸고, 경제적 자유는 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오가는 '슈퍼우먼'이 되기를 강요했다. 이러한 억압의 양상은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책임과 부담을 짊어지게 만들었다.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총리뷰

신여성들이 겪었던 이러한 억압은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기를 요구받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문화적 억압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신여성들이 경험했던 억압의 구조와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신여성들이 꿈꿨던 자유와 해방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신여성들의 투쟁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여성 억압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종이책 구매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평점10점 | YES마니아 : 골드 b*********7 | 2024.10.05 리뷰제목
2제목이  참  발목을  콱잡게 만들어서그래도 이거 웬지 교수님들이  내는ㄷ나동착성 1없는 구미만  당기는 책일까봐더덮걱정된거   사살이지만  이미  집어들어서읽어보고 몰랐던거들 찬찬히  읽어  내려가니되려  내가 이 시대에가서  살고  싶단생각까지든다  나 무척 멋진 신여성으로 널리알리고 싶다  ㅋ 책 이번건도 순삭이다
리뷰제목
2제목이  참  발목을  콱잡게 만들어서
그래도 이거 웬지 교수님들이  내는ㄷ나
동착성 1없는 구미만  당기는 책일까봐더덮
걱정된거   사살이지만  이미  집어들어서
읽어보고 몰랐던거들 찬찬히  읽어  내려가니
되려  내가 이 시대에가서  살고  싶단
생각까지든다  나 무척 멋진 신여성으로 
널리알리고 싶다  ㅋ 책 이번건도 순삭이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종이책 신여성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존재여야만 했는가 평점10점 | g*****6 | 2024.10.03 리뷰제목
#도서제공 #서평단<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여성의 삶과 그로부터 생겨나는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 현대 사회의 소비 문화와 가부장제의 이중 구조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들(우리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게 해주는 처방전같은 책입니다)신여성, 달리 말하면 모-단걸.단발머리에 양복을 입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우리는 신여성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가?2005
리뷰제목
#도서제공 #서평단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여성의 삶과 그로부터 생겨나는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
- 현대 사회의 소비 문화와 가부장제의 이중 구조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들(우리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게 해주는 처방전같은 책입니다)

신여성, 달리 말하면 모-단걸.
단발머리에 양복을 입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는 신여성을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가?

2005년 <신여성-매체로 본 근대 여성 풍속사>로 한 차례 출간된 적 있는 신여성에 대한 책이
올해 20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기존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여러모로 기존 책과는 많이 달라진 게 느껴진다.

<신여성>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와 1930년대에 70권 내외로 발행된 여성잡지다.
처음 <신여성>을 통해 100년 전 과거를 읽어내려는 연구 목표는,
남성 필진과 화자의 입장에서 왜곡된 신여성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고,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왜곡적인 시각으로 문제의식을 옮겨간다.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페미니스트들은 어디로 갔을까.

내가 청소년이던 시절엔 ‘된장녀’라는 표현이 일상에 넘쳐났다.
여성의 소비는 과시와 허영의 산물이었고
된장녀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여성들은 싸워야했다.

된장녀는 모던걸의 재현이다.
그리고 2024년 지금,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여성들이 여전히 모던걸의 속박에 묶여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다름 없는 현재, 현재와 다름 없는 과거를 보며 답답하기도 했지만
100년 전 생동하는 풍경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간식거리가 이 시기에 처음 등장한 사실이라든가, 산책(산보)가 신문화로 권장되며 여성이 거리에서 활보하게 된 것, 휴양을 즐기는 사람들..
특히 ’도시를 활보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몇 달 동안 내 머릿속에 머물고 있는 것이라 반가웠다.

책을 읽고 있으면 신기할 정도로 사회 전반이 과거와 닮아있다는 걸 알게 된다.
여성에 대한 가십(모욕)이 유희거리로 소비되는 상황,
남성적인 시선에 의해서 왜곡되게 묘사되는 여성(여성조차 남성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검열하게 한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과장된 여성을 창조하고 그것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
역사는 조금씩 변화하며 나아가는 것이라고 믿지만,
역사의 느린 속도에 비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너무 짧아서 조급하기도 하다.

개정판을 내며 대중서로 거듭나기 위해 여러 편집을 거쳤다고 하는데 확실히 읽기에 편하고 책 자체가 재밌었다.
올 가을은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도시를 걸어볼까요?

#한겨레출판 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김명임 외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