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추구하는 중요한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갈등은 여러 사회적 현상과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몇해전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발전한 #MeToo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과 성희롱 문제를 공론화한 중요한 사건이다. 한국에서도 이 운동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게 만들었고, 이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부 남성들은 자신들의 입장이 무시되거나 왜곡되었다고 느끼며 반발하게 되었다. 이는 “남자도 피해자”라는 주장으로 이어지며 갈등을 심화시켰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 예를 들어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신림동 사건 등은 여성의 안전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러한 사건들은 페미니즘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남성들은 자신들이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여성의 권리’와 ‘남성의 권리’가 충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갈등도 중요한 사례이다. 남성 커뮤니티에서는 여성에 대한 비난이 심화되고, 반대로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남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극단적인 발언과 행동을 낳고, 결국 사회 전반에 걸쳐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페미니즘은 기본적으로 성별에 따른 불평등을 해소하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회적 및 정치적 운동이다. 페미니즘의 핵심은 모든 성별이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원칙이며 여성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하고 있다. 또한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과 차별적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목표로 하고 있다. 페미니즘은 역사적으로 여러 흐름이 있으며, 자유주의, 급진적, 마르크스주의 등 다양한 이론적 배경을 가진다. 한국의 페미니즘은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여성들은 교육과 사회 참여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여성의 정치적 참여가 증가하면서 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함께 여성의 권리 문제가 부각되었고, 1990년대에는 다양한 여성 단체들이 결성되었다. 이 시기는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활발히 논의되는 시점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매체의 발전과 함께 페미니즘은 새로운 국면을迎게 되었다. SNS를 통한 여성의 권리 주장과 연대가 강화되었고, #MeToo 운동이 이를 더욱 촉진하였다. 생각해 보면, 성평등 주제가 뜨거운 주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났었던 신여성 운동과 그들의 활동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한 연구를 종합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김명임외 4인 공저인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였다. 우리나라 신여성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머리말 《신여성》과 신여성 ― 100년 전 그 언니들에게 말 걸기
1장. 모던걸이 온다
새로운 신분의 등장
모던하게 보이기
도회 문명을 향유하다
모던걸과 ‘못된 걸’
2장. 신여성 수난사
근대의 새로운 스타
색상자, 소문을 쫓아라
관음하는 미행자 은파리
신여성에 관한 우스개
사전과 어록, 정당화된 상징폭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온함
· 덧붙이는 글 1: 《신여성》의 어록, 십계명
3장. 문제적 기호, ‘여학생’
‘여학생’의 탄생
여성교육 속 ‘맨스플레인’
소녀를 보호하라
규율과 감시, 단속되는 몸
상상된 학교, 핍진한 현실
‘데마’를 뚫고 나아가라
· 덧붙이는 글 2: 1920년대 실제 여학생 수는 얼마나 되었을까?
· 덧붙이는 글 3: 왜 여학생 중에는 영어 이름이 많을까?
4장. 대중문화의 첨병이 되다
대중문화와 조우하다
여성팬, 그녀들이 위험하다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대중문화 즐기기
· 덧붙이는 글 4: 1927년 어느 봄날, 영화관을 찾은 ‘극다광 구보씨의 일일’
5장. 은밀한, 그리고 폭로된 성(性)
연애가 유행인 시대
성욕을 인정하라
제2부인, 경계에서 출현하다
6장. 과학, 또다시 어머니를 만들다
지금은 과학의 시대
여성과 모성의 새로운 결속
신여성의 과학적인 어머니 노릇
막힌 출구, 어머니
· 덧붙이는 글 5: 봉근이는 어미의 손으로 죽였습니다
7장. 슈퍼우먼의 탄생
어쨌든 직업을 가져야 한다
직업부인의 공공성 문제
다시, 집으로…
날아라, 슈퍼우먼
부록. 《신여성》을 펼치다/《신여성》의 구성/《신여성》의 인쇄와 유통
100년 전 경성의 거리는 새로운 바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 사회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 사고가 충돌하는 시점에 있었고, 이 갈등 속에서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등장했다. 신여성은 단순히 여성의 외형적인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주체들로서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침투해 들어갔다. 신여성의 외형은 그들의 혁신적인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단발머리와 시스루 옷차림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그들이 현대적 여성으로서 자신을 정의하는 방법이었다. 이러한 외적 변화는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회에도 강한 충격을 주었다. 경성의 거리에서 이들을 발견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쇼핑을 즐기고,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하며,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갔다. 이러한 모습은 당시 대중에게 신여성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의 생산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 책은 신여성이 어떻게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고, 공적 영역으로 침투해 갔는지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신여성들은 근대 조선 사회에서 단순히 문화적으로 눈에 띄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의 첨병으로 나서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창조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이는 그들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문화의 주체로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던 의지를 나타낸다. 하지만 신여성의 존재는 단순히 긍정적인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그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전히 억압받는 존재였다. 잡지 《신여성》은 신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었지만, 그 태도는 복잡했다. 신여성을 대상으로 한 남성 필자들의 시각은 그들의 욕망과 존재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경향이 있었다. 신여성들은 ‘허영’과 ‘사치’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그들은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지켜나갔다. 그들의 불온한 존재감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결국 신여성의 등장은 당시 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들은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며, 새로운 사회적 가능성을 열었다. 경성의 거리를 진동케 한 이들은 단순한 유행의 아이콘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했다. 이들의 존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발자취를 통해 현대 사회의 성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갈 수 있다. 신여성의 이야기는 과거의 기록이면서, 그들의 삶과 문화는 현재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그들의 불온함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고뇌의 과정이었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성 차별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시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신여성의 등장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조선시대의 신여성과 현대 여성의 투쟁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신여성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회에서의 위치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와 맞닥뜨려야 했다. 저자는 조선판 ‘백래시’와 ‘맨스플레인’이라는 두 개념을 통해 신여성들이 직면한 사회적 압박과 그에 대한 저항을 살펴보며, 현재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유사한 상황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백래시’는 진보적인 변화에 대한 저항을 의미한다. 신여성이 등장했을 때, 그들은 사회의 기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존재로 여겨졌다. 이에 대한 남성 세력의 반발은 강압적인 방식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신여성의 외양과 행동을 비난하고, 그들의 의견을 왜곡하며, 불온한 존재로 간주했다. 이러한 반발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신여성들은 근대 조선 사회에서 새로운 정체성의 상징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끊임없는 스캔들과 소문의 대상이 되었다. ‘신여성 수난사’는 현대의 여성 연예인들이 겪는 고초와 유사하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지만, 사회는 그들의 행동을 과장하고 왜곡하여 그들을 더욱 고립시키려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성 중심의 시각이 신여성을 어떤 방식으로 규정짓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여학생’에 대한 남성의 태도는 맨스플레인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남성들은 여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들을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관심이나 걱정이 아니라, 여성을 통제하고 억압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여학생들은 순진무구한 존재로 여겨졌고, 이는 그들을 사회에서 또 다른 위치로 밀어내려는 남성의 의도를 드러낸다. 신여성들은 이러한 억압에 저항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애썼다. 그들의 분투는 현재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오늘날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과거의 신여성들이 직면했던 고난과 그들의 저항을 통해 현대의 싸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총리뷰
신여성들이 겪었던 이러한 억압은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직장과 가정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기를 요구받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문화적 억압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신여성들이 경험했던 억압의 구조와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신여성들이 꿈꿨던 자유와 해방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신여성들의 투쟁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여성 억압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