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다.
이아고의 이유 없는 악의는 잘못된 인사에서 기인한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경력과 호봉을 어느정도는 인정하는 인사를 하여야 한다.
술 취하지 말라.
캐시오는 술주정을 부리다가 인생을 망쳤다.
자격지심이 문제다.
오셀로의 질투심은 데스데모나보다 꿀리는 자신의 외모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자격지심. 저런 미녀가 왜 나를?! 장군이어도 소용없다. 미인을 쟁취하기란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악행이란 실행 될 때 까지는 진면목을 보이지 않는 법이지
-공기처럼 가벼운 하잘것없는 것도, 질투하는 자에겐 성서만큼 강력한 증거가 되지.
-그들은 이유가 있어서 질투하는게 아니에요. 질투심이 많아서 질투하는 것이죠.
오셀로의 시나리오가 작위적이라고 느낀 건 이아고 때문이다. 이아고라는 인물 하나가 모든 등장인물들을 꼭두각시처럼 휘두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해야 하나.
희곡이라서 텍스트가 담지 못하는 부분을 염두해둔다고 해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
물론 이아고가 엄청 교묘하긴 하다. 겉으로는 엄청 충직하고 의로운 인물처럼 행동하고 속은 독사 같은 인물이긴 한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오셀로든 캐시오든 로더리고든 다들 너무 쉽게 휘둘린다. 솔직히 저렇게까지 휘둘릴 일인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오셀로가 수많은 복수 창작물의 모티브가 된 것은 확실하게 알겠다. 머리로는 욕을 하면서도 계속 보게 된다.
그리고 이아고에게 다들 쉽게 휘둘리긴 하지만 일차원적인 인물들은 아니다. 특히 오셀로의 심리 변화는 극적이지만 흥미롭다.
시종일관 오셀로에게 사랑을 바치는 데스데모나는 그 시대의 순종적인 여성상을 반영하는 것 같고. 거기에서 오는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여담으로 honor가 남성의 '명예'와 여성의 '정절'을 이중적으로 뜻한다는 해설이 뜻깊었다.
오셀로든 이아고든 자기 아내의 순결을 지키는 게 곧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만 봐도...그 당시 가부장제를 선명하게 엿볼 수 있다.
그래서 정절을 의심한 순간부터 자신의 명예가 더렵혀졌다고 분노하는 부분이 참.
그야말로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자 전리품에 불과했던 것.
셰익스피어는 어디까지나 이걸 포장하지 않고 오히려 뚜렷하게 드러내준다는 점에서 신선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고전이면서도 왜 명작인지 충분히 알겠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