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자신의 자유의지는 마비된 채, 현 사회에 요구하는 시류에 그냥 몸을 내맡길 것인가? 아니다.... 그러한 자동기계가 되는 것은 거부할 것이다. 그렇다면 거부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바로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종류의 책들을 읽어나가면서 세상을 바르게 바라보는 눈을 키워나가는 것일 것이다..... 이를 통해 내 자신의 삶을 창조해 나갈 것이다. 이를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 전에 읽어 보았던 이 책<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다시 꺼내서 읽어볼 것이다. 세상과의 타협(민족으로부터, 종교으로부터, 가족으로부터, 등등)을 거부한 채, 자신의 길이 예술가임을 인식하고 이 방법을 위해서 '자기유배의 길'을 떠난 스티븐 디덜러스.... 나는 자율적 주체로 나기 위하여 내 자신을 계발할 것이다.
제목: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저자: 제임스 로이스
읽은 기간: 2월 3일~2월 26일
하버드 서점에서 많이 팔린 책 리스트에 있길래 (그것도 높은 순위)
하버드에 다니는 수재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호기심에 읽은 책.
책을 읽기 전의 생각1.
제목이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니까,
예술혼을 가진 가난한 젊은이의 작품활동을 그린 책일 것이다.
책을 읽기 전의 생각2.
하버드 생들에게 많이 읽히는 책이므로
뭔가 문학적이거나 아주 재미있거나 매력적인 책일 것이다.
두 가지 생각이 모두 보기좋게 어긋나버렸다.
아일랜드 배경의 주인공이 집안의 몰락 속에서
기독교 학교에서 보수적인 문화와 생활을 강요받고
그 속에서 성장하면서 겪은 내면의 변화를 문체를 통해서 드러낸다.
간단한 주제이지만
그 주인공이라는 사람은 어찌나 내면의 변화를 많이 겪으시는지,
이 내용으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철학,문학,역사를 갑자기 심각하게 파고드는 통에 집중하기게 너무 어려웠다.
도저히 읽어나갈 수가 없어 역자의 서평을 찾아 뒤져보니,
저자의 자전적인 소설이자 내면 심리를 주인공의 성장과 함께 변화를 주어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나.
최근 읽은 책 중에서
장장 한 달에 걸쳐 읽다 지치고, 포기도 하고, 무식한 나를 자책도 해보고 (왜 이런 것 하나 못 읽니 바보야 라며)
다른 책도 읽어보기도 하고
중도포기하지 말자 마음을 다져먹고
주말을 꼬박내어 드디어 완독을 했다.
결말을 향해 읽어 갈 때쯤
워낙 횡설수설하는 주인공의 독백에
"왠지 이것은 정신병자의 그것 같다"는 생각에
서평을 다시 한 번 읽어보니.
저자의 생애가 잠깐 나오는데
저자의 둘째 자녀가 정신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는 내용을 보고
저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로, 천신만고끝에 이 책을 통해 그나마 얻은 점은
아일랜드의 정치,역사에 대한 조금의 배경지식.
그리고 하버드 수재들을 따라가려면
아니, 감히 그들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했다가 고생만 했다는 것.
수재가 읽은 책들은 바로 이런 것이구나...
미안하지만 당췌 어디서 감동을 얻는 것이냐 묻고 싶다.
마치 마라톤을 완주한 이 느낌.
힘겹게라도 정주행하고 읽어서 홀가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