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게된 계기가 있다. 빨간 버스를 타고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강남역으로 가던 중 내 앞자리에 앉은 늙은 아저씨가
아이패드로 이 책을 읽고 있는것이 아닌가! 일단 나이 지긋한 분이 내가 완전 갖고싶은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고 그걸로 책을 읽고 있어서
무슨 책을 읽는 것인지 지대한 관심이 갔다. 중간에 주인공 이름으로 보이는 네흘류도프를 폰으로 검색해보니까
부활이라는 책이 바로 나왔다. 이 책이로구나~! 괜히 나도 읽고싶어졌다.
생각해보니까 이 책 우리집에 있는데 완전 오래되어서 종이라 누렇게 바랜 87년도판이랑 초등학생용 두가지가 있었다.
집에와서 찾아보니 초등학생용은 전에 책 버리면서 버린것 같고 청목에서 나온 책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가 톨스토이 책을 처음 읽은 건 초등학교때 부활이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감도 못잡으면서 그냥 글씨만 쭉 읽어서 기억에 남는게 하나도 없다.
그리고 나서 읽은 건 작년 겨울 쯤 학교 도서관에서 괜히 끌려서 읽게된 유년시절이라는 책이다. 재밌긴 했는데 너무 두꺼워서 1/3정도 읽고 반납했었지 아마. 이 책 다시 빌려서 읽어야겠다. 아니면 아예 사던가 ㅋㅋㅋ
아무튼 그리고 나서 버스에서 본 한 사람에 의해 부활을 제대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과 같이 주인공인 두 남녀가 타락했던 과거를 깨끗이 씻어내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두 남녀의 배경은 뻔했다. 부자인 네흘류도프와 그의 숙모 집에서 일하는 하녀인 카츄사. 둘은 뻔하게 사랑에 빠지고 남자가 여자를 범하고 결국엔 차버린다. 여자는 창녀가 되고 남자는 군인이 되었다. 여기까진 그저 그랬으나 네흘류도프가 나중에 범죄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카츄사를 재회하며 이야기는 다르게 전개된다. 배심원과 피고의 관계로 십년만에 재회하게 되어서 네흘류도프는 매우 당황하며 카츄사가 이렇게 된 건 자기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 자신의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인해 카츄사가 결국엔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는 카츄사의 누명을 벗겨주기로 생각한다. 카츄사를 위해 감옥까지 찾아간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기다리며 억울하게 감옥에 오게된 많은 사람들과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고 그 곳에 갇혀있는 죄인들을 보며 그동안 매우 안일하게 살아온 자신에 대한 수치심을 느끼게된다. 카츄사를 돕기 위해서는 고위 관리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호소해야 하지만 네흘류도프는 그들을 만나며 속으로 역겨워 할 뿐이었다. 결국 카츄사의 누명을 벗겨주는데 성공하지만 카츄사는 감옥에서 만난 시몬손이라는 정치범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 그곳에서 새롭게 깨어나고 결국 시몬손을 선택하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그런 카츄사의 선택을 존중해주며 그 또한 결국엔 새로운 사람으로 깨어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 돈 많고 남부러울것 없이 살았던 네흘류도프가 진정한 양심을 되찾게 되는 계기는 창녀 혹은 범죄자들이라는 것이었다. 진정으로 타락한 이는 누구인 것인지,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것에 흠뻑 취해 진정한 양심을 잃고 힘 없고 죄 없는 사람들을 몰아내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톨스토이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느끼게 되는 감정이나 생각의 묘사가 매우 탁월해서 내가 마치 그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이 된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은 네흘류도프가 카츄사를 십년만에 처음 보고 느낀 그의 감정이다.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땐 변한 모습이 매우 낯설었지만 보면 볼수록 예전의 얼굴 특징 같은것이 여전히 살아있어서 결국엔 예전의 그 모습이 나타난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이 부분의 설명을 반의 반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건 진짜 책으로 읽어야된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네흘류도프가 된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톨스토이의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부활(전2권)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 열린책들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히는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그는 대학 시절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자퇴하고는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고향에서도 진보적인 지조서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지만 실패, 또 방탕한 생활을... 이후 군인으로 복무하죠. 이후 전쟁에도 참여하는데요 이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이러저러한 일을 겪으며 집필을 해나가던 그는 정신적 위기를 겪은 후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하던 중 "부활"을 완성하는데요. 와~ "부활" 읽어보겠다고 얘기하려다 이렇게... 여기까지!
나태한 귀족 생활에 젖어 있던 젊은 공작 네흘류도프. 어느 날 배심원의 자격으로 법정에 나간 그는 10년 전 자신이 임신시킨 하녀 까쮸샤가 독살죄의 누명을 쓰고 피고석에 앉아 있는 것을 본다. 순진했던 소녀에서 매춘부로 변해 버린 까쮸샤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의 타락을 목도한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결심하고 유형지인 시베리아로 동행하기로 하는데…….
함께 읽으면 좀 수월하겠다 싶어서 냉큼 껴듭니다. 읽어볼게요^^
리딩투데이 영부인 책다발 1송이 지원도서*
#부활 #레프톨스토이 #례프똘스또이 #열린책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영부인책다발 #러시아소설
레프 톨스토이 백작(러시아, 1828.09.09.~1910.11.20.) 소설가이자 철학자이다. 대표작으로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이 있다. 단편 <지옥의 패망과 부흥>에서 교회를 악마의 발명품이라고 주장하고, <부활>에서는 성체성사를 마술이라고 조롱하여 러시아정교회에서 파문당했다. 지주로서 토지를 농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고, 말년에는 농민과 같은 삼을 살겠다 하였으나, 태생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80의 나이로 폐렴으로 사망하게 된다. 교우가 있던 비폭력의 대명사 간디는 태생적인 카스트 제도에 대해서 비난하지 않았던 만큼, 귀족으로서 톨스토이의 농민에 대한 생각과 행동은 대단하다고 하겠습니다. 톨스토이 만년의 작품인 이 <부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귀족의 생활과 기독교의 교리를 알아야 합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인해서 구원을 받기 위한 종교이다. 구원이란 현세의 삶에서는 죄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서는 지옥으로 떨어질 운명의 인간이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천국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이 무덤에서 사흘 만에 부활하시어 증명하셨듯이 그리스도교의 교리는 부활 그 자체입니다.
루카 복음서 2장 12절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말구유에서 세상에 오셨다. 가장 낮은 자들을 위해 세상에 오셨지만, 이 책 어디에서도 낮은 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은 감옥이나 지옥밖에 없다.
폭력과 착취가 난무하는 70년대의 사창가. 고향의 기억도 그저 어렴풋한 17세의 영은은 이곳 사창가 골목으로 끌려 온다. 사내들의 무자비한 길들이기를 통해 윤락녀로 태어나고 어느새 사창가의 생활에 익숙해지게 된다. 착한 손님 길룡은 아픈 영은에게 약을 사다 주고 고향을 찾아주겠다 약속한다. 영은은 술집, 탄광촌, 산사 유흥가, 섬 등으로 떠돌게 되고 또다시 빚을 지고 심신이 병든 채로 사창가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찾은 길룡에게 포주들은 자신이 이곳 말고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잡지 않는다며, 길룡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달리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노는 계집 창>
까쮸사를 묘사한 장면은 100년이 지난 사창가의 영은과 너무나 닮았다. 사생아로 태어나 버려지고, 귀족의 하녀로 살면서 그들의 삶을 동경하며 살게 된다. 귀족의 조카인 네흘류도프에게 강제로 처녀를 빼앗기게 된다. 그의 아이를 가진 까쥬사는 그의 사랑을 진심이라 믿으며, 떠나가는 열차를 쫓으며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100루불에 버려진 까쥬사는 귀족의 집에서도 내쳐지고, 태어난 사생아는 곧 죽어버린다. 이곳저곳을 헤매다 굶주림에 몸을 파는 창녀가 되게 된다. 세상 가장 천한 취급을 받으며 지금은 살인의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서게 된다. 세상 그 어디에도 그녀를 위한 구원은 없었다.
고모의 집에서 본 하녀는 신비롭고도 예뻤다. 어린 시절 자주 함께했으며, 어느 순간 첫사랑의 감정도 느끼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청소년 시기부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고민을 하는 순수한 청년이었다. 귀족으로 사는 삶을 살면서 폭력적인 군대를 경험하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순수함을 잃어버리게 된다. 휴가차 들렀던 그 날 그에게 있던 것은 폭력적이고 탐욕스러운 성욕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그녀를 범했고, 100루불을 던지고 떠나왔다. 십 년이 지난 지금 배심원이 된 자신의 앞에 죄인의 모습으로 그녀가 서 있다. 자신으로 인해 그녀가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에 미치자, 그의 양심은 더는 숨을 곳이 없게 된다. 까쥬사를 구원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해결할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네흘류도프와 배심원들은 그녀가 살해의 동기가 없음을 모두 인정합니다. 형법은 행위와 의도 두 가지를 충족해야 처벌하게 되어 있습니다. 의도가 없이 행위만 일어나면 과실이기에 형을 가볍게 집행합니다. 배심원들의 실수가 있었고, 재판부는 창녀의 의도 따위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번 있지만 까쥬사는 시베리아로 보내지게 됩니다. 100년이 지나도 지강현이 외치던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그대로 반복됩니다. 범죄자를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이 죄를 지었는데, 돈이 없다고 수십 년 감옥살이하고, 대통령의 동생이라고 풀려나는 것이 법이냐는 그의 말을 틀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고 2000년이 흘렀어도 세상 가장 낮은 자는 감옥이나 지옥으로 밖에 갈 수 없듯이 말입니다.
《부활》
레프 톨스토이 / 열린문학
청소년기에 만난 톨스토이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은 내 마음을 동할만한 매력이 없었던 책이었다. 그때는 삶이라는 것에 무관심했었으며 무지했었다. 빠르게 시간이 지나 어른이라는 타이틀로 자유를 탐닉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올바른 삶에 대해 사유하는 찰나 책장 속 톨스토이 단편선을 재독하게 되었다. 확실히 어렸을 적 보다 지금의 그의 책은 짧은 이야기지만 메시지는 강렬하게 다가왔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러시아 문학과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줬던 그의 소설은 어떨지 궁금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다. 고전문학에 입문하고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중에 톨스토이 장편소설 <부활>이 내게로 왔다.
여죄수 마슬로바가 철정을 위해 교도소를 나와 오랜만에 햇빛을 보고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걸어본다. 그녀는 어느 지주 자매의 영지에서 가축을 치는 늙은 어머니와 함께 살던 미혼 여자 농노의 사생아였고, 세 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는 병으로 죽게 된다. 이를 가엽게 본 지주 자매는 아이를 데려가 키우게 되었다. 유복한 귀족의 생활에 젖어 있던 마슬로바의 인생이 꼬이게 된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녀는 지주 자매의 조카이며 대학생이었던 공작을 사모하게 되었고 그의 유혹에 넘어가 미혼모가 된다. 그리고 지금은 국가에서 인정해 주는 창녀촌에서 사내들에게 웃음과 몸을 파는 타락의 길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그녀는 지금 살인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나를 압박하는 이 위선을 떨쳐 버려야 해.
그리고 모든 것을 인정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며 진실을 행해야 해.」
「날 용서해 주오.
내가 정말 잘못했소…….」
미슬로바가 타락의 길을 걷게 된 시작점이 자신이었으며, 누명으로 감옥에 갔고, 그녀의 재판에 자신이 참관할 것이라는 것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배심원석에서 마슬로바와 재회한 네흘류도프. 죄책감에 괴로워하다 자신의 영혼을 정화할 방법을 찾아낸다. 그녀를 구원하고 자신도 구원받는 방법을.
「이 세상에서 나를 희롱하더니, 저세상에서는 나를 통해 구원을 받겠다는 심보야!」
젊은 공작을 통해 작가는 양가감정, 부조리, 편견, 차별 등을 고발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여러 사람이 공존하기에 한 가지의 문제에 대해 다수의 감정과 논리들이 늘 대립한다. 무엇을 결정해도 결정되지 않았던 사안은 주인을 향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포장된 합리화에 굴복이 되기도 하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작가는 네흘류도프로 표현했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그를 이끌려고 했다.
마슬로바의 타락이 공작의 실수로만 빗어진 건 아닐 것이다. 시대가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합리화라는 최면을 빠졌고 남자들의 야릇한 시선을 즐겼다. 그런 그녀가 네흘류도프의 고백에 조금씩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깨닫는 것 같다. <부활 하>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마슬로바와 함께 있는 억울한 여죄수들, 자격이 일도 없는 법호사, 무죄 판정을 꺼려 하는 판사 등 작품 속 캐릭터들에 대해 할 말이 많은데, 다음 후속편을 읽고 리뷰에 남기려고 한다. 이 두 사람은 결말은 어떻게 될까.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부활》
레프 톨스토이 / 열린문학
「날 용서해 주오.
내가 정말 잘못했소…….」
드디어 마슬로바와의 면회가 허락된 시간. 네흘류도프는 교도소안의 면회 풍경에 질색을 한다. 철망 두 개 사이 간격이 2미터인 그곳은 대화를 나누기엔 너무나 부족한 환경이었다. 상대편이 알아듣게 하려면 있는 힘껏 고함을 질러야 하는 이곳에서 그는 용기 내어 소리를 내야 했다. 부끄러움은 개나 줘버리듯 그는 계속 외쳤다. 부소장의 도움으로 마슬로바와 가까이 면회할 수 있게 된 그는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들을 하는데... 진심인듯한 이 남자, 어디까지 그녀를 도와줄지 두고 봐야겠다.
독서카페로 리딩투데이로부터 선물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