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단테의 신곡 지옥,연옥,천국중 두번째, 연옥편이다.
지난 지옥편 글에서 난 이게 왜 명작인지 모르겠다고 말한적이 있다.
연옥편을 읽고도 그 생각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지옥이 땅 밑 지하세계라면, 연옥은 지상으로 올라와서 천국으로 올라가기까지의 단계가 있는 곳인 것 같은데, 그곳에서 사람들은 역시 죄때문에 고생하고 고통스러워 한다. 윗단계로 올라가면서 점점 고통이 줄어드는 단계(세상)이 되는데 최상층은 에덴동산이었다.
뭐 어쨌거나 그러한 것을 떠나서 이 책을 보고 느낀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세시대, 그러니까 기독교에 사로잡혀 발전을 거의 이루지 못한 서양의 암흑시대에 기독교 세계관으로 상상해서 쓴 연옥의 모습, 그리고 그당시 유명했던 사람들의 죄에 대한 얘기.(그러나 그 죄에대한 얘기도 깊이 논의되지는 않음 그냥 가볍게 무슨죄를 지었다 정도)
즉, 그것을 통해서 현재의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마 이 책으로 강의도 하고 분석도 하고 하는 사람들은 아마 여기에 등장하는 신화/시대속 인물이나 구도의 세부를 분석하고 무슨일이 있었고 이런 인물이었다등 배경에 대한 분석과 논의를 많이 하겠지만 그것이 무슨의미가 있겠나 하는게 내 생각이다.
죄를 보는 관점이 크게 다르거나 그것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으면 그런것에 대한 논의도 의미가 있겠지만 책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워낙 간략히 나와있는데다 그 관점도 지금 죄를 바라보는 관점과 많이 달라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뭐 어쨌거나 길게 장황하게 썼지만, 책 별로다. 읽을 필요 없을 듯 싶다.
난 뭣도 모르고 시작한 죄로 마지막 남은 천국까지 읽겠지만 말이다.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고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이들의 손에서 떠나지 아니한 책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신곡은 정말 이 기준에 합당한 그야말로 충실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여러 판본을 가지고 있고 각각의 번역본을 통하여 호불호를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만난 기분좋은 판본이다. 열린책들에서 큰 맘먹고 기존의 번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놓은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고전에 좋은 활력을 불어 넣는 출판사가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