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면서 뭔가 유쾌한 내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책 제목도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기 때문에 선뜻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책을 펼치면서 읽기 시작하는데 이거 거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읽는 내내 인간이 가진 욕망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줬다는 점을 적고 싶다. 소설은 모르다소프에 사는 마리야 알렉산드로보라와 딸 지나 그리고 지나에게 구애를 하는 모즈글랴코프 여기서 중요한 K공작이 등장한다. 마리야는 어떻게서든 상류사회에 올라가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딸인 지나는 모르다소프에서 누구와도 비교 될 수 없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이곳에서 나름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마리야는 어느 날 이곳에 K공작이 지나가는 소문을 들었고 공작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하려고 계략을 꾸민다.
모즈글랴코프는 지나에게 구애를 하나 지나는 확실히 거절도 그렇다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K공작이 타던 마차가 사고가 났고 뽈(모즈글랴코프)이 이를 발견해 마리야의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일이 커지게 된다. 마리야는 욕심이 많고 야망이 많은 여성으로 어떻게서든 상류층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K공작을 만나게 되면서 딸인 지나를 공작과 결혼을 시키려고 한다. 아~~정말 엄마의 야망이란...그렇다고 지나가 엄마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마리야가 지나의 눈치를 보는 상황인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나를 설득 할 것인가?
지나는 과거 가정교사와 사랑한 사이였다. 가난하여 엄마의 반대로 헤어졌지만 지나는 여전히 어느 누구도 사랑할 마음도 구애도 받을 마음이 없었다. 마리야는 머리속으로 계획을 짜야만 했다 지나가 어떻게서든 백작과 결혼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그리고 가정교사를 이용해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백작과 어떻게 결혼을 한다는 것일까? 마리야는 눈이며 다리며 인공이라는 무성한 소문을 가진 백작에 대해 만약 지나가 결혼하면 직위가 올라갈 것이며 백작의 재산 역시 지나것이 될 때니..여기서 중요한 것은 백작이 그리 오래 살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어차피 백작이 죽으면 미망인으로 누군가와는 결혼을 할 것인데 그때가서 사랑하는 그 가정교사와 결혼을 하라는 것이다. 경멸하게 쳐다보는 엄마의 얼굴, 굴욕적인 자신의 모습 그럼에도 지나는 이를 수락한다.
반면 마리야로부터 지나와 결혼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을 들은 뽈은 잠시 집을 떠나려고 했으나 마리야와 지나가 꾸민일을 알게 되면서 오히려 공작에게 엉뚱한 얘기를 하게 된다. 여기서 참으로 공작이라는 존재는 미묘하다. 젊을 적엔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했는데 우연히 먼 친척의 유산을 상속 받게 되면서 다시 한번 부유하게 되었다. 전에 모르다소프에 살았던 시절도 있기에 공작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또한, 마지막 백작이라는 신분 때문에 공작을 더욱더 부각시켰다. 하여튼, 공작과 지나가 결혼 발표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이럴 수가... 평소 마리야와 사이가 좋지 않는 여인들이 마리야를 방문하고 심지어 떠나기로 했던 뽈 역시 되돌아 왔다.
자자 그럼 이제 어떻게 될까? 정신조차 온전하지 않는 공작을 두고 뽈은 지나와 결혼한다는 사실이 단지 꿈이라고 주입을 시켜버린다. 또 여기에 응하는 공작을 보면 살아 움직이는게 대단하다. 하여튼, 이런 상황과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공작은 어떤 선택을 하는 걸까? 도스트옙프스키의 작품은 현재 이 책을 포함해 세 권을 읽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을 때면 많은 등장 인물에게 부여된 성향은 독자에게 흥미를 던져준다. 인간의 욕망, 수치심, 당당함, 뻔뻔함 등 [아저씨의 꿈]에서도 나오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이나 왠지 그 결과에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된다. 특히, 혼자서 계획을 짜는 마리야를 볼 때면 남편은 아내를 무서워해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나 그러면서 지나의 눈치를 보지 않나 그런데도 상류층 사회를 꿈꾸는 모습이 참 밉지 않게 보이는 것은 음...뭐라고 해야할까?
그리고 지나와 가정교사의 마지막 만남에서 아..왠지 울컥해졌다. 지나는 과연 죽어가는 남자와의 약속을 지켰을까? 어떤 의미로 지켰다고 해야할지 아닐지..모르겠다. 그런데도 마지막 결말은 뭔가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인생은 앞으로 계속 살아야 하니 자신의 욕망대로 흘러가는거 같다는 정점에 다다랐을 뿐이다.
- 네이버 카페 리딩 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도스토예프스키 < 아저씨의 꿈 > 입니다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로 < 지하생활자의 수기 >, < 죄와 벌 >, < 백치 >, < 악령 > < 카라마조프의 형제 > 등의 대표작이 있다.
많은 대표작품들이 있지만, 아직 만나본 작품들이 없었다. 매번 만나봐야지! 하고 벼르기만 하던 차였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서 드디어 도스토옙스키님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읽기 전에는 엄청나게 걱정을 했다. 무지에 관한 두려움이라고 해야 할까?
고전문학이나 시를 만나게 되면 내가 과연 이해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어 보고 싶다가도 멈칫멈칫한다. 게다가 가독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시작할 때 걱정이 좀 많은 편이다. 그래서 많이 고민하다가 < 아저씨의 꿈 >을 만나게 되었는데.....
다행이 매우 재밌게 잘 읽힌다.
모르다소프 시에서 손꼽히는 귀부인 마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말이 많고, 남의 험담을 좋아하지만, 머리도 뛰어나고, 분위기를 휘어잡는... 그리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그런 그녀의 집에 K공작이 머물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부와 지위를 갖기 위해 23살 밖에 되지 않은 나이의 딸 지나이다 아파나시예브나를 공작과 나이도 많고, 정신도 오락가락하는 공작과 결혼 시키려한다. 물론 그 당시 23살이란 나이는 결혼 적령기를 한참 지난 결혼하지 못하는 여자이긴 하지만, 정신도 오락가락 하는 산 송장 같은 나이 많은 공작과의 결혼이라니...!! 지나가 여태까지 결혼하지 않았던 이유는 어머니인 마리야 알렉산드로브나처럼 계산하여 상대를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연인과 이어지지 않았고, 더군다나 그 사랑했던 사람은 폐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상태였다. 지나는 아직도 그 사랑을 가슴에 담고 있기에 결혼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끈질긴 구혼자가 매달려도 냉담할 뿐이었는데.... 공작과의 결혼이라니...
지나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펄쩍 뛰지만, 결국 어머니에게 설득당해 공작과의 결혼을 진행하기로 한다. 그러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인물들의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이야기는 매우 재밌게 읽혔다. 연극을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인물의 표현방식이.. 그리고 뭔가 과장되거나 유머스러운 부분들이 연극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책은 재밌게 잘 읽히기는 한데, 좀 걸리적(?)거렸던 건 긴~ 이름들이었다. 본래도 이렇게 긴 이름을 러시아인들은 길게~ 부르면서 사용하는 건지.... 읽는 내내 모든 인물들의 이름들이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비슷하거나 형태가 닮은(?) 이름들이 나오면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기도 했다.
< 아저씨의 꿈 >은 그 당시의 시대상을 풍자한 풍자소설, 사회소설이라고 한다.
그 당시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을 알고 읽으면 더 좋았겠지만, 뭐, 상관없이 읽어도 신분 상승을 위한 욕구나, 마리야 알렉산드로브와 그 주위 인물들의 관계나 그들이 서로에게 느끼고, 대하는 모습들이 허영심 가득한 부인들과 권위적이고, 꾸미기 좋아하면서도 생각이 없는 귀족들을 풍자하는게 아닌가 싶다.
네이버 카페 ‘리딩 투데이’에서 < 아저씨의 꿈 >을 선정하여 주시어 벼르고 벼르기만 했던 도스토예프스키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었고, 딱 좋은 선정으로 < 아저씨의 꿈 >을 가장 먼저 만나 작품마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도스토예프스키 작가님의 작품에 두려움은 조금은 덜어냈다고 할까? 그래서 가지고 있는 작품들도 그만모셔놓고, 얼른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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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또예프스끼 인물 이름 너무 많은 편이야
이름 외우기 힘들어서 인물 수첩까지 만들었잖아
쓰면서도 헛웃음 나와서 혼났네
근데 도선생 작품은 재밌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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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그는 온종일 괴로워하고 번민하며 계속 울었다. 지나는 그녀가 할 수 있는 한 그를 위로했지만, 그러는 그녀의 마음도 죽도록 고통을 느꼈다. 그녀는 결코 그를 잊어버리는 일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는 그를 사랑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결코 사랑하지 않으리라고 그에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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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극을 보는 것 같았다
아저씨의 꿈이라고 해서 아저씨의 희망이나 이상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그냥 꿈-이어서 조금 뻔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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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혼자 남게 되었다. 무엇이라 표현할 길 없는 무언가 묵직한 것이 마음을 내리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구역질이 날 만큼 혐오감을 느꼈다. 그녀는 자신과 자신의 몸을 경멸하고 싶어졌다. 그 뺨은 불타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녀는 두 손을 꼭 붙잡고 이빨을 꼭 깨물고 목을 축 늘어뜨리고 꼼짝도 않고 우뚝 서 있었다. 부끄러움에서 밀려오는 눈물이 그녀의 눈에서 주룩주룩 흘렀다.....바로 이때 문이 열리며 모즈글랴꼬프가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