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e_library
#2021백쉰번째책
#누구를위하여종은울리나 #어니스트헤밍웨이/이종인 #열린책들
2021.10.15., 26-28.
#총4일간읽은책
#윤의책장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허무주의와 부정에서 평화를 위한 필사의 투쟁으로. 사상의 전환을 이룬 헤밍웨이의 중기 대표작'
'인류의 연대를 통한 실천 의식을 역설한 역작' 이라는 출판사의 서평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일부 동의하는 부분이다. 일단, 허무주의와 부정이 만연한 현실에서 평화를 위한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 것, 어쩌면 아이러니하게도 평화의 반의어인 폭력을 사용하면서 평화를 이루려하는 것을 보면, 정말 '필사의 투쟁'이라는 점이 옳다고 생각한다. 동의한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가져다 주는 평화는 진짜 그가 원했던 평화였을까? 두번째는 '연대를 통한 실천 의식을 역설'했다는데, 이 부분은 위와 같은 맥락으로 본다면, 평화를 위한 연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가 원하는 평화가 어떤 평화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 평화는 우리가 원하고, 내가 원하는 평화인지, 그저 나라와 상사가 원하는 평화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가 꿈꾸는 평화가 있는지. 그래서 로버트에게 좀 더 집중하게 된다. 명령을 기다리면서 만난 공동체는 민간인들이 어떻게든 살아보기 위해서 모인 공동체인데, 거기서 군인이었다가, 민간인이었다가, 그냥 평범한 남자인 로버트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전쟁의 참혹함과 비극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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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로버트에게 주어진 임무, 다리 폭파라는 임무의 대장정이 끝났다. 로버트와, 게릴라군 안셀모, 파블로, 필라르, 마리아와 함께한 그들의 모든 임무가 끝이 났다. 한 편의 영화를 책으로 찐하게 읽은 것 같은 느낌에 다 읽고 나서 여운을 계속 가져가고 싶었다. 어렸을 때 책장에 있던 제목이 하도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던 책이었다. 좋은 기회가 와서 도전해볼 수 있었다.
실제로, 헤밍웨이는 파시스트에 대항하여 스페인 공화파에 가담하였고 직접 전쟁에 참가하여 부상을 입기도 하였다. (앰뷸런스 운전기사로 참전하는데 폭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 (출처: 네이버 직식백과) 그런 그의 간접 경험과 스토리 텔링 스킬이 결합한 결과가 이 작품으로 나왔다고 모두들 추측하고, 나도 그 추측에 동의한다.
...
읽으면서 말도 안된다, 너무 영화 같다고 생각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다. (사실은 실제로 전혀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괜히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는 다리 폭파 임무를 가지고 게릴라 군과 접선하는 로버트. 그리고 그들 중에 있는 여자(마리아)와 첫 눈에 사랑에 빠진 로버트. 둘만의 결혼을 하고, 모두가 인정하는 커플이 된다. 전쟁 중에 사랑이 없다는 것도 말이 안되지만, 이렇게 첫 눈에? 두 사람이 동시에? 나는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서 믿기 힘들었다. 두 번째는, 다리 폭파 임무가 취소되는데, 그 명령의 전달이 주변 상황에 의해서 잘 되지 않은 부분. 실제로 말이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니면서도 상황이 상황인 너무 영화 속에서 나올 것만 같은 상황이었다. 작가가 일부러 꼬아 놓지 않은 이상. 결국, 그는 명령을 제대로 전달 받지 못한 상황에서 그에게 주어진 원래 임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되게, 다리 폭파에 성공은 하지만, 동시에 본인의 다리도 폭파(?)된다. 이 부분도 너무 영화적인 상상력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제목은 존 던의 시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종소리는) 그대의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 제목에서부터 알아볼 수 있게, 헤밍웨이는 제목을 포함해서 여기저기에 복선을 깔아두었다.
#북스타그램 #책송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상)
어니스트 헤밍웨이
열린책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헤밍웨이가 가진 남성적인 박력과 특유의 섬세함으로 쓰여진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1940년 발간되자마자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몇 년 후 게리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으로 헐리우드에서 영화로까지 제작되어 명절이나 공휴일에 단골손님처럼 티비에서도 영화로 자주 본 기억이 있어 어렴풋이 내용은 기억하고 있다.
폭파 전문가인 로버트 조던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해 교량폭파의 임무를 맡게 된다. 또한 조던은 자신이 전쟁에 참여중이고 현역으로 복무하는 한 스스로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해 내야한다는 곧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게릴라군에게 안내할 안셀모를 따라 폭파 임무를 도와 줄 파블로 일행을 만나게 된다.
파블로도 처음에는 용감했소.
이일에 아주 열성적이었지.
그러나 오래전부터 사람이 축 처졌어요.
죽는것을 너무나 두려워 해요.
page 51
이전에 파블로는 한없이 용맹하고 누구보다 잔인하게 상대방을 처리하는 부대원이었지만 전쟁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해와 죽음을 수차례 확인하며, 지금은 술에 빠져 무기력해지고 죽음이 두려워 섣불리 나서려 하지 않는다. 다행히 다리 폭파 일에 누구보다 협조적이고 실제 게릴라부대의 대장역인 파블로 부인 필라르와 라파엘, 아구스틴 등과 함께 교량을 폭파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고 그곳에서 마리아를 만나 관심을 가지게 된다.
사람이 스스로 거부하는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며
만약 내가 누구를 사랑하게 되면
그 모든 것이 저절로 없어져 버릴거라고 했어요.
page126
파시스트들에게 가족을 잃고, 마리아 역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겪고 난 이후라 쉽게 아무에게나 마음을 열지 않는 성격이다. 조던을 만난 이후 그를 사랑하게 되고, 자신의 겪었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영원히 함께 할 것을 약속하게 된다. 책 속에서도 낯가지러운 사랑의 유희 언어 '마리아 나의 작은 토끼' '나의 영국 양반' 등등의 대사가 등장해 읽는이들을 닭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했지만 로버트 조던과 마리아의 사랑은 한없이 예쁘기만 하다.
마을이 파시스트와 공화주의자로 분열되며 급격하게 군중심리에 휩쓸리게 되고 잔인한 살인이 이어진다. 파블로는 이곳에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고 그 상황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죽음을 한없이 두려워 하나보다.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은 각자가 기억하는 아픔이 있다. 파블로도 마리아도 필라르 또한 마찬가지이다.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난 것 같지만 이 모든게 3일 동안의 일이다. 각자의 기억이 소환되었기에 많은 이야기가 쓰여졌나 보다.
이제 다리 폭파의 일만 남았다. 로버트 조던은 계획대로 다리폭파의 임무를 마치고 자신이 전쟁에서 알게 된 진실과 깨달은 것만을 책으로 쓰며 마리아와 행복한 여생을 살아갈 것인지 하권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나보아야 하겠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상)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펴냄)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얘기할 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원작보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나왔던 오래된 영화가 먼저 떠오른다. 소설로 된 원작도 읽어보질 못했었고 심지어 영화도 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123. 어떻게 하는지 몰라요. 코는 어떻게 해요? 코를 어디다 두어야 하는지 늘 궁금했어요." 잉그리드 버그만의 이 대사 장면이 영화사에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회자되며 여러번 방송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편이 갈려 서로를 죽여야 하는 국가 간의 전쟁도 있지만 정치적 이념과 이권이 얽혀 같은 민족이 한 국가 안에서 서로를 향해 죽음을 조준하는 내전도 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 로버트 조던과 마리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1937년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공화국 정부군에 가담했던 헤밍웨이의 경험이 이 내전을 배경으로 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하도록 하는 동기가 되었던 듯하다. 그의 수많은 작품중 판매부수로는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철교 폭파의 임무를 띤 로버트 조던은 혼자서는 해내지 못할 이 막중한 임무를 위해 산속에 은거중인 게릴라 집시들의 도움을 받는다. 그 곳에서 마리아를 만나 첫 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예전에는 용감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죽음이 두려워 술에 빠져사는 대장 파블로는 로버트 조던의 임무에 도움을 줄 생각이 없지만 그의 아내 필라르가 적극적으로 돕는다. 다행스럽게도 나머지 집시들도 파블로보다는 필라르의 말을 더 잘 따른다. 결단력과 통찰력을 모두 갖춘 듯 보이는 필라르는 철교를 폭파하는 일에도 적극적이지만 마리아와 로버트 조던을 이어주는 일에도 이상하리만치 열심이다. 소설의 앞부분에서 필라르가 로버트 조던의 손금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것과 연관이라도 있는걸까?
마리아가 열차 폭파때 집시들에게 구조되기 전 당해야했던 몹쓸 일에 필라르가 건넨 말은 인생을 달관한 자들에게서 보여지는 깨달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126. 사람이 스스로 거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며 만약 내가 누구를 사랑하게 되면 그 모든 것이 저절로 없어져 버릴 거라고 했어요."
필라르가 살던 마을에서 이웃으로 살던 사람들이 파시스트와 공화주의자로 나뉘며 상대에게 보인 잔인성은 처음의 의도에서 멀어지며 분위기에 휩쓸린 궁중심리가 더 컸다. 사람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한때는 이웃이던 사람들을 다른 때라면 그냥 용서해줄 수도 있는 일에도 주정뱅이들의 선동에 감정이 격양되어 무자비한 죽음을 만들어냈다. 죽음에도 존엄이 있을텐데, 이런 죽음을 만드는데 앞장섰던 파블로가 죽음을 두려워하게 된 것은 어쩌면 불보듯 뻔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술에 취하면 죽인 사람들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파블로. 용감했던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늘 술에 취한 모습인 파블로의 속마음은 이것이었을까?
죽음이 흔해져버린 시기,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살고 싶은 욕망이 강해진 시기이기도 하다. 중요 임무를 띠고 온 로버트 조던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안셀모 영감 하나 뿐인걸까?
이어지는 하권에서 철교 폭파는 성공하게 될까? 마리아와 로버트 조던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햇빛에 반짝이는 요격기처럼 하늘 위를 날고 또 나는거죠.
공중제비와 다이빙도 하면서 말이예요.
얼마나 좋아요!
저의 행복은 그렇게 공중제비를 넘어도
끄떡없이 단단할거예요.
page269
조던과 마리아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서로가 알고있는 가장 좋은 말로 칭찬하고 또 표현한다.
냉철한 조던은 전쟁에서 군인은 한갖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늘 인지하고 있는 이성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마리아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면서 로버트 조던은 변하고 있다. 살아서 마리아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꾼다. 지금보다 더 진실한 책을 살아남아서 써야겠다는 로버트 조던의 다짐은 과연 이루어 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