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를 뵙게 되어 기쁘옵나이다.
그렇겠지. 그래야만 당연하지. 만약 아비를 보고도 기쁘지 않다면 난 네 어미가 아니라 화냥년을 장사 지낸 셈이니 무덤에서 꺼내서라도 헤어져야겠다.
옛날 옛적의 희곡이라 아무래도 형식면에서는 현대 소설을 기준으로 두고 본다면, 다소간 촌스럽고 구태의연한 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별로 희곡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익스피어의 가장 큰 장점은 대사가 아주 찰지다는 점에 있다. 한국어로 읽어도 이 정도인데, 영어로 읽으면 마치 랩가사처럼 입에 짝짝 붙겠지. 그걸 온전하게 못 누린다는 점이 좀 아쉽다.
등장인물들이 다 급발진하는 지랄같은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다들 미쳐버리는 바람에 허튼소리와 뼈있는 소리를 섞어서 말하다 보니 도대체 뭔 말인지 잘 모르겠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모두를 죽여버리는 결말은 구태의연한 권선징악은 아니라는 점에서 신선했지만, 별로 비극적으로 느껴지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의아한 결말이기도 하다.
리어왕, 내가 읽은 것은 민음사 리어왕이다. 그러나 딱 중간쯤에서 번역의 난해함 덕분에 '김재남 번역의 중학생이 보는 리어왕'으로 갈아 탔다. ㅡㅡ;;
실지로 민음사판 셰익스피어 문학은 가장 번역이 좋지 않다는 악평으로 유명한 책이다. 디시인사이드 도서갤러리에서 셰익스피어 번역을 추천해달라는 글을 올리면 항상 '김재남' 번역서를 추천해준다. 그리고 가장 논란이 많은것이 바로 이 최종철 번역의 셰익스피어다.
그러나, 본인은 그걸 알면서도 민음사를 택했다. 다 이유가 있었지만, 가면 갈수록 번역의 문제점이 많아서 끝내는 김재남 번역서로 갈아타게 되었다. 이런 부분이 있다는걸 참고하시라.
스포일러는 최대한 삼가겠다. 여러분들의 즐거운 독서를 훼방놓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 4대비극중 하나...비극이라고 할 만한 정말 비극인 가족간의 배신과 암투...
진짜 사랑이 무엇이고, 한줄소감에서 밝힌 저 문구에서 우리가 깨닫고 감동을 주는 부분을 주의 깊게 봤으면 한다. 읽고 난 후의 감동은 정말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셰익스피어는 번역서의 취사선택이 절반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한번만 읽지 말고 다시 읽어보길 꼭 권한다. 이것은 희곡이라는 걸 명심하라.
소설과는 다르고, 현대 문학과도 다르다. 소설을 보는 눈으로 봐도 희곡의 참맛을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있다. 역시나 가족간의 암투는 가장 악랄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