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 인간이라지만, 불행히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지내는 데 익숙해진 인간은 아직까지 없었다. 제르베즈를 실망시킨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인간이란 평생에 걸친 개선의 의지와 노력이 없으면, 끊임없이 남의 탓만을 하면서 끝도없이 추락할 수 있는 그런 존재임을 성급하지 않은 호흡과 기가막힌 글솜씨로 그야말로 낱낱이 보여주는 소설이다.
에밀졸라는 이름처럼 소설을 졸라 잘 쓰지만, 마찬가지로 이름처럼 인간을 혐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