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로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라는 긴 이름을 기꺼이 기억하고 싶은 작가의 첫 작품이다. 평생 간질병과 사형 직전에 풀려난 트라우마, 그리고 4년동안의 혹독한 유형생활이 그림자가 되어 따라다녔고, 그것을 잊기위해서인지 몰입한 도박 역시 가난이라는 굴레로 되돌아와서 그를 괴롭혔다. 이 소설은 도스또예프스키가 24살 때 발표한 첫 작품으로 발표 당시부터 커다란 호평을 받으며 문단의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짧은 내용이지만 당시의 사회와 사람에 대한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빼어난 작품이다.
서한문 형식으로 된 소설은 대단히 감각적이다. 우연한 기회에 먼 친척 소녀를 돌보게 된 하급관리 마까르 알렉세예비치와 그의 후원을 받게 된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가 주고 받은 편지는 4월에 시작해서 9월 말에 끝맺는다. 이 과정을 읽으면서 두 사람의 상반된 처지와 생각들,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어떤 선택이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지를 볼 수 있었다.
나름대로 평온하게 살아가던 마까르에게 바르바나의 등장은 삶을 뒤흔들 만큼 놀라운 일이었다. 그날이 그날 같았던 평범한 날들. 그는 서류를 정서 (正書) 하는 것이 남들 눈에는 하찮아보이지만 그 일로 먹고사는 것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관리였다. 남의 눈에 띄는 것을 두려워하며 현재의 삶에 불만이 없는 그에게 바르바나는 생전 처음 만난 빛과 같은 존재였다. 마치 첫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그녀에게 몰입하게 되면서 그의 몰락은 시작되었다.
시작은 정말 좋았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던 마까르는 자신의 검약을 더해 오갈 데없는 바르바나를 돌보는데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에게 빠진 뒤 상황은 급하게 나빠졌다. 자신의 재정을 생각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그녀에게 돈을 쏟아붓다보니 되돌일 수 없을 만큼 경제상황이 나빠졌다. 자신의 끼니와 숙박도 해결하지 못한 채 돈을 빌리러 다니고 상관의 자선에 기대야 겨우 옷차림새를 고칠 수 있는 가난에 빠진 것이다.
마까르는 자선에 취해 상황을 직시하지 못한다. 자신의 도움만이 바르바나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능력은 보잘 것 없다. 어리석음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마까르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살이는 시공간에 상관없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마까르를 보면서 가난한 사람이 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나름대로 생각할 것이다. 자신의 틀 안에 갇혀 있을 때는 겨우 유지되던 생활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느낄 수 있었다.
마까르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바르바나와 대비해보면 현명한 쪽은 그녀다. 바르바나를 현명하게 한 것은 독서였다. 부모를 잃은 후 혼자가 되고 후원자의 도움으로 살아야할 처지지만 그녀는 절망에 빠지는 대신 현실을 극복하는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만약 그녀의 선택이 없었다면 마까르의 신파는 두 사람의 절망으로 끝났을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신파가 아니라 생을 직시하는 객관화라는 것. 그것을 알 수있는 힘은 좋은 독서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 이 이야기는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그린 것이어서 놀랍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는 이런 소설을 쓴 작가였고, 그래서 그의 이름도 현재에 있음을 한 번 더 깨닫는다.
TV 프로그램중에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의 특산물이라던가 아름다운 경치를 소개한다. 저녁 식사 복불복이라던지 점심 식사를 위한 게임을 할때 그곳의 특산물을 출연자들에게 잠깐이나마 맛보게 하는 시간이 있다. 저마다 자신이 먹은 음식에 대해 맛에 대한 평가를 쏟아내는데 그 중 김종민이라는 출연자는 '와~!'란 감탄만 쏟아내고 설명을 잇지 못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의 '와~!'라는 감탄은 어쩌면 음식맛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아쉬운 평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그의 표정과 '와~!'라는 감탄사 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고 훌륭하구나라는게 전해지기도 한다. 진짜 맛있으면 설명이 필요 없는거니까 말이다. 내가 읽은 '가난한 사람들'도 '와~!'란 감탄이 쏟아지는 소설이었다.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작가만으로도 설명이 필요 없고, 읽는 동안에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가난한 사람들 내에 있는 말을 빌려 말하자면..
p91
문학이란 정말 심오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교훈을 주기도 하고,그리고 또 저기...... 아무튼 문학 속에는 그런 다양한 이야기가 씌어 있어요. 정말 훌륭합니다! 문학은 그림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선 그림 같고 또 거울 같기도 합니다. 욕망에 대한 표현, 실랄한 비평, 가르침을 주는 교훈들, 방대한 자료가 그 안에 들어 있어요.
p109
이전에는 전혀 모르고 지나쳤던 일들이 이런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생각나게 되고, 기억이 되살아나고, 내막을 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당신의 책을 좋아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이런 겁니다. 어떤 작품이든 가끔 다른 책들은 아무리 읽어도, 아무리 애를 써도 마치 그 책은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것처럼 아주 묘한 책들이 있습니다. 저로 말하면, 저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났어요. 따라서 저는 너무 수준 높은 작품들은 읽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주신 작품은 마치 제가 쓴 것처럼 정말 제 생각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더라군요. 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사람들 앞에서 뒤집어 보인 것 같다니까요! 그 정도로 자세하게 씌어 있었습니다! 정말 그랬어요!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과 문학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듯 했다. 그리고 주인공이 느낀것처럼... 가난한 사람으로써 느꼈던 감정들이 그대로 전해졌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들은 결코 가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녀가 다른 이를 선택함으로써 그들은 가난해졌다고 한다. 가난한 상태였을때 그들은 비록 돈은 없지만 행복함과 추억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자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사랑과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돈과 바꿈으로써 비로소 가난해 졌다.
얼마전 버스를 타기 위해 서있었다. 한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몇번이고 나를 보면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망설이는것 같았다. 그러다 버스가 저 멀리서 들어오는게 보이자 나에게 사정하기 시작했다. 여자 친구가 아프다고 해서 약사주고 하느라 돈을 다 써버려서 차비도 없다는거 였다. 한눈에 봐도 그 남학생의 말이 사실처럼 보였다. 나는 선뜻 차비를 빌려주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자꾸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설레는 마음..과 부러움이 마구 마구 생겼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하면서 집에 와서 추억들을 상기시켜봤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내가 또 그런 사랑을 받아 볼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화장실에 숨어서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몇번이고 읽고 하루종일 설레었던 기억.. 비록 편지 한통이었지만 그 아이의 몇일 용돈이었을 작은 선물과 편지지와 편지 봉투 그 아이의 마음.. 지금은 고지서만 날라오는 우편함을 보면 한숨만 나오지만...
어쩌면 첫사랑이 그립고 아름답게 느껴지고 잊을 수 없는건 바로 가난한 시절의 순수했던 마음 때문이었던것 같기도하다. 얼마되지도 않는 용돈을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쓰고.. 그러면서도 결코 아깝지 않는 그런 마음을 나누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비로소 돈과 스펙, 자존심과 바꾼 자신의 행복을 뒤돌아 봤을때 현재의 자신이 가장 가난한 사람이었구나.. 그때가 진짜 행복했었구나 하고 느끼는것처럼 말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마지막 작품이 된, 채 완성하지 못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까지의 여정은 1846년 발표한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19세기”에서 저자는 ‘문학사에 기록될만한 데뷔작’이라며 한 장면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네크라소프와 벨린스키가 한밤중에 무명의 작가 지망생인 도스토예프스키를 찾아와서는 ‘자네가 도대체 무슨 작품을 썼는지 알고나 있나?’하고 감격해 서로 껴안고 했답니다. 도스토옙스키가 두고두고 회상하는 장면입니다.(러시아문학강의193p)" 마치 영화처럼 극적인 출발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하급관리 제부쉬낀과 먼 친척뻘 소녀 바르바라가 주고 받은 편지를 모은 서간체 소설이다. 제부쉬끼은 고아와 다름없는 바르바라에게 아버지 역할을 자처하며 보호자로서 애정과 관심을 전하고, 외적인 조건이나 정신적 부조화에도 불구하고 서로 보듬고 의지한다. 편지는 두 주인공은 물론 주변 인물과 사건에 대한 단상도 전하지만 그들 또한 가난에서 빗겨있지 않고, 여유있는 자는 오히려 가난한 그들에게서 이기적이고 냉혹한 착취를 숨기지 않는다.
제부쉬낀은 “가난한 사람들은 까다로운 법이죠. 선천적으로 그래요.(129p)"라고 말문을 열며 ‘가난한 사람 론(論)’을 펼친다.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곁눈질로 쳐다보며, 전전긍긍 신경쓰고, 타인의 속마음까지 듣게 된다는 말을 하며 분노를 내비친다. 감정의 상태를 현실에 구체화 한 부분, 다분히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장면이 서류 실수로 지적을 받던 순간의 떨어진 단추이야기다. 당황스런 심정의 생생한 묘사가 처음 읽었던 학생때부터 오랫동안 도스토예프스키를 생각할 때마다 아이콘처럼 떠오르곤 했다. ”그놈의 책, 책, 책! 도대체 책이 뭡니까? 책은 밑도 끝도 없는 헛소리를 늘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133p)" 단언하고 급기야 셰익스피어도 다 엉터리라고 결론내린다.
반면 바르바라의 어린시절 수기는 독자를 그녀에게 더 가까이로 이끈다. “나는 책의 무게로 인해 금방이라도 꺽어질 듯 휘어 있는 커다란 선반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화가 났고 슬펐다. 어떤 광기 같은 것이 나를 엄습해 왔다. 나는 그의 책을 마지막 한 권까지 전부 다 읽고 싶었다. 그래서 아주 빠른 시간 안에 꼭 그렇게 하고 말리라며 그 자리에서 마음을 먹었다. 나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나는 그가 아는 것을 나도 다 알아야 그와 우정을 나눌 자격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했었나 보다.(57p)" 그리고 그녀는 달라진다. ”뽀끄로프스끼는 내게 책을 자주 가져다 주었다. 처음 나는 잠이 들지 않기 위해서 책을 읽었고, 시간이 좀 지나자 진지하게, 그리고 나중엔 책 속으로 몰입하게 되었다.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내 눈앞에 펼쳐졌던 것이다. (64p)" 책이 세상 전체가 되어 압도하는 순간의 경이로움을 그녀도 알게 된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결국 가여운 사람들이 되어간다. “겁에 질려 어머니의 품에 파고들며 목 놓아 울었다. 마치 이 세상에 남은 나의 마지막 친구를 그렇게라도 꼭 붙잡아서 죽음에게 내주지 않겠다는 듯이······. 하지만 죽음은 그때 이미 내 가여운 어머니의 머리맡에 와 있었다!(78p)" 의지나 소망과는 전혀 상관없이 지키고 싶은 것들을 가차없이 빼앗아 간다. 무죄를 판정받은 하숙집의 꼬르쉬꼬프가 꿈이 현실이 된 순간 죽음을 맞듯이, 제부쉬낀은 바르바라를, 바르바라는 처음에는 뽀끄로프스끼와 어머니를, 후에는 원하는 삶의 가치를 빼앗긴 채 내몰린다. 물리적 ‘가난’은 ‘마음이 아플 만큼 안되고 처연하다’를 의미하는 ‘가여움’에 이르고 희망의 단서조차 발견할 수 없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이렇게 갑자기, 바로 이게 마지막 편지라니오!(219p)" 수많은 갑작스런 마지막들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제부쉬낀의 한탄이 더 애달프게 다가온다.
가난한 이들에게 겨울은 빈곤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선뜻 물리적인 의미'로 읽혀지는 흔해빠진 이 문장이란 말이죠. 곰곰히 되씹으면 되씹을수록 자꾸만 궁-해지는' 무언가의 매력(?)이 있습니다.
쌀싸-알한 칼바람에 곧잘 움츠려드는 목덜미, 장갑을 껴도 곧잘 시려오는 손끝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 그리고 은그-은히전해지는 코끝과 귓볼의 무감각!! 이러니 추위에 벌벌 떨며 길바닥 위에서 휘적휘적 돌아치기 보다는 어떤 일이든 온기 가득한 실내에서 도모하는 편이 훨 안심이기 마련입니다. 그치만 낮은 짧고 밤은 왜 이리 길기만 한지. 다섯시 반 첫 열차 시간을 목표로 술을 아무리 마셔도 밖은 여전히 캄캄. 햇님은 겨울이면 아아주 제대로 게을러 터졌어요. 흐응.
이러다보니 이 녀자는 자꾸만 갈구하고 갈구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욕망'이라는 놈이 다가와 슬쩍 슬쩍 간을 보기도 하고. 빈 그릇을
들이밀며 속히 채워달라 재촉하기도 합니다. 이 가운데 불안'이라는 불한당은 '빈 그릇마저 깨트리겠다'는 모진 말로 협박을 서슴지
않습니다. 하아. 어쩌면 좋나요? 빈 그릇을 채울 수 없는 가난한 나는요!!
그러던 중 오늘, 이 녀자는
영등포 구청 근처에서 막돼먹은 공무원과 말다툼을 하고, 데스크에 앉아 스타에 몰두하던 공익근무요원을 '만렙하라'며 실컷 놀려먹은 뒤
쏜살같이 집에 돌아와 곧장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서 저는 데이트를 하고 있더군요. 전화를 하고 약속을 잡고, 뚜껑 열리는
비이싼 외제차를 렌트했습니다. 한적한 시골 도로를 한창 달리다 핸들을 잡고 앞을 주시하는 멋드러진 그 남자의 자태에 그만 참지
못하고 쪼옥- 볼에 입술 자국을 남겼습니다. '하하하!' 하고 그의 호탕한 웃음 뒤에 이어지는 묘한 적막함. 곧
이어서는 제가 -지난 몇년 간 전 남친과의 약속아닌 약속으로 금욕을 지켜왔던 제가- 바라고 바라던 상황이 연출되려는 그 때… 무슨 일이 생겼는지 혹시 아시겠어요?
조수석에 앉아있던 저는 눈 깜짝할 사이 제 3자가 되어 그 상황을 가만히 지켜봐야만 했다구요. 허공에 부웅 뜬 채로 '어머- 쟤 좀
봐.'라며 실컷 부러워할 수 밖에 없었다구요. 세상에 이런 억울하고 안타까운 경우가 어딨습니까. 꿈에서도 빈 그릇은 여전히
텅텅- 둔탁한 소리를 내며 불안'의 집게 손가락 끝에서 위태위태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빙글거리는 저 불한당의 웃음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이 녀자는 두통에 시달리며 떨리는 열 손끝을 이렇게 자판 위로 올려놓고 신나게 주정을 부리고 있습니다. 식은 라테 반
잔을 앞에 남겨놓고 부엌 선반 깊숙이 숨겨 둔 싸구려 레드 와인 한 모금이 감싸 돌 혓바닥의 즐거움을 미리 상상해보고
있습니다.
에. 그러니까 이로써 겨울은 빈곤의 계절'이라는데 개인성과 명확성을 황급히 부여하도록
하겠습니다. (땅땅!!) 그치만요. 이렇게 장황하게 주절 주절 늘어놓긴 했어도. 이 계절에는 그저 진심 가득한 (기왕이면 힘
있는) 포옹 하나면 싸악- 녹아내릴 거라는데 소심하게 만원 걸겠습니다.
그리고 뽀끄로프스끼와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의 절정을 나도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나는 아이처럼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펑펑 울었다. 스스로를 걷잡을 수가 없었다. 무슨 발작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는 내 손을 잡아 손등에 키스를 하고 자기 가슴에 갖다 대며 나를 달래고 위로했다. 그는 깊은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_도스토예프스키, 가난한 사람들(열린책들), p.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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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시작을 여는 말문에서부터 좋을 수 밖에 없겠구나 생각했다.
격양되어있는 문체에 처음엔 조금 당혹스러웠으나, 장을 나아갈수록 문체에 적응이 되었다.
속도감이 있었고 각각의 인물마다 개성이 뚜렷해서 특징잡기가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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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이 서로 기대어 사는 모습에 아름답단 생각을 하면서도 안타깝기도 했다.
가난 이 나쁜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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