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릴 적 수 많은 꿈 중 하나가 바로 영화 시나리오 작가였습니다
꿈의 공장이라 불리기도 하는 영화의 각본을 제가 작성하고
그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이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넌지시 상상해보기도 했었습니다
책 읽기와 더불어 영화관람은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다면
그보다 완벽할 순 없겠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이 깃든 뒤 장르 가리지 않고 여러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그 때 마다 짧게라도 감상평을 작성하곤 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감상평을 업로드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후기를 살펴보기도 하면서
나와는 다른 감상을 통해 두번째 관람을 하는 것도 즐겨했습니다
최근 이은선 기자님의 저서가 출간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바로 읽어보게 되었고 이를 감상평으로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작가님은 도서 깊은 밤의 영화관를 통해
2020년 이후로 세상에 등장한 56편의 작품들에 대한 감상평을
본인의 시선으로 담아 냈습니다
그중에는 제가 봤던 작품도 있고 아닌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교집합이 되는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후기를 작성해볼까합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찬찬히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
픽사 애니메이션은 토이스토리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작은 인사이드 아웃2까지
총 28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회사입니다
특히 2007년 라따뚜이부터 월E, 업, 2010년 토이스토리3까지
이 때가 가장 휼륭한 작품이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2020년 이후로 나온 영화들 중에서는 '소울' 이라는 작품이
가장 뜻깊게 본 영화로 꼽고 싶습니다
많은 이들이 꿈을 찾고 싶어하고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며
살아가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는 내용입니다
제목이기도 한 소울은 말 그대로 영혼을 뜻하기도 하고
재즈에 담긴 소울이라는 중의적인 뜻이었습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감상해도
좋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픽사를 이야기하는
작가님의 의견에도 동감했습니다
*3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는 세계 4대 영화제
(칸 국제 영화제, 베니스 국제 영화제, 베를린 국제 영화제, 아카데미)에서
모두 수상한 일본의 영화감독입니다
저 역시 영화관에서 '드라이브 마이카'를 관람하면서
아니 영화를 이렇게 섬세하고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었죠
일본의 유명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공허함 속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자기안에 어둠을 이겨내는 법을 알려주기보단
그 어둠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더군요
어떤 일이라도 아무렇지 않은듯이 담담하게
그렇게 하루에 버텨야 하는 무게를 이겨내다보면
어두운 삶에도 작은 생명력이 피어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작가님도 영화를 통해 위안을 받았다는 점을 이야기 했는 데
이 점에 정말 많이 공감하였고 영화를 보고난 뒤
느꼈던 먹먹함을 책에서도 경험할 수 있었네요
아직 영화를 본 적 없는 분들은 '드라이브 마이카'를 먼저 감상하고
감상평을 찾아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4
듄 파트2는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4D로 관람하면서
이것이 내가 영화관을 찾는 이유라는 확신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절대자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구원의 의미를 철하적으로 풀어 내어
영화적 볼거리와 그 안의 메시지를 담아낸 영화입니다
초반에 검은색 하코넨 병사들이 절벽을 천천히 올라가는 부분 보고
어떻게 촬영했지? 싶은 궁금증이 들더군요
또한 듄 2의 오프닝부터 압도하는 느낌을 받더군요
높은 퀄리티의 장면들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 역시 영화의 배경과 스케일에 대해 언급하였고
인류가 초래했던 역사적 사실과 대조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국주의를 은유적으로 그렸다는 점과
동시에 우리가 맞이하게 될 수도 있는 미래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서 고개를 끄떡이게 되더군요
감독인 드니 빌뇌브 특유의 짜임새 있는 서사를 통해
많은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듄 시리즈를 감상하실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최대한 좋은 시설이 갖춰진 영화관 또는 환경에서 감상하실 때
듄 파트 2의 진면목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5
작가님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잔악한 과거의 비극에 지극히 영화적으로 응답하는 현재성
고통을 전시하지 않으면서도 보여줄 대상을 정확히 파고드는 카메라,
담장 너머 아우슈비츠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관객
각자의 머릿속에 이미지화하는 사운드 운용까지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
숨이 막히는 압도적 체험 가운데 심어둔 인류애와 희망의 끈
구획과 분리 대신 인간성을 택하기를 말 걸어오는 화법까지
단점을 찾기 어려운 압도적 걸작이다
영화가 역사의 비극을 대하는 태도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는
작가님의 평가는 실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더군요
영화를 관람하면서 영화는 실제 아우슈비츠 책임자였던 회스 중령과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을 재현하면서
홀로코스트의 고통은 소리로만 등장시킨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꽃이 만발한 정원을 가꾸는 동안 끼어드는 비명소리
장난감 놀이 중에 멀리서 들리는 총성을 통해
홀로코스트의 참혹한 실상을 전달하더군요
마침내 엔딩에 다다르면 과거를 현재로
현재를 과거로 강력하게 끌고 들어가면서 역사를 다룬 다는 점에서
느낀 바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2024년 7월 기준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작품이므로
시간 내서 꼭 관람해보시길 추천합니다
*6
요즘은 2시간 짜리 영화도 다 보기 어려워 하는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범람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는 요즘
나는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더군요
시간을 들여 치열하게 이야기를 완성한 영화의 가치
도서 깊은 밤의 영화관을 통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느낀 감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시선을 발견하기도 하고
이런 통찰력은 배우고 싶다는 부러움이 들기도 했네요
저도 그동안 저 만의 감상을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 데
도서 깊은 밤의 영화관을 통해 그 마음을 만족감으로
가득 채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도서에 나온 다른 영화들도 추후에 관람하고 난 뒤
다시 책을 감상해보시길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