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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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리뷰 총점 10.0 (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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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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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다시, 동구는 행복했을까요?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 2024.09.11 리뷰제목
사랑스러운 동구 이야기를 다시 읽으면서 글의 아름다움을, 소설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좋은 소설이란 다시 읽어도 감동적이다. 이 책을 읽은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읽으며 동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공유하며 새로 읽는 것 같았다. 동구는 행복했을까? 다시 읽은 소설은 새로웠다. 내가 읽었다고 착각한 걸까, 라고 생각할 만큼. 할머니가 이렇게 엄마를 욕하고 무시하고 괴롭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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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동구 이야기를 다시 읽으면서 글의 아름다움을, 소설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좋은 소설이란 다시 읽어도 감동적이다. 이 책을 읽은 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읽으며 동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공유하며 새로 읽는 것 같았다. 동구는 행복했을까?



다시 읽은 소설은 새로웠다. 내가 읽었다고 착각한 걸까, 라고 생각할 만큼. 할머니가 이렇게 엄마를 욕하고 무시하고 괴롭혔던가. 4대 독자라면서 손자한테 ‘이 새끼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았던가. 아버지는 또 얼마나 가부장적인 사람인가.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힘든 건 알겠는데 아내를 때리거나 해서는 안 되지 않나. 과거 우리 부모들은 당연하게 생각했던 건가, 소설의 내용을 어렴풋하게 기억할 뿐이었나.






1979년에서 1981년에 걸쳐 한 소년이 바라보는 세계를 담았다. 할머니를 비롯해 아버지, 어머니, 하나뿐인 여동생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소년 동구의 시점에서 말한다. 동구는 계산은 잘하나 글을 또박또박 읽지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난독증이었다. 박영은 선생님은 수업이 끝난 뒤 동구에게 글을 가르쳐주었다. 선생님에게 자연스럽게 말하기 위해서는 일단 마음이 편해야 했다. 동구의 가족 이야기를 들으며 동구가 속이 깊다는 걸 알고 동구의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그런 선생님이 좋은 동구다. 훗날 선생님과 결혼하는 꿈을 꾸기까지 했다.



동구가 사는 동네는 인왕산이 내려다보이는 장소로 청와대가 가깝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도 나왔다시피 1980년대는 계엄령을 선포했던 해였다. 광주에 할머니를 뵈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박영은 선생님, 시국은 불안했다. 1980년대 광주 사태가 있던 때였다. 그건 대외적으로 드러난 사건이고, 동구의 가족에게도 비극적인 사고가 생겼다.



동구의 가족과 더불어 시대적 역사도 함께 흘러간다. 사고가 생기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해와 용서가 필요하다. 아픔을 감추지 못하고 남 탓만 하다가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동구에게 영주는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영주를 업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예쁨을 자랑했을 뿐 아니라 난독증이 있어 제대로 글을 읽지 못하는 동구에 비해 친구들 앞에서 글을 또박또박 읽는 영주를 바라보는 동구의 눈빛은 자랑스러움이었다. 불평불만 가득했던 할머니는 어땠나. 아버지를 비롯해 가족의 온갖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아이 하나로 인해 가족은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국을 강력하게 논하지 않으면서,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삶을 말하는 소설이었다. 열 살 소년 동구가 박영은 선생님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얼마나 귀여운가. 소주 두 잔을 마시고 취해 주사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박 선생님이나 주리 삼촌, 이태혁이 웃는 장면은 다시 읽어도 웃긴다. 아이에게 정치나 민주주의, 계엄령에 대해 말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 그저 곁에 사람이 없다는 것, 다시는 오지 못한다는 거로 안타까워할 뿐이다.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은 이제 기억 속에 하나의 영상으로만 남게 되었다. 차가운 철문을 힘주어 당기며 나는 아름다운 정원에 작별을 고했다. 안녕, 아름다운 정원. 안녕, 황금빛 곤줄박이.

아름다운 정원에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난 섭섭해하지 않으려 한다. (369페이지)



엄마를 살게 할 방법을 생각해낸 대로 동구는 행복했을까. 엄마랑 아버지도 행복했을까. 더 큰 아픔이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따로 또 같이 행복할 수도 있는 법이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그립고도 애틋한 시간을 말해주는 소설이었다.



#나의아름다운정원 #심윤경 #한겨레출판 #책 #책추천 #문학 #소설 #소설추천 #한국문학 #한국소설 #한겨레문학상 #한겨레문학상수상작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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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 평점10점 | j******o | 2024.09.12 리뷰제목
#나의아름다운정원 #심윤경 #한겨레출판 <도서 협찬>..몇년 전 설이를 읽었었다. 비슷한 느낌의 성장소설이겠지, 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재밌어서 놀랍고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왜 이제야 읽게 된걸까 싶은. 읽어나가며 이제라도 읽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은. 심지어 2002년에 출간된 20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책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며…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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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아름다운정원 #심윤경 #한겨레출판 <도서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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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설이를 읽었었다. 비슷한 느낌의 성장소설이겠지, 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재밌어서 놀랍고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왜 이제야 읽게 된걸까 싶은. 읽어나가며 이제라도 읽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은. 심지어 2002년에 출간된 20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책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며…


1977년부터 1981년에 이르는 시간 속에서 인왕산 허리 부근 조그만 달동네 한가운데에 주인공이자 화자인 한씨 집안의 4대 독자인 동구와 그 가족이 살고 있다. 동구와 여섯살 터울인 사랑스러운 동생 영주, 가부장 그 자체인 아버지, 사사건건 할머니의 미움을 받고 아버지의 따뜻한 공감과 동의를 얻지 못해 마음을 끓고 사는 어머니, 며느리를 지독히도 미워하는 할머니. 할머니와 아버지 대체 왜 그러세요? 묻고 싶어질 만큼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끓어 올랐으니… 이런저런 분란이 끊이지 않는 동구네 가족의 일상을 보며 가슴을 졸이는 일이 많기도 했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동구가 글을 제대로 읽고 쓰는데 미숙하다는 것. 그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게 따뜻한 마음으로 북돋아주고 방과후 같이 공부를 하며 할 수 있음을 새겨주는 동구의 담임인 박 선생님같은 멋진 어른도 있다. 동구는 어른에게 이해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박선생님으로부터 알게 되며 선생님을 마음 깊이 경애하게 된다. 한 소년의 세계에 이토록 많은 우여곡절이 펼쳐지면서도 이 소설에 붙들리고 마는 것은 동구의 마음을 눈에 보듯, 마음으로 전해 받는 듯 쓰여진 세심하고 아름다운 언어 때문일 것이다. 마력이랄까. 휩쓸리면 헤어나오기 힘든 언어의 마력으로 내내 빠져들어버렸다. 


그 언어에 어린 아이의 장난스러운 활력이 있고, 가정의 다사다난한 현실이 있으며, 행복하지만은 않은 슬픔이 녹여져 있다. 결코 믿고 싶지 않은, 사랑하는 동생에게 펼쳐진 불운과 5.18의 격랑의 비운 속으로 자취를 감췬 경애하는 박 선생님에 대한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이 있다. 소설은 동구가 사랑하는 동생과 선생님의 다른 세계를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동구를 껴안는다. 동구는 그렇게 세상을 배우며 세계를 이해하고 사랑과 이별을 보듬어 나간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장식하는 동구의 마지막은 찬란하도록 아름답고 슬프다. 동생 영주의 죽음으로 아수라장이 된 가정이 가족으로 지켜지기 위해 동구는 중요한 선택을 하고, 그것을 선언하듯 동경해왔던 아름다운 정원에서 작별을 고한다. 애정했던 꽃과 나무와 새들의 풍경을 다시 한번 눈에 담으며 동생과 선생님이 지금 함께 같이 보고 있다는 아픈 소망을 바라기도 한다. 동구가 사랑하는 것들을 이별하는 모습, 그걸 지켜보는 내 마음도 아팠다. 사랑처럼 이별 또한 반드시 오기에. 대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만 하는 이별이 더 많기에. 나 또한 겪어보았기에. 


그렇지만 아름다웠다. 가슴에 기억에 영원토록 남아있을 동구의 아름다운 정원, 사랑하는 사람들, 그 힘으로 다시 시작될 동구의 삶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20여년이 흐른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368p 나에게 잿빛 등 털을 내보이고 누운 향나무 쪽으로 달아나는 곤줄박이를 바라보며 나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영주와 박 선생님이 저 곤줄박이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365p 나는 퍽 행복해졌다. 나무에 꽃도 잎도 없지만 아름다운 정원의 옛 기억을 더듬으면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잎을 달았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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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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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며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j*****2 | 2024.09.29 리뷰제목
이책은 1977년~1981년까지 초등학생 동구가 그린 가족과 주변인의 삶을 그린 이야기다.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는 동네 3층 집 아름다운 정원처럼 동구의 마음 속에서 존재하는 아름다운 정원. 그곳에는 사랑하는 귀엽고 재능 많은 천재 동생 영주가 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같은 박영은 선생님이 계신다. 할머니께서 던지는 이유없는 구박과 욕설을 들으면서도 가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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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1977년~1981년까지 초등학생 동구가 그린 가족과 주변인의 삶을 그린 이야기다.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는 동네 3층 집 아름다운 정원처럼 동구의 마음 속에서 존재하는 아름다운 정원. 그곳에는 사랑하는 귀엽고 재능 많은 천재 동생 영주가 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같은 박영은 선생님이 계신다. 할머니께서 던지는 이유없는 구박과 욕설을 들으면서도 가족을 위해 인내하는 상처받은 어머니도 계신다.
가족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가장이라는 권위에만 집착하는 권위적이고 무력한 아버지도 계신다. 고향을 떠나 친구 하나없이 외롭다고 이해해 드리고 싶은(여전히 힘들지만) 할머니도 계신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이며 폭력적인 시대를 대변해주는 할머니, 아버지, 오 선생님.
폭력에 인내하고 희생하며 절망에 빠진 어머니.
가장 정확하고 간결한 언어들로 자신과 타인의 현재 상황과 생각을 잘 설명하는 박영은 선생님.
동구와 동구네 가족을 보살펴주는 따뜻한 마음을 품은 주리 삼촌, 상도형네 아줌마, 모실할머니.

인왕산 자락 동네 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에는 희노애락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생생한 묘사와 감정의 파고를 넘나들게 만드는 수려한 문장은 독자에게 읽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한 편의 드라마틱한 영화을 보고 난 후 긴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오래 그자리에 머물러 만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곱씹으며 때때로 분노와 절망을, 때로는 웃음과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인상깊은 문장들

오늘만 거지 같은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계속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거지같은 날들이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 사람들은 이런 걸 가지고 '절망' 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누군가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는 그 사람이 왜 저러는걸까 하는 생각을 해봐. 모든 행동엔 이유가 있지 않겠니."

살다보면 아픔이 많지. 어려운 일을 겪다보면 서로 섭섭한 일도 많이 생기게 되고. 그런 걸 모두 네가 잘했다, 내가 잘했다, 따지면 안되는 거야. 무조건 서로 이해해 주면서 살아야 해. 그게 가족이다. 

제발 아버지가 집착을 버리면 좋겠다. 이렇게 온 가족이 망신창이가 되어버렸는데도 아직도 아버지는 자신이 중앙에서 있는지 밀려났는지 그것부터 염려한다.

지금 아버지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아버지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절대적인 권위가 오늘날 우리 가족 누구에게도 힘이 되지 못하고, 아버지가 애써 생각해낸 위로의 말이 엄마의 병을 낫게 하지도 못하고, 아버지가 마지막까지 믿었던 할머니가 저렇게 한심한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책임지지 못하는, 아버지가 한 번도 그러리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끔찍한 무력함일 것 같았다.

죽은 줄만 알았던 곤줄박이가 지치고 고단한 모습으로나마 살아 모습을 드러낸 것이, 나의 사랑하는 이들을 언젠가 다시 만나리라는 상서로운 조짐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나의 정원에도 온전히 같지 않지만 이런 모습이 있는 듯 하다. 앞으로 심어질 나의 정원에는 말그대로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고 싶다는 희망을 품어본다.

독서모임지원이벤트에 당첨되어 5권의 도서지원을 받은 후 함께 읽고 나눈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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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 평점10점 | v****v | 2024.09.28 리뷰제목
어머니를 몹시도 구박하고 동구에게도 매타작을 가하는 할머니와 가부장적인데다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하는 아버지와 여섯 살 터울의 동생 영주가 함께 사는 동구네 집은 인왕산 허리 부근,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진 산줄기의 조그만 달동네 한가운데 있다.동구는 3학년이 되도록 글을 읽지 못해 엄마가 학교에 불려가기도하고 집에서도 천덕꾸러기에 지진아 소리를 듣고 산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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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몹시도 구박하고 동구에게도 매타작을 가하는 할머니와 가부장적인데다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하는 아버지와 여섯 살 터울의 동생 영주가 함께 사는 동구네 집은 인왕산 허리 부근, 화강암 바위로 이루어진 산줄기의 조그만 달동네 한가운데 있다.


동구는 3학년이 되도록 글을 읽지 못해 엄마가 학교에 불려가기도하고 집에서도 천덕꾸러기에 지진아 소리를 듣고 산다.

더군다나 세 돌이 안 된 영주가 글을 읽기 시작하자 할머니의 구박은 더 심해지고 모든 잘못은 엄마에게 돌아간다.


3학년 2학기 새 담임이 된 박영은 선생생님은 동구의 ’난독증‘을 눈치채고 방과 후 학습을 시작하고 동구의 착한 심성과 동생을 사랑하고 가족이 화목하게 지내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박영은 선생님 덕분에 난독증은 점점 나아지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함께 하며 동구는 점점 더 많이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다.


영주가 태어난 1977년에 시작된 이야기는 동구에게 큰 불행이 닥치는 1981년에 끝을 맺는다.

소설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굵직하게 기록되는 12.12군사반란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지만 산동네 아이에게는 탱크를 구경하러 간 날이거나 박영은 선생님이 사라져버린 날로 기억되기에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너무나 극악스러운 할머니와 엄마를 지켜주지못하고 할머니에게 동조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 시절엔 다 그렇게 살았다고 눙치기는 어렵다.

동구의 선택이 원하던 대로 끝까지 엄마를 지킬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기에 더 마음이 아파온다.


2002년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작품을 출간 22년 만에 읽었다.

오랜만에 새벽까지 책을 읽었고 동구의 마음을 몰라주는 어른들이 미워 울었고 착하기만 한 동구가 너무 일찍 아름다운 정원을 떠나는 게 속상해 울었다.


어린아이를 어린아이답게 살 수 없게 하는 현실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동구에 이야기가 현재진행형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

어른이 된 동구는 그 착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 믿으며 아픈 마음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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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더 큰 세상으로 나갈 준비가 된, 동구의 아름다운 정원... 평점10점 | n*****0 | 2024.09.15 리뷰제목
#나의아름다운정원 #심윤경_장편소설 #한겨레출판 #제7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 #서평단 #서평 #책추천"선생님은, 동구처럼 착한 아이는 처음 보았어."(119쪽)동구처럼 착한 아이는 아마 없겠지. 이렇게 속 깊은 아이가 또 있을까. 이렇게 심성이 아름다운 아이가 어디 또 있을까. 그래서 눈물나도록 맑고 투명한 이 아이를 속속들이 모두 다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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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아름다운정원 #심윤경_장편소설 #한겨레출판 #제7회한겨레문학상수상작 #서평단 #서평 #책추천


"선생님은, 동구처럼 착한 아이는 처음 보았어."(119쪽)

동구처럼 착한 아이는 아마 없겠지. 이렇게 속 깊은 아이가 또 있을까. 이렇게 심성이 아름다운 아이가 어디 또 있을까. 그래서 눈물나도록 맑고 투명한 이 아이를 속속들이 모두 다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아이의 상처와 슬픔까지 모두 나의 아픔인 것처럼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그래서 우리 동구가 어딘가에서 이 마음 그대로 할머니, 엄마, 아버지와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이 마음 어디 가지 않고 꼭 간직한 채로.

한 6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평소 소설을 잘 읽기 싫어하던 지인이 이 소설만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고 추천해준 소설이었다. 얼마나 좋으면 소설에 대해 관심 없던 사람이 추천까지 해줄까 싶어 얼른 책을 받아 읽었었다. 그때도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한동안 잊고 있었다. 소설의 내용도 가물가물해졌고. 다시 개정판으로 나왔다 했을 때 얼른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감동이 나에게 남아 있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동구는 사랑이 가득한 아이다. 그 사랑을 충분히 표현할 줄도 아는 아이. 자신에게 소중한 이가 누구인가를 너무 잘 알고 있어, 그 소중함을 잃지 않게 위해 애쓰는 아이다. 

엄마와 영주가 학교로 찾아왔던 그날. 선생님은 칠판에 예쁜 글씨를 쓰셨고 지저귀는 어린 새 같은 영주는 배에 힘을 주며 큰 소리로 그 글씨들을 읽었다. 아이들은 신나게 박수를 쳤고 엄마는 교실 문 앞에서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누르며 겸손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던 행복한 날이었다.(...) 지금 단 한 번만이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그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350-351쪽)

이 작은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힘들게 떠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 어떻게 하면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에 골몰하는 것이다. 이것을 그저 어린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라고 넘겨짚으면 안 된다. 이 아이에게는 제 인생을 통틀어 매우 중요하고 다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부로 말하지도 않는다. 말을 속으로 삼킨다. 진지하게 어른들보다 더 간절한 마음을 담는다. 그리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데에는 다른 사람의 입장과 생각을 헤아려볼 줄 아는 마음에 있다. 동구는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처지를 생각하고 말과 행동의 이유를 찾는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역할을 잘 알고 먼저 움직인다. 그래서 이런 헤아림의 마음이 동구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한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는 미풍에 실려 긴 대각선으로 내 눈앞을 지나가던 벚꽃잎 하나를 가만히 쫓고 있었다. 꽃잎은 매끄럽지 않은 사선을 그리며 한들한들 바닥까지 내려와 마당 모퉁이를 두르고 있던 버드나무의 흰 소설과 노란 송홧가루의 품 속으로 파로들더니 오랜 동무라도 만난 듯 함께 구르고, 튀어 오르고, 아장거리다가 마침내 내 시야를 벗어났다.모처럼 유람을 떠나는 아씨마님들처럼 유유하고 평안한 모습이었다.(22쪽)

동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랬다. 가만히 움직이는 작고 소중한 것들에 금새 마음을 빼앗기고, 그 소중한 것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줄 아는 아이. 그래서 이 아이에게 삼층집 정원은 무척 간절한 아름다움이었다.

삼층집의 아름다운 정원은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점만을 조심스럽게 모아둔 것 같은 공간이다.(...) 살아 있는 나뭇잎들과 한때 살았던 나뭇잎들이 서로 힘을 합쳐 매우 향긋한 공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곳을 감도는 바람은 단술처럼 맛있다. 그리고 그 나무들 사이에 정말로 보기 좋은 여러 가지 새들이 살고 있다.(...) 사람의 입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삼층집의 정원은 오로지 건강함으로 그 뒤에 어린 세심함 돌봄의 손길을 짐작게 할 뿐이다.(17-18쪽)

이 아름다운 정원을 잠시나마 볼 수 있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조금이라도 문이 열려 있으면 그곳을 찾아 정원을 감상한다. 그 정원에서 마치 자신의 아름다움을 확인받는 것처럼 정원의 아름다움에 취해 잠시 편안해지는 것이다.

차가운 철문을 힘주어 당기며 나는 아름다운 정원에 작별을 고했다. 안녕, 아름다운 정원. 안녕, 황금빛 곤줄박이.(369쪽)

그런 정원과의 이별. 아마도 동구는 이 정원과 이별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과도 이별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꽃을 피우고 날아올랐던 나무와 새들처럼 동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라는 정원에서 마음껏 이리저리 뒹굴며 성장했다. 때론 누군가의 돌팔매질에 상처입은 곤줄박이처럼 다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들이 동구를 키우고 가꾸었던 각각의 동력이었을 것이다. 이제 그런 동력 없이도 충분히 동구는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끌어안을 수 있을 만큼 컸다. 또한 다른 이들을 함께 보듬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의 크기도 커졌다. 이제는 이 정원에서 나와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 그러니, 안녕.
앞으로의 동구가 갈 길이 순탄하기만을 바라지 않는다. 크고 작은 돌부리에 넘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충분히 훌훌 털어낼 수 있을 정도로 동구는 단단해졌고, 더 단단해질 거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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