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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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쟁탈전

리뷰 총점 8.3 (6건)
분야
소설 > 스페인/중남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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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9.45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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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역사기록은 모두 믿을만한가? 평점10점 | y*****2 | 2016.12.22 리뷰제목
주제 사마라구의 <리스본 쟁탈전>은 1147년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알폰소왕의 포르투갈군이 제2차 십자군의 도움을 받아 무어인이 점령하고 있던 리스본을 함락시킨 사건을 꼬투리로 한 소설입니다. 리스본공방과 관련한 색다른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기대한 책읽기였지만, 기대는 기대로 끝났습니다.<리스본 쟁탈전>은 역사에 대한 인식을 두고 생각해볼 거리를 담았습니다. 역
리뷰제목

주제 사마라구의 <리스본 쟁탈전>은 1147년 7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알폰소왕의 포르투갈군이 제2차 십자군의 도움을 받아 무어인이 점령하고 있던 리스본을 함락시킨 사건을 꼬투리로 한 소설입니다. 리스본공방과 관련한 색다른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기대한 책읽기였지만, 기대는 기대로 끝났습니다.


<리스본 쟁탈전>은 역사에 대한 인식을 두고 생각해볼 거리를 담았습니다. 역사자료가 사실을 그대로 기록한 것인지, 아니면 기록한 사람의 희망사항이 담긴 왜곡된 기록인가 하는 문제도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책이 출판되는 과정에서 저자와 교정자의 역할도 생각해볼 일입니다. 교정기호인 델레아투르(deleatur)를 두고 저자와 교정자가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진 도입부의 책읽기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대화체를 표시하는 따옴표가 없어서 누가 한 말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원고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교정자의 역할은 어디까지 일까요?


주인공은 교정자 라이문두 벤빈두 실바입니다. 50대의 독신인데 ‘누가 나를 사랑해줄 것이며, 내가 누굴 사랑하겠어?’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교정을 보고 있는 책을, “사람들이 풀어놓은 픽션들은 창조된 것이고, 책과 픽션에는 의심이라는 요소가 항상 존재하며, 과묵한 긍정도 존재한다(77쪽)”고 믿습니다. 실바는 자신이 검토한 <리스본 쟁탈전> 때문에 곤란한 지경에 빠집니다. 리스본 쟁탈전과정에서 십자군이 돕지 ‘않았다.’라고 손을 본 것입니다. 십자군이 ‘도왔다.’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꾼 것입니다. 출판사에서는 정오표를 붙여 독자의 오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뜻밖의 제안을 해옵니다. 리스본공방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은 역사소설을 써보라는 제안을 해온 것입니다. 작가는 포루투갈왕국의 아폰소국왕의 연설 속에서 십자군이 리스본공방전에 참여하지 않을 꼬투리를 잡아낼 정도로 포르투갈 역사에 조예가 깊었던 것이 <리스본 쟁탈전>이 탄생하게 된 힘이었다고 합니다.


쟁점을 읽으면서 헷갈렸던 것은 리스본 공방전에 십자군이 개입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잠시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작가적 상상력 혹은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어인의 지배로부터 국토를 수복하는 과정에서 외세의 힘을 빌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존심 같은 것을 포르투갈 사람들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일제의 식민지배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외세의 도움에 기대야 했던 우리는 포르투갈 사람들의 그런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편집책임을 맡게 된 마리아 사라박사와의 만남에서 사랑을 느낀 실바는 리스본공방전의 새로운 해석을 써나가는 과정에 사라와의 관계를 풀어 넣게 됩니다. 작가는 액자소설의 형식을 통하여 포르투갈 사람들의 의식 속에 숨겨진 자존심의 실체를 비벼 넣은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물을 대할 때 꼭 기억해야 할 점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역사적 사실을 역사적 사실로 기억해야 하며 작가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역사가 역사적 사실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책 말미에 붙인 영어판 후기에서 지오반니 폰티에로 역시 이 점을 짚고 있습니다. “역사집필과 소설집필 사이의 차이점과 과거를 재구성하는 기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508쪽)”


그런가 하면 작가 역시 믿을만한 역사기록과 의심스러운 역사기록을 구분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역사는 수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써질 수 있었다. 이처럼 역사가 무한하고 다양하다는 생각이 내 글의 핵심이다. 불가능한 일, 꿈, 환상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내 소설의 주제이다.(509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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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리스본 쟁탈전 평점8점 | i******a | 2017.01.12 리뷰제목
엔터와 따옴표 없는 극악의 문체로 유명한 주제 사라마구의 리스본 쟁탈전.국내에선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덜 유명하지만  포르투갈의 성립과정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로부터 출발한다는 내용에 흥미를 느껴 구입하였다.711년 이후 무어족 점령하에 있었던 이베리아 반도는 11세기부터 북부지역 기독교 왕들의 공격을 받기 시작해 15세기 말에 완전히 기독교화한다. 포르투갈이라는 독립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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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와 따옴표 없는 극악의 문체로 유명한 주제 사라마구의 리스본 쟁탈전.

국내에선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덜 유명하지만  

포르투갈의 성립과정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로부터 출발한다는 내용에 흥미를 느껴 구입하였다.


711년 이후 무어족 점령하에 있었던 이베리아 반도는 11세기부터 북부지역 기독교 왕들의 공격을 받기 시작해 15세기 말에 완전히 기독교화한다. 포르투갈이라는 독립 왕국은 카스티야의 작은 지역인 포르투갈레의 통치자 아퐁소 엥리크시가 1147년 영국 십자군의 도움으로 리스본을 점령하면서 성립된 것이다.

외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언어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포르투갈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일까? 저자 사라마구는 교정자인 라이문두 실바를 통해 역사기록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역사 속에 기록된 사건들의 또다른 버전-부정을 뜻하는 단어(not)를 집어넣음으로써 십자군이 포르투갈인들의 리스본 함락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을 상상함으로써 포르투갈 역사의 중요한 일부를 다시 쓸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주인공의 삶까지 바꿔놓는다.


역사 좋아하는 분들에겐 한 번 쯤 읽어봄직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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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리스본 쟁탈전 평점7점 | q*****2 | 2010.08.19 리뷰제목
이미 고정된 역사가 있다. 이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은 변화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역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로부터 현재를 살아가는 교훈을 얻는 것을 일종의 위안으로 삼으면서 말이다. 고정된 것은 역사만이 아니다. 제 아무리 뛰어난 언어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여도 번역자는 원전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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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정된 역사가 있다. 이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은 변화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역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로부터 현재를 살아가는 교훈을 얻는 것을 일종의 위안으로 삼으면서 말이다. 고정된 것은 역사만이 아니다. 제 아무리 뛰어난 언어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여도 번역자는 원전에 손을 댈 수 없다. 본디의 의미를 훼손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약간의 가감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사실 ‘조금’이 어느 정도 범위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는 쉽지가 않다. 특정 책을 읽으면서 번역이 잘 되어 있는 거라 막연히 기대를 하는 게 독자로선 당연하다. 해당 언어에 스스로 완벽하다면야 원전을 직접 구해 보겠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그렇지가 못하다. 몇몇 책들의 경우, 세심한 독자들의 노력에 의해 잘못된 번역에 대한 지적이 있기도 하나, 누군가가 나서 이를 언급해주지 않는 한 오류는 오류 아닌 것으로 남게 된다.

유럽 역사에서 십자군 전쟁은 이슬람군에 맞서 기독교 영역을 지키기 위한 성전마냥 부풀려져 해석되곤 했다. 역사의 해석 자체가 서양, 백인, 기독교 중심이다 보니 이는 별 탈 없이 통용되었다. 하지만 수차례에 걸쳐 계속된 십자군 전쟁이 최초의 의미를 잃은 타락에 가까웠음을 많은 이들이 고백하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 이와 정반대의 기술을 접했을 때, 일반 독자라면 이를 거부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번역자는 다르다. 제 역할이 번역이라면 본인의 지식이 무어건 간에 원전에 충실해야만 한다. 훌륭한 번역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라 할지라도 포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라이문두 실바는 오랜 세월 번역 일에 종사해왔다. 솜씨가 별로였다면 그에게 일을 맡기는 이가 없었을 터인데, 꽤 여러 권의 책을 번역해온 것으로 보아 나름 괜찮은 번역 능력을 소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딱히 번역가로서 명성이 드높았던 것은 아니더라도, 오랜 세월 성실하게 한 분야에 종사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자부심을 가질만 했다. 그런 그가 변한 것은 포루투갈인들의 리스본 함락을 십자군이 도울 거라는 내용을 읽었을 때였다. 확신에 가득찬 듯 강조의 어투가 강했던 그 문장은 무슨 이유에선가 그에게 참을 수 없는 갑갑함을 불러 일으켰다. 작가는 이를 일컬어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싸움이라고 보았다. 단 하나의 단어를 원고에 덧붙이는 것으로 우리의 하이드 씨는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것으로써 라이문두 실바는 고정된 리스본의 역사를 뒤바꾸고야 만다. 고의적인 그의 행동은 하지만 단순한 악으로 칭할 수만은 없다. 철저히 제 목소리를 죽여야 하는 번역가의 모습은 남들 살 듯 살길 강요당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흡사하다. 세상에 순응해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그에 합당한 보상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렇게 살면 행복할까? 높은 지위에 오르고 수중에 많은 돈을 움켜쥔 자 중에서도 자살을 택하는 이들은 많다. 마음이 허한 것이다. 미친 세상을 욕하거나 아니면 미쳐 버리거나, 서글픈 현실을 다소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데에 번역가라는 직업은 효과적인 것 같아 보인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마리아 사라와의 뜬금없어 보이는 사랑이다. 다소 냉정한 이미지의 그녀는 라이문두 실바의 상사로, 라이문두 실바가 벌인 일탈 행위를 벌해야만 하는 위치에 서 있다. 그런데 그녀는 우리의 기대와는 반대로 행동한다. 이러한 그녀의 동조를 작가는 라이문두 실바의 일탈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기제로 설정한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단지 두 인물에 의해 창조된 리스본의 역사가 생명력을 가지긴 힘들 거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미완의 반란이라고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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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리스본 쟁탈전 평점7점 | c******e | 2008.12.30 리뷰제목
읽으면서도 항상 쉽지 않다고 느끼는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 그 내용 때문인지, 아니면 단락을 최대한 줄인 그의 글쓰기 방식 때문인지, 이 책 역시 그다지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이 책은 역사 이야기인가? 사랑이야기인가? 당시 포루투갈을 지배하던 이슬람 세력으로부터의 리스본 탈환의 역사...  그리고  그가 쓰는 또다른 역사의 인물들... 이 책의 주인공들... 이들은
리뷰제목
읽으면서도 항상 쉽지 않다고 느끼는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 그 내용 때문인지, 아니면 단락을 최대한 줄인 그의 글쓰기 방식 때문인지, 이 책 역시 그다지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이 책은 역사 이야기인가? 사랑이야기인가? 당시 포루투갈을 지배하던 이슬람 세력으로부터의 리스본 탈환의 역사...  그리고  그가 쓰는 또다른 역사의 인물들... 이 책의 주인공들... 이들은 서로 교차하며 역사 속에 담긴 사랑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결국은 소통의 이야기가 아닐었을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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