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하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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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하는 여자

정귀매 | 예서 | 2024년 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 9.0 (2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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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퀼트하는 여자 평점10점 | 이달의 사락 k*******2 | 2023.04.21 리뷰제목
광릉요강꽃 이름만으로도 위태로운 꽃이 있다. 사는 곳을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숨겨야 하는 1급 보호 식물 너무 아름다운 것이 죄가 되나 꽃 피는 일이 단두대에 서는 일 같아 발견되면 누군가 뿌리까지 파헤쳐 일가가 멸종되는 꽃 마음을 마음에 숨겨두고 존재를 존재 속에 가두어도 어느 새 꽃대는 자랐다. 주름치마 펼쳐 들고 연지곤지 붉은 입술 다물고 두려움 없이
리뷰제목

광릉요강꽃

이름만으로도 위태로운 꽃이 있다.

사는 곳을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숨겨야 하는

1급 보호 식물

너무 아름다운 것이 죄가 되나

꽃 피는 일이 단두대에 서는 일 같아

발견되면 누군가 뿌리까지 파헤쳐

일가가 멸종되는 꽃

마음을 마음에 숨겨두고

존재를 존재 속에 가두어도

어느 새 꽃대는 자랐다.

주름치마 펼쳐 들고 연지곤지

붉은 입술 다물고

두려움 없이 피어난 꽃

당신이라는 숙명을 향해 고개를 들고 보니

여기가 마지막임을 알겠네.

그대만 향해 뻗어가는 굴애성

설령 꽃 피우는 일이 목숨을 놓는 일이라 해도

멈출수 없는 일이다.

꽃이기에 (-24-)

신록의 집

사람의 마음을 훔치려 한 적 있습니다

마음을 훔치는 일이란

온몸의 세포를 모두 열어두어야 가능해서

꽃 피고 지는 흔한 봄 일에도

살갗이 곤두서 아팠습니다.

산벚꽃 수줍게 피어나던 눈망을과

산자락으로 일상사에 번지는 새싹

저 뭉글하고 달콤한 체온이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일으키며 통과해 가던 봄날

뿌리의 끝과 허공의 끝을 물의 맥으로 이으며

어쩌자고 또 산은 뭉텅뭉텅 속살을 핍니다.

그 절정의 가지 끝

어미 새가 새끼를 부화하는 동안만 깃들어도 좋을

허공의 집 한 채

살 냄새 나는 둥지 하나 가지고 살았던 적 있습니다. (-68-)

열 두 폭

문신 같은 날들을 빼곡히 수놓아 놓고도

풀어진 한 올을 찾디 못해 울타리를 완성하지 못하는 여자. (-91-)

살아가면서, 나에겐 기다림이 필요했다. 내 주변을 살펴보는 관찰도 필요하다. 인생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었다. 시 한 편 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관찰하고, 얼마나 많이 기다렸던가. 하나의 영감을 얻기 위해서, 자연에 자신을 내 맡기고서, 그 자연 속에 인간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낸다. 시인은 그런 줄 알았다. 시인은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시인 정귀매, 퀼트하는 여자라 말한다. 홈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 퀼트가 무엇인지 알지 않을까. 퀼트 이불을 짓기 위해서, 준비하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의 소중한 것들, 신중한 것들을 하나 둘 셋,내것으로 채워 나간다. 정성과 소중함으로 채워진다. 퀼트도,,인생도 그러하다.

시 『광릉요강꽃』을 읽으면서, 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을 엿본다. 처음 광릉요강꽃이 사람들에게 미움 받아서, 꽃이 보이면, 뿌리까지 뽑히는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광릉요강꽃을 아는 이들은 이 시를 이해하고, 깊이 공감하게 된다. 벌을 유혹하고, 벌이 들어오면, 빠져 나오지 못하는 꽃이다. 꽃에 덫을 놓는다.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자연 희귀한 꽃,그 꽃이, 인간에게 보이는 그 순간 꽃이 뽑혀지고, 집으로 가져가랴고 한다. 광릉 요강꽃이 지니는 매력과 아름다움이 귀함이 , 도리어 꽃이 뿌리채 뽑혀지는 이유가 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시인은 『신록의 집』을 통해서,인간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마음와 마음을 엮으려 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가진다는 것, 사람에게서 뭉클하고 , 사람에게서 달콤함을 느낀다는 것은 내 모든 것을 다 바쳐야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사소한 것 하나, 시도하여, 금새 포기하려드는 나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시는 인간의 마음을 탐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추상화하고자 하였다. 살아서, 주어진 삶속에서,나는 어떤 시를 내 마음 속에 심어 놓았는지, 돌아보게 했다. 결국 우리는 살아가고,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였다.그리고 결국 우리는 마지막 삶 이후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사람과의 만남은 결국, 퀼트하는 마음에 내재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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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퀼트하는 여자 평점8점 | h******y | 2023.05.01 리뷰제목
시의 소재는 다양하다. 그렇다고 써보겠다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시에 대해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이 많지만, 이 시집을 만나고는 그런 생각을 했다. 어떤 것이든 시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여전히 시를 읽을때면 색색 볼펜을 손에 쥐고 밑줄치고, 이 시어가 의미하는 것은~등의 이야기를 쓸 준비를 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내게는 참으로 장족
리뷰제목

시의 소재는 다양하다. 그렇다고 써보겠다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시에 대해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이 많지만, 이 시집을 만나고는 그런 생각을 했다. 어떤 것이든 시의 소재가 될 수 있다. 뭐,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여전히 시를 읽을때면 색색 볼펜을 손에 쥐고 밑줄치고, 이 시어가 의미하는 것은~등의 이야기를 쓸 준비를 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내게는 참으로 장족의 발전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서도...

1부에서는 꽃들이 주인공이다. 노랑어리연, 해란초, 새우란... 꽃들을 잘 몰라서 어떤 아이들인지는 모르겠지만 1부를 읽을 때는 마치 책에서 꽃내음이 나는 것 같았다. 꽃들이 만발한 요즘 읽으면 참 좋을 것만 같다.

눈물을 물고 있으면 상처도 꽃이 되지

물봉선 꽃부리가 젖어 있다

제기를 꺼내 말리며

햇밤을 삶고 햅쌀로 밥을 지은 아침

한 송이만 따려는데 넝쿨째

여민 단추를 풀고 땅에서 뜯겨진다.

「 백로(白露) 무렵 中 」

이 시에서 문득 눈길이 멈춰섰다. 아픔의 눈물이 아니라 그리움의 눈물인 만큼 어여쁜 꽃이 되서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서일까. 여전히 그립고 그리운데, 어디쯤에 계실까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 까만 하늘만 쳐다보곤했다.

.... 털실은 이수역에 정차

중이다. 7호선과 4호선을 이어

묶는 재빠른 손

놀림

「 지하철을 뜨는 노파 中 」

가끔 아는 곳이 등장하면 신이난다. 자주 애용했던 이수역, 7호선, 4호선... 괜히 시인과 한 공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도 손으로 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십자수, 테디베어를 만드는 것도 꽤 오래전에 했었고, 퀼트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 시집에 눈길이 갔을 수도 있다. 남들과 조금은 다른 출퇴근길, 비교적 오래 걸리는 시간에, 공부도 해봤고, 책도 읽어보고, 십자수도 해봤었는데, 요즘은 자기 바쁘다.

소설이든 시든 읽다보면 당시의 내 상황과 비슷한 부분에 눈길이 간다. 그래서 더 심취하게 된다. 그냥 마음가는대로 그렇게 읽으면 되는 것 같은데, 사실, 소설이나 에세이는 쉽지만 아직도 시는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아직도 서툴지만 예전만큼 시를 멀리하고 싶지는 않다. 조금 더 시에게로 한걸음 다가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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