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리에 대해 아는 거라곤 학창 시절에 배운 것이 다였는데 이 책은 책 제목과 표지에서 부터 호감이 갔다.
도시 문헌학자인 저자는 한국도시 아카이브 시리즈를 냈는데 이 책은 '한강에서 금강까지 대서울 너머 보이는 것들' 을 부제로 삼고 "한국문명의 최전선" 이 주제다.
아카이브 4번째 책인 이 책에는 서해안, 강화도, 시흥, 안산, 화성, 평택, 천안, 아산, 당진, 예산, 서산, 홍성 등의 지역을 안내한다. 대서울권의 서해안 지역과 새로 대서울권에 편입되는 중인 충남 서해안에서 금강까지 포함한다.
이 지역은 한국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한국문명의 최전선으로 최근에도 가장 빠른 발전이 이루어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책은 '벽해상전의 한국 서해안' 으로 시작한다. 서해안은 대규모 간척사업이 있었고, 서해안 고속도로와 서해선이라는 교통망이 생기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양식장과 염전이었던 땅이 공업지대로 대규모 발전이 있었던 곳이다.
화성, 평택, 천안. 아산은 미래 한국이 탄생하고 있다고 할만큼 대기업의 첨단 산업단지들이 몰려있고 새로운 행정도시로 인해 급격히 발전하고 있기도 하다.
책에는 과거와 현재의 지도, 사진들이 많아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기 좋다.
간척으로 지도모양이 변해가고 각 지역 공항, 방조제, 산업단지 등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들은 신기하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서로 다투기도 하고 계획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ktx역이 생기고 대기업이 들어오는 과정과 행정구역이 개편되는 과정들은 지역별 다툼이 치열하기 까지 했다.
그러나 이것도 역사다. 그 지역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책에 나온 그 지역의 역사는 조선, 일제 강점기, 6,25와 산업화 과정까지 넓고 깊게 다룬다.
지리에 관련된 책이다 보니 한국인으로서 대동여지도의 김정호가 저절로 생각난다. 그 시절에 직접 걸어 다니며 지도를 완성했었다는데, 이 책의 저자도 직접 답사를 다니고 사진을 찍고 과거와 현재의 자료를 비교하며 상세히 설명해준다. 단행본, 논문, 신문, 방송 할것 없이 방대한 자료를 찾아 가며 완성된 책이라 그 지역을 알아 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분들의 노력과 열정이 있어 많은 지역 기록들이 남아 이어진다.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미래의 우리땅도 예측할 수 있다. 감사하고 소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