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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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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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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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a*****7 | 2024.05.10 리뷰제목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떠한 답을 할 수 있을까요.이브 엔슬러는 45년에 걸쳐 써온 글들을 주제별로 묶어 한 권의 책을 냈어요. 이 책에는 이브 엔슬러의 인생을 이끌어 온 사유가 담겨 있어요. 저자는 상실과 모순에 관한 사유와 슬픔에 관한 사유, 애도도 되지 못하고 나누어지지 못한, 소화되지 못한 슬픔이 너무나 많다고,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슬픔의 형상'이라고 표
리뷰제목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어떠한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이브 엔슬러는 45년에 걸쳐 써온 글들을 주제별로 묶어 한 권의 책을 냈어요. 이 책에는 이브 엔슬러의 인생을 이끌어 온 사유가 담겨 있어요. 저자는 상실과 모순에 관한 사유와 슬픔에 관한 사유, 애도도 되지 못하고 나누어지지 못한, 소화되지 못한 슬픔이 너무나 많다고,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슬픔의 형상'이라고 표현했어요. 혼돈과 폭력, 어린 시절의 구타와 강간이 남긴 기억 상실, 파편화된 지성이라는 균열을 넘어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발견했던 '나'는 글쓰기가 하나의 생존 방식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어요. 갑자기 번쩍 번개가 치듯이, 머릿속에 '폭력'과 '기억 상실'이 터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과거 어느 시점에 어린 '나'는 끔찍하고 비참했던 경험을 기억에서 지우기로 결심했고, 그 결심마저 잊고 싶었다는 걸 떠올리고 말았어요. 십대 시절에 일기장을 채워가며 아픈 마음을 위로했지만 점점 글을 쓰는 것이 두려워졌던 이유도, 그건 발가벗겨진 나를 마주할 용기가 없는 겁쟁이였기 때문이에요. 세상에 수많은 비극들을 목격하면서 아픔과 슬픔은 살아 있는 우리에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브 엔슬러의 깊게 뻗어나간 사유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트라우마의 시대와 맞닿아 있음을 알게 되었고, 왜 이브 엔슬러가 V라는 새로운 이름을 선택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네요. 저자의 말처럼 저 역시 이야기의 힘, 이름이 가진 힘을 믿어요. 진득하게 쌓여 있던 고통들이 기억들을 통해 드러날 때,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그건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걸 V가 알려줬네요.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는 V의 회고록이자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슬픔과 희망의 사유이기에 읽을 수밖에 없었네요.


"사유는 대체 무엇이며 지금 우리에게 왜 그토록 중요할까?

사유의 과정은 기억하기, 인식하기, 책임지기의 행위를 수반한다.

눈앞에 있으나 우리가 바라보기를 거부하는 바로 그것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들여다보고 살펴보고 수치심을 기꺼이 끌어안으라고 요구한다.

사유는 개인과 집단의 책임과 그 둘이 언제,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결정한다.

진정한 사유에는 실수와 잘못, 악행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필요하다면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일까지도 뒤따른다.

지난 45년간 나는 수많은 글과 일기를 썼다. 

내게는 까만 글씨 위에 에스프레소 자국이 짙게 남은 종이 한 무더기가 있다.

모놀로그, 연극, 기사, 에세이, 우화, 연설문, 시, 불평들이다. 

코로나19는 내게 그간 써온 글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내 일생의 천착과 호기심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사유에 관한 책 한 권이 되었다."

   (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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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평점10점 | g*******s | 2024.04.20 리뷰제목
왜 글을 쓰는가?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살기 위해 쓰고 누군가는 취미로 끄적인다. 아무리 혼자 쓰는 일기라도 목적 없는 글은 없다.이브 엔슬러는 글을 쓰면서 자신을 치유했을 뿐만 아니라 어딘가에서 고통 받는 여성들을 위해 분노하고 연대하고 단합했다. 이 책은 고발이자 고백이며 끝내는 사랑이었다.저자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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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을 쓰는가?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살기 위해 쓰고 누군가는 취미로 끄적인다. 아무리 혼자 쓰는 일기라도 목적 없는 글은 없다.


이브 엔슬러는 글을 쓰면서 자신을 치유했을 뿐만 아니라 어딘가에서 고통 받는 여성들을 위해 분노하고 연대하고 단합했다. 이 책은 고발이자 고백이며 끝내는 사랑이었다.


저자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하고 폭행에 시달렸다. 어머니는 철저히 방관자였다. 가부장제 아래 집안의 모든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고 한다. 


책에는 고통 받고 있는 여성들의 증언이 담겨 있다. 식민주의와 자본주의, 인종차별주의가 이제는 여성의 몸을 관통하고 있다. 아직도 이런 문제가 끊임없이 벌어진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p.158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대량 강간이 일어나는 모든 곳에 콜탄이 묻혀 있어요. 콜탄은 컴퓨터와 플레이스테이션,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광물이에요. 세상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려고 여성들이 유린당하고 살해되고 있는 거예요.


읽는 내내 울컥했고 많이 부끄러웠다. 내 행복에만 매몰되어 세상을 외면한 것 같아서. 아픔을 가진 자만이 깊은 상처를 알아보는 것일까.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글과 강연으로, 연극와 영화로 널리 알리고 있었다. 


p.151

바로 잊히는 것,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 그들이 겪은 고통이 아무 의미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그들의 이야기에 그저 귀 기울이기만해도 그들은 큰 위안을 얻었다. 아주 작은 친절이나 손이 닿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복수도 아니고 진정한 사과다. 사과란 가해자가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달라지겠다는 의지다. 피해자중 사과를 받은 사람이 있을까? 저자 또한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결국 사과를 받지 못했다. 


여자이기에 더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도 많았고, 애도 되지 못한 슬픔에 가슴 저리기도 했다. 이브 엔슬러가 45년간 써온 글쓰기엔 확실한 이유가 있다. 자신이 해방되고 구원되었듯이 그들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지지하고 있다.


카프카가 말한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 같은 책'은 바로 이런 책을 두고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내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의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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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그들의 슬픔을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w*********0 | 2024.05.20 리뷰제목
이브 엔슬러의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는 독자로 하여금 인간의 고통과 연약함을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성폭력, 팬데믹이 가져온 고통, 그리고 사유와 글쓰기를 통한 구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브 엔슬러는 자신의 경험과 45년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이러한 주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책의 첫
리뷰제목
이브 엔슬러의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는 독자로 하여금 인간의 고통과 연약함을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성폭력, 팬데믹이 가져온 고통, 그리고 사유와 글쓰기를 통한 구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브 엔슬러는 자신의 경험과 45년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이러한 주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되돌아보고, 보고, 진정으로 다시 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자주 간과되는 가치들입니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속도를 줄이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엔슬러는 우리의 가장 연약한 순간과 부분을 기억하고 기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합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서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특히, 성폭력과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강렬합니다. 전 세계 여성 인구의 3분의 1이 이러한 폭력을 경험했다는 통계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엔슬러는 이러한 폭력이 여성의 자아를 파괴하고, 감각을 무디게 하며, 결국에는 우울증, 중독, 자살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는 단순한 폭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에 대한 문제입니다. 폭력은 여성들을 이등 시민으로 만들며, 그들의 목소리를 침묵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는 연대하고 싸워야 합니다.

이브 엔슬러의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저항의 수단입니다. 그는 자신의 글쓰기를 통해 자살과 광기로부터 자신을 구원했다고 말합니다. 글쓰기는 그의 증언이자 고발, 고백이며 구원의 행위입니다. 그는 글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고통과 불의를 폭로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사유와 행동을 촉구합니다. 글쓰기는 그의 무기이자, 세상을 바꾸기 위한 도구입니다.

책에서 강조하는 사유의 과정은 기억하기, 인식하기, 책임지기의 행위를 수반합니다. 이는 단순한 지적 활동이 아니라, 실수와 잘못, 악행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필요하다면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실천적인 과정입니다. 엔슬러는 진정한 사유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타인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는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팬데믹은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한 현실을 가져왔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직업을 잃고, 가정 내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경제적 불안과 질병의 공포 속에서 고통받았습니다. 엔슬러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이를 통해 더 깊은 사유와 연대를 요구합니다.

이브 엔슬러의 글은 개인적 기록이자 사회적 증언입니다. 그는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파헤치며, 이를 통해 타인의 슬픔을 껴안고 있습니다. 그의 글쓰기는 단순히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서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됩니다. 독자들은 그의 글을 통해 자신의 슬픔과 타인의 슬픔을 직시하게 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유와 행동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 책은 인간의 고통과 연약함을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이브 엔슬러의 글쓰기는 독자들에게 깊은 사유와 행동을 촉구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용기를 줍니다. 이 책은 단순한 독서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며,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브 엔슬러의 글을 통해 우리는 슬픔을 껴안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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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서평]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4.05.10 리뷰제목
"수많은 슬픔에서 길어 올린 희망의 사유"이브 엔슬러의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를  읽고"당신도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기를함께 분노하고 구역해질 주기를"-삶으로 겪어낸 폭력과 치유의 현장, 그 45년간의 기록- 물건처럼 취급되어지고, 유린 당하고, 잊혀지고, 보이지는 않는 존재가 되고, 고통이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일이 지금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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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슬픔에서 길어 올린 희망의 사유"

이브 엔슬러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를  읽고



"당신도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기를

함께 분노하고 구역해질 주기를"


-삶으로 겪어낸 폭력과 치유의 현장, 그 45년간의 기록-

 



물건처럼 취급되어지고, 유린 당하고, 잊혀지고, 보이지는 않는 존재가 되고, 고통이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일이 지금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다. 그들은 강간, 성폭력, 가정 폭력 등 각종 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외딴 섬에 갇힌 난민이자 길거리를 떠도는 노숙자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여성들이다.
지금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강간을 포함한 성폭력은 자행 되고 있으며, 많은 여성들은 남성에 의한 폭력의 피해자가 되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슬픔과 고통은 잊혀지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 책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의 저자인 이브 엔슬러는 세계적 극작가이자 활동가로 파괴와 폭력의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목격하고 삶으로 겪어낸 폭력과 치유의 현장에서 찾은 희망과 연대, 사유를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속도를 줄이는 것과 되돌아보고, 보고, 진정으로 다시 보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책임과 불편함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의 가장 연약한 부분과 순간을 기억하고 기리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지독히도 외로운 우리가 갈구하는 손길, 잃어버린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 이것은 슬픔, 트라우마, 지독한 바이러스,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다.
--- p.13,  「서문」중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강간 당하고, 유린 당하고, 남성의 사유물로 여겨진 여자들의 진짜 이야기, 실제 이야기가 이 책을 통해 펼쳐진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발달로 인해 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는 야만적이고 파괴적인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인권 유린과 잔혹한 폭력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글쓰기를 통해 타오르는 글로 저항하는 것이고, 연대와 희망으로 바탕으로 저항하고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기꺼이 슬픔을 껴안는 연대이며 우리의 슬픔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발판이 될 거라는 희망이다. 

이렇게 절망적인 삶 속에서도 그들은 눈물 흘리지 않고 삶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정말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없다' 라는 말처럼 삶을 포기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잡초처럼, 끈질기고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며 살아남았다. 비록 그들은 찢기고 밟히고 구타를 당해도 그들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저자는 45년 간 그렇게 상처 입고 폭력에 의해 영혼을 잠식 당한 수많은 여성들을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슬픔을 껴안고, 그들의 이야기에 그저 귀 기울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줘도 그들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자금까지 여성들은 폭력의 대상자가 되어왔다. 어느 여성들도 그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저자 자신도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열살 때 처음으로 폭력을 겪고 난 후, 그녀는 두려움에 떨면서, 죄수처럼, 피난민처럼 살았다. 집은 더 이상 신뢰, 안전, 평안을 주는 공간이 아니었다.  이런 고통과 슬픔을 그녀는 글을 통해 이겨냈다. 


글은 내 친구였다. 글은 나무가 우러진 오솔길을 달리는 내 작은 기차였다. 글은 타올랐다. 글은 힘이었다. 글은 창을 열었다. 글은 내 옷을 벗겨 냈다. 글은 일을 꾸몄다. 비명을 질렀다. 글은 저항이었다. 
-p. 29



그녀 자신에게 친구였고, 저항이었던 글의 힘을 그녀는 파괴와 폭력의 현장에서 만난 여성들을 위해 사용한다. 그 폭력과 파괴의 역사 속에서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려고 있는지, 어떻게 그들이 타인과 연대하고 세계를 구했는지 글을 통해, 기록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또한 성폭력 및 가정폭력의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그녀 자신의 삶 또한 사유와 글쓰기를 통해 얼마나 치유되고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글을 쓰는 일에 실패하고 만다. 그럼에도 나는, 이토록 타오르는 글로 저항할 것이다.


글은 이처럼 진실을 폭로하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은 말,  모든 것을 환히 밝히는 말, 세상이 깜짝 놀랄 말, 진실을 드러내고 문제를 해결하고 문을 여는 그런 말들을 해야 하기에 저자는 글을 쓰고 또 썼던 것이다. 이 말들을 모여 꿈과 인생을 빼앗긴 채 정서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영원히 고통 받고 망가질지 모르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제 2차 세계 개전 당시 일본군에게 끌려가 유린 당했고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수요일마다 집회를 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제 그들 대부분은 세상을 떠났고 남아 있는 할머니들도 병들어 쇠약해지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한다면 어찌 할머니들이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위안부 할머니들 또한 파괴와 폭력과 역사로 인한 피해자인 것이다. 

진정한 사과와 잘못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 비로소 마음의 치유가 시작이 되는 것이다. 물론 잘못을 인정하고 깨닫고 반성하고, 비로소 진심으로 사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어린 친부의 시절 성폭행과 각종 가정 폭력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으로부터 평생 힘든 시간을 보내온 작가가 비로소 아버지의 진심 어린 사과로 인해 비로소 자유를 찾아 해방이 되었듯이 말이다. 

저는 사과가 우리를 깨끗이 씻어주고 새살을 돋게 하여 계속해서 나가게 하는 연고이자 약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과는 배워야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p. 310


여전히 가부장제로 인한 폭력과 파괴 그리고 전쟁 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세상을 바꾸고 행동으로 실천할 사유와 연대가 요구된다. "다른 어떤 미래도 없다는 듯이 사유하고 행동하라! 세상이 정말로 그렇게 바뀔 때까지!" 라는 말처럼 이제 우리는 서로 사유하고 연대하여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그 과정에서 이 책이 당신에게 한 줄기 희망과 빛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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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 죽음의 이야기에서 우리를 구해내는 사납고 맹렬한 사랑이 필요하다> 평점10점 | k****k | 2024.05.10 리뷰제목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결심이 기록된, 해방의 언어, 라고 읽기 전부터 많은 추천을 받았다. 펼치는 순간부터 모든 문장을 세 번 씩 읽으란 신탁을 받은 듯 읽고 다시 읽는다. 그래도 아쉬워 필사를 해본다. “이것은 사유reckoning에 관한 이야기다.”“사유하기와 그것에서 파생되는 되돌아보기, 이해하기, 책임지기 같은 것들은 시간과 관심을 요구한다. 아주 길고 고요한 진공 상태
리뷰제목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결심이 기록된, 해방의 언어, 라고 읽기 전부터 많은 추천을 받았다. 펼치는 순간부터 모든 문장을 세 번 씩 읽으란 신탁을 받은 듯 읽고 다시 읽는다. 그래도 아쉬워 필사를 해본다. 

“이것은 사유reckoning에 관한 이야기다.”

“사유하기와 그것에서 파생되는 되돌아보기, 이해하기, 책임지기 같은 것들은 시간과 관심을 요구한다. 아주 길고 고요한 진공 상태가 필요하다.”

“사유의 과정은 기억하기, 인식하기, 책임지기의 행위를 수반한다. 눈앞에 있으나 우리가 바라보기를 거부하는 바로 그것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들여다보고 살펴보고 수치심을 기꺼이 끌어안으라고 요구한다. 사유는 개인과 집단의 책임과 그 둘이 언제, 어떻게 교차하는 지를 결정한다. 진정한 사유에는 실수와 잘못, 악행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필요하다면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일까지도 뒤따른다.”

“과격한 허위 정보들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사유하기란 평범한 행위가 아니다. 사유는 가짜 뉴스와 그럴듯한 거짓말, 거북한 역사를 덮으려는 우파의 간교한 시도에 대한 해독제다.” 

“글쓰기는 하나의 생존 방식일 수도 있다. 혼란을 염려하는 방식, 타인의 횡포에 휩쓸리기를 거부하는 방식,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 흘리는 방식.”

“이제야 내가 얻은 가장 깊은 깨달음은 어쩌면 평생 두려워했던 ‘무無’가 사실은 전혀 두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그곳에서 왔을 지도 모른다. (...) 그리고 내가 존재하고 불러온 그것은 어쩌면, 떠나기 전 지금 이곳에서 만나는 다른 이들의 손을 그저 잠시나마 꼭 붙잡아 보려는 타오르는 갈망뿐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읽기 시작한 후 ‘서문’과 ‘글은 타올랐다’ - 1장 도입 전 - 만 거듭 읽는 색다른 경험을 한다. 10년 전 다른 작품을 번역본으로 읽었을 때와 많이 다른 느낌이다. 원작자도, 번역가도, 독자인 나도 모두 달라졌으니 당연한 것인가. 

읽는 내내 행복하고, 줄어드는 분량에 아쉬울 책이다. 이렇게 시작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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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무엇이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조야한 감정들의 침전물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이란 말일까?”

구역질을 하기 싫어서 이를 물고 참았더니, 눈물이 차올랐다. 울다 지치는 게 싫어서 눈물도 참았더니,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눈에 비친 문자들이 온 몸의 감각으로 전해지는, 그렇게 읽게 되는, 망가지고 부서지고 혹은 살아남고 더 많이 죽임 당한 이야기들.

“눈물은 나를 무너뜨려 아무것도 아닌, 더는 사실로 똘똘 뭉쳐진 무언가가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정의, 권위, 명성에 매달리던 내 욕구는 산산조각 나 액체의, 비정형의. 내가 알아볼 수 없는, 나와 닮지 않은, 내가 아닌 것이 되었다. 오로지 걸쭉한 진짜만이 남았다. 곤죽이 된 피투성이 덩어리, 그것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손가락이 바르르 떨렸다. 지금 읽는 이 내용을 빨리 넘길까, 하는 생각을 너무 자주 했다. 대신... 잠시 멈췄다 다시 호흡을 들이켜고 읽기 시작했다. 힘든 일을 겪은 이들이 저기 있고, 그걸 듣고 본 이들이 저기 있고, 그들을 치료하고 살리는 이들이 저기 있고, 기록한 이들도 저기 있고, 나는 여기 안전한 곳에서 읽기만 하면 되는 일이란 걸 거듭 상기했다.  

“제가 녹아들 수 있게 해주세요. 뒤섞이게 해주세요. 갑옷처럼 단단한 저의 자아를 해방시켜 주세요. 원 안에 받아들여지게 해주세요. 저를 앞세우지 않게 해주세요. (...) 그리하여 나의 차례, 나의 메시지, 나의 몫, 나의 작품, 나의 순간을 걱정하는 마음을 버리게 해주세요. 마침내 원 안에 앉을 준비가 되게 해주세요.”

운 좋게 안전하고 협소한 경험 속에서만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일들은 부재와 같다고 부정할 수도 없는, 엄연히 존재하는, 현재 진행 중인, 더욱 확대되고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은, 폭력과 전쟁 속에서 “값싼 무기”로 공격당하는 이들. 21세기에 무슨 전근대적인 전쟁이야, 했던 말이 부끄러워 눈물이 또 차오르고, 참을 때마다 배가 무지근하게 아파왔다.

“이것은 경제 전쟁입니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대량 강간이 일어나는 모든 곳에 콜탄이 묻혀 있어요. (...) 세상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하려고 여성들이 유린당하고 살해되고 있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쪽에서 살고 있는 나는, “고통에 찬 이들의 울부짖음을 가볍게 무시해 버리”지 않기 위해, 기껏 새로운 디자인에 혹해 전자기기를 바꾸지 않는 다는 결심과, 반전 지지 서명과 후원 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세상에 있는 수천 명의 또 다른 여성들을 생각한다. 강간을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로 만들어 내고 우리를 향한 이 병적 폭력 현실과 증오를 끝내기 위해 오랜 시간 자신의 마지막 세포까지 모조리 소진하는, 사력을 다해 노력하는 여자들을 생각한다.”

생존한 여성들이 전하는 ‘삶’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빛나고, 생존자인 저자의 기록과 고통의 해체작업이 눈부시고, 수없이 절망이 이어지고 더 큰 절망감이 들어도 멈추지 않고 애쓰는 분들이 찬란하다. 지금, 이쪽의 나의 최선이란 끝까지 읽고 기록하는 것밖에 없다. 부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읽어주시기를 부탁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무엇을 하기 위해 이 땅에 왔을까? 무엇이 우리, 그러니까 이 지구상에 살아 있는 우리 한 명, 한 명을 인간으로 만들까? 어떤 사랑이, 얼마나 깊은 사랑이, 얼마나 사납고 맹렬한 사랑이 우리에게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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