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 우리 몸의 뼈와 근육, 신경의 구조와 역할을 탐구하는 학문. 그러나 이제는 모든 구조를 파악했기 때문에, 어쩌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학문. 그래서 의대 해부학과 교수들은 해부학 연구를 하지 않고, 줄기세포, 면역, 유전자 치료 등등의 연구를 한다. 그러나 여전히 필요한, 아니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다. 의대생이라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이며, 또 완벽하게 정복해야 할 산이다. 몸의 구조와 기능도 모르고 의사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각광받지 못하는 학문이니 전공하는 의사들도 없고, 그래서 의대에서 해부학은 가장 필요하지만, 교수 구하기 가장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데 해부학을 잘 알면 세상이 어떻게 달리 보일까? 이재호 교수의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에서도 그랬고, 이번에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도 그런 생각을 하게 한다. 사실 어떤 분야든 경지에 이르면 세상을 보는 관점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이지만, 해부학은 더욱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재호 교수는 보여준다.
스포츠니, 몸을 쓰는(몸만 쓰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행위이니 뼈와 근육, 신경이야말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종목마다 특히 많이 쓰는 부위가 있고, 그래서 다치는 부위도 대체로 정해진다. 그런데 가끔 보면 의외라고 여겨질 때가 많다. 양궁에서 왜 활시위를 입술 부위에 대는지, 역도에서 허벅지 근육이 중요하고, 왜 한국의 선수들은 용상에 강하고, 중국 선수들은 인상에 강한지, 여성들이 자전거를 즐겨타도 하체가 두꺼워지는 대신 날씬한 각선미를 가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배드민턴에서 강한 스매싱의 원리는 무엇인지 등등.
우리 몸은 매우 조화롭지만, 또한 진화의 배신으로 약점을 가지고 있다. 올림픽의 선수들은 그 조화로운 몸을 더욱 조화롭게 하지만, 또 특정 부위를 과도하게 써서 더욱 진화의 배신을 가속화시킨다. 그래서 다치고, 나중에 고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이 그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저 명예와 돈을 위하여. 물론 그것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것만일까? 비록 올림픽도 아니고, 무슨 타이틀이 걸리지도 않았지만, 어린 시절 야구를 하면서, 축구를 하면서, 좀 더 커서는 탁구를 하고, 농구를 하면서, 혹은 최근에는 골프를 하면서 느끼는, 그 어떤 것은 무척이나 단순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냥 그게 목적은 아니었을까 싶은 것이다.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나를 향상시키고 싶은 마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
중학교 시절 매일 밤을 새워가며 보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점점 나이가 들수록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다. 아마 이번 파리 올림픽은 몇 경기나 실시간으로 보게 될지, 나중에라도 시간을 내어 보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스포츠에 담긴 정신들, 그곳에 가기까지 흘린 선수들의 피와 땀만큼은 절대 무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부디 다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 선수도, 다른 나라의 선수도.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라는 책이 우수과학도서와 문체부 세종도서에 선정되고,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재호 작가님에게는 미술간에 간 해부학자라는 닉네임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 분은 계명대 의과대학에서 해부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신 교수님이시다.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라는 전작을 아직 읽어보기 전이었지만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이름은 들어봤었고, 이 책을 먼저 읽어보고 나니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라는 책도 너무 궁금해졌다.
어릴 적에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주 유명한 이미자 가수님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하도 노래를 잘 해서 일본인들이 그 분의 성대를 미리 돈을 주고 사서 나중에 연구해보고 싶다했다고 하셔서, 아니 어떻게 살아있는 사람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인가 하고 충격이 심했었는데 생각난김에 찾아보니 낭설이었다고 한다. 아뭏든 빼어난 실력을 가진 누군가를 보면 남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연구해보고 싶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나보다 싶었다.
이 책에서는 각 스포츠 종목에서 정말 빼어난 기량을 보인 금메달리스트들의 능력이 그들의 뼈나 근육 등과 관련하여 해부학자의 시선에서 어느 부분의 어떤 영향으로 남들과 다른 기량의 차이가 생겼는지를 설명해주는 운동과 만난 해부학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운동을 잘 모르는 나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워낙 유명한 선수분들이 예로 들어져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알리의 주먹, 에어 조던의 무릎, 코마네치의 발목, 펠프스의 허파, 우사인 볼트의 근육, 조코비치의 엘보 그리고 태극 궁사들의 입술까지.
한분 한분의 예들이 정말 와닿는 설명들이라 생소한 근골격해부학이 아주 생생하게 살아 와닿는 느낌이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써럼 쏜다로 유명한 알리의 일화에서는 복서의 날개뼈가 치명적인 무기가 됨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복싱을 설명하면서 인종차별이 심했던 흑인 소년이 금메달리스트가 되어도 여전히 가난을 벗어날 수 없어서 프로복서의 길을 향해야했던 것과
그가 어떻게 가난을 딛고 맨주먹 하나로 성공하게 되었고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바꾸면서 그의 이름이 무하마드 알리가 되었다.) 그것이 가난하고 어려웠던 우리네의 과거와 어떻게 맞물려져있는지 등도 소개가 되어 있었고, 복싱의 역사까지 자연스럽게 소개가 되어 해부학은 물론 올림픽 종목의 전반적인 상식까지 채워나갈 수 있는 점들도 흥미로웠다.
단순히 억지로 끼워맞추기 식의 해부학과 운동과의 만남의 연결만이었다면 이렇게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없었을텐데 정말 글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싶게 매끄럽게 읽히는 것이 가독성이 아주 좋은 책이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은 복싱 선수들이 링 위에서 사망할 수 있고 퇴행성 치매 등이 나타나는 펀치 드렁크 신드롬이 나타난다는 무서운 사실도 언급이 되어 있었다. 너무나 중요한 뇌와 머리를 지켜줄 헤드 기어를 쓰지 않는게 안전하다 하였다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결정은 다소 무리가 심한 비약이 아니었나 싶은 염려가 되는 부분이었다.
조던이 에어 조던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된 것도 남들보다 몇배의 점프력을 갖게 되어 붙은 별명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일반인이 보통 40센티를 뛰기가 쉽지 않은데 조던은 무료 122센티미터를 제자리 뛰기를 할 수 있었다 한다. 자그마치 3배의 점프력이었다.
흑인이 다른 인종보다 신체적으로 농구에 더 유리한 근육 등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안정된 착지를 하지 않으면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분석을 하고 있었다.
십자인대파열 요런 말을 많이 들어봤었는데 그 십자인대가 바로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지않도록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부분이라는 것을 배워볼 수 있었다. 에어 조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코트에서 날아다니던 그였지만 말년에는 무릎에 물이 차는 증세로 고통을 겪어야했다고 한다.
화려한 운동선수들의 성공의 이면에는 그만큼의 노력과 그 결과로 치르게 된 건강상의 문제 등도 있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이를 위해 해부학에 관심이 생겨서 읽기 시작한 책이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올림픽과 연관되어서 우리 몸의 여러 부분들에 대해 더 흥미롭게 이해하고 배워볼 수 있어 좋았던 책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는 작가님의 두번째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표정을 숨길 순 있어도 눈빛을 감추긴 어려워요.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쪽으로 눈길이 가더라고요.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는 해부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스포츠 속 인체를 다룬 책이에요. 저자는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상처, 그 아픔의 원인을 해부학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어요. 해부학자가 된 이후 저자는 올림픽을 보면서 즐거움보다는 아쉬움,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더 많았다고 해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오랜 시간 노력해온 선수들이 갑작스러운 부상 탓에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선수들의 다친 뼈와 근육에서 시선이 떠나지 않았고, 올림픽 스포츠 영웅들의 상처와 아픔에 주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부학적 여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해부학과 스포츠의학을 결합한 인체 이야기와 올림픽 세계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책의 구성은 크게 알리의 주먹, 조던의 무릎, 볼트의 근육, 태극궁사의 입술, 펠프스의 허파로 나누어 각각 올림픽 영웅들의 몸을 해부학적 구조로 설명하고 치명상의 원인을 자세히 분석해주고 있어요. 하계 올림픽 중 스물여덟 개 종목(복싱, 레슬링, 유도, 태권도, 펜싱, 축구, 럭비, 농구, 핸드볼, 배구, 육상, 체조, 역도, 승마, 사이클,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 필드하키, 사격, 양궁, 수영, 다이빙, 수구, 요트, 조정, 서핑)에 관한 해부학적인 설명 외에도 각 스포츠에 관한 역사, 정치, 외교, 자본의 논리 등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우리 몸에 관한 의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스포츠의학과 스포츠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수업을 받는 느낌이에요. 우리의 몸도 아프기 전에는 그 내부를 들여다볼 일이 없잖아요. 물론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거나 정밀 검사를 해야만 자신의 뼈와 근육을 비롯한 몸속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것도 의사와 전문의료진이 설명해줘야 제대로 이해하고 알 수 있잖아요. 겉만 봐서도 절대로 알 수 없는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해부학자의 친절한 설명과 그림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유익하고 즐거웠네요~~~
어바웃어북 출판사의 '미술간에 간'시리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출간된 이 시리즈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면 바로 한권씩 한권씩 사서 읽고 가지런히 책장에 꽂았다. 보는 것 만으로도 흐뭇한 책이다. 왜냐하면 이 속에 든 내용들이 모두 나의 지식이 된 냥 뿌듯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미술관이라는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과 작품들 속에 숨은 화학과 물리학과 수학과 의학과 그리고 해부학과의 연계를 통해 밀도 있게 작품들을 해석해 나간 '미술관에 간' 시리즈의 가장 최근 출판 도서인 '미술관에 간 해부학자'의 저자 이재호 교수의 또 다른 저서다. 이재호 교수는 계명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는 해부학 실습실에서 미술과 해부학과의 연계로 전작을 저술했으며 이번에는 올림픽이라는 분야를 해부학과의 관계를 밝히며 이 책을 저술했다.
고대 해부학의 창시자 갈레노스가 한 때 로마 콜롯세움에서 주치의로 일하며 부상을 당한 검투사들을 치료했다고 하니 분명 해부학과 스포츠는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특정 신체 부위의 역량이 뛰어나다면 분명 그 부위를 사용하여 좋은 기록을 내어야 하는 분야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짐작하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저자는 이번 책 '올림픽에 간 해부학자'를 통해 올림픽 경기 종목 중 스물여덟개를 책하여 그 스포츠에 담긴 인체의 속성을 해부학의 언어로 자세하 설명하고 있다.
첫장에서는 '알리의 주먹'이라는 제목으로 복싱과 레슬링, 유도, 태권도, 펜싱 종목에 대한 해부학적 접근으로 신체 구조적인 부분과 기록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두번째 장에서는 '조던의 무릎'이라는 제목으로 축구, 럭비, 농구, 핸드볼, 배구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고, 다음으로는 '볼트의 근육'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서 '태극궁사의 입술', 마지막으로 '펠프스의 허파'라는 제목으로 수중에서 이루어지는 경기에 대해 해부학적 설명으로 기록과의 연관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즐기는 그런 분야가 아니다. 이미 스포츠 산업이라 불릴 정도로 그 시장은 어마어마하게 커져 있다. 오죽했으면 연예기사와 더불어 스포츠기사에서의 악성 댓글 문제로 인해 댓글창이 금지 되었겠는가. 이러하다보니 스포츠에서 기록을 단축하고 승리를 거두는 것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가 되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기에 다각도의 기록 향상을 위한 연구가 요구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보건데 스포츠와 관련된 특히 선수들을 지도하거나 이와 유사한 일을 하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명 누구라도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위의 다른 도서들도 이어서 계속 유사한 도서의 출간을 기대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