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고등학교 ‘언어와 매체’ 교과서에 있는 ‘문법요소의 활용’ 단원의 도입부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주변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문법적으로는 잘못된 문장이라 틀린 예로 제시되어 있는 거죠. 그런데 이 책에도 아주 비슷하게 “인절미 빙수 나오셨습니다.”라는 문장이 나와서 괜히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어요.
저는 맞춤법에 살짝 진심인 사람이라 저희 집 아이들에게서 받은 카톡이나 편지에서 맞춤법에 맞지 않는 단어나 문장이 발견되면 늘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편이에요. ‘그깟 맞춤법이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 이슈가 되었던 ‘심심한 사과’나 ‘중식 제공’ 같은 웃지 못할 경우들을 보면 맞춤법과 문해력이 함께 가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이 책!!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과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두 책은 쌍둥이 책이에요)은 제가 정말 쌍따봉을 날려주고 싶은 책이었답니다. 가장 많이 헷갈릴 법한 맞춤법의 예들만 쏙쏙 골라서 재미있는 만화와 함께 쉽고 재밌게 가르쳐 주는 이런 책이라면 누구든 교양 있는 어른, 문해력 있는 청소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이 책에는 떡집 알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 ‘태리’가 등장하는데요. 그녀가 부모님과 하는 대화나 직장 생활 속 이야기, 유튜버가 된 사연 등이 이야기의 큰 줄기로 계속 이어지면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맞춤법의 사례로 활용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gwajang 태리씨, 노래 잘하는구나? 다음 회식 때 노래방 가야겠네.
┕ taerry 과장님, 이렇게 개인 계정에 찾아오시는 거 유쾌하지 않네요. 이거 사생활 치매 아닌가요? 저도 어렵게 말씀드리는 거니까 넘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 leeeeeeejune 침해를 치매로 쓰시는 거 유쾌하지 않네요. 이거 맞춤법 치매 아닌가요? 저도 어렵게 말씀드리는 거니까 넘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해요.” -p.104
맞춤법 설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쨌든 틀리지 않게 쓰도록 도와주는 것일 텐데요. 이 책은 그런 요령도 아주 재밌고 친절하게 잘 가르쳐줘서 족집게 과외를 받는 기분이 들게 해줍니다.
“게게게 자로 끝나는 말은-♪ 맛있게, 뜨겁게, 빠르게, 바쁘게, 싸게, 비싸게-♬ 등이 있는데요. 이 단어들은 문장의 마지막 자리에는 쓰이지 않습니다. (중략) ‘어떻게’ 역시 문장의 마지막 자리를 제외한 곳에 쓰인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중략) 반면, 해 자로 끝나는 ‘어떡해’는 문장의 마지막 자리를 선호한답니다.” -p.41
각 단어들에 관한 맞춤법을 설명한 뒤, 강력한 한 줄로 알기 쉽게 요약해주면서도 다양한 예시 문제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게 해준 ‘한 줄 요약’과 ‘OX 퀴즈’는 이 책에서 제일 유익했던 부분이라 저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연습문제처럼 써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줄 요약>
‘결제’는 ‘제가 이 돈을 다 썼다고요’, ‘결재’는 ‘재수 없는 김 과장’이 해주는 것!
<OX 퀴즈>
● 부장님, 서류 결제는 이따 하시고 커피 결재해! 결재해! ( )
● 현금으로 결재하시겠어요? ( )
● 신용카드로 결제하겠습니다. ( ) -p.116
제가 어른용을 읽는 동안 저희 집 아이들도 10대용을 함께 읽었는데요. 둘 다 ‘태리’ 만화가 재밌고, 설명이 쉽다며 금세 다 읽어버리더라고요. 같은 내용의 책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짝꿍 책들의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유쾌하고 재밌는 설명이 가득해 읽기만 해도 어휘력을 쑥쑥 올릴 수 있는 책!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문해력과 어휘력을 높이고 싶은 청소년과 부모님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