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IQ를 측정하는 지능검사. 이 검사가 왜 보편화되었을까? 개인의 성장? 교육을 위해서? 천만에 전쟁터에 내보낼 최소한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서였다. 명령을 이해하지 못해서, 엄폐할 때 혼자 돌격하고, 돌격할 때 적이 아닌 아군을 공격한다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렇다면 근대 공교육은 왜 성립되었을까? 그렇다면 급식 또 왜? 모두 처음에는 교육이나 건강이 아닌 전쟁터에 필요한 병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전쟁은 이렇게 인간의 제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어디 제도뿐일까?
유럽이 아프리카, 신대륙 등을 정복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제라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의 명저 총, 균, 쇠에서 3가지 중 2가지 힘을 화약에서 비롯된 총과 강철 무기에서 찾았다. 현대 인류 문명 발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로켓, 우주선, 핵도 모두 전쟁을 통해서 급격한 기술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처럼 전쟁은 인류 역사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로빈 크로스(이승훈 역) [세계를 바꾼 50가지 전쟁 기술]은 인류의 발전 역사를 전차, 화약 혁명, 대량 생산, 레이더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은 물론 전격전 등의 교리, 전술을 포함해서 50여 가지의 주제로 저술했다.
당신은 아마 이글을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로 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제품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며 수 천 년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발전했다. 몇 년 전 영국대영박물관에서 본 우르의 군기. 여기에는 단군 신화 이전 시대의 생생한 전투 장면이 담겨 있었다. 당시에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야생 당나귀가 끄는 전차의 모습은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전차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말 혹은 당나귀는 지나치게 작고, 전차는 날렵하지 않다. 저자는 수송용으로 보인다고 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전장에서 활약한 모습으로 보고 있다. 말은 종자 개량을 거쳐서 이제 전차가 아니라 기병으로 활약하게 되었으며, 통짜 바퀴는 살이 있는 바퀴로 발전해 갔다. 우리가 현재와 미래를 알려면 반드시 과거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가 책에서 다루고 있는 스텔기와 헬리콥터, 돌격소총은 모두 창과 활 같은 무기가 있었기에 발명될 수 있었으며, 2차대전 초기의 전격전도 1차 대전의 참호전이 있었기 때문에 교리로 채택될 수 있었다. 급격한 기술의 발달은 축복이자 재앙이다. 이제 버튼 하나로 대량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기술 혁신을 미래에 전쟁을 막는 일에 쓸 것인가? 아니면 사람을 더 쉽게 죽이는 것에, 쓸 것인가는 모두 우리에게 달렸다. 우리 시대에 이제 전쟁은 없을 것이다. 라고 대중 앞에서 한 수상이 연설한 후 인류 최대의 전쟁이 벌어졌으며, 2022년 이후로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인류가 존재 하는 한 전쟁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전쟁을 막고 그 기술이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쓰기를 원한다면 전쟁은 계속 연구되어야 한다.
역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이 가진 매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다. 암기해야 할 것들이 넘치는 교과목 세계사가 아니라 흥미롭게 만날 수 있는 재미난 세계사를 경험하게 해줄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전쟁에 응용되고 또 전쟁의 기술이 인류 생활에 적용되는 흐름을 보여준 책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 흐름이 바뀌기를 바라본다. 전쟁 없이 발전하는 따뜻한 세상이 오기를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적인 책이다.
"아날로그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전쟁의 역사에 있어 특정 전역, 특정 병종, 특정 전쟁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서적은 많다. 전략전술의 역사나 병참의 역사를 거시적으로 조명한 책도 많다.
물론 이 책처럼 '전쟁사를 바꾼 기술' 이라는 카테고리를 정해놓고 각 기술들에 대한 설명을 써놓은 책들도 많다. 이러한 책들의 경우, 각 기술들에 대한 내용은 기껏해야 몇 페이지 남짓 할당되기 마련이다. 그 내용도 기초적인 설명에 그쳐, 대다수의 밀덕이라면 '아~ 이미 아는 내용이네' 하고 몇 페이지 읽다 던지거나 목차를 보고 자기가 원하는 부분만 찾아서 일기 마련이다.
필자도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300페이지 약간 넘는 분량에 50가지 기술이라니, 목차 빼고 서문 빼고 여백 빼면 기술 하나에 5페이지 남짓이다. 다른 책들처럼 '이미 다 아는 내용'이 대부분이리라 생각했다.
그 점을 고려해서였을까. 작가는 5페이지 남짓한 내용의 대부분을 '심화 파트'를 서술하는데 할애한다. 독자가 '기초'는 이미 알고 있으리라 가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무인 공중전, UCAV를 서술할 때, 작가는 이렇게 도입을 들어간다.
1980년대에 미 중앙정보국과 국방부는 처음에 '냇'이라 부른 정찰용 드론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 세계사를 바꾼 50가지 전쟁기술
드론의 개념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 이후에 나오는 헬파이어 미사일, MQ-9 리퍼, 프레데터를 포함해 '무인 공중전'의 기본 개념에 대한 내용 역시 없다. 단지 무인 공중전이 어떻게 이용되고 현황은 어떤지 등등을 소개할 뿐이다. 이러다보니 5페이지 남짓한 분량임에도 독자가 관심가질 만한 내용이 상당하다.
나폴레옹의 군단에 대해 설명하는 이 챕터는, 나폴레옹에 대한 소개와 당시 전장에 대한 배경설명 같은 대다수의 '기초 상식'을 과감하게 생략하였다. 5페이지 분량에 이런 심화설명을 우겨넣을 수 있었던것은 이런 과감한 생략이 큰 역할을 하였다.
단순한 개괄서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번 읽어보시길. 독자들이 생각하는것보다 내용이 충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