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이름이 낯설지 않다. 유명한 동화 작가 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화를 읽지 않는 나이에 저자를 알게 되었고, 저자의 동화도 읽어 본 적은 없다. 우연히 정원에 관한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다. 한번쯤 읽어 보고 싶었다. 물론 동화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면서 가꾸게 되는 정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글보다는 사진이 많아, 그녀가 가꾸는 정원을 눈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만나게 되는 많은 꽃들과 식물들, 나무들, 그 정원을 보면서 자연을 느끼게 된다.
내가 태어난 곳은 시골이다. 마당이 있었고, 농사를 지었더랬다. 물론 내 기억에는 없다. 내가 태어나고 몇 해 지나지 않아 도시로 이주했고, 그곳에서도 몇 년을 지내고 서울로 이사했다. 유년과 청년시절은 모두 서울에서 보냈고, 집의 형태도 대부분 아파트였다. 마당이 있는 주택에 거주한 기간도 있었으나, 마당이 흙으로 되어 있지 않아 식물이 함께 하지 못했다.
지금도 물론이지만 앞으로도 귀농을 해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정원이 있는 주택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있다. 천성이 게으르고 무언가를 돌보는데 취약하지만, 그래도 정원이 함께하는 주택의 삶은 로망의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로망을 조금 더 확장하게 해주는 기폭제가 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할머니의 정원 일을 도우며 자랐기 때문에 식물에 관해, 특히 나의 정원에서 키워온 식물에 관해서는 꽃의 색이나 형태, 키우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에 심으면 어떤 모습으로 그 공간이 바뀔 것인지도 금세 상상이 됩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거나 조언을 해줘야 할 때는 주저하게 됩니다. 대부분 취향의 문제이고,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니까요.
186쪽, 타샤 튜더 나의 정원.
나는 특히 화초 옆을 지나치다가 몸에 살짝 닿았을 때, 좋은 향이 퍼져나가는 식물을 좋아해요.
180쪽, 타샤 튜더 나의 정원.
나는 겨울도 참 좋아해요.
다른 계절에는 없는 고요함이 있기 때문이지요.
77쪽, 타샤 튜더 나의 정원.
식물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해주면 식물이 기뻐할지도 생각합니다. 처음 심는 식물은 같은 것을 세 개씩 사서 서로 다른 장소에 심어본 후, 가장 잘 자라는 장소에서 불려간답니다.
24쪽, 타샤 튜더 나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