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갑자기 몸에 이상 징후가 찾아왔다. 귓속 염증은 혈관을 타고 머리와 기관지까지 파고 들었다. 심한 두통과 기침을 동반한 염증은 귓바퀴를 중심으로 얼굴 전체까지 부어올랐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나는 이 지경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았고, 담당의는 대학병원까지 가봐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다. 다행히 내 귓속 염증은 병원 치료와 함께 시나브로 조금씩 차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3개월 간의 치료 끝에 완치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트레스가 내 몸의 면역체계를 무너뜨린 주범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그런데 또다시 2년 만에 이상징후가 내몸을 엄습했다. 갑자기 잇몸이 부어오르면서 심각한 후유증을 안겼다. 염증으로 부어오른 잇몸은 쉽게 내려 앉는다고 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나는 유명 치과대학병원의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진단 결과 두 세개만 남기고 모든 치아를 발치해야 한다고 하면서 보철과에서 자세한 치료 상담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보철과에서 상담을 한 결과, 교수는 임플란트를 식립한다고 해도 기존의 치아보다 더 빨리 빠질 수도 있다고 하면서 인간적인 솔직함으로 응대해주었다. 유명한 치과대학 교수라고 무조건 맹신했던 댓가는 참으로 혹독했다. 그러나 보철과 교수처럼 양심적인 의사를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 모든 원인이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잘못인 것 같아서 다시한번 경각심을 갖던 중에 만나게 된 고마운 책이 있다. 바로 좋은습관연구소의 39번째 좋은 습관인 '단 하나의 건강 습관'으로 건강을 되찾은 작가의 신간 책인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이다.
이 책『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는 지난 3년간 건강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작가의 "유일무이한 건강습관"이 만들어진 과정의 기록이며, 건강 비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작가가 기자 정신을 발휘해서 팩트만을 엄선한 각종 건강 관련 자료들을 토대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운동요법과 식단 조절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노력과 성취의 보람들을 통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모든 이들에게 건강한 삶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작가의 건강 연표'가 마치 목차를 대신하듯 서문 전에 배치되어 있으며, 본문은 건강 연표를 토대로 구성된 총30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작가의 지난 여정들을 따라가볼 수 있으며, 어떻게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작가는 출근 전 샤워 중에 넘어져 심각한 안면 골절을 입고, 여러 병원을 거친 결과 한 대학병원의 교수가 수술을 안해도 "자연치유"가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고, 심사숙고한 끝에 몸의 치유능력을 믿기로 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리뷰 서두에 밝힌 나의 사례들을 접목해보기도 했다. 너무나 공감되는 글이 있어 인용해 보았다.
"의사도 진단을 위한 진단을 하려는 의사의 본능과 어떤 검사나 치료가 환자에게 혜택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태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의료계에서 횡행하는 타당한 말이 있다. 과학으로서 의료가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라면 예술로서 의료는 '언제 안 할지를 아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 이 말은 어떤 것은 애써 고쳐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p.225)
갑자기 퇴축된 잇몸으로 유명한 치과대학 병원의 이름난 전문의를 찾아간 나의 선택을 작가는 비꼬기라도 하듯 분명하게 지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전히 최종 대학 학력에 집착한다. 명문대 출신이라고 하면 철저한 검증 대신 대학 명성이 가진 선입견에 휩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학력 선입견으로 원래 실력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이상한 속성이 베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p.227)
40대 중반에 노안이 찾아오더니 ‘중년의 인격’이라는 뱃살도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어쩌다(전날 술을 마셔서) 버스를 타고 출근할 때는 막 출발하려는 버스를 타려고 몇 미터만 뛰어도 금방 숨이 차서 헉헉거렸다. 한창 혈기 왕성했던 젊을 때와 달리 이러한 건강상 문제들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찾아오는 자연의 순리인 줄 알았다. 그렇게 노화에 순응하려던 나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한 책을 만났으니 김고금평 작가의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다.
책은 문화부기자로만 20년 넘게 일한 김고금평 저자가 본업인 기자답게 50세를 넘어 찾아온 각종 성인병에 맞서 이론을 숙지하고 실제 몸으로 하나하나 검증하며 정리한 건강 습관 에세이다.
책의 첫 장을 열면 서문에 앞서 저자의 건강 연표가 먼저 눈길을 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에 유행하던 2020년 50세에 건강 이상 신호가(당뇨 전단계 판정) 찾아온 후 2024년 54세까지 건강한 습관을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현재도 멈추지 않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은 각종 성인병으로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나만의 건강 습관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준다.
총30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건강 습관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 담겨 있는데 우리가 건강을 위해 마셨던 아메리카노가 나쁜 콜레스테롤의 주범이라든지, 당뇨 예방을 위한 세 가지 원칙, 몸무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5계명, 척추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거만한 태도 다섯 가지, 고구마가 과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 식단 조절과 운동을 부스터하는 묘약 등 저자가 기자 정신을 발휘하며 밀착 취재해서 얻은 건강 습관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중 몇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먼저 연간 평균 405잔을 마신다는 한국인의 최고 기호식품인 커피. 그 중 콜레스테롤을 생각해서 라떼나 카라멜마키아또 등 달달함의 유혹을 이겨내며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콜레스테롤의 주범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커피 한 잔에는 카페스톨이 4mg이 들어있는데, 카페스톨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1%나 높인다. 카페스톨은 인간이 먹는 음식 중 가장 강력하게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물질이라고 하니, 커피를 마실 때 주의를 해야 하는데 카페스톨 생성을 막지 못하는 고압 압착 방식 머신에서 추출하는 커피보다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마시기를 저자는 권하고 있다. 추가로 맛은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알맹이로만 구성된 인스턴트 커피가 콜레스테롤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다고 한다. 물론 하루 한 잔의 아메리카노를 절대 포기 못 하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지금 서평을 쓰면서도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다) 적절한 운동과 함께 탄수화물 적게 먹기에 신경써야겠다.
좋은습관연구소의 습관 시리즈 39번째 책이다.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는 머니투데이 기자로 일하고 있는 김고금평 저자가 2022년 4월 23일부터 2023년 10월 28일까지 머니투데이(온라인판)에 연재한 ‘중년아재의 건강일기’ 칼럼을 바탕으로 썼다. 30대 후반에 노안, 40대 초반 오십견, 40대 중반에 전립선염, 고지혈증, 50대 초반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은 저자가 50세부터 3년 동안 실천한 ‘건강 찾기 여정’을 담고 있다. 메모하고 기록하는 것은 건강관리에서도 무척 효과적이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메모 차원의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하루하루의 운동 기록과 식단 관리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다. 3년 넘게 의학 담당 기자를 한 저자답게 풍부한 의학 상식과 함께 생체 실험(?)이라고 할 정도로 집요하고 상세한 실천 기록을 들려주고 있어서 더욱 생생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100세 시대의 화두는 웰빙이 아닐까.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음에 따라 노화가 찾아오며 없던 질병이 생기기도 한다. 대개 사람들은 큰 병은 아닐지라도 한두 가지씩 질병이 있거나 미병 단계에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과 식습관이 축적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나이라도 건강하고 젊어 보이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건강 문제도 습관을 바꾸고 노력하는 만큼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운동과 다이어트만큼 끝까지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런 점에서 저자의 건강 찾기 실천 프로젝트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여러 실천 사례 중 몇 가지 소개해 보려고 한다.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을 먹은 후 반드시 커피를 마셔야 개운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기호품이 커피다. 커피는 건강에 이롭다, 또는 해롭다는 등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자주 기사에 오르내린다. 이 책에서도 나쁜 콜레스테롤의 주범이 아메리카노라는 얘기가 나온다. 커피 한잔에 카페스톨이 4mg 들어있는데 이것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1%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 베일리 의대 연구팀은 “카페스톨은 인간이 먹는 음식 중 가장 강력하게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는 물질”이라고 했다. 그럼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 할까. 콜레스테롤을 높이지 않는 방법은 없는 걸까. 에스프레소 머신은 고온압착 방식이어서 카페스톨 생성을 막을 수 없다고 한다. 콜레스테롤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방식은 알맹이로 된 인스턴트 커피라고 한다. 하지만 ‘맛’과 ‘건강’ 두 가지를 챙긴다면 ‘핸드드립’ 방식이 좋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커피를 소비하는 나라는 핀란드로 심혈관계 질환이 가장 많다고 하는데 역시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 건강에 관한 정보는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 과하지 않게 적당히 즐기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음식 외에도 건강을 위해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저자는 만보 걷기, 달리기, 등산, 맨발 걷기 등 다양한 운동을 실천하며 기록했다. 특히 목 디스크를 앓으면서도 매일 한 시간씩 걷기를 실천하여 6주 만에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는 예는 신기하고 놀랍다. 반면 운동의 역설 얘기도 흥미로웠다. 매일 근육 운동을 할 때보다 주 3회를 했을 때 근육 생성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동물 실험 사례이긴 하지만 격일 운동을 한 그룹이 매일 운동을 한 그룹보다 상대적으로 근육이 더 커졌다는 논문 자료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하루 이틀 빼먹다가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운동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왠지 위안이 된다.
이밖에도 수면 시간이나 수면의 질은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흔히 잠을 줄이고 일찍 일어나는 것을 부지런함의 미덕으로 여기지만 건강에는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밤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으며 7, 8시간 충분히 자야 좋다고 한다. 먹거리 문제도 여러 주장이 많다. 채식이 좋다, 고기를 멀리해야 한다는 등 의견이 많지만 개인의 체질마다 달라서 딱 떨어지는 공식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지중해 식단이 좋다고 하지만 전 미국 국무장관 키신저는 ‘육식 애호가’였으며 100세까지 살았다 한다. 운동, 음식, 수면 등 건강에 좋은 습관을 얼마나 잘 실천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소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양한 메뉴와 맛있는 먹거리가 쏟아지는 요즘에 그 유혹을 이겨내기도 힘들다. 하지만 건강한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선택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실천한 ‘건강 찾기 프로젝트’의 핵심은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건강한 음식으로 식단을 차려 조금 덜 먹고 많이 움직이는 습관, 그것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에 건강의 비결이 있다는 얘기다.
저자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며 실천하고 기록한 과정을 보며 깨달은 것이 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이만큼 정성과 공을 들인다면 못 할 게 없을 거라고. 좋은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성과에 다다를 것이다. 티나 실리그, 조슈아 포어 등 다수의 공저 《루틴의 힘2》를 언급하며 ‘결과 중심 마인드셋’과 ‘성장 중심 마인드셋’을 비교 설명하는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성장 중심 마인드셋’을 적용할 때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건강에 대한 실천과 기록이지만 어떤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건강, 일, 취미, 공부 등에서 한층 성장하고 싶은 독자가 읽으면 좋겠다.
40세 이후로 건강 검진할 때가 되면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알게 모르게 체형이 무너지고 있지만 ‘체중이 처녀적과 똑같아요.’라는 깍쟁이 같은 말을 하고 싶었다. 똑같기는커녕 해마다 뉴 레코드를 찍으면서도 공식적인 흔적을 남기긴 싫어서 검진일이 다가오면 물도 조심했다. 100그램이라도 빠지길 기대하면서.
하지만 그것도 40대까지였다. 마의 50대는 그 무엇으로도 해결이 안됐다. 8년 전 강도 높은 다이어트로 7킬로그램을 감량했지만 이후 야금야금 살이 붙었고 한번 허리춤에 자리 잡은 군살은 나갈 기미가 없었다. 그나마 40대에는 몸무게만 걱정하면 됐지만 앞 자릿수가 바뀌자 챙길 게 더 많아졌다. 혈압이며 혈당이며 콜레스테롤까지. 아직은 정상범주라지만 수치가 해마다 오르고 있다. 혼자만 살짝 곁눈으로 보고 국가기밀이라도 되는 양 쉬쉬하지만 여기저기 둥글둥글해지는 몸이 비밀을 누설하고 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나만 나이 들고, 나만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겐 같이 늙어가는 동지가 있고 그 중 일부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건강을 잘 관리하는 모범생들이다.
이번에 읽은 책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는 그런 건강관리 모범생의 경험담 중 하나다. 저자인 김고금평님은 20년이상 문화부 기자로 일하며 라디오 방송에서 게스트로 활동했고 오디션 음악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도 여러 번 참여한 분이다.
성공한 커리어지만 30년 이상 하루 두 갑씩 담배를 피웠다고 하는 걸 보면 스트레스도 많고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하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30대 후반 이후로 노안, 오십견, 전립선염, 목 디스크, 고지혈증이 차례로 찾아왔지만 40대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무심히 넘겼다고 한다. 그러다 50대 초반 코로나 팬데믹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음식 섭취와 흡연량이 많아져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여러 성인병 증세가 나타나자 각성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습관을 변화시킨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과 취재를 바탕으로 식이와 운동, 의학 정보를 30장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의사나 피트니스 강사 등 건강 전문가는 아니지만 평범한 중년의 경험을 기자의 노하우로 살린 글이라 오히려 이해하기 쉽고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책을 통해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을 소개해보겠다.
운동은 물론 계속돼야 한다.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이 일상이 되면 몸은 운동을 ‘호의’로 여기지 않고 ‘권리’로 여긴다. 운동이 체중감량에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걸 가리켜 ‘유 캔트 아웃트레인 어 배드 다이어트’(You can’t outtrain a bad diet)라고 한다. 무엇을 해도 나쁜 식습관을 이길 수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자신이 먹었던 고열량의 ‘나쁜 음식’앞에서는 힘을 쓸 수 없다는 얘기다.
(p.200)
매일 12000보에서 15000보를 걷고 일주일에 다섯 번은 근력운동을 하지만 체중은 야속하게도 잘해야 제자리다. 최근에는 다이어트약도 먹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못 봤다. 상심한 내게 저자의 글이 팩폭을 날린다. 식이가 문제라고 말이다. 이런 말 들으면 고기도 안 좋아하고 술도 안 마시고 치킨은 입에도 안대는 나는 억울해진다. 하지만 원인이 없는 건 아니다. 탄수화물! 단백질이나 지방은 어떻게 먹든 금세 물려버리는데 비해 탄수화물은 어찌나 변주를 잘 하는지 질릴 새가 없다. 적당히 먹으면 필수 영양소이지만 ‘적당히’가 어려우니 괜스레 빵이나 떡만 ‘나쁜 음식’이 되어버렸다.
탄수화물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 절제를 못하는 사람이 문제지.
전문가들의 각종 연구 논문 결과에 따르면, 강한 압착으로 만들어낸 에스프레소에 생성된 크레마(크림)의 기름막(카페스톨)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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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에 카페스톨 4mg이 들어있는데, 이것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1%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베일러 의대 연구팀은 “카페스톨은 인간이 먹는 음식 중 가장 강력하게 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는 물질”이라고 결론내렸다. 카페스톨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이유로는 지방 대사와 관련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방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간에서 만든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담즙산을 합성해야 하는데, 카페스톨이 이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p.77~78)
믹스냐, 블랙이냐. 커피 마실 때마다 하는 고민이지만 중요한 건 다른 데 있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진짜 주범은 달달한 믹스가 아니라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름막, 카페스톨이라는 것. 설탕 한 톨 들어가지 않은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이라니 실망스럽지만 그렇다고 커피를 포기할 수는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저자가 권하는 방식은 인스턴트 알커피와 거름종이로 카페스톨을 걸러내는 핸드드립커피다. 커피의 풍미 때문에 에스프레소만 찾는 이들도 있지만 맛을 잘 모르는 내겐 실천하기 어렵지 않은 고마운 정보다.
그렇다면 몸에 해롭지 않게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는 언제 마시는 게 좋을까? 보통은 기상하자마자 각성을 위해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은 기상 후 두 시간쯤 지나서 마실 것을 권한다. 기상 직후 인간의 몸은 코티솔 호르몬 때문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초조해지는데 이때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코티솔 수치가 낮아 무기력해지고 졸려야 커피의 효과가 살아난다는 것. 아침 7시에 기상한다면 오전 9시 이후, 점심식사를 했다면 최소 30분에서 1시간 후에 마시는 게 좋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나이가 드니 눈이 침침해져 책읽기도 어렵고 집중도 안 된다고. 하지만 지금 내가 예전보다 책을 훨씬 많이 읽고 이렇게 글도 쓰는 걸 보면 그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체력의 경우는 어떨까? 꾸준히 운동한 50대가 활동하지 않은 20대보다 더 건강하다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는 걸보면 체력이 떨어지고 힘들다고 느끼는 건 나이 들어서가 아니라 나이 들었다는 핑계로 건강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없다는 말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먹는 순서 바꾸기, 밤12시 전 취침, 등받이 의자에 쿠션대기, 엎드려 TV보기 등 생활 속에서 누구나 실천할만한 꿀팁이 많다. 독자의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일부라도 따라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덜먹고 우직하게 달려라. 다 아는 이야기 같지만 본래 간단할수록 지키기 어려운 법.
휴일이라고 미적거리고 있는 근력운동부터 당장 시작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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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지키기 위해 나의 습관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병의 위험을 줄이거나 병을 치료하는 식의 해결책으로 여기지만 장기적으로는 내게 닥칠 어떤 위기와 위험에 대처하는 인생론을 터득하는 논리로 이해되고 읽힌다.(13쪽)